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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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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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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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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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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화 신의 군대(6)

DUMMY

“여신님은 진정한 뜻은 당신들과 함께 보주를 되찾고 숲을 재건하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저 무기를 되찾고 나가 세상을 구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뜻이었어요.”


에이든의 딱히 반응하지 않았고 침을 꿀꺽 삼키고는 그녀가 다음에 무엇을 말하거나 행동을 할지가 궁금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미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이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무언가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일까? 궁금하던 찰나 센드리나는 품 안에서 아주 작은 오카리나를 꺼내 입에 물고는 말했다.


“오래전 언니가 준 오카리나에요. 이건 요정들의 의지이자 신의 뜻을 대변하는 무기에요. 여신의 빛이 당신들을 영원히 감싸주기를...”


영롱하고 아름다운 오카리나 소리가 냉정하고 참혹한 전장에 울려 퍼졌다.


부드러우면서도 잔잔하고 마음을 파고들어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오카리나의 선율 속에 놀라울 정도로 폭발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에이든은 등을 돌려남은 대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뒤로 피해!!!”


놀란 대원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일제히 에이든을 향해 달려왔다.


갑자기 뒤로 피하라는 말이 반갑지 않은 듯 아그리사는 얼굴을 찌푸리며 성질을 부렸다.


“족장님을 구하러 가야 한다며! 그런데 왜!?...”


오카리나 소리가 사원을 가득 채우고 나아가 숲 전역으로 빛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영문 모를 소리에 사병들 또한 움직임을 멈추고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리를 따라 고개를 갸웃거리며 움직였다.


“뭣들 하고 서 있느냐! 가서 놈들을 처치하지 않고!”


카이스는 멀뚱멀뚱 서 있는 사병의 골반을 걷어찼다.


“가! 가란 말이다!”


“아그리사. 대원들과 함께 모든 힘을 이용해 방벽을 세워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넌 어쩌려고!?”


에이든은 사병들이 천장을 올려다보며 멍때리고 있는 틈을 타 전력을 다해 타르가르를 향해 달려갔고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온 사병들은 부랴부랴 에이든을 막아서려 했다.


“조금만 더!...”


세 걸음? 아니면 다섯 걸음이면 보호막이 닿을지도... 저 멀리 환희에 차 웃는 영혼들의 웃음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센드리나는 베라멜의 계획대로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 사원에 비치된 봉오리를 모두 열어 버린 것이었고 추가로 3개의 봉오리를 더 설치해 레이스들이 토해낸 영혼까지 보관하고 있다가 한 번에 보주 속에 집어넣어 과부화시켜 터뜨려버릴 계획이었던 것 같았다.


레이스에게 구속되어 절규하던 영혼들과 봉오리에서 수백 년을 갇혀 지내던 영혼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다는 듯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그들의 노랫소리가 가까워지자 고막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고 엄습해오는 한기에 몸서리쳤다.


에이든은 손을 뻗어 타르가르의 손을 잡았고 그와 동시에 보호막을 사용했다.


새 삶을 간절히 갈망하는 영혼들이 순식간에 생명의 사원 안으로 들이닥쳤고 사병들은 자신의 영혼을 보자 이성을 잃고 카이스의 지배에서 풀려나 일제히 아우성쳤다.


영혼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만물의 보주 안으로 몸을 내던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영혼들은 보주 안으로 들어갔고 비정상적인 형태로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다.


놀란 카이스는 보주를 떨어뜨렸고 두려움에 뒷걸음질 치다 뼛조각에 다리가 걸려 뒤로 콰당 넘어졌다.


“뭐... 뭐야... 안돼... 안돼! 내 보주가! 내 꿈이!...”


보주는 끔찍한 형태를 유지한 채 거침없이 부풀어 오르며 구겨지기 시작하더니 찢어지며 폭발했다.


“쿠와아아앙!!!”


영롱하고 현란한 빛 앞에 사병들의 뼈는 한 줌의 재가 되어 흩어졌고 빛이 사원을 그리고 숲을 집어삼켰다.


세네리엘의 고귀하고 따사로운 빛이 처음 이 숲을 감싸 안았을 때처럼...


- - - - -


“주인님. 일주일 뒤엔 우리 군의 첫 함선이 건조되어 저 드넓고 푸른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항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류미의 옷깃과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며 축축하고 뜨거운 공기를 식히며 밀어내주었다.


가슴이 탁 트이며 기분이 좋았지만, 제독 렉스크의 보고에 확 사그라들었다.


류미의 손끝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고 곧 불길에 휩싸였다.


렉스크는 침을 꿀꺽 삼켰고 심상치 않은 류미의 표정에 재빨리 바닥에 납작 엎드려 고개를 조아렸다.


“더 서두르라고 하겠습니다!”


류미는 눈을 내리깔며 렉스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렉스크 나약하기 짝이 없던 옛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야? 그런 것이라면 부담 갖지 말고 말해. 네 자리를 대신할 자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다... 당치도 않습니다.”


류미의 손끝에서 살아 숨 쉬는 것처럼 한껏 몸을 부풀어 올라있던 불길이 사라졌다.


이미 기분을 잡치기는 했지만 렉스크 제독 따위에게 기분이 더 구겨지는 걸 원치 않았다. 더군다나 류미의 뒤엔 휘나가 있었고 그녀의 손이 부드럽게 류미의 손을 붙잡아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정하세요. 나의 주인님. 저런 하찮은 도마뱀 따위는 신경 쓰지 마시고 이제 그만 가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러 가신다고 하셨잖아요. 호호.”


“응. 그래야지. 렉스크. 3일 후에 코랄 늪 해안에서 내 함대를 보고 싶어. 할 수 있겠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류미가 돌아서서 점박이에게로 걸어가자 모멸감을 느낀 렉스크는 고개를 들어 휘나를 매섭게 노려보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기 위해 이빨을 악물었고 ‘까드득’하는 소리가 휘나의 귓가까지 전달됐다.


“교만하고 간사한 년. 오늘 약속하나 할게. 네가 죽는 날 네 옆에 서서 식어가는 몸뚱이에 침을 뱉어주마.”


휘나는 한쪽 입꼬리를 올려 보였고 가지런하지 않은 덧니가 드러났다.


“아~ 네가 죽는 날 그렇게 해달라는 거지? 후후. 그럼 고생하라고. 화이팅!”


휘나는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점박이 등에 앉아 있는 류미의 뒤에 올라타 허리를 꼭 끌어안고 머리를 그녀의 등에 기댔다.


만티코어는 날개를 활짝 펼치며 울부짖었고 날아올라 바람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 남쪽으로 날아갔다.


휘나는 류미의 등에 얼굴을 묻고 옷을 뚫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녀의 체취를 만끽했다.


자신에게도 똑같은 향기가 났지만 류미에게서 나는 향기가 더 진하고 몽롱하게끔 만들어줬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가다 휘나가 물었다.


“주인님. 정말 그들이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하세요?”


류미는 머리끈을 입에 물고 걸리적거리는 긴 머리카락을 옆으로 묶으며 말했다.


“한번 불꽃을 틔운 생명은 쉽게 꺼지지 않아. 비록 안드릭스 대륙을 호령하던 옛 모습은 남아 있지는 않겠지만 분명 몇 남지 않은 그들의 후손이 코랄 늪 어딘가에 살고 있을 거야. 생존해 있다고 보는 게 맞겠지.”


휘나는 류미의 등에서 얼굴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대신 묶어 주었다.


“그런 그들이 주인님께서 직접 가실 만큼 우리 군에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 전 잘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제게 주신다던 선물이 뭐에요?”


류미는 뒤돌아 윙크하며 말했다.


“그건 아직 비밀이야. 나중에 줄게.”


“피이~ 얼마나 멋진 선물을 주시려고.”


류미와 휘나는 가볍게 입을 맞추었고 두 사람을 태운 만티코어는 가르독 늪부터 코랄 늪까지 굽이굽이 길게 이어진 강줄기를 따라 고도를 낮춰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문명의 흔적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고 원시적인 자연 그대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자연 광경만이 펼쳐져 있었다.


거대한 만티코어의 등장에 놀란 물소떼 늪지에 자란 수생식물을 뜯어 먹다 인근 숲으로 도망쳤고 그들을 사냥하려 자세를 낮춰 풀숲에 숨어 있던 포식자도 쏜살같이 도망쳤다.


류미는 점박이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코랄 늪 최남단에 위치한 맨드라 산을 가리켰다.


“점박아. 저 산으로 가자.”


과거엔 활발하게 활동했던 활화산이었지만 지금은 움직임을 멈춘 듯 새로운 생명이 벌거벗었던 산에 새로운 옷을 입히는 중이었다.


나무보다는 이름 모를 풀로 뒤덮여 있어 그런지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였고 류미는 맨드라 산 아래 골짜기를 흐르는 계곡과 늪지가 연결되는 지역을 눈여겨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점박이는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앉았고 류미는 점박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등을 토닥여주자 기다렸다는 듯 날아올라 도망친 물소 떼를 사냥하러 날아갔다.


“자 그럼 우리도 가볼까?”


휘나는 류미가 이곳에 내린 이유를 금방 알아냈다.


많은 양의 물은 아니었지만, 아래를 향해 거칠게 쏟아지는 폭파 안쪽에 동굴이 보였다.


휘나는 류미를 따라 지팡이를 꺼내 들고 동굴 앞으로 걸어갔고 그녀가 멈추자 따라서 멈췄다.


류미는 동굴 앞에 있는 작은 돌을 들춰보았다.


다리가 많이 달린 벌레들이 서너 마리가 숨어서 잠을 자다 놀라 그늘 찾아 또다시 숨었다.


“으~ 징그러워. 갑자기 돌은 왜 들춰보시는 거예요?”


“늪지도 아니고 이런 척박한 땅에 순각류 벌레들이 있다는 건 먹잇감이 있다는 거야. 그렇다는 건 동굴 안쪽에 생명체가 산다는 거겠지.”


휘나는 박쥐가 있다는 말에 몸서리쳤다.


“저도 같이 들어가야겠죠?”


“선물이 궁금하지 않아?”


“어휴~ 참 뭔데 그러실까~”


류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휘나를 팔을 잡고 축축한 동굴 안쪽으로 끌었다.


적당한 습도와 따뜻한 실내 공기 그들이 숨어서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옹기종기 모여 내부에 적이 침입했다고 시끄러운 울음소리로 동료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박쥐 떼가 보였다.


득실득실 모여 있는 게 꼭 따개비 같았다.


그 아래에 끈적끈적한 박쥐의 배설물들이 쌓여 있었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벌레와 그 벌레들을 먹는 포식자들이 살고있는 영양가가 넘치고 건강한 동굴이었다.


휘나는 경기를 일으키며 눈을 꼭 감은 채 자신보다 체구가 더 작은 류미에게 매달려 동굴 안쪽 더 깊숙한 곳으로 딸려 들어갔다.


계곡 바닥에 스며들어 동굴 안으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류미가 찾는 이들이 저 앞에 있으리라 확신했다.


“언제까지 그리고 얼마나 들어가야 하죠?”


“이제 다 온 것 같아.”


“어... 그 말씀은 5분 전에도 하신 것 아시나요?”


“푸훗. 이렇게 귀여운 면이 있는 줄은 몰랐는걸?”


“장난치지 마세요. 주인님. 전 지금 와이번이 우글거리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요.”


휘나는 눈을 너무 질끈 감고 있어 그런지 눈가가 촉촉해져 있었다.


몸서리치고 있는 휘나가 거품을 물고 기절하기 전에 류미는 걸음걸이를 더 빨리했다.


끈적하고 지저분한 박쥐의 똥 밭이 사라지고 물기를 가득 머금은 지역에 접어들었고 조금은 좁은 돌 틈을 지나자 얕은 동굴 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쪽 공기는 한층 더 따뜻했다. 그리고 계곡의 끝부분에 다다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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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145화 바일라(2) 22.12.27 32 0 11쪽
144 144화 바일라(1) 22.12.26 31 0 11쪽
143 143화 위슈트리나(4) 22.12.25 31 0 11쪽
142 142화 위슈트리나(3) 22.12.23 35 0 12쪽
141 141화 위슈트리나(2) 22.12.20 33 0 11쪽
140 140화 위슈트리나(1) 22.12.19 33 0 12쪽
139 139화 내전(2) 22.12.18 33 0 12쪽
138 138화 내전(1) 22.12.16 3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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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136화 오크원정대(18) 22.12.12 31 0 11쪽
135 135화 미넬리아 공성전(2) 22.12.11 30 0 12쪽
134 134화 미넬리아 공성전(1) 22.12.09 31 0 12쪽
133 133화 신의 군대(8) 22.12.06 33 0 12쪽
132 132화 신의 군대(7) 22.12.05 31 0 11쪽
» 131화 신의 군대(6) 22.12.04 36 0 11쪽
130 130화 오크원정대(17) 22.12.02 36 0 12쪽
129 129화 오크원정대(16) 22.11.29 37 0 12쪽
128 128화 흔적을 찾아(2) 22.11.28 37 0 11쪽
127 127화 흔적을 찾아(1) 22.11.27 39 0 12쪽
126 126화 오크원정대(15) 22.11.25 36 0 13쪽
125 125화 오크원정대(14) 22.11.22 38 0 12쪽
124 124화 오크원정대(13) 22.11.21 37 0 12쪽
123 123화 오크원정대(12) 22.11.20 37 0 11쪽
122 122화 오크원정대(11) 22.11.18 36 0 12쪽
121 121화 오크원정대(10) 22.11.15 3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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