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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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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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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20.05.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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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정복전쟁 시작 -3-

DUMMY

56화. 정복전쟁 시작 -3-



엘리스와 텐시는 둘을 위해 눈치껏 자리를 비켜 주었다. 류연은 미네르바와 단둘이 침대에 누웠다. 오늘 미네르바는 왠지 힘이 없어 보였다.


“왜 이리 풀이 죽어 있어?”


“그냥···. 나는 왜 이럴까 해서.”


“미네르바가 어때서? 낮에 무슨 일 있었어?”


“아니···. 그게 아니라···.”


류연은 미네르바가 무엇 때문에 풀이 죽었는지 알아챘다. 미네르바는 베아트리체의 카리스마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체의 카리스마가 부러운 거지?”


미네르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류연은 팔을 뻗어 미네르바를 안았다.


“미네르바도 충분히 훌륭한 리더야. 베아트리체가 용장이라면 미네르바는 덕장이랄까? 그러니 자신감을 가져. 비교하는 건 엘프답지도, 미네르바답지도 못해.”


“알았어. 근데 앞으로 텐시가 날 존경하지 않으면 어쩌지?”


“유치하긴. 텐시는 미네르바를 누구보다 존경해. 그러니 그런 생각 마.”


류연은 미네르바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미네르바는 류연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


베아트리체가 합류한 이후 세 마족의 태도는 많이 개선되었다. 여전히 말썽을 부리긴 했지만 엘리스를 괴롭히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고 훈련에도 성실히 참가했다.


“마스터도 카리스마 부족입니다. 카리스마는 그냥 생겨나지 않습니다. 분발하십시오.”


“그, 그래 알았어.”



류연은 아주 바쁜 겨울을 보냈다. 봄에 있을 쟈렌 왕국과의 전쟁 때문이었다.


류연은 낮에는 기사단을 훈련시키고 엘프 전사들을 지도했다. 저녁에는 뮬렌 후작과 국정을 논의했다.


금세 봄이 다가왔다. 로렌시아 왕국에는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류연은 전쟁에 앞서 엘프와 마족으로 구성된 특별 부대를 편성했다.


“특별 부대의 대장을 하고 싶으신 분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미네르바와 베아트리체가 손을 들었다. 류연은 둘 중에 한명을 대장으로 뽑기로 했다.


투표로 뽑는 것은 엘프 전사들의 수가 많아 형평성에 어긋났다. 그래서 뽑는 방식은 대련으로 정해졌다.


“미네르바 파이팅!!!”


“장로님 힘내세요!!!”


“큰 뾰족귀 이겨라!!!”


엘리스와 엘프 전사들은 미네르바를 응원했다. 심지어 바보 트리오도 미네르바를 응원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체 만세!!!”


텐시만 베아트리체를 응원했다. 어제 미네르바에게 혼나 심통이 난 모양이었다.


류연은 미네르바가 약간 걱정이 되었다. 미네르바는 지금 분명 베아트리체를 응원하고 있는 텐시에 신경 쓰고 있을 것이었다. 반면 베아트리체는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았다.


미네르바와 베아트리체는 마주보고 섰다. 미네르바는 쌍검을 뽑았다. 베아트리체는 새로 얻은 날씬한 몸에 적합하게 도끼 대신 가느다란 레이피어를 들었다.


둘이 준비되자 류연은 신호를 내렸다. 미네르바와 베아트리체는 탐색전을 시작했다.



탐색전은 제법 길게 이어졌다. 미네르바는 공격할 틈을 찾아 베아트리체의 주변을 빙빙 돌았다. 그러나 베아트리체는 틈을 전혀 내주지 않았다. 얄미울 정도로 완벽한 방어에 미네르바는 인내심을 잃어갔다.


그런 미네르바의 심리를 포착한 베아트리체는 일부러 슬쩍 틈을 내비쳤다. 미네르바는 곧바로 쌍검을 휘두르며 거리를 좁혔다.


“쉬쉬싱-.”


하지만 미네르바의 공격은 덧없이 허공을 갈랐다. 베아트리체는 쌍검보다 길이가 긴 레이피어를 능숙히 휘둘러 미네르바의 접근을 막아냈다.


공격에 실패한 미네르바는 자세가 무너져 비틀거렸다. 엘프 특유의 유연성과 균형 감각이 없었다면 미네르바는 볼썽사납게 엎어졌을 것이었다. 미네르바는 겨우 중심을 잡고 일어났다.


“챙.”


베아트리체의 공격이 이어졌다. 베아트리체의 검술은 극한의 속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미네르바는 베아트리체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정신없이 움직여야 했다.



군단 총사 베아트리체는 발군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베아트리체는 대련 내내 미네르바를 밀어붙였다.


‘그래도 이 대련은 미네르바의 승리야.’


베아트리체의 데몬하츠에 저장된 마력은 슬슬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력을 폭주시키지 않고 데모닉 워커를 활성화시켰다지만, 베아트리체는 아직 충분히 마력을 쌓지 못했다. 베아트리체의 호흡이 거칠어지고 움직임이 느려졌다.


반면 미네르바는 쌩쌩했다. 게다가 미네르바의 검술은 방어적이었다. 미네르바가 작정하고 방어에 들어가자 레이피어로는 뚫을 방법이 없었다. 승기는 점점 미네르바 쪽으로 기울어 갔다.


조급해진 베아트리체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렇지만 미네르바는 그마저도 막아냈다. 베아트리체의 손에서 레이피어가 떨어졌다.


“대련 중지. 미네르바 승.”


류연은 미네르바의 승리를 선언했다. 체면을 지킨 미네르바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베아트리체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처음에는 베아트리체를 응원하던 텐시는 어느새 미네르바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미네르바가 빙긋 웃자 텐시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아닌 척 했다.


“베아트리체. 미네르바를 도와서 특별 부대를 잘 이끌도록 해.”


“예. 마스터.”


류연은 미네르바를 특별 부대의 대장으로, 베아트리체를 부대장으로 임명했다.


**


류연은 이제 8만으로 늘어난 로렌시아 왕국군을 이끌고 물밀듯이 남하했다.


군소 왕국들을 복속시키며 남하하던 로렌시아 왕국군은 쟈렌 왕국과 만났다. 쟈렌 왕국은 연합왕국 3대 강국에 걸맞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로렌시아 왕국군은 기세를 살려 몇 번의 국지적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로렌시아 왕국군은 쟈렌 왕국의 소드 마스터이자 지략가인 아몰레드 후작이 이끄는 5만의 쟈렌 왕국군에 발목이 잡혀버렸다.


벨로체 성에 본거지를 둔 아몰레드 후작은 로렌시아 왕국군의 남하를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원정군인 로렌시아 왕국군은은 초조해졌다.



“후.”


류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프렐리아 대륙 남서쪽을 관통하는 라크라스 산맥의 초입부에 위치한 쟈렌 왕국은 낮은 산이 많았다.


이번에도 로렌시아 왕국군은 쟈렌 왕국으로 들어가는 입구라 할 수 있는 벨로체 성을 넘지 못했다. 로렌시아 왕국군은 소규모 교전에서 이기는가 싶더니 그대로 말려들어가 패배해 버렸다.


“내일 다시 회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전하.”


참모들을 내보낸 류연은 생각에 잠겼다. 패배도 패배였지만 수습이 문제였다. 중상자를 후방으로 이송하고 나니 병력이 많이 줄어 있었다. 남은 병사들도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이대로라면 공격은커녕 역습을 조심해야 할 판국이었다. 게다가 로렌시아 왕국의 패배 소식이 퍼지면 복속시킨 영토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루엔. 들어가도 되지?”


잠시 혼자 고민을 하고 있자 미네르바가 왔다.


“응.”


류연은 안그래도 미네르바를 부르려 했었다. 예상했던 대로 미네르바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류연은 차와 다과를 내어 왔다.


“미네르바. 대장은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돼. 미네르바가 무너지면 엘프 전사들은 의지할 곳을 완전히 잃어버려.”


“그래야 되는데···. 너무 견디기 힘들어.”


엘프들은 온화하고, 파괴를 싫어하며, 조화를 중시하는 종족이다. 그들은 터전인 숲을 지킬 때에는 누구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했지만 침략 전쟁에는 영 아니었다.


엘프 전사들의 정신은 살육을 견디지 못했다. 텐시를 제외한 엘프들은 모두 전장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조금 더 잘 했어야 되는데···.”


오늘 특별 부대 또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엘프 전사 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미네르바는 거의 지휘를 하지 못했다.


베아트리체가 잘 수습하지 못했다면 특별 부대는 괴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을 것이었다. 진영으로 돌아온 엘프 전사들은 완전히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인 것 같아. 그래도 숲을 지킬 힘을 기르려면 반드시 이겨내야 돼. 몬스터만 엘프를 노리는 게 아니잖아.”


아직 대륙에는 고통 받고 있는 엘프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인간에 의해 고통 받고 있었다. 미네르바는 다시금 그 사실을 자각했다.


“루엔. 나 힘낼게.”


류연의 조언에 미네르바는 조금 기운을 되찾았다. 류연은 미네르바를 막사까지 데려다 주었다. 차가운 밤공기를 쐬자 류연도 머리가 조금 식는 듯 했다.


“먼저 들어가 쉬어. 나는 조금 있다 갈게.”


“알았어.”


임시 집무실로 돌아온 류연은 다시 지도를 펼쳤다.


**


전사자들의 장례를 치른 류연은 일주일간 병사들을 쉬게 했다. 병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류연은 참모들과 다양한 전술을 논의했다.


굳이 정공법을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이제는 전술적 유연함을 되찾아야 할 때였다. 류연은 손을 든 엘리스에게 발언 기회를 주었다.


“루엔. 루엔은 누가 하루 종일 위에서 루엔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


“상당히 신경 쓰이겠지. 그게 적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여길 점령해 우리가 쟈렌 왕국을 신경 쓰이게 해 주자.”


엘리스의 손가락이 향한 곳은 벨로체 성 양 옆의 봉우리였다. 그곳에는 소수의 쟈렌 왕국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그들을 물리치고 봉우리를 점령하면 벨로체 성 안이 훤히 들어다 보일 것이었다.


역시 엘리스는 로렌시아 왕국 최고의 두뇌라 할 수 있었다. 류연은 이번에도 엘리스의 계책을 채택했다.



휴식을 취한 로렌시아 왕국군은 사기를 어느 정도 되찾았다. 로렌시아 왕국군은 재출전했다.


“진격한다.”


재출전일은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비가 내리자 봄이 끝물이었음에도 날이 추웠다. 로렌시아 왕국군은 비를 맞으며 벨로체 성 앞까지 갔다.


벨로체 성의 높은 성벽이 로렌시아 왕국군을 깔보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류연은 다시 한 번 지휘관들에게 주의사항을 숙지시켰다.


“벨로체 성을 공격하되, 적당히만 하다가 내가 신호를 내리면 빠져라.”


“예.”


로렌시아 왕국군이 성벽에 접근하자 쟈렌 왕국군은 화살을 날려 왔다. 로렌시아 왕국군은 계책을 실행하기 위해 피해를 감수하며 전진했다.


“우리는 봉우리로 이동한다.”


난전을 틈타 펜하르트 백작과 시드미안 백작은 각각 500명의 병사를 이끌고 본대를 이탈했다. 두 백작은 산행에 능숙한 북부 출신 병사들을 이끌고 순식간에 봉우리를 올랐다.


“적의 습격이다!!!”


쟈렌 왕국군과 로렌시아 왕국군은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아몰레드 후작도 봉우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에 이곳에 고급 인력인 블레이드 나이트를 배치해 놓았다.


“적장. 물리쳤다!!!”


펜하르트 백작과 시드미안 백작은 혈투 끝에 쟈렌 왕국의 블레이드 나이트를 쓰러뜨렸다. 양 봉우리에 펄럭이는 로렌시아 왕국의 깃발을 확인한 류연은 벨로체 성을 공략하고 있는 본대를 뒤로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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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정복전쟁 시작 -2- 20.05.05 326 4 12쪽
113 정복전쟁 시작 -1- 20.05.01 324 5 9쪽
112 소드 마스터를 베다 -2- 20.04.28 324 6 13쪽
111 소드 마스터를 베다 -1- 20.04.24 337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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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배틀메이지 루엔 -5- 20.01.31 35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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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배틀메이지 루엔 -3- 20.01.24 435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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