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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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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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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글자수 :
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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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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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1화 위슈트리나(2)

DUMMY

“알겠습니다. 그런데 누나. 정말 군에 복귀하실 생각이십니까?”


“할 생각도 없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아. 그런데 너 왜 아까부터 누나라고 부르냐?”


“저나 누나나 이젠 군인도 아니잖아요. 뭐 문제 있나요?”


“됐다. 네 마음대로 해라. 베이먼과 나는 미담 선술집에 가 있을게. 이 덩어리를 데리고 다니기엔 사람들 눈에 너무 띄어. 일이 끝나면 뒷정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겠지?”


“발설한 자는 죽여라. 잘 알고 있습니다.”


위슈트리나는 로운의 볼을 잡아당기며 복화술을 했다.


“그걸 아는 놈이 저번 임무 때 예쁘니 이번 한 번만 살려주면 안 되냐고 징징댄 거냐?”


“아~! 누님. 사람들 다 쳐다봐요.”


“하여튼 조심해. 이번에 또 그랬다가는 아주 박살을 내버릴 테니까.”


“알겠어요. 명심할게요.”


“그럼 있다가 보자. 몸조심하고.”


“형님 이따가 올 때 메론맛 아이스크림도!”


위슈트리나는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주먹을 휘둘러 베이먼의 배를 가격했고 자연스럽게 허리가 숙어지자 베이먼의 귀를 잡고 끌고 갔다.


그날 밤. 로운은 처녀 귀신처럼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위슈트리나와 베이먼이 숨어 있는 선술집 지하로 돌아왔다.


딴에는 위장을 한다고 한 듯했지만 위슈트리나가 보기엔 꿈에 나올까 봐 섬뜩했다. 연근 사탕을 입에 물고 있는 그녀는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


“왜 화장도 하고 백도 들고 하이힐도 신고 오지 그랬냐.”


“그랬으면 누나보다 예뻐서 시샘할 것 같아서요. 실은... 옛날부터 여장을 꼭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되려나?”


“그랬다가는 너랑 나랑은 끝이지.”


군에서 복무할 때도 그랬지만 사회에 나오자 로운과 베이먼은 틈만 나면 위슈트리나의 머리까지 기어올라 성질을 건드렸지만, 이제는 때리고 다그치고 혼내는 것도 힘에 부쳤고 그냥 그러려니 하고 두기로 했다.


사실은 지금 그녀에게 남은 건, 이 둘과 연근 사탕밖에 없기도 했고 앞으로도 함께 나아가고 싶었다.


“쓸만한 정보 좀 얻었어?”


“메론맛 아이스크림은!?”


위슈트리나와 로운은 종일 뭔가 입에 넣을 생각만 하고 있는 그를 보자 짜증이 솟구쳐 올랐지만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위슈트리나는 젠트 몇 닢을 던져주며 말했다.


“넌 내 사탕을 뺏어 먹고 있는 와중에도 먹을 게 생각나냐? 정말 너도 어지간하다. 에효. 올라가서 점원에게 부탁해서 사와 달라고 부탁하고 팁도 줘.”


“고마워요. 대장!”


베이먼이 쿵쿵거리며 올라가자, 로운은 한숨을 내뱉고는 알아 온 정보를 털어놓았다.


“알아보니까. 저희가 오전에 보았던 건 백신을 맞은 병사들이라고 하더라고요.”


“백신이라는 게 바할랜을 공격한 도마뱀인지 도롱뇽인지 하는 놈들이 퍼뜨리는 전염병을 낫게 해주는 그거 말하는 거야?”


“네. 그걸 맞게 되면 저렇게 거구가 된다고 하던데요?”


“뭔 소리야. 제대로 된 정보 맞아? 주사 한번 맞았다고 하루아침에 사람이 그렇게 된다고? 말도 안 돼. 그딴 게 어디 있어.”


“다른 정보는 우리가 잡아다가 국가에 바친 도적단원들과 불법 길드를 창설해서 잡아들였던 길드원들의 영혼의 정수를 뽑아 넣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거기다가 글리아 섬 건설 현장에 투입된 오크들의 영혼들도 함께 말이에요.”


로운은 실망스럽게도 근거 없이 붕붕 떠다니는 가설들만 가지고 돌아온 것 같았다. 가설이라 하더라도 그 정보를 어떻게든 다른 곳에 끼워 맞춰 보기로 했고 위슈트리나는 다리를 꼬고 앉아 팔짱을 끼고는 말했다.


“가일랜드가 대대적인 영토 확장 사업을 진행한다고 했었는데 그럼 저 병기들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생명을 잡아들여 섬으로 데리고 갔다는 건가?”


“그렇겠죠? 성 지하에 있던 감옥을 통째로 그곳으로 옮겼으니까요. 그런데 그곳에 아직도 지을 땅이나 건물이 남아 있는 건가요? 들어가는 오크는 봤어도 나오는 오크는 본 적이 없어서요. 오크가 그 섬으로 들어간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위슈트리나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 영혼의 정수인지 뭔지를 뽑아서 전쟁을 이끌 괴물들을 찍어내고 있다고? 그건 너무 비인간적이잖아. 저번에 페인델시아산맥 안쪽에 숨어 있던 길드 털 때 생각나? 국왕이 섭정을 하고 있던 그때 말이야.”


“물론이죠.”


“가서 불법 길드를 만든 길드원들을 잡아들이고 어떤 여자 하나를 반드시 생포해서 데리고 오라고 했었잖아. 네가 살려주면 안 되겠냐고 건방 떨던 곳 말이야.”


“하... 왜 또 그 이야기로 빠져요. 그래서요?”


“마법사들까지 대동해서 그 코딱지만 한 길드를 털어 오라고 할 때 정말 이해가 안 갔거든. 그래서 그때 그 예쁜 계집애에게 물어봤었지. 그 여자가 대체 뭐길래 우리가 온 거냐고.”


“그러니까요?”


“뭐랬더라?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끔찍한 괴물을 불러내는 책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어. 세상에 파멸을 가져올지도 모를 책이라고 했거든.”


로운은 피식 웃으며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에이~ 동화 속 이야기도 아니고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요.”


“나도 여태 그렇게 생각하고 여태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오후에 본 병사들 말이야. 걔네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뭐. 그렇긴 하죠.”


“그래서 내 생각엔 그 여자를 찾아내면 지금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확실하게 알아낼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지.”


“그런데요. 누나. 왜 그게 알고 싶으신 건데요?”


“넌 그 끔찍한 괴물들을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안 들었니? 만약 네가 캐온 정보가 전부 사실이라고 생각해봐. 넌 특성학교 출신이 아니라서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 왕궁이 하는 짓이 딱 수 세기 전 불의 군대가 하는 짓이라고.”


“에이~”


결국 위슈트리나는 로운의 머리에 주먹을 찍어 내렸다.


“악!...”


“내가 볼 땐 지금 이거 왕국 내에서 굉장히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어. 분명 감시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우선 베이먼이 돌아오면 포들랜으로 자리를 옮기자. 글린데일에서 계속 머무는 건 현명한 선택은 아닌 것 같아.”


그때 위층에서 싸움이라도 났는지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우당탕거리며 가구가 쓰러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비명을 지르는 소리와 고함치는 소리가 엇갈려서 들려왔다.


“죽음으로서 회개하라! 이단자!”


위슈트리나는 꼬고 있던 팔짱과 다리를 풀고 빛이 내려오는 계단 쪽을 응시하며 말했다.


“무슨 소리지?”


“누군가 카드 게임을 하다가 집문서라도 날렸나 보죠. 큭큭.”


“한심한 인생이군. 베이먼이 괜한 싸움에 휘말리지 않도록 데리고 내려와.”


“네. 누나.”


위슈트리나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놈의 누나 소리 좀!... 소름 끼치게.”


별일 없을 거로 생각하고 쟁반 위에 놓인 빨간 사과 하나를 집어 들고 뽀득뽀득 껍질을 닦던 그때 베이먼을 데리러 올라갔던 로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장!!!”


위슈트리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에든 사과를 내팽개치고 허리춤에 찬 쇼트소드를 꺼내 들고는 한 번에 계단을 3칸씩 밟아가며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선술집 안은 재난이라도 당한 것처럼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으며 점원과 주인장은 길길이 날뛰며 엉망이 되어버린 가게를 바라보며 한탄하더니 만행을 저지른 무리에게 악을 써대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들의 앞으로 베이먼이 벽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뜨거운 피가 흘러내리는 복부를 붙잡고 있었고 로운은 양손에 쇼트소드를 한 자루씩 쥔 채 건너편 로브를 입은 신도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위슈트리나는 길을 막고 서 있는 점원들을 밀어내고, 로운의 옆으로 다가와 섰다.


“뭐야. 어떻게 된 일이야.”


“올라와 보니 베이먼이 저들 중 한 명을 들어 메치고 있었고 곧바로 놈들이 베이먼에게 달려들어 배를 찔렀어요.”


“베이먼! 상태는 어때?”


“제가 살을 괜히 찌운 게 아니라고요. 저런 허접한 단검 따위로는 내 지방층을 뚫을 수 없죠. 아프긴 하지만요.”


“자랑이다. 로운. 베이먼을 데리고 먼저 가 있어. 여긴 내가 정리할 테니.”


그들의 되지도 않는 변명 따위 관심도 없을뿐더러 듣고 싶지도 않았다. 로운이라면 모를까 베이먼은 화가 나면 한 마리의 불곰처럼 물불 가리지 않고 싸우지만, 평소엔 온순한 양이었다.


누군가를 위협한다거나 만만한 상대에게 일부러 시비를 거는 양아치 따위도 아니었다. 분명 싸움을 시작한 건 저들일 터.


위슈트리나는 재빨리 눈을 굴려 피가 묻어 있는 단검을 쥔 놈의 목에 검을 찔러 넣었고 찌른 상태에서 비틀어 그대로 오른쪽으로 휘둘러 옆에 있던 다른 녀석의 목도 잘라냈다.


남은 상대는 넷. 모험가들도 그들 주위에 있었지만, 로브를 입은 저 신도들과 한패로 보이지 않았고 별다른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순식간에 동료가 둘이나 당하자 놈들은 소매 속에 숨겨둔 단검을 빼 들기 위해 손을 넣었지만, 미처 손이 들어가기도 전에 한 녀석의 손목이 잘려나갔고 단검을 잡는 손의 위치나 어설프게 휘두르며 달려드는 그들의 하찮은 실력에 위슈트리나는 의아해했다.


고작 단검으로 쥐새끼 한 마리 죽이지도 못할 실력으로 사령부에 몸담았던 하급기사에게 덤볐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테이블을 밟고 달려드는 상대의 배에 검을 찔러 넣고 발로 걷어차 뒤에 있던 놈의 동료에게 밀어버리고 뒤이어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드는 두 놈의 공격을 피해 바닥에 바짝 엎드린 후 휘둘러 발목을 잘라 버렸다. 피와 비명이 선술집에 울려 퍼졌다.


위슈트리나는 검을 뻗어 예리하고 정교한 손놀림으로 뒤에 서 있던 점원의 앞치마를 잘라 검 끝에 매달아 가지고 와 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그러고는 동료에게 짓눌려 발버둥 치는 그에게 다가가 가슴을 지르밟으며 물었다.


“넌 누구냐? 누가 보내서 왔지?”


“주인님을 따르지 않는 자를 심판하러 왔다!”


“네 주인이 누구냐.”


위슈트리나는 목에 검 끝을 겨누었지만, 신도는 겁을 먹기는커녕 광기를 들어내며 눈을 부릅뜨고 미친 듯이 깔깔거리며 웃어대고는 말했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이단자.”


위슈트리나도 지지 않고 한쪽 입꼬리만 올리고는 그의 목에 검을 찔러넣었다.


그러자 분명 좀 전까지만 해도 가만히 서서 관전만 하고 있던 모험가들과 점원들이 누군가에게 조종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눈이 벌겋게 변하더니 무기를 뽑아 들고 위슈트리나를 위협해 왔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경험이 풍부한 위슈트리나도 당황했다.


“뭐야. 한편이었어? 왜 다 죽을 때까지 나서지 않다가 이제 와 덤비는 거지?”


“주인님을 따르는 신도들을 죽인 죄는 톡톡히 받아내겠다. 이단자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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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145화 바일라(2) 22.12.27 31 0 11쪽
144 144화 바일라(1) 22.12.26 31 0 11쪽
143 143화 위슈트리나(4) 22.12.25 30 0 11쪽
142 142화 위슈트리나(3) 22.12.23 34 0 12쪽
» 141화 위슈트리나(2) 22.12.20 33 0 11쪽
140 140화 위슈트리나(1) 22.12.19 32 0 12쪽
139 139화 내전(2) 22.12.18 33 0 12쪽
138 138화 내전(1) 22.12.16 30 0 12쪽
137 137화 오크원정대(19) 22.12.13 31 0 12쪽
136 136화 오크원정대(18) 22.12.12 31 0 11쪽
135 135화 미넬리아 공성전(2) 22.12.11 29 0 12쪽
134 134화 미넬리아 공성전(1) 22.12.09 31 0 12쪽
133 133화 신의 군대(8) 22.12.06 32 0 12쪽
132 132화 신의 군대(7) 22.12.05 30 0 11쪽
131 131화 신의 군대(6) 22.12.04 35 0 11쪽
130 130화 오크원정대(17) 22.12.02 36 0 12쪽
129 129화 오크원정대(16) 22.11.29 36 0 12쪽
128 128화 흔적을 찾아(2) 22.11.28 36 0 11쪽
127 127화 흔적을 찾아(1) 22.11.27 38 0 12쪽
126 126화 오크원정대(15) 22.11.25 36 0 13쪽
125 125화 오크원정대(14) 22.11.22 37 0 12쪽
124 124화 오크원정대(13) 22.11.21 37 0 12쪽
123 123화 오크원정대(12) 22.11.20 37 0 11쪽
122 122화 오크원정대(11) 22.11.18 35 0 12쪽
121 121화 오크원정대(10) 22.11.15 3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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