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y Back Part-X
그렇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가까이에서 시체가 시커멓게 변해 썩은 물을 흘려도 태연하게 술과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애석한 마음도 잠시 피터는 오래지 않아서 시체 썩은 냄새가 강하게 밀려 오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 면으로 수십 대의 마차에 실려 겨우 인간 형상을 유지한 다 썩은 고깃덩이들이 실려 나오고 있었다. 다 썩어 문드러져 팔다리가 떨어진 것도 있고 내장이 터졌는지 마구 섞어 담아 놓은 것도 많았다.
온갖 썩은 고깃덩이들이 실려 나가면서 길바닥에 검은 액체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뒤를 이어서 마차에 실려 그 숫자를 알기 어려운 썩은 물이 잔뜩 배어 있는 말뚝들이 실려 나오고 있었다.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말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피터를 비롯해서 용병들 중에서 말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구역질나는 길가를 벗어난 피터는 일단 용병들과 함께 자택으로 돌아왔다.
자택 앞에서 피터는 이제까지 함께 한 자들에게 감사했다. 약속한 잔금보다 더 얹어서 금액을 지불하고 길잡이에게도 약간의 수고비를 더해서 준 후 여기까지 대여한 조랑말을 돌려 줬다.
용병과 길잡이들 모두 감사한 후 흩어져 각자 갈 길을 갔고 피터는 얼마되지 않은 자신의 짐을 들고 자택 앞에 섰다. 문을 열기 위해서 준비를 하는 순간 갑자기 자택 출입문 옆으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쪽문이 열렸다.
“응?”
“시끄럽다고 했더니. 피트? 피트야!”
“테사!!”
“어서들어와 피트!!”
놀라는 것도 잠시 테사가 고개를 내밀면서 다른 표정 없이 손짓으로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피터가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들어서니 테사는 치아가 드러날 정도로 웃으며 바라보았다.
“집에 있었어?”
“집에 있어야지. 내가 어디 가겠어?”
“아, 그렇지.”
“어서와. 피트!”
그러고 보면 처음으로 자택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아내였기 때문에 피터는 은근히 당황했다. 테사는 입을 크게 벌린 채로 피터를 위 아래로 바라보더니 갑자기 양팔을 크게 벌린 후 다가와 포옹을 했다.
테사의 부드러운 냄새가 너무나도 반갑고 행복했다. 그렇지만 이내 오랜 여정의 냄새가 지독하다는 것을 깨달은 피터는 매우 정직한 다리 사이의 그것과는 다르게 잠깐 떨어지도록 테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테사, 나 지금 냄새가 몹시 심한데 괜찮겠어? 옷에 냄새가 배어들 꺼야.”
“괜찮아. 그리고 금방 씻으면 될 꺼야.”
“그렇게 하자고. 나도 짐 내려놓고 물을 데울 준비를 할게. 힘쓰는 일은 내게 맡겨. 괜히 무거운 것 들다가 허리 아프지 않고 말이지.”
“좋아. 얼른 씻을 준비 하고 저녁 만들어 줄께.”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하인이나 노예들이 여러 준비를 하지만 테사는 아래 사람들을 두지 않으니 모든 일을 직접 했다. 피터도 짐을 내려놓고 무기를 풀어 놓은 후 창고로 들어가 저장된 물을 꺼내 화덕에 솥을 걸어 놓았다.
조금씩 솥에 물을 채우고 서서히 데워지는 동안 피터는 많은 시체들이 끝도 없이 밖으로 나가고 있음을 걱정했다.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왕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테사는 대강 자신이 아는 일을 설명했다.
크리스 백작을 지지하고 있던 귀족들 대부분이 반역 혐의로 숙청되었고 그 과정에서 전투가 벌어지기도 했었다. 다행히 모든 일이 해결되었고 20여명의 귀족들이 반란에 연루되어 참수되었고 재산이 몰수되었다.
“한 4백 명인가? 5백 명인가 죽어 전시되었어. 다 썩어 버려서 이제 곧 치워 버릴 것이라고 했어.”
“아, 그 시체들을 치워내는 것은 오다가 보았어.”
“도시 전체가 시체를 파먹은 파리들로 가득 차 있었어. 그래도 피트가 오니 파리떼가 어딘가 가 버린 것처럼 사라져 버렸네? 마치 행운을 가져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 파리떼 때문에 몹시 끔찍했거든.”
“그나마 다행이군. 그나저나 물이 좀 따뜻해 졌군. 물통에 옮겨 담도록 할께.”
어차피 날이 따뜻한 상황이기 때문에 차가운 기운이 사라진 솥의 물을 큼직한 나무통에 옮겨 담았다. 적당히 물이 채워지니 피터는 직접 의복을 벗었고 테사는 수건 몇 개와 면도칼 그리고 비누와 오일을 가져왔다.
몸을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낸 피터는 먼저 오일을 온 몸에 바르고 날이 무딘 둥근 칼로 모두 긁어냈다. 몸에 붙은 벼룩이나 이를 걷어낸 후 비누로 몸을 바르고 마지막으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그런 뒤 면도를 했는데 먼저 겨드랑이와 턱수염을 말끔하게 깎았다. 마지막으로 테사는 피터의 그것 주변에 비누를 칠하고 면도를 해줬다. 테사의 손길에 처음부터 고개를 들고 있던 그것이 더욱 커지고 힘이 잔뜩 들어가 단단해 졌다.
테사는 조심해서 주변을 깨끗이 면도했고 물에 적신 수건으로 여러 번 비누를 닦아내고 나중에 잘 건조된 수건으로 깔끔하게 씻어냈다. 테사는 여전히 잔뜩 고개를 들고 있는 그것을 보며 끝에 살짝 키스를 했다.
피터가 입을 벌리면서 짧게 탄성을 지르니 테사는 위를 한번 올려 본 후 잠깐 주저하기는 했지만 곧 입술과 혀로 그것을 따뜻하고 축축하게 해 줬다. 두 번 머리를 움직인 테사는 고개를 들며 여전히 면도칼을 손에 쥔 채로 물었다.
“이놈은 언제나 그렇듯 정직하네.”
“몸을 씻었으니 무엇을 먹기 전에 먼저 즐겼으면 좋겠어.”
“나도 바라던 일이야. 하지만 그전에 피트가 반드시 대답을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뭐든지 물어봐.”
테사는 피터가 크리스 백작의 여자 노예 중에서 10명을 골라 워터빌로 보낸 일을 꺼냈다.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저들을 해방시켜 각자의 길을 가게 하거나 아니면 다시 팔아 버리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잘 대답해! 나 손에 칼 들고 있거든!!!”
“어디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라서 워터빌로 데려가서 각자 남편을 찾아 줄 생각이야. 다른 생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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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네요...ㅠ.ㅠ;
Next-96
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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