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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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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14,943
추천수 :
1,462
글자수 :
1,072,531

작성
20.04.24 00:08
조회
336
추천
6
글자
10쪽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DUMMY

52화.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공격이 막힐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류연은 침착하게 2격, 3격을 날렸다.


“챙. 챙. 챙.”


래쉬포트 공작은 이어진 공격도 손쉽게 막아냈다. 류연과 래쉬포트 공작의 검이 맞부딪힐 때마다 공기가 비명을 질러댔다.


거기에서 나오는 충격파에 이모탈 아머의 표면이 푹푹 패여 나갔다. 류연은 인상을 찌푸렸다.


‘골치 아프군.’


래쉬포트 공작도 자신처럼 정교한 기술로 승부를 보는 타입이었다. 동일한 타입을 상대로는 변수를 만들어내기가 힘들었다.


래쉬포트 공작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래쉬포트 공작의 공격을 막아내느라 류연은 뒤로 몇 발짝이나 물러서야 했다.


‘큭.’


래쉬포트 공작은 쉬지 않고 공격을 해 왔다. 류연은 검을 세우고 옆으로 몸을 돌려 겨우 공격의 궤적을 틀어냈다.


방금 궤적을 틀지 못했으면 치명상으로 이어졌을 것이었다. 소드 마스터의 검에 주요 장기가 휘저어지면 지닌 마족의 생명력으로도 소생이 불가했다. 류연은 바짝 긴장했다.



류연과 래쉬포트 공작은 이백 합을 주고받았다. 이제 한번 승부수를 띄워야 할 듯 했다. 류연은 뒤로 조금씩 물러나며 래쉬포트 공작이 눈치 채지 못하게 힘을 모았다.


공중에서 넓은 범위를 휩쓰는 검기의 폭풍을 피하기는 어렵다.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이 이쪽으로 도약하는 순간 힘을 개방했다.


“쿠과광!!!”


그러나 래쉬포트 공작은 땅을 검으로 찍는 것으로 류연의 비기를 파훼해냈다. 래쉬포트 공작을 중심으로 솟구친 파편이 검기의 위력을 대부분 상쇄시켰다.


‘쳇. 내 비기는 맨날 막혀.’


류연의 비기는 시전 동작이 큰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상대는 비기를 어렵지 않게 대응해냈다.


비기가 막히자 래쉬포트 공작 쪽으로 승기가 확 기울었다.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의 맹공을 막아내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변이할까?’


변이하면 신체 능력이 대폭 향상된다. 그러나 정교한 검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변이해 힘으로 밀어붙여 볼까했던 류연은 그 생각을 지웠다.


“팅-.”


계속 밀리던 류연은 결국 검을 놓쳤다. 무리해서 반격하려다 실수한 것이었다.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의 공격을 겨우 피해냈다.


‘최대한 늦게 사용하려 했는데.’


자세를 잡은 래쉬포트 공작은 검을 날려 왔다. 류연은 어쩔 수 없이 조커를 꺼내기로 했다.


류연의 의지에 의해 땅에 떨어진 코멧 브레이커가 떠올랐다. 떠오른 코멧 브레이커는 래쉬포트 공작의 공격을 막아냈다. 류연은 궁극의 기술 이기어검술을 전개해나갔다.


코멧 브레이커는 허공을 날아다니며 래쉬포트 공작을 노렸다. 이기어검술은 같은 이기어검술이 아니면 막기가 힘들었다. 래쉬포트 공작도 검을 띄웠다.


‘음.’


래쉬포트 공작이 이기어검술을 전개하자 류연은 다시 불리해졌다.


게다가 이기어검술을 먼저 사용한 류연 쪽이 리스크가 컸다.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에게 육탄전을 추가로 걸기로 했다.


래쉬포트 공작은 프렐리아 대륙 기사답게 전신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두르고 있었다. 래쉬포트 공작은 자신의 체급을 믿고 육탄전에 호응해 왔다.


‘빙고.’


류연은 육탄전에는 자신이 있었다. 코멧 브레이커는 래쉬포트 공작의 검에 밀리고 있었지만 육탄전은 류연의 우위였다.


래쉬포트 공작은 류연의 카운터에 이리저리 휘둘렸다. 그렇지만 체급 차이가 나 류연도 결정타를 먹이지는 못했다. 류연은 유술로 래쉬포트 공작을 바닥에 꽂기로 했다.


‘기회다.’


래쉬포트 공작의 주먹을 종이 한 장 차로 피해낸 류연은 그의 이모탈 아머 옆으로 삐져나온 옷깃과 소매를 잡았다. 그리고 발을 걸어 그대로 넘기려 했다.


“쉬이이이익-.”


‘이런.’


기술을 거느라 이기어검술에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코멧 브레이커를 떨어뜨린 래쉬포트 공작의 검이 공기를 가르며 날아왔다.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의 검을 피하느라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류연이 피하는 틈을 타 래쉬포트 공작은 몸을 틀어 기술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래쉬포트 공작도 검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렸다. 래쉬포트 공작의 검이 땅에 박혔다.


류연은 달려가 래쉬포트 공작의 검을 발로 밟았다. 래쉬포트 공작의 검은 땅에서 빠져나오려 발악했다.


‘제발 돼라.’


정신력의 고갈로 이기어검술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었다. 류연은 멀리 떨어진 코멧 브레이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됐다.’


염동력에 의해 코멧 브레이커가 이쪽으로 스르르 이동해 왔다.


래쉬포트 공작의 검을 땅 속 깊숙이 박은 류연은 코멧 브레이커를 쥐고 래쉬포트 공작을 향해 쇄도했다.


‘!’


그러나 래쉬포트 공작의 손에는 이미 강기 다발이 생성되어 있었다. 래쉬포트 공작은 쇄도하는 류연을 향해 강기 다발을 쏘아 보냈다.


‘끝까지 방심하지 말랬지?!!’


예전에 들었던 유리의 경고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끝이었다. 류연은 변이체의 방어력을 믿기로 했다.


류연은 변이하며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래쉬포트 공작이 쏘아 보낸 강기 다발이 두꺼운 변이체의 피부를 관통했다.


‘윽.’


상처가 끔찍하게 아팠지만 류연은 멈추지 않았다.


“푹.”


마침내 코멧 브레이커가 래쉬포트 공작의 심장을 꿰뚫었다. 래쉬포트 공작은 선 채 움직임을 멈추었다.


**


강기 다발의 위력은 굉장했다. 변이한 채로 맞았음에도 강기 다발은 류연에게 장기간의 요양을 필요로 하는 중상을 입혔다.


그러나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류연은 미소 짓고 있었다.


“저의 승리입니다.”


“패배를 인정하네.”


래쉬포트 공작은 끊어질 듯한 숨을 내쉬며 왼손을 들어올렸다. 엄청난 내공과 생명력으로 연명하고는 있었지만 류연이 검을 뽑는 순간 래쉬포트 공작은 숨이 끊어질 것이었다.


“래쉬포트 공작님. 혹시 로렌시아 왕국에 투신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류연은 검을 뽑지 않았다. 대신 래쉬포트 공작에게 영입 제의를 했다. 래쉬포트 공작이 와 준다면 로렌시아 왕국은 강대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었다.


“패장에 대한 배려는 고맙지만 그럴 생각은 전혀 없네. 나는 칸트 왕국의 기사일세. 그건 죽을 때도 마찬가지네.”


아쉽지만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공작님의 뜻.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나를 무슨 수로 살린다는 건가?”


“다 방법이 있습니다.”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이 죽음 앞에서 마음을 바꾸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래쉬포트 공작은 류연에게 부탁을 하나 했다.


“구차하지만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겠는가?”


“무슨 부탁입니까?”


들어주지 않고 그냥 검을 뽑아도 되었다. 하지만 류연은 래쉬포트 공작이 마음에 들었다. 류연은 점점 작아지는 래쉬포트 공작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다.


**


“나는 래쉬포트 준남작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네.”


준남작의 작위는 세습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태어난 리온 래쉬포트의 공식 신분은 평민이었다.


리온이 열 살이 되던 해, 수도에서 고위 귀족이 지방 순시를 나왔다. 귀족을 보필하던 기사의 눈에 띈 리온은 그를 따라 수도로 갔다.


수도로 간 리온은 칸트 왕국의 기사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최연소 입학생 리온은 기사 아카데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언제나 수석을 도맡았으며 결투에서는 상급생이나 졸업생을 상대로도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세상은 만만치 않았어.”


리온은 열네 살의 나이로 기사 아카데미를 조기 졸업했다. 당시 리온은 자신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실력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졸업 시험에서 리온은 알비온 후작가의 장자를 쓰러뜨렸다. 그것은 졸렬한 알비온 후작의 심기를 건드렸다.


기사 아카데미를 졸업한 학부생은 최소 4년간 정식 기사 밑에 들어가 수습기사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리온은 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알비온 후작이 압력을 넣은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부고 소식까지 들려왔지.”


리온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준남작의 작위를 유지했다. 그마저도 없으면 정말 안 될 것 같아서였다. 그 비용을 지불하느라 제법 부유한 상인 가문이던 래쉬포트 가문은 궁핍해졌다.


“정말 힘들었어. 그때.”


리온을 영입하겠다는 가문은 여전히 없었다. 리온은 늦가을까지 수습기사가 되지 못하면 귀향해 가업을 이을 생각이었다.


그해 첫눈이 오는 날까지도 영입 제의는 없었다. 리온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차표를 구매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리온 앞으로 서신이 와 있었다.


서신은 엘링턴 남작가에서 온 것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신을 받은 리온은 기뻐 그 자리에서 어린애처럼 뛰었다.


리온은 엘링턴 남작 휘하의 한 기사 밑으로 들어가 수습기사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엘링턴 남작은 수습기사 생활을 마친 리온을 정식 기사로 서임했다.



정식 기사가 된 리온은 엘링턴 남작의 외동딸 발레리와 결혼도 했다. 수습기사 시절부터 교제하던 둘은 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었다.


리온과 발레리는 풍족하진 않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결혼 10주년이 되던 해, 일이 터졌다. 리온이 20대 후반의 나이로 블레이드 나이트에 오른 것이었다.


20대 후반에 블레이드 나이트에 오른 것은 엄청난 성취였다. 하지만 리온 인생에 있어 이는 최대의 불행이기도 했다.


“귀족들은 나를 가만히 놔두질 않았어.”


칸트 왕국의 권세 높은 귀족들은 눈에 불을 켜고 리온을 영입하려 했다. 리온은 정중히 그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거기서 단념할 이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리온에게 작위와 재물을 약속함과 동시에 엘링턴 남작가와 래쉬포트 준남작가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심지어 어떤 귀족가에서는 가문의 여식을 밀어 넣어 리온의 변심을 유도했다.


“난 너무 약했어. 끝까지 싸우지 못했거든.”


결국 리온은 위력에 굴복했다. 아내를 떠나 헬릭스 공작의 딸과 재혼하기로 한 것이었다. 귀족가에서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도의적으로는 비난받을 일이었다.


그날 밤 엘링턴 남작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 리온은 눈물로 쓴 편지 한통만을 남겨놓고 조용히 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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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5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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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20.04.24 337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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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연말 연휴 -1- 20.04.10 356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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