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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님의 서재입니다.

마도 명가의 소드 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수려한.
작품등록일 :
2021.05.12 10:41
최근연재일 :
2021.07.24 14:00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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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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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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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론 그리고 비앙카

DUMMY

열댓 명의 사람이 무대 위에서 각자 다른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 등의 현악기와 플루트, 오보에, 색소폰 등의 관악기로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웅장하게 하는 음색을 노래한다.


멜로디와 반주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완벽한 연주.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어진 합주곡이 끝나자 드문드문 떨어진 좌석에서 간간이 박수 소리가 들려온다.


무대에 막이 내리고, 사람들의 이목이 닿기 쉽지 않은 구석진 자리에서 카론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


“괜찮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훌륭하군요. 카론 왕자님께서 예술 쪽에도 관심이 많으신 줄은 몰랐습니다. 그날, 방문해 주신다면 꼭 성국의 유명한 음유시인 분들께 부탁드려 이에 뒤지지 않는 공연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기대하겠습니다.”


‘신성일이라···.’


샹들리에에 박힌 화려한 보석이 영속광 마법이 각인된 마석의 빛을 반사하고, 부서져 내리는 빛들은 어두운 홀 내부를 은은하게 비춘다.


거장의 조각상과 명화 같은 값을 매기기 어려운 사치품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대리석 바닥은 마치 거울처럼 매끈하다.


이곳은 마도 왕국 프랑델의 수도 블라슘에서도 고위 귀족들에게만 그 입장이 허락된 종합 예술관, ‘영혼의 꽃’.


그라고스 성국에서 카론에게 초대장을 건네고자 찾아온 사절은 주위를 둘러본 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본국에서 사절단을 꾸리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환영을 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깨어나지 못했을 때, 교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어찌 환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서대륙, 특히 마도 왕국에서는 저희 성신교에 대한 믿음의 빛이 미약하니 어쩔 수 없지요.”


마법 공학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마도 왕국 프랑델.


여느 마법사들이 그렇듯, 고위 귀족부터 왕족까지 모두가 뛰어난 마법사인 마도 왕국은 성국과는 가끔씩 교류할 뿐, 서로 데면데면한 사이였다.


카론이 만약 마나 간섭 현상에 들지 않았더라면 그 역시도 성국과 따로 접점이 생길 일이 없었을 터.


“본국은 원체 폐쇄적인지라···. 알보르스 님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론의 미소가 짙어졌다.


수단 위에 어깨 망토를 걸쳐 입은 알보르스 역시 마주 미소 지었다.


“초대에 응해주신 것만으로도 족합니다. ······답을 들었으니 복귀할 때는 발걸음이 매우 가볍겠군요. 이게 다 편의를 봐주신 덕입니다.”


“멀리서 오신 손님인데 당연합니다. 하지만 사정상 배웅을 해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를 말입니까. 주신의 가호가 왕자님 곁에 항상 함께하시길.”


성국의 사절단이라 하나, 그 방문은 매우 은밀하게 이루어졌다.


마도 왕국에 대한 성신교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뿐더러 마나 간섭 현상과 관련한 사람들의 정보 자체가 특수하게 다루어지기에 성국에서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인 것이다.


지금의 만남도 용병 길드를 거쳐 관계자들에게만 사전 통보된 만남이었다.


‘어머니는 이들과 엮이는 것을 꺼리셨지···.’


장차 왕좌를 두고 경쟁해야 할 다른 후계자들에게 꼬투리라도 잡힐만한 행동은 지양하라는 어머니의 말.


‘물밑 정쟁, 후계자 다툼.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이야···.’


······어차피 공백의 5년은 절대 짧지 않다.


사티아에서 돌아온 카론은 그녀를 안심시킬 수 있는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했으나, 실제로 왕성 내부에서 일어나는 파벌 싸움에서 카론을 지지했던 마법사들은 이미 다른 왕자들의 회유에 노선을 바꾼 지 오래다.


솔직한 말로 지금과 같은 구도에서 카론이 다른 왕자를 제치고 재차 입지를 굳히기엔 늦었다고 할 수 있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보려면.


어머니의 말마따나 중앙 정계에서 한자리를 꿰차고 있고, 마도 왕가에 줄을 대길 원하는 고위 귀족 가문의 영애와 약혼식을 올린 후, 그 가문의 힘이라도 등에 업어야 한다.


아니면 자신을 제외한 후계자들 전부를 무릎 꿇릴 수 있을 만큼의 마법을 보여주든가.


‘······그건 쉽지 않다.’


카론이 마법이라는 학문에 있어서 독보적인 재능을 지녔던 것은 맞으나, 다른 왕자들 역시 쟁쟁한 스승을 두고 걸음마를 뗄 때부터 마도에 들어선 천재들이다.


마나 간섭 현상으로 잠에 든 5년간 카론이 위협했던 그들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이를 갈며 마법을 수련했다고 한다.


심지어 든든한 외가를 둔 왕자들은 사티아에 입학하지 않고 마탑과 학회 소속의 저명한 마법사에게 직접 사사하며 왕국 외적으로도 인맥이 널리 닿아있었으니.


참으로 불공평한 경쟁이다.


문제는 그 치열한 다툼에 발을 들이밀기는 썩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피를 타고난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이라지만···.


······그저 자신은 마도의 끝을 보고 싶은데. 왕위를 두고 다투는 골육상잔 따위가 아니라.


하아.


카론이 한숨을 내쉬었다.


성국에서 온 사절도 돌아갔으니, 더는 표정을 꾸며낼 필요가 없기에.


“카론 님. 모시겠습니다.”


“······.”


‘영혼의 꽃’에서 나온 카론에게 곧장 수행원이 붙는다.


로브로 감싸고 있는 몸 안쪽은 낮은 위력의 마법을 아예 무효화할 수 있는 각인이 새겨진 이너로 보호받고 있다.


절도 있는 동작부터 갖춰 입은 장비까지. 잘 훈련받은 전투 마법사였다.


어머니가 붙여놓은 수족이자 경호였다. 그가 밖에서 누굴 만났는지, 어디서 만났는지 전부 보고가 될 것이다.


이번 초대에 응한 자신에게 싫은 소리를 하시겠지만, 괜찮다.


모친은 카론의 재능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었으므로 결국 그가 어떠한 행보를 취하든 통제할 수 없을 터였다.


잘 정비된 가도에 준비된 마차로 향하는 카론에게 수행원이 말을 건넨다.


“따로 들르실 곳이 없다면 곧장 왕성으로···.”


“잠깐.”


모두가 바삐 움직이는 인파 속에서 카론의 시선을 잡아끄는 금발의 소녀.


높이 올려 한데 묶은 머리는 그녀의 걸음걸이에 맞춰 꼬리를 살랑인다. 그 보폭에는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성장이 끝나지 않은 앳된 얼굴은 소녀만의 싱그러운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다.


자신에게도 익숙한 검은색의 망토는 어깨 위에서 위풍당당하게 흩날리고 있었다.


‘비앙카?’


“······카론 님?”


“먼저 들어가. 난 나중에 따로 갈 테니.”


“하지만···.”


“자네가 나중에 섬겨야 할 진정한 주군이 누구인지 잘 생각해서 판단하도록. 나는 명령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반기지 않아.”


카론이 낮은 어조로 마나를 담아서 경고한다.


수행원의 몸이 흠칫 떨린다.


카론은 고귀한 마도 왕가의 핏줄을 이은 자.


왕국 내에서 마도 왕실의 후계자에게 항명할 수는 없다. 서열이 낮은 카론이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카론을 수행하라고 지시한 것은 그의 어머니였으나 정작 카론은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 이상 주제넘었다간···.’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만만히 봐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황급히 고개를 숙인다.


“어머니께는 내가 따로 잘 말씀드릴 터이니, 먼저 복귀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수행원을 시린 눈으로 내려다본 카론은 곧 누군가를 찾는다.


고개를 숙인 남자의 귀로 송곳같이 날카로운 경고가 다시 한번 날아온다.


-난 누군가 내 뒤를 밟는 행동을 싫어한다. 어렸을 때 지긋지긋하게 경험했거든. 만약 내 뒤를 허락 없이 쫓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적으로 간주하겠다. ······자네라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겠지?


주변의 마나가 짜르르 울린다. 피부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식은땀이 등 뒤로 흘러내린다.


······감히 그 말에 거역할 수 없다.


움직이지 않는 수행원을 두고 카론은 인파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곳은 블라슘.


카론이 눈여겨본 사람을 결코 놓칠 수 없는 장소다.


그의 발걸음은 어딘지 모르게 가벼워 보였다.


*


[베르네]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식당의 입구에 서서 비앙카가 멋들어진 간판을 올려다본다.


서대륙의 마도 왕국, 그 수도인 블라슘에서도 인기 있는 닭튀김 전문점 ‘베르네’.


에센에서의 기억이 감성을 자극해 블라슘에 있다는 베르네를 홀리듯이 찾아왔다.


‘마지막으로 먹었던 때가···. 시험 전에 시내에 나가 기숙사로 내가 포장해왔을 때였지.’


애완식물 프렐리가 시들어서 상심한 유리를 위로하고자 사 온 베르네.


분명 맛은 있었던 것 같은데···. 왜인지 끝 맛은 굉장히 씁쓸했다.


하지만 블라슘에 세워진 베르네는 다른 대륙,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 있는 베르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가게다.


독창적인 레시피로 고급 식재료가 아닌, 저렴한 식재료인 닭을 이용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닭튀김을 개발한 베르네의 본점이다.


그렇다면 맛도 에센에서보다 더 뛰어나지 않을까.


‘······그때보다는 더 맛있을 거야.’


같이 먹을 사람은···.


에센에서는 있었지만, 블라슘에서는 없다.


스페셜 모둠 세트를 포장해간다 한들 숨이 턱턱 막히는 본가에서 누구와 함께 먹는단 말인가.


‘아니다. 그냥···.’


자신이 오자마자 성적부터 물어보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는 고작 사티아에 입학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비앙카의 미래를 위한다는 핑계로 여러 가문과 혼담을 주선하려 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다는 말처럼, 비앙카의 가치가 높을 때 최대한 뽑아 먹고자 하는 움직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녀 개인의 의사 따위, 반영되지 않는다.


남존여비가 팽배한 지금의 시대에서 아무리 가문을 이끌어갈 재능이라 평가받는 비앙카라 해도 가주인 아버지의 뜻에 거역하기는 힘들다.


만약 비앙카가 그저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면 진즉에 어린 신부에게 가장 후한 값을 치러주는 고위 귀족 가문에 팔려 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차라리 독립하고 싶어.”


무의식적으로 속마음이 새어 나온다.


그 말에 지나다니는 일반 시민들이 비앙카를 흘끗 보고는 지나쳐간다.


아무리 마도 왕국의 기재라고 추앙받아도, 왕실 수석 마법사를 스승으로 두고 있어도 비앙카가 걸어가야 할 길은 변하지 않는다.


별 볼 일 없는 가문의 부흥.


비앙카의 재능에 기대어 기생하는 가족이지만, 자신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로서 그녀는 최선을 다할 터였다.


‘······그래.’


펄펄 끓는 기름에 먹기 좋게 발라낸 닭을 튀겨낸 베르네를 그녀의 어머니는 극도로 싫어하겠지.


몸에 좋지 않기도 하고, 서민들이나 먹을 법한 음식이라고 깎아 내리면서.


그렇다면, 굳이 사갈 이유가 있을까.


없겠지.


발을 돌린다.


그 발길을 스승인 루슬렉이 있는 왕성으로 향하려던 순간.


“안녕하세요?”


누군가 인사하는 목소리.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방향을 마주한다.


새카만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가 인상적인 미남자가 자신을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다.


“······저를 아시나요?”


“물론이죠.”


‘잠깐···. 그렇다면···.’


비앙카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어본다.


“방금 한 말···. 들으셨나요?”


“차라리 독립하고 싶다는 아주 훌륭한 포부를 담은 말이요?”


미남자의 말에 비앙카의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비앙카는 마도 왕국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인사다.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더군다나 여기는 블라슘, 마도 왕국의 수도다.


방금 한 말로 자칫하면 구설수에 오르내리게 될 수도 있다.


그녀가 무시해온 마법사의 수만큼 비앙카를 헐뜯고 깎아내리고 싶어 하는 마법사가 지천으로 있었으니.


“죄송하지만, 방금 제가 한 말은 잊어주셨으면 해요.”


“그렇게 못하겠다면요?”


“······.”


자신을 안다면서 저렇게까지 안하무인의 태도로 나오다니.


그제야 비앙카는 찬찬히 남자의 모습을 살핀다.


‘······왜 익숙하지?’


저만큼이나 잘생긴 남자라면 절대 잊을 리가 없다. 주변에 지나다니는 행인들의 외모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준수하게 생겼다.


그리고 입가에서 떠나지 않는 웃음.


그를 직접적으로 안다기보다는···.


어쩐지 익숙한 분위기인 듯한.


“저희가 언제 만난 적이 있던가요?”


“만난 적은 없죠.”


비앙카는 이상한 점을 또 하나 느낄 수 있었다.


저렇게나 눈에 띄는 미남자가 길에 서 있으면 여인들은 지나가면서 한 번 쳐다보기라도 할 터인데, 대부분은 그 남자가 있는지도 모르는 채 제각기 갈 길을 가고 있다.


저 미남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의 인식을 저하하는 마법을 펼치고 있다.


······그 말인즉슨, 미남자 역시도 마법사였다.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별이 공전을 시작한다.


“블라슘에서 허가받지 않은 마법을 함부로 사용하시다가는 감옥에 끌려가게 될 텐데요.”


“저를 아신다더니 얕게 알고 계시는군요. 저는 ‘허가받은’ 마법사라서.”


미남자의 웃음이 더욱 진해졌다.


“제 명성만큼 악명도 높다는 사실도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한 말을 어디 가서 누구에게 악의적으로 퍼트린다고 하지만 않으면 용서해드리겠습니다.”


“잠깐만요.”


“······?”


남자는 주변을 바쁘게 오고 다니는 사람들을 턱짓으로 가리킨다.


비앙카는 어깨를 으쓱했다.


“당연히 평범한 시민분들한테는 어떠한 피해도 미치지 않는, 깔끔한 방법으로 혼내드릴 수 있어요.”


상대도 마법사였으니 먼저 마나의 주도권을 빼앗고, 정신이 번쩍 들도록 라이트닝 한 방만 먹여준다면.


스쳐 지나가듯 내뱉은 말 정도는 잊어주겠지.


“······제 이름도 안 물어보시고 다짜고짜 협박만 하시는 건가요?”


“그쪽이 누군지 몰라도 저를 싫어하는 마법사가 블라슘에는 한가득이라 굳이 궁금해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원한다면 물어봐 드릴까요?”


“네. 후배님.”


비앙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저 호칭이 로벤 선배가 아닌 다른 사람 입에서 나올 줄이야.


“······사티아의 선배님이셨군요. 설마 저에게 마도의 길을 걷는 후배로서의 존중을 바라는 것은 아니시겠죠.”


“그건 아니에요.”


“선배님의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으음···. 론. 론이에요.”


“론···. 어? 선배님 혹시?”


저 미남자의 얼굴은 몰라도 론이라는 이름은 비앙카의 기억에 확실히 남아 있었다.


로벤 선배와의 대화에서 여러 번 언급된 적이 있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로벤 선배와 같은 방을 쓰신다는 그분이신가요?”


“맞아요. 로벤이 기특하게 후배님한테 제 이야기를 했나 보군요.”


“그야···.”


유리가 사티아를 3년 안에 졸업한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을 때, 로벤 선배가 이야기해 주었다.


2년 만에 졸업 조건을 모두 채우고도 모자라 수강한 모든 강의에서 수석을 따낸 괴물 같은 룸메이트가 있다고.


로벤 선배와 같은 특별 입학생이며, 무려 학장인 루드비히에게 직접 추천 받은 마법사.


“그럼 제 소개를 따로 할 필요는 없겠네요! 저도 후배님의 이름은 귀가 따갑도록 들어봤어요. 마도 왕국이 자랑하는 기재이자 이번 신입생 기수에서 수석 입학한 훌륭한 마법사라고. 게다가 그 망토···. 1학기에서도 수석을 따낸 모양이에요.”


특별 입학생의 신분으로 수석을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고 하는 론의 칭찬을 들으니 괜히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강한 호승심이 차오른다.


“론 선배님···도 마도 왕국 출신이신 줄 몰랐어요.”


“아. 로벤에게는 제 출신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거든요.”


“그럼 선배님. 제게 따로 유감이 있는 게 아니라면 아까 한 말은 한 귀로 듣고 흘려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요. 애초에 어디서 아무거나 떠벌리고 다니는 가벼운 성격은 아니에요.”


“그리고···.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마법 대련을 요청해도 될까요?”


“엥? 갑자기···. 마법 대련이요?”


사티아에서 공부로 지치거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생각으로 복잡한 마음이 들 때면 늦게라도 로벤 선배를 찾아가 마법 대련을 요청했었다.


고맙게도 로벤 선배는 한 번의 거절도 한 적이 없었다.


살상 위력이 높은 마법에 제한을 두고 서로의 기량을 뽐내는 그 대련이 끝나면 복잡했던 머릿속은 맑아지고 마법의 응용에 대한 무궁무진한 방법이 떠올라 잡생각이 방해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 로벤 선배가 인정한 이 미남자 역시 지금 있는 잡념을 날려줄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마법 실력을 갖추고 있겠지.


비앙카와 시선이 마주친 론은 난처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꾸며낸 듯한 웃음이 지워지고 처음으로 드러난 그 표정에 비앙카의 눈이 호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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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론 그리고 비앙카 21.07.20 81 0 14쪽
» 론 그리고 비앙카 21.07.17 82 0 16쪽
68 벤델 루이스 21.07.15 86 0 13쪽
67 벤델 루이스 21.07.13 110 0 13쪽
66 벤델 루이스 21.07.12 91 0 12쪽
65 벤델 루이스 21.07.09 93 0 11쪽
64 벤델 루이스 21.07.08 99 0 12쪽
63 벤델 루이스 21.07.06 95 1 12쪽
62 1학기 시험 21.07.05 116 1 15쪽
61 1학기 시험 21.07.04 111 1 13쪽
60 1학기 시험 21.07.03 121 1 15쪽
59 1학기 시험 21.07.02 125 1 14쪽
58 1학기 시험 21.07.01 133 1 15쪽
57 1학기 시험 21.06.30 174 1 15쪽
56 그라고스 성국 21.06.29 160 1 12쪽
55 그라고스 성국 21.06.28 161 0 14쪽
54 그라고스 성국 21.06.27 171 1 12쪽
53 그라고스 성국 21.06.26 182 1 13쪽
52 복귀 21.06.25 200 1 14쪽
51 복귀 21.06.24 211 1 13쪽
50 비극 21.06.23 189 1 14쪽
49 비극 21.06.22 199 2 13쪽
48 비극 21.06.21 198 1 13쪽
47 비극 21.06.20 201 1 13쪽
46 격전 21.06.19 217 1 14쪽
45 격전 21.06.18 222 1 14쪽
44 격전 21.06.17 215 1 12쪽
43 격전 21.06.16 21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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