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프러포즈
커피를 꺼내놓을까 말까 고민을 하던 조안나는 피식거리며 웃었다. ‘ 전 세계인이 다 마시는 커피를 그 짓과 연결해 말할 이상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거야! ’
“ 언니! 식후에 커피 어때요? 제가 코피 루왁을 준비했는데. ”
“ 헐, 루왁 “
효민이 깜짝 놀라자 설거지하던 설혁이 한마디 했다.
“ 그거 걸러 먹으면 진짜 맛있는데. 그지 효민아! ”
“ 난 루왁 싫어! ”
루왁이란 말에 효민이 기겁하자 조안나의 어깨가 축 처졌다.
“ 언니 커피 좋아하신다더니 루왁은 싫어하시는 거예요? ”
“ 응? 아냐 같이 마시자. 나 그 커피 좋아해. ”
“ 방금 싫어하신다더니. ”
조안나의 말을 들은 효민이 한숨을 내쉬었다.
“ 루왁도 파인애플과 비슷한 둘만의 은어야. 너는 몰라도 돼. ”
“ 헐. 언니 설마 매일 커피 마시듯······. ”
조안나의 말을 들은 효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 그래, 나 커피 중독이다. 하루에 3잔 이상 마시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 됐어? ”
효민의 말을 들은 조안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커피의 의미를 깨달은 것이다.
“ 헐, 오빠. ”
조안나가 자신을 경외 어린 표정으로 쳐다보자 설혁이 뒤통수를 긁적였다.
“ 원래, 파인애플이 바나나보다 훨씬 단단해! ”
설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효민이 설혁의 뒤통수를 때렸다.
“ 16살짜리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어. ”
“ 에이, 우리 때와는 달라. 요즘 애들이 얼마나 조숙한데. 그지 조안나! ”
“ 네! 오빠. 한국에서는 16살 이상이면 부모의 동의가 있으면 결혼도 가능하다던데. ”
조안나가 윙크를 하며 말하자 설혁이 손을 터는 모습을 보였다.
“ 훠이, 얼라는 가라. ”
“ 아니, 제가 오빠와 결혼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왜 언니랑 결혼을 안 하냐는 거죠. 커피를 매일 3잔 이상씩 마시는 사이면서. ”
조안나의 말을 들은 설혁과 효민은 헛기침을 했다. 그때 조안나가 결정타를 날렸다. ” 근데 언니 궁금한 게 있는데 커피는 매일 3잔 이상씩 마신다면서 루왁은 싫어한다니 혹시 루왁이 입이 아닌 다른 곳으로 마시는 건 아니겠죠. ”
“ 쿨럭. 조안나 입 다물어주겠니? ”
결국, 효민이 조안나의 입을 막아버렸다. 역시 요즘 애들은 무서웠다. 3년간 감금당한 사이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물어보고 싶은 효민이었다.
한편 조안나는 지나가는 듯 말했지만 설혁에게는 비수로 가슴을 찌르는 듯한 말이었다. ‘ 하긴 내가 효민이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아직 결혼을 망설이고 있는 거지? 어릴 때 사탕 주며 했던 프러포즈가 아닌 진짜 프러포즈를 하자! ’
설혁은 조안나의 말을 듣고 효민에게 프러포즈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린 여자애에게 흔들리는 자신도 싫었고 효민이가 조안나와 자신의 사이를 보면서 가슴 졸이는 것도 실었기 때문이다.
게이트에서 나온 설혁은 괜찮은 식당을 수배했다. 그리고 효민과 조안나를 호텔에 놔두고 홀로 백화점을 찾아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샀다. 미국에서는 주로 14k가 많이 거래되었지만 설혁은 순금을 고집했다.
순금에 커다란 핑크 다이아몬드가 박힌 100억짜리 반지를 설혁은 샀다. 그리고 수배한 식당의 요리사에게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를 후식으로 나오는 아이스크림에 넣어 자신과 함께 올 은발의 여자에게 전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귀찮은 촛불과 풍선, 악단은 생략했다. ‘ 보통 여자라면 100억짜리 핑크 다이아몬드에 눈이 돌아갈 건데 효민이는 나랑 사냥하며 조 단위는 우습게 알아서 감동 안 하면 어떡하지? ’
설혁은 걱정을 조금 했지만 이내 효민을 믿었다. ‘ 어릴 때 사랑하나에 나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효민이야. 반지에 충분히 감격할 거야. ’
설혁은 호텔로 돌아와 효민과 조안나를 데리고 준비된 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식당에서 식사했다. 식사가 맛있었기에 분위기가 좋았다.
“ 으음, 이거 정말 맛있다. ”
효민이가 음식을 먹으며 감탄을 하자 조안나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 언니, 진짜 맛있어요. 이런 맛있는 음식이 세상에 있는 줄 알았다면 바로 탈출했을 건데. ”
조안나의 말을 들은 설혁이 피식거리며 웃었다.
“ 원초적 본능이냐? 식욕을 따라 움직이게. 둘 다 많이 먹어. 모자라면 더 시키고. ”
설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안나가 1인분을 더 시켰다. 그런 조안나를 보며 효민이 말했다.
“ 어머. 다이어트 하니? 한 번에 10인분씩 시키지 않고? ”
육체 강화가 된 효민의 식사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많이 먹고 싶으면 100인분도 먹을 수 있었고 한달을 굶어도 괜찮았다. 그런 효민의 말을 들은 조안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그걸 다 먹을 수 있어요? ”
“ 응. 육체 강화가 되고 나니 한 번에 고기 몇 킬로씩 먹어도 괜찮던데. ”
“ 그렇게 먹으면 살 안 쪄요? ”
조안나의 말을 들은 효민이 가슴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 여기는 좀 쪘나? 다른 데는 안 찌는 것 같은데? ”
“ 헐, 언니 부럽네요. 저도 고등급 헌터가 되면 그렇게 될까요? ”
“ 아마! ”
둘은 대화를 놔누며 식사를 즐겁게 했다. 효민은 많이 먹을 수 있었지만, 많이 먹지는 않았다. B급 헌터가 되면서 식사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맛있는 것을 먹는 걸 즐길 뿐이었다.
대충 식사가 끝나자 설혁이 박수를 쳤다. 반지가 든 아이스크림을 꺼내 오라는 신호였다. 설혁의 신호를 받은 식당 종업원은 반지가 든 아이스크림을 효민에게 내주었다.
“ 여기 아이스크림이 환상적인 맛이라더라. 먹다가 감격의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는데. ”
설혁은 떡밥을 깔았다. 설혁의 말을 들은 조안나와 효민이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효민은 크게 떠서 한입 가득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과감히 아이스크림을 깨물어 먹었다.
그것을 본 설혁이 눈을 부릅떴다.
“ 효! ”
설혁이 효민이의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효민의 입을 닫혔다. 그리고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다.
“ 우두둑, 바삭바삭. ”
아이스크림을 먹던 효민은 입에 뭐가 씹히자 손에 조금 뱉었다.
“ 음? 뭐지? ”
효민은 손바닥에 뱉은 아이스크림에서 금 조각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효민이 환하게 웃었다.
“ 와! 먹는 금을 안쪽에 넣은 아이스크림이었네. ”
효민은 태연히 말하고 손에 뱉었던 아이스크림까지 다시 입에 넣어 꼭꼭 씹어먹었다. 그렇게 100억짜리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는 가루가 되어 효민의 뱃속에 들어갔다. 설혁은 효민이 반지를 씹어먹어 버리자 허탈해서 웃기만 했다.
‘ 아! 효민이가 다이아몬드도 씹어 먹을 수 있는 B급 헌터란 사실을 깜박했어. 다행히 효민이가 B급이라 이가 안 부서진 걸 감사해야 하나! ’ 이렇게 생각을 하려 했지만 허탈해 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흐흐흐흐. ”
“ 동글아! 왜 웃어? ”
입가에 아이스크림을 묻히고 태연히 묻는 효민이었다. 설혁은 그런 효민의 입술을 엄지로 싹 닦아주며 말했다.
“ 아니 네 먹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
“ 응, 네 말대로 여기 아이스크림 진짜 맛있다. 아몬드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씹히는 맛이 일품이네. ”
효민의 말을 들은 조안나가 한마디 했다.
“ 응? 난 씹히는 게 없는데. ”
“ 네 거랑 내 거랑 다른 아이스크림인가 보지. ”
효민의 말을 들은 설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여기서 ‘ 네가 반지를 씹어 먹었어! ’ 따위의 멍청한 대사를 할 정도로 설혁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런 말을 해봤자 효민이만 속상해하지 않겠는가. ‘
“ 맞아. 효민이 것은 특별히 먹는 금을 넣은 스페셜 아이스크림이야. ”
“ 그렇구나! ”
이렇게 설혁의 프러포즈는 효민의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끝이 나고 말았다. ’ 앞으로 효민이가 먹는 거에는 반지 같은 것은 넣지 말아야 하겠네! ‘ 설혁은 100억짜리 지식을 습득했다.
반지를 효민이가 씹어먹어 버려서 프러포즈에 실패한 설혁은 다른 프러포즈를 준비했다. ’ 그래 남들 다하는 프러포즈가 제일 좋은 프러포즈야. ‘ 설혁은 다시 반지를 사고 스케치북에 글을 썼다.
설혁은 아름다운 문구가 써진 스케치북을 한 장, 한 장 넘겨서 효민이에게 보여줄 계획이었다. 보여줄 타이밍은 사냥이 끝나고 나서 캠핑카로 돌아왔을 때, 지치고 힘이 든 그 순간 감성을 폭발시킬 예정이었다.
그래서 A-1 게이트를 신청했다. 얼음공주팀의 등급이 F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냥허가는 떨어졌다.
다들 얼음공주팀이 A급 게이트를 공략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동글아! 우리 F급 게이트에 식도락 여행 다니기로 한 것 아니었어? 갑자기 웬 A급 게이트? ”
“ 응? 그게 식도락도 좋지만, 우리에게는 강한 능력이 있는데 인류에 도움이 되어야지. A급 게이트를 몇 개라도 줄여서 인류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이 들어서. ”
“ 음? 뭔가 동글이 답지 않은 말이지만 알았어. ”
효민과 설혁과 조안나는 A급 게이트에 들어갔다. 조안나는 F급 히어로지만 A급 게이트에 들어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효민과 설혁이 A-2 게이트에서 활약하는 영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셋은 캠핑카를 타고 A급 게이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A급 게이트에 들어간 설혁은 눈물을 흘렸다.
“ 어머, 설원도 보았고 사막도 보았지만, 게이트에서 비가 내리는 것은 처음 보네. 내 번개탄이 최고의 위력을 보일 수 있겠다. ”
비를 보고 효민은 방실방실 웃었다. 그런 효민을 보며 설혁이 조안나에게 말했다.
“ 차에서 나오지 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효민의 번개가 한 가닥이라도 이 근처로 떨어진다면 차 안에 있는 것이 훨씬 안전하니까. ”
“ 네! 오빠. ”
조안나에게 주의를 준 설혁은 우울한 목소리로 효민에게 말했다.
“ 효민아! ”
“ 응? ”
“ 나가자. ”
“ 응. 근데 네 목소리가 왜 그래? 힘이 쫙 빠졌는데? ”
“ 아니야. 너랑 빗속에서 키스할 생각에 흥분해서 그래. ”
“ 호호, 낭만적이다. ”
설혁과 효민은 폭우 속에서 부둥켜안고 한 손을 하늘로 뻗었다. 엄청난 번개가 폭우 속에서 번쩍거렸다. 비와 효민의 번개탄은 짝짜꿍이 맞았다. 게이트 안에 있던 A급 괴수 자이언트 혼은 가장 강력한 무기임과 동시에 약점인 뿔에 번개가 집중되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결국 죽어버렸다.
설혁과 효민이 젖은 몸으로 키스를 하는 사이 게이트가 그 둘을 뱉어 내었다.
“ 헐, 키스만 했을 뿐인데 게이트가 정리되었네. ”
“ 언니 오빠 괴물. 4시간 동안 키스를 하다니. ”
설혁과 효민 주변에는 엄청난 양의 괴수 사체가 쌓여있었고 미리 준비되어 있던 사람들은 중장비로 괴수 사체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복을 입은 남자가 효민과 설혁에게 다가왔다.
“ 미 국방성에서 나왔습니다. ”
그가 손을 내밀자 설혁이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 무슨 일이죠? ”
“ 원래, 게이트를 정리할 때는 히어로를 도와주는 군인을 파견하고 국방성에서 60%를 가져가는데. ”
그가 끝말을 흐리자 설혁이 물었다.
“ 아! 수수료로 60%를 떼어 가겠다고요? ”
설혁의 말에 그 남자가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쳤다.
“ 그건 아닙니다. 군인도 파견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받겠습니까? 수수료는 일본에서처럼 5%만 내시면 됩니다. 만약 군대를 동원하신다면 그때는 60%를 받겠지만 말입니다. ”
“ 군대를 부를 일은 없을 것 같군요. ”
“ 그래서 5%로 책정했습니다. 원래는 무료로 해 드리고 싶지만, 괴수 사체를 나르고 보관하고 판매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라서요. ”
남자의 말을 들은 설혁이 씩 웃었다.
“ 힘든 일을 하는데 보상이 없으면 좀 그렇겠죠? C급 이하의 괴수 사체는 관심 없으니 마정석값만 쳐주세요. 물론 B급 이상의 괴수 사체는 제값을 다 받을 겁니다. ”
설혁의 말을 들은 남자가 환하게 웃었다.
“ 뭐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저를 불러 주세요.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
남자의 말을 들은 설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 물 없는 게이트를 좀 찾아줘요. ”
설혁의 말을 들은 남자는 바로 행동을 개시했다. 어딘가에 전화를 막 돌리더니 설혁에게 한 게이트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었다.
“ B-1 캐터스 게이트입니다. 사막지형이죠. 물이라고는 전혀 없습니다. ”
“ 오! 맘에 드는군요. 감사합니다. ”
남자와 말을 마친 설혁이 효민에게 말했다.
“ 효민아! 일단 차에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내일은 이 게이트에 가자. ”
설혁이 내미는 게이트 정보를 보더니 효민이 설혁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 동글아! 진심이야? ”
“ 응? 뭐가? ”
“ 이 게이트 들어가는 거. ”
“ 응. ”
설혁의 대답을 들은 효민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입을 열었다.
“ 선인장 괴수잖아! 온몸에 촉수가 달린 녀석. 진짜 이런 녀석을 내가 상대하길 원하는 거야? 고작 B-1 게이트에서 번개탄을 쓰기도 뭐하고. ”
“ 미안. 잘못 알았다. 다른데 알아볼게. ”
“ 응. 네가 실수한 지 알았어. 그럼 샤워하고 올게. ”
효민은 설혁의 뺨에 뽀뽀하고 캠핑카로 들어갔다. 그런 효민을 보며 설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 하! 거참 프러포즈하기 힘드네. ”
설혁은 한숨을 내쉬다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 헉, 캠핑카 샤워실을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스케치북을 거기에 숨겼네. ”
설혁은 캠핑카로 뛰어갔지만 효민이 문을 잠근 뒤였다. 10분 후 효민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는데 효민의 손에는 푹 젖은 스케치북이 들려 있었다.
“ 동글아! 혹시 이거 네 거니? ”
“ 헉. 혹시 내용물 봤어? ”
“ 아니? ”
효민은 설혁에게 스케치북을 건네주었다. 설혁은 조심스레 스케치북을 펼쳤다. 물에 젖어 글도 다 번져 있고 쓸 수 없게 되었다. 그걸 본 설혁이 한숨을 푹 쉬는데 효민이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태연하게 설혁을 불렀다.
“ 동글아! ”
“ 응. ”
설혁이 우울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효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우리 결혼하자. ”
“ 응······. 뭐라고? ”
힘없이 대답하던 설혁은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그런 설혁을 보며 효민이 씩 웃었다.
“ 나에게 프러포즈하려는 것 아니었어? 사실 스케치북 다 봤어! 우리 결혼하자. 유치원 때는 네가 나에게 프러포즈해줬으니 이번에는 내가 할게. ”
효민의 말을 들은 설혁은 효민을 안고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 효민아! 사랑해! ”
“ 나도. ”
그런 둘을 보며 조안나만 미소를 지으며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 보기 좋네! 근데 나도 저기 끼어서 사랑받고 싶어! 3잔의 커피 중 한 잔만 날 줘도 만족할 수 있는데. ‘ 어리다 보니 커피 맛을 모르는 조안나였다.
그런데 효민과 설혁은 커피 중독자였다. 파인애플 커피의 중독성은 마약보다 강했다.
“ 효민아! 호텔에 가서 한잔? ”
“ 그전에 반지부터 사줄게. ”
“ 효민아! 네가 사는 거야? ”
“ 응. 네 것만 사면 돼. 난 네가 준 반지가 있으니까. ”
효민의 말을 들은 설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뭐? 전에 산 커플링? ”
“ 아니, 네가 나에게 최초로 준 반지. 지금까지는 잃어버릴까봐 우리 집 냉장고의 냉동실에 사탕목걸이와 같이 넣어놨는데 이젠 B급이 되었으니 끼고 다녀도 될 것 같아! ”
설혁은 무슨 반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냉동실에 반지가 들어 있다는 말에 딱 떠오른 생각을 입에 담았다.
“ 너희 어머니가 버리지 않았을까? ”
“ 아니. 내가 집에 있을 때는 매일 확인하고 엄마에게 절대 버리면 안 된다고 이야기 했으니 엄마가 버릴 일은 절대 없어! ”
효민의 말을 들은 설혁은 ’ 내가 무슨 반지를 선물했더라? ‘ 생각하다 자신이 선물했던 반지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설마 그 동전 간 것을 결혼반지로 쓰겠다고? ”
“ 응! 네가 선물해준 첫 반지라는 의미가 있는 반지니까. 솔직히 금이나 다이아몬드는 언제든지 살 수 있는 거잖아! ”
효민의 말을 들은 설혁은 감격해서 효민을 꽉 끌어안았다.
“ 효민아! 나 감격했어. 근데 사탕목걸이를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건 좀 으스스하다. 우리 효민이 혹시 미저리? ”
“ 죽을래? ”
설혁은 화를 내는 효민에게 키스를 했다. 그리고 키스를 마친 뒤 효민에게 말을 했다.
“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 ”
“ 사탕으로 내 마음을 사놓고 무슨 소릴 하는거야! ”
둘은 잠시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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