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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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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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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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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20.01.31 01:49
조회
356
추천
6
글자
11쪽

배틀메이지 루엔 -5-

DUMMY

37화. 배틀메이지 루엔 -5-



경기장 끝에서는 제대로 싸울 수 없었다. 류연은 일단 좋은 위치부터 선정하기로 했다.


“스트렝스.”


류연은 기본 신체 능력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근력 증가 마법 또한 가속 마법처럼 거는 척만 했다. 켄이 지근거리까지 다가왔을 때, 류연은 난간을 박차고 도약했다.


“키엑?”


켄은 본질적으로 마법사였다. 마계 식물로부터 힘을 부여받았다 해도 켄의 동체 시력이나 반응 속도는 그대로였다.


류연이 자신의 머리를 밟고 뒤로 넘어가자 켄은 순간 경직되었다. 그 틈을 타 류연은 경기장 중앙까지 이동했다.


‘작전상 후퇴야. 도망친 게 아니라고.’


류연은 잠시 숨을 돌렸다. 약이 바짝 오른 켄이 이쪽으로 달려왔다. 원통의 기계장치가 다시 못을 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검이 있었다면. 아니. 내공이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면.’


강기를 날리면 검 없이도 켄 정도는 단번에 양단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내공을 사용하면 자동 실격이었다. 류연은 눈을 가리고 양손을 묶은 채 싸우는 기분이었다.


류연은 다시 반대편 난간까지 밀려났다. 이번에는 빠져 나갈 곳도 없었다. 켄은 류연이 타고 넘어가지 못하도록 몸에 점액까지 둘렀다.


“푸슈슈슉.”


쇠못이 또다시 뱉어졌다. 류연은 쇠못을 대부분 피해내긴 했지만 스쳐 지나간 몇 개에 얕은 상처를 입었다. 쇠못에는 독이 묻어 있는지 몸이 저릿해져 왔다. 류연은 내공으로 독을 밀어냈다.


상처가 아려오자 류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기서 약해지면 안 된다. 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승리해야 한다.’


“아이스 실드.”


두꺼운 얼음 방패가 생성되었다. 류연은 시위 진압 교본에 나온 것처럼 얼음 방패를 세우고 켄을 향해 돌격했다. 쇠못이 얼음 방패를 때렸지만 류연은 마력을 주입해 얼음 방패를 유지했다.


“퉁.”


체중이 실린 얼음 방패와 충돌한 켄은 뒤로 한참 밀려났다. 켄이 중심을 잃자 쇠못이 사방으로 사출되었다.


‘됐다.’


“아이스 해머.”


숙련도가 부족하다보니, 망치라기 보단 몬스터의 몽둥이에 가까운 얼음덩이가 류연의 손에 쥐어졌다.


“하압-.”


“콰직.”


류연은 몽둥이로 켄의 어깻죽지를 내려쳤다. 기계장치가 망가지며 원통은 회전을 멈추었다. 드디어 한방 먹인 셈이었다. 류연은 가면 속에서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치지지직.”


켄이 새로 꺼낸 무기는 전기 채찍이었다.


“이건 쉽지.”


체감 난이도는 쇠못, 불, 전기 채찍 순서였다. 켄이 한손만으로 휘두르는 전기 채찍은 별로 위협적이지 않았다.


류연은 근접해 켄이 전기 채찍을 휘두르지 못하게 했다. 거리가 나오지 않자 마구잡이로 전기 채찍을 휘두르던 켄은 그만 전기 채찍을 자기 팔에 감아버렸다.


“파지지직.”


‘아프겠다.’


류연은 어릴 적 쌍절곤을 돌리다 자신의 머리를 때렸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살 타는 냄새에 류연은 인상을 찡그렸다. 두 팔이 무력화된 켄은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끝인가?’


류연은 손을 들어 심판을 호출하려 했다.


“크롸롸롸롸!!!”


켄에게서 강력한 적의가 휘몰아쳤다. 켄의 등을 뚫고 시커먼 줄기가 성장했다. 자라난 줄기는 켄의 몸을 경기장 바닥에 쑤셔 박았다.


‘이런.’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었다. 켄은 언데드를 부리는 흑마법사였다. 그러나 그는 준결승전에서 아티팩트만을 이용해 싸웠다.


급성장한 마계 식물은 곧 집채만 해졌다. 마계 식물은 마법만으로 상대하기는 벅찬 상대였다.


뿌리를 내린 마계 식물은 촉수 같은 줄기를 휘둘러왔다. 동시에 산성 위액도 연속해서 뱉어냈다.


‘저러면 속 안 쓰리나.’


위액에 맞은 경기장 바닥이 움푹움푹 패였다. 줄기의 속도와 힘 역시 경시할 수 없었다.


“윈드 커터.” “파이어 볼.”


류연은 줄기 몇 가닥을 잘라냈다. 대신 수액을 흠뻑 뒤집어썼다. 류연은 수액을 닦아내기로 했다.


“퓨어 워터.”


그러나 이는 류연의 실수였다. 수액은 물로 씻기지 않았다. 수액은 오히려 더 단단하게 굳어버렸다.


‘아. 안 돼.’


당황하는 사이 류연은 수액을 한 번 더 맞았다. 류연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졌다.


마계 식물은 수액을 뿌리는 것으로 전략을 완전히 바꿨다. 결국 류연은 왼팔을 빼고는 완전히 굳어버렸다.


아가리를 벌린 마계 식물은 류연을 끌어오기 위해 줄기를 잡아당겼다. 류연은 경기장 바닥에 손가락을 박아 넣고 버텼다.


마계 식물과 줄다리기를 하며 류연은 시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법을 준비했다.


“어스 브레이크”


정신 집중이 끝나자 류연의 손을 중심으로 경기장 바닥에 균열이 일어났다.


“쿠과광!!!”


마계 식물의 뿌리가 위치한 곳까지 퍼져나간 균열은 폭발을 일으켰다. 돌조각이 위로 튀어 오르며 마계 식물은 뿌리 채 경기장 밖으로 튕겨나갔다.


‘휴.’


뿌리가 뽑히자 류연을 뒤덮고 있던 수액의 점성이 사라졌다. 류연은 수액을 털어내고 일어났다. 심판은 류연의 승리를 선언했다.


“슈퍼 루키 루엔. 장외 승리로 결승에 진출합니다!!! 반전에 반전, 오늘 경기는 아레나의 역사에 남을 명경기였습니다!!!”


**


바닥에 대고 어스 브레이크를 사용했더니 팔이 뻐근했다. 팔이 부러지지는 않았으나 한동안 근육통으로 고생할 듯 했다. 류연은 팔을 주무르며 널브러진 켄에게 다가갔다.


‘아직 살아 있어.’


튕겨날 때의 충격으로 켄과 마계 식물은 분리되었다. 마계 식물의 잔해에서 씨앗을 챙긴 류연은 켄을 옆으로 옮겼다.


“괜찮습니까?”


“예. 저는 괜찮습니다. 저보다도 저기 저 흑마법사를 수습해 주십시오. 동부지구로 이송되면 곧바로 살해당할 것입니다.”


클람을 필두로 일행이 달려왔다. 달려온 일행은 의도가 있음이 분명한 아레나 직원들을 막아섰다.


“선수들은 아레나의 의료 시설에서 치료받아야 합니다.”


“그건 선수의 자유입니다. 루엔 선수뿐만 아니라 켄 선수도 저희 서부지구에 치료를 부탁했습니다.”


류연은 일행에게 감시를 붙인 아레나를 불신하고 있었다. 동부지구의 입김이 닿는 아레나의 의료 시설로 갔다간 켄은 화를 입을 게 틀림없었다.


클람이 언변을 펼치는 동안 류연은 서서히 살기를 끌어올렸다. 일반인에 불과한 아레나 직원들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서부지구의 용병 한 명이 켄을 업었다. 류연은 동부지구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살기를 거두지 않았다.


**


자가 진단한대로 몸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켄은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류연은 서부지구의 병동을 나와 숙소로 올라왔다.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하고 나니 근육의 피로와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다. 류연은 어깨에 붕대를 감고 잠옷을 입었다.


‘다들 자나?’


자정을 훌쩍 넘긴 늦은 시간이었지만 일행은 잠을 자지 않고 개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엘리스는 독서 삼매경이었고, 미네르바는 발코니에서 사색에 잠겨 있었다. 텐시와 데미안은 함께 카드놀이를 하는 중이었다. 류연은 잠시 그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보았다.


“자자. 오늘 들어온 전리품이 있어.”


카드놀이에서 승리한 텐시가 새로 패를 돌리기 전에, 류연은 팔찌의 이공간에서 호두 크기의 구체를 꺼냈다. 바로 마계 식물의 씨앗이었다. 마계 식물의 씨앗에서 나는 달콤한 냄새가 방 안에 퍼져나갔다.


“이거 키워볼 사람?”


“난 됐어.”


미네르바는 전사 엘프지만, 나름 원예에 소질이 있었다. 류연은 미네르바가 마계 식물을 키워 주길 내심 바랬다. 그러나 미네르바는 단번에 거절했다.


“엘리스는?”


“나도 별로. 너무 징그럽게 생겼어.”


“한 번 키워 봐봐. 널 잘 따를 거야.”


유리가 키우던 마계 해바라기는 줄기를 흔들어대며 집에 돌아온 류연을 반겼었다. 외형이 좀 기괴하긴 했지만 류연은 마계 해바라기를 아주 마음에 들어 했었다.


“그래도 좀···.”


엘리스는 류연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 알았어. 데미안. 이거 키울래?”


“마스터. 고위 마족은 저런 하찮은 걸 취급하지 않는다. 마계 식물을 키우는 건 하급 마족이나 하는 일이다.”


‘너 잘났다.’


마지막으로 류연은 텐시에게 물어보았다. 텐시는 맨 마지막 차례인 것에 약간 삐진 듯 했다.


“내가 심술쟁이 깡통보다 못해?”


“아니 전혀. 그냥 앉아 있는 순서대로 물어보다 보니. 키워 볼래?”


“나한테 제일 먼저 물어봤어야지. 내가 키울래.”


“그래. 잘 챙겨뒀다 로렌에 가서 심어.”


“알았어. 그렇게 할게.”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류연은 텐시에게 마계 식물의 씨앗을 맡기기로 했다. 텐시는 류연이 건넨 마계 식물의 씨앗을 종이로 싸 가방에 챙겼다.


**


“이제 난 끝났어.···.”


평생을 바쳐 쌓은 것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사무실에 홀로 남은 노만은 연신 탄식을 내뱉었다.


노만의 책상 위에 술병이 늘어갔다. 과도한 음주는 맑은 정신을 유지해야 하는 마법사에게 금기사항이었다. 그렇지만 노만은 술을 들이키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어이. 돌대가리.”


“누구냐.”


노만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소리가 난 곳을 응시했다. 그곳에는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은 상대가 있었다.


“에뜨랑. 날 찾아온 이유가 뭐지?”


에뜨랑과 노만은 동기였다. 그러나 둘의 사이는 예전부터 좋지 못했다. 게다가 아직 6서클인 노만은 7서클 대마법사의 반열에 오른 에뜨랑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꼬마 엘프 하나 때문에 골머리 썩이고 있다며? 무능한 건 예전부터 알아줘야 한다니까.”


빈정대는 에뜨랑의 말투에 노만은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노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결승에서 루엔인지 뭔지 하는 놈을 죽여줄 테니, 나랑 거래를 하자.”


에뜨랑은 상품인 엘프를 보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이기도 했다. 아직 에뜨랑에게는 준결승이 남아 있었지만 동부지구의 차기 수장감인 그의 실력을 감안하면 결승 진출은 확정적이었다.


“조건은?”


“네가 관리하고 있는 모든 이권을 나한테 넘겨.”


대회가 끝나면 위기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어차피 빼앗길 것들이었다. 체념한 노만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나에 대한 맹세도 해야지?”


마나에 대한 맹세는 마법사의 프라이드와 같은 것이었다. 맹세를 어긴 마법사는 마법사 사회에서 영원히 매장된다. 노만이 마나에 맹세하자 에뜨랑은 조용히 노만의 사무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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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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