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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님의 서재입니다.

피와 진흙의 요람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6號Tiger
작품등록일 :
2021.08.04 10:21
최근연재일 :
2023.01.22 14:59
연재수 :
5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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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119
추천수 :
7,090
글자수 :
1,813,967

작성
21.09.01 21:24
조회
6,070
추천
77
글자
8쪽

The Way Back Part-I

DUMMY

가을 지나간 세상 고개를 들면 언제나 어두운 실내를 비추는 작은 손바닥만한 창문이 있다. 그 너머로 구름이 겨우 보이는 곳을 나서면 큰 도시에나 나가 볼 수 있는 시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 있다.

프로스타 대륙의 저 서쪽 그곳에서도 북쪽 끝자락에 있는 잭슨빌이라는 곳이다. 이곳이 어째서 잭슨빌이라고 불리는지 그 유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 당연하게 자신들의 마을을 잭슨빌로 불렀다.

어쩌다 찾아오는 외지인들도 이곳을 같은 이름으로 알고 있었다. 아니 어째서 이런곳에 마을이 있는지 누군가 살고 있는지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그냥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잭슨빌은 깊고 싶은 숲속 한 가운데 지금은 녹음으로 장식되지 않고 일찍부터 차가운 바람이 세상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버리는 곳이다. 출신 모를 새가 얼른 스쳐 지나가며 그다지 부유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곳을 내려 본다.

그렇지만 잭슨빌은 모든 곳에 바람이 고함을 지르고 빗물이 그 사이로 들이쳐 폐부로 스며들 정도로 누추하고 초라한 곳은 아니다. 주택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침엽수를 잘라와 다듬어 만든 것이고 지붕도 목재를 이용해서 씌웠다.

벽돌 쓰인 곳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바로 주방을 겸한 난로와 굴뚝이다. 기와도 있기는 한데 지붕과 연통이 닿는 부분뿐이다. 이곳은 기와로 덮어 혹시 불이 지붕으로 옮겨 붙는 것을 막아 준다.

보통 이렇게 멀고 차갑고 외진 곳에 사는 사람들은 늘 불행하고 굶주리며 평생 부유함은 한줌도 구경도 해보지 못한 채로 살 것 같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적어도 자신들이 적어도 굶는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울창한 숲은 언제나 사냥감이 넘쳐나고 있고 짐승 가죽은 쓰임새가 매우 많다. 여기에 피터(Peter), 보통 사람들은 피트(Pete)라고 부르는 한 소년이 있다. 이번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와서 다시 따뜻한 봄이 되면 15살이 된다.

생일이 지나야 완전한 15살이 되지만 귀족도 아닌 평민들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냥 봄이 되면 나이에 한 살을 더할 뿐이다. 어쨌든 올해 14살의 소년은 이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일이 끝난 뒤에 하기로 했다.

지금은 자신의 형 조나단(Jonatan), 아버지 웨이드(Wade)와 함께 사냥에 나서야 한다. 피터는 오랫동안 자신이 사용하던 한손 도끼와 함께 돌팔매를 챙기고 형인 조나단은 사냥활과 사냥용 유성추((流星錐, Meteor Hammer)를 준비했다.

유성추는 다들 알고 있지만 다시 설명하면 줄 한쪽 혹은 양쪽에 각각 쇠나 구리로 보통 공모양이지만 물방울이나 다양한 형태의 추를 달아 적을 공격하는 무기다. 다루기 좀 어렵지만 사냥감을 상처 없이 붙잡는데 매우 중요했다.

팔아야 하는 가죽이 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세 사람 중에서 보통 편하게 조니(Jonnie)라고 부르는 조나단은 유성추로 무엇인가를 너무나도 잘 맞췄다.

조나단은 올해 19살로 지난해 결혼해서 얼마전에 태어난 아들 즉 피터에게는 조카를 두고 있었다. 아내가 생기고 자식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조나단은 더욱 열심히 사냥을 하는데 열심히였다.

피터가 돌팔매로 쓸 돌들을 챙기는 사이 아버지 웨이드는 창을 손에 들었다. 군용으로 쓰이는 창처럼 직선으로 곧게 다듬고 생선 기름을 먹여 쇠붙이처럼 단단한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목재를 다듬고 건조해 만든 것이다.

심하게 무엇인가를 후려치면 쉽게 부러질 수 있고 나무의 휘어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버리는 가죽들을 창대에 감아서 보강하고 있고 이것들로 자기를 지키고 사냥에 사용했다.

어쨌든 간에 지금 중요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목재 방어벽으로 보호되는 마을 입구에서 멀지 않은 작은 무덤 앞에 섰다. 세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비석을 겸하고 있지만 아무런 글귀도 없는 작고 평평한 돌 앞에 섰다.

각자의 표정으로 그 무덤의 주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천천히 걸어서 숲으로 향했다. 각자 최소한의 식량과 염소 다리를 가공한 물주머니, 부싯돌과 각자 사용하는 다용도칼만 소지했다.

잭슨빌 주변은 시야가 보이는 범위 전체가 경작지와 목초지인데 지금 수확을 끝난 시점이라서 현재는 경작지에 가축을 방목하고 있다. 한참을 걸어 경작지와 방목지를 지난 세 사람은 천천히 숲으로 들어갔다.

숲 입구에서 자루 긴 도끼를 들고 주변을 서성이고 있던 톰 아저씨와 만났다. 톰 아저씨는 무사히 돌아오라면서 이번에 노스콜튼 산맥의 옛길로 갈 사람을 정할 것 같다며 그 전에 돌아올 것을 당부했다.

피터에게는 둘을 따라 다니며 잘 배우라고 하면서 조나단에게 갓난아이를 위해 자신의 아내가 따뜻한 겨울옷을 지어 줄 것임을 알렸다. 다만 아무런 대가도 없는 것은 아니고 토끼 다섯 마리만 잡아다 줄 것을 부탁했다. 조나단은 승낙했고 셋은 숲으로 들어섰다.



마치 바늘을 세운 듯 끝도 없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올리고 있는 침엽수 사이로 부는 바람은 얼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삶을 위해 이 숲속으로 들어서야 하는 세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추위가 아니라 사냥감의 흔적들이다.

잭슨빌의 촌장이자 향사(鄕士)인 토마스 바(Thomas Bar) 나리가 소유한 사냥개를 끌고 나왔다면 추격이 훨씬 쉬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개를 빌리기 위해서 바 나리에게 값을 치러야 하는 것이 아깝기도 했다. 조나단이 웨이드에게 잠깐 탄식했다.

“아버지와 바 나리는 커튼 도시까지 가서 함께 싸운 전우가 아닌가요? 사냥개 정도는 그냥 빌려 줄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것도 오래전 일이다. 10년 전 일이야. 그리고 그때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전쟁에 나갔다. 내가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어.”

“그럼 전쟁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아버지는 커튼 도시까지 갔는데 그곳은 어떤 곳이에요?”

“피트~ 전쟁 이야기는 그다지 즐겁고 숭고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다 오래전 일이야.”

아버지 웨이드는 그다지 전쟁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터는 저 멀리 있는 세상까지 가서 큰 전쟁에 참가해 본 웨이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피터는 특히 이곳까지 유명한 이름을 꺼냈다.

“누구죠? 조프리 왕하고, 에드워드 프리스터 백작 같은 사람들 말이죠. 그 사람들을 직접 보았나요?”

“보았지. 직접 말이야. 조프리 왕하고 에드워드 백작도 말이야. 그리고 그들이 저지른 일을 똑똑히 보았다.”

“어떤가요? 동부 기병대는 그렇게 대단한가요?”

“말이 너무 많구나. 피트, 지금은 입을 바쁘게 움직일 것이 아니라 조니처럼 사냥감의 발자국을 찾아보고 쫓아가야지.”

웨이드는 피터의 뒤통수를 살짝 툭 치면서 서두를 것을 재촉했다. 피터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웨이드에게 배운 대로 숲 바닥에 남은 흔적들을 확인하고 뒤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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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실종 시대의 뒤를 이은 차기작 피와 진흙의 요람을 연재 시작합니다.


이번도 마무리까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Next-02


모든 독자분들 이제 가을이네요. 건강과 코로나 조심하시구요.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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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후기입니다. 모든 독자분들 감사합니다. +8 23.01.22 343 20 3쪽
499 The Way Back Part-X +8 23.01.20 263 14 14쪽
498 The Way Back Part-X +2 23.01.19 156 7 6쪽
497 The Way Back Part-X 23.01.18 152 5 7쪽
496 The Way Back Part-X +1 23.01.17 159 5 9쪽
495 The Way Back Part-X +1 23.01.16 144 5 7쪽
494 The Way Back Part-X 23.01.15 145 4 5쪽
493 The Way Back Part-X 23.01.14 149 8 6쪽
492 The Way Back Part-X 23.01.13 147 3 6쪽
491 The Way Back Part-X +1 23.01.12 153 7 6쪽
490 The Way Back Part-X 23.01.11 152 7 7쪽
489 The Way Back Part-X 23.01.10 172 5 5쪽
488 The Way Back Part-X 23.01.09 149 4 7쪽
487 The Way Back Part-X 23.01.08 147 5 6쪽
486 The Way Back Part-X 23.01.07 149 5 6쪽
485 The Way Back Part-X 23.01.06 158 6 8쪽
484 The Way Back Part-X 23.01.05 146 4 6쪽
483 The Way Back Part-X +1 23.01.04 148 6 7쪽
482 The Way Back Part-X 23.01.03 142 4 8쪽
481 The Way Back Part-X +1 23.01.02 168 6 6쪽
480 The Way Back Part-X 22.12.31 154 5 8쪽
479 The Way Back Part-X +2 22.12.30 160 7 8쪽
478 The Way Back Part-X 22.12.29 177 5 6쪽
477 The Way Back Part-X +1 22.12.28 158 5 7쪽
476 The Way Back Part-X 22.12.27 142 4 6쪽
475 The Way Back Part-X 22.12.26 172 6 6쪽
474 The Way Back Part-X 22.12.25 158 6 6쪽
473 The Way Back Part-X 22.12.24 173 6 5쪽
472 The Way Back Part-X 22.12.24 142 5 7쪽
471 The Way Back Part-X +1 22.12.22 153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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