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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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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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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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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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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화 오크원정대(19)

DUMMY

전사가 암살자를 상대로 싸우는 건 거리를 벌려가며 갖은 화살을 쏟아붓는 궁수보다 더 까다로웠다.


정석으로는 최대한 무기를 몸으로 끌어당겨 선 수비 후 상대의 빈틈을 포착해 역공을 가하는 것이지만 에이든은 그가 말했듯 평범한 전사가 아닌 빛의 마법을 다루는 전사였다.


에이든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쉰 후 놈의 공격에 대비하기보다는 선제공격을 가하여 빈틈을 찾기로 했다.


치명상을 주기에는 다소 약하지만 빠르게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빛의 광선을 통해 빈틈을 만들고자 놈을 향해 연속 시전했다.


“디바인 레인!”


빛의 기사에 대해 경험이 전무 한 그는 에이든의 빠른 마법 공격에 당황한 듯 처음엔 조금 둔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일정한 패턴과 광선이 날아오는 속도를 눈에 익혀 조금씩 거리를 좁혀 왔다.


사정거리에 놈이 들어오자마자 빛나는 거대한 망치를 소환하여 놈을 향해 내려쳤고 바닥이 갈라지며 빛의 균열이 번쩍거리며 솟구쳤다.


놀란 암살자는 뒤로 도약해 다시 거리를 벌렸고 에이든은 빙긋 웃으며 망치를 들어 올리자 조금 전 그를 향해 쏘았던 빛의 광선이 엿가락처럼 늘어나더니 그를 묶어 놓는 감옥으로 변해 가두었다.


에이든은 둔기의 크기를 빛으로 강화해 크기를 키우고 강화해 손잡이를 조금 길게 잡은 뒤 빙글빙글 회전해 빛의 감옥에 꼼짝없이 갇힌 암살자를 향해 휘둘렀다.


“그 더러운 마음을 빛으로 깨끗이 정화해주마. 스피닝 휠윈드!”


“자... 잠깐만!... 뭣들 하느냐! 이놈을 집중공격해!”


그가 주위를 둘러보며 아군을 찾았을 땐 그들이 있던 자리엔 에이든의 동료들이 한 명씩 자리를 잡고 서서 씩 웃으며 무기를 척하니 어깨에 올린 채 두 사람의 결투를 흥미롭다는 듯 관전하고 있었다.


“이런 젠장!”


에이든의 둔기가 가슴으로 날아왔고 암살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양팔을 가슴에 모았지만 그건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말았다.


양팔이 젓가락 부러지듯 뚝 부러지고 가슴까지 그 충격이 그대로 전달됐고 그는 피를 울컥 쏟아내며 10m를 공중에 붕 뜬 채로 날아갔다.


바닥으로 ‘쿵’하고 떨어지자마자 그는 팔을 들고 비명을 내질렀다.


“끄아악! 내 팔이...”


에이든은 그의 얼굴에 둔기를 들이밀며 추궁했다.


“넌 대체 누구고 누가 보내서 온 거지? 목적은 또 무엇이냐!?”


“끄윽... 내가 불 것 같으냐?”


어느새 에이든의 옆으로 다가온 아그리사는 표정 변화 없이 산산조각이 난 그의 팔을 지르밟으며 말했다.


“이러면 어때? 네 입을 여는 데 좀 도움이 될까?”


“끄아아악! 미친...!”


에이든은 아그리사의 어깨를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 입으로 말할 거였으면 진작 말했겠지. 이 정도는 해야 불 거 아냐. 우리가 무슨 군자들도 아니고.”


그녀의 그림자처럼 따라와 옆에 서 있던 도비쿠스가 아그리사와 에이든을 대신해 그의 손을 밟았다.


“내가 하는 건 괜찮잖아? 누가 뭐라고 할 건데?”


에이든은 순순히 뒤로 물러섰고 아그리사는 도비쿠스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어이구 잘하네.”


도비쿠스는 미소를 지어 보였고 엄지손가락을 올려 보이며 윙크했다.


“어서 말하지 못해? 영영 팔을 못 쓰게 만들어줘? 엉? 내가 못 할 것 같지? 이래 봬도 이쪽 분야엔 전문가라고.”


“그아아악! 알겠어. 말할게! 말 한다고!”


도비쿠스는 발을 치워주었고 암살자는 울먹거리며 말했다.


“우린 브로이덴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형 길드 바닐라 길드의 길드원이야. 좋은 건수가 있다고 해서 길드원들과 함께 용돈이나 벌어볼까 하고 온 거라고.”


“목적이 뭐지?”


“그림자 숲에서 오크와 인간이 나올 거라고 했어. 그들을 죽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가지고 와달라고 했어.”


“흠...”


도비쿠스는 에이든을 보며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시오? 내가 듣기엔 우리를 호구로 아는지 대충 성의 없이 아무 말이나 지껄이고 있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데.”


에이든도 도비쿠스와 같은 생각이었다.


“저도 동의합니다. 브로이덴은 트롤들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아주 위험한 동네에요. 모험가들에 관한 건 잘 모르지만, 꽤 고레벨의 모험가들이 퀘스트를 위해 몰리는 장소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이 정도의 실력의 소형 길드가 그런 위험한 곳에서 활동한다는 건 좀 뭔가 안 맞는 것 같아요.”


아그리사도 에이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야. 우리 길드의 부길마의 그룹도 브로이덴에서 퀘스트를 하고 돌아왔었는데 그룹장을 제외하고는 몸 성히 돌아온 사람이 없었었어. 그만큼 아주 위험한 지역이야. 그런데 이놈들 실력을 보아하니 우리 길드의 인턴들보다도 못한 수준이야. 이놈만 빼고 말이야.”


도비쿠스는 다시 그의 팔을 밟으며 말했다.


“야 들었지? 이번이 마지막이야.”


“알았어! 말할 테니까. 젠장 할 팔 좀 그만 밟으라고! 저들은 위튼데일에서 활동 중인 바닐라 길드의 길드원이 맞고. 난 어둠의 그림자 암살단 단원이야.”


“뭐라고!?”


도비쿠스의 얼굴이 심하게 구겨지며 그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확 바뀌었다. 그러고는 그의 소매를 걷어 백합 문신을 보고는 검을 뽑아 목에 들이댔다.


“도비쿠스님. 갑자기 왜 그러세요?”


“3년 전 로산 후작님이 살아계실 때 암살하러 왔던 녀석들도 이런 문신을 하고 있었고 어둠의 그림자라고 떠들어 댔어. 크리스탐의 궂은일을 도맡아서 하는 놈들이고 아주 악질인 녀석들이야. 일을 처리함에 있어선 한 치의 망설임도 자비도 없지.”


“역시 그랬군요. 어쩐지 저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했어요. 이봐 너 암살단에 대해 자세히 말해봐.”


“그... 그건 나도 몰라.”


도비쿠스는 기다렸다는 듯 그의 허벅지에 검을 찔러 넣었다.


“그아아악!”


“다음번엔 반대쪽을 찔러주마. 아까도 말했듯이 난 이런 일에 전문가라고.”


그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애원했다.


“저... 정말이야. 나도 더는 몰라. 난 원래 도토리 공격대 소속이었는데 길드장의 권유로 암살단에 들어가게 됐고 지난주에 첫 지령을 받고 함께 할 놈들을 모집해 온 거란 말이야. 그런데 그 지령은 글린데일 분수대 근처 식당에 앉아 있을 때 꾀죄죄한 한 아이가 건네주었어.”


“단원은 몇이나 되지?”


“나도 몰라. 단원이 얼마나 있는지 누가 있는지 그리고 대장이 누군지 난 전혀 아는 게 없어. 실은 오늘 임무도 몰래 미행만 하는 거였는데 실적 좀 올려보려고 직접 너희들을 공격한 거란 말이야.”


에이든은 쪼그려 앉아 그의 허벅지에 치유 마법을 사용했다.


“아그리사. 탐탁지 않겠지만 좀 도와줄래?”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에이든의 미간엔 잔뜩 힘이 들어갔고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분명 네가 임무를 실패한 걸 알고 널 죽이러 오겠지. 그때 너희 대장한테 내 말 똑똑히 전해. 오합지졸이나 보내서 간이나 보지 말고 직접 오라고 말이야. 얼마든지 상대해 줄 테니까.”


아그리사는 절대 안한다고 손을 내저어 타르가르가 대신 에이든을 도왔다.


“다 됐어. 맘 바뀌기 전에 어서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버려.”


“히... 히익!”


암살자는 부리나케 도망쳤고 그 모습을 보고 아그리사와 도비쿠스는 에이든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타르가르는 흥분해 광포한 곰처럼 성내는 두 연인을 막아서며 진정시켰다.


“자자. 에이든님의 말도 들어보자고 다 이유가 있으실 테니 말이야. 에이든님 대체 무슨 연유로 그를 저리 보내주신 겁니까?”


“제가 게일 후작과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는 건 가시 성채가 함락되어 후작님이 붙잡혔고 뭐라고 불게 하려고 고문을 했을 겁니다. 제가 해야 할 일 등 말이에요. 다들 아시다시피 제가 해야 하는 건 탈리와 후작님의 딸인 류미를 찾아 보호해 바할랜으로 가는 겁니다.”


아그리사는 에이든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아마 탈리와 류미를 찾기 위해 불을 켜고 쫓고 있을 겁니다. 전 두 사람을 찾아 보호하기로 서약했고 지금 어떻게 해서든 두 사람에게 향한 화살을 제가 받아 제거해야 합니다. 대의를 위해서요.”


“야. 그 후작 꼬맹...”


아그리사는 도비쿠스를 힐끔 바라보고는 다시 마을 이어갔다.


“탈리후작은 그렇다고 치자고. 그런데 옛날부터 류미님은 대체 뭔데 네가 목숨까지 바쳐가며 보호하니 마니 하는 거야. 도무지 이해가 안 돼서 그래. 좋아해서 그런 거야?”


“이쯤 되면 다들 예상하지 않으셨습니까? 전쟁은 시작됐다는 걸 말이에요. 게일후작님이 죽었으니 크리스탐이 왕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을 거고 정권이 바뀌었을 거예요.”


“그가 왕의 자리에 앉았다라...”


“분명 그럴 겁니다. 제가 성채를 떠나 올 때도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로웠으니까요.”


“그거랑 류미님이랑 뭔 상관이래.”


“류미는 세상에 남은 마지막 왕족이거든.”


“뭐어!?”


오크들은 인간들이 왜 저렇게 호들갑 떨며 놀라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타르가르의 귀에 그림자 숲에서는 흔하게 들을 수 없는 소리와 움직임을 감지했고 재빨리 뒤돌아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무기를 세웠다.


“까악!”


타르가르가 노려보던 곳엔 쓰러진 나무 위에 사뿐하게 내려앉은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가 탈리라는 걸 한눈에 알아본 도비쿠스는 냉큼 그의 앞으로 달려가 경례를 올렸고 탈리는 주술을 풀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탈리는 얼굴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고 도비쿠스의 팔을 가볍게 두드린 후 첫 만남과는 확연히 다르게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태산 수호자를 들고 있는 타르가르에게 걸어갔다.


타르가르 또한 탈리에게 걸어갔고 그가 내미는 작은 손을 기쁘게 맞잡았다.


“역시! 전 족장님이 이렇게 보란 듯이 훌륭하게 해내시리라 믿고 있었어요!”


“대원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죠. 어떻게 이 힘든 일을 저 혼자 해낼 수 있었겠습니까. 특히나 에이든님과 도비쿠스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물론 아그리사 너도 말이야.”


타르가르의 덩치가 워낙 커 뒤에 서 있는 에이든이 보이지 않아 탈리는 고개를 빼꼼 내밀어 에이든에게 손을 흔들었고 에이든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역시나 도비쿠스는 탈리가 등장하자 180도 변했다.


“자만하지 말고 예를 갖추어서 후작님을 대하라. 빛의 기사.”


“스읍! 도비쿠스.”


“크흠. 죄송합니다.”


도비쿠스의 저런 충성심엔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그와의 여정은 정말이지 진절머리가 났으며 웬만하면 다시 함께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것을 다 떠나 어서 빨리 썬송으로 돌아가 그늘에 누워 늘어지게 잠을 청하고 싶었다.


“예까지 오시리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알아보러 간다고 하셨던 건 어떻게 되셨습니까? 우리 오크들은 무사합니까?”


탈리의 표정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자 타르가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기쁜 날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어 송구할 따름입니다.”


탈리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모두 털어놓았다. 타르가르의 큰 눈에 눈물이 맺히더니 한 방울 크게 떨어져 내려 그의 불끈 쥔 주먹 위로 떨어져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오만방자한 놈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내가 꼭 그렇게 만들거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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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3화 위슈트리나(4) 22.12.25 30 0 11쪽
142 142화 위슈트리나(3) 22.12.23 34 0 12쪽
141 141화 위슈트리나(2) 22.12.20 32 0 11쪽
140 140화 위슈트리나(1) 22.12.19 32 0 12쪽
139 139화 내전(2) 22.12.18 32 0 12쪽
138 138화 내전(1) 22.12.16 30 0 12쪽
» 137화 오크원정대(19) 22.12.13 31 0 12쪽
136 136화 오크원정대(18) 22.12.12 30 0 11쪽
135 135화 미넬리아 공성전(2) 22.12.11 29 0 12쪽
134 134화 미넬리아 공성전(1) 22.12.09 31 0 12쪽
133 133화 신의 군대(8) 22.12.06 32 0 12쪽
132 132화 신의 군대(7) 22.12.05 30 0 11쪽
131 131화 신의 군대(6) 22.12.04 35 0 11쪽
130 130화 오크원정대(17) 22.12.02 36 0 12쪽
129 129화 오크원정대(16) 22.11.29 36 0 12쪽
128 128화 흔적을 찾아(2) 22.11.28 36 0 11쪽
127 127화 흔적을 찾아(1) 22.11.27 38 0 12쪽
126 126화 오크원정대(15) 22.11.25 35 0 13쪽
125 125화 오크원정대(14) 22.11.22 37 0 12쪽
124 124화 오크원정대(13) 22.11.21 36 0 12쪽
123 123화 오크원정대(12) 22.11.20 36 0 11쪽
122 122화 오크원정대(11) 22.11.18 35 0 12쪽
121 121화 오크원정대(10) 22.11.15 3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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