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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님의 서재입니다.

마도 명가의 소드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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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작품등록일 :
2021.05.12 10:41
최근연재일 :
2021.07.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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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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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그라고스 성국

DUMMY

“이런 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네요.”


델런이 의외라는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서류정리를 하며 방금까지 이야기를 하던 접수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사티아 출신 마법사가 매우 드물기는 해도 로도스에 종종 방문할 때가 있긴 하던데.”


몬스터를 토벌하거나 그 몬스터에게서 귀중한 전리품을 수집하기에는 로도스만 한 거점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많은 용병, 그리고 그 용병들에게 고용된 실력 있는 마법사를 로도스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개중에는 사티아 출신의 엘리트 마법사도 있었다.


비싼 몸값만큼 실력도 확실하기에 용병들은 사티아 출신의 마법사를 굉장히 우대해주는 편이었다.


“나는 그 남자보다 너희들이 여길 온 게 더 놀라운데···.”


델런과 델런의 뒤에서 서로 장난치고 있는 두 사람을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접수원이 말을 이었다.


델런을 포함해서 세 사람 모두가 놀라울 만큼 닮아있다.


흉터나 개인이 가진 소지품으로 서로를 구별해야 할 정도로, 거의 똑 닮은 외모였다.


이들은 용병 업계에서 두고두고 회자할 정도로 전설적인 업적들을 쌓았고, 지금도 쌓아가는 중인 류드 소속의 용병들이었다.


접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델런과 마녀가 쓸법한 챙이 있는 고깔모자를 쓴 딜란, 그리고 여러 파우치가 의복 이곳저곳에 달린, 가장 선정적인 복장을 하고 있는 달린까지.


류드의 트라이던트라는 호칭으로 잘 알려진, 세쌍둥이 용병들이다.


용병단 류드의 거점은 로도스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그녀들 역시 로도스를 거점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주로 중앙 대륙과 인접한 서대륙의 프랑체 왕국이나 동대륙의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그라고스 성국을 거점으로 활동한다.


접수원뿐만 아니라 거의 이쪽 업계에 발을 담고 있는 용병들이라면 이름을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는 그녀들이 로도스에 온 것이 접수원은 더 놀라웠다.


“일단 그날 여기서 소란을 피웠다는 그 어린 모습의 여성, 아리아 프로넌셰스···. 그분은 저희의 단골 의뢰인이세요.”


아리아의 이름에 질색하는 표정을 짓던 접수원이 사레들린 것처럼 기침을 뱉었다.


“콜록, 그···분이 류드의 단골 의뢰인?”


류드에 의뢰를 하기 위한 조건도 까다로울뿐더러 류드 소속의 용병들은 하나같이 각 분야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 용병들이라 몸값이 어마어마하다.


그런 류드의 단골 의뢰인이 되기 위해선 부를 쌓아놓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어쩐지 최고 등급의 신용패를 가지고 있더라···.”


그런 사람한테 밉보인 건가 우리는? 하고 접수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델런은 그런 접수원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아리아 프로넌셰스.


아는 사람만 아는 그녀는 대륙에서 제일가는 연금술사다.


까다롭고 괴팍한 성격이지만, 그녀와 인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


로도스 용병 지부는 단순히 우량 고객을 유치하지 못하는 것 이상의 손해를 입은 셈이다.


이번에 성국에서 들어온 의뢰에 류드 소속의 모든 용병이 움직이느라 아리아의 의뢰를 놓친 것이 로도스 용병 길드에는 불행의 씨앗이 된 모양이었다.


“류드의 단골 의뢰인이라기보단···. 저희에게 지명 의뢰를 자주 맡겨주시는 분이시죠.”


아리아는 용병단 류드에게 직접 의뢰를 하지 않고 트라이던트, 즉 델런과 딜란, 달린에게 지명 의뢰를 맡긴다.


때문에 류드 내부에서도 아리아와 나름 가까운 사이인 그녀들을 부러워했다.


‘그것보단···.’


아리아를 찾아왔다는 그 남자.


로벤 루이스가 델런의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그 사티아의 마법사. 이름이 분명 로벤 루이스라고 했죠?”


“응. 맞아.”


“그 남자. 출신이 제국일 거예요.”


“뭐? 잠깐만···. 맙소사! 설마 그 루이스 공작가라는 소리야?”


델런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법사가?


제국의 명망 높은 공작가의 자제라기엔 아리아에게 너무 깍듯한 태도를 보였는데···.


접수원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뭐···. 루이스라는 성은 흔하니까.’


제국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루이스라는 성을 듣고 바하무트의 루이스 공작가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델런은 접수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고마워요.”


자신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는 접수원에게 모두 들었다.


델런은 아직도 서로 시답잖은 장난을 치고 있는 동생들을 데리고 용병 길드 바깥으로 발길을 돌렸다.


“너희들은 아리아···님 때문에 온 거야?”


뒤에서 들리는 접수원의 질문에 델런은 고개를 돌리고 답하는 대신 오른손을 척. 하고 올려서 좌우로 흔들었다.


‘공교롭네. 로도스에 있으면 볼 수 있으려나?’


이번에 류드가 의뢰받았던 일은 로벤 루이스와 무관하지 않았다.


로벤 루이스가 아리아를 만나러 로도스에 왔다는 사실도 신기하지만, 역시 델런의 관심은 로벤 루이스라는 사람 자체에 더 쏠렸다.


이미 로벤의 이름은 용병 길드의 최심부에 여러 번 오르내린 적이 있는, 요주의 인물이었으니까.


‘느긋하게 휴가나 즐기자.’


델런은 로도스에서 가장 비싼 여관인 ‘바람이 머무는 쉼터’로 향하며 얼굴에 싱긋 웃음을 지었다.


*


난 앞에서 나를 부담스럽게 쳐다보는 여자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사티아 소속이라는 것과 이름까지 알고 이렇게 내 앞에 앉은 것을 보면, 나에게 용무가 있어 보이는데···.


“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나 봐요. 좀 더 분발해야겠네.”


“엥? 우리 언니의 이름을 모른다고?”


“켁― 델런의 이름을 모를 수가 있어?”


델런의 뒤를 이어 그녀와 거의 똑같은 얼굴의 여자 두 명이 델런과 마찬가지로 내가 차단막을 두른 안쪽으로 걸어 들어오더니 자리에 앉는다.


그녀들은 델런의 얼굴에 있는 흉터가 아니라면 누가 델런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있었다.


순간 내 안에 있는 마나가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마나에 반응해 기민하게 몸속을 순환했다.


본능적으로 그녀들이 강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연스럽게 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얘가 너희들의 이름을 알아야 할 이유가 있나?


갑작스러운 불청객의 방문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셰스가 매섭게 쏘아붙였다.


델런과 그녀와 닮은 두 명은 그런 셰스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감탄했다.


“와! 언니 얘 봐봐! 아리아 님이랑 거의 똑같이 생겼는데?”


“델런! 아리아 님을 닮은 요정이야!”


“그러게? 뭘까?”


자기가 뭐라고 해도 하나도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신기한 생물 보듯이 대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셰스는 질려 하며 내 뒤로 숨었다.


나는 셰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마나를 끌어올리며 서로 대화하는 그녀들에게 차갑게 말했다.


“···당신들이 누군지 모르고, 관심도 없으니까 비켜주시겠습니까? 그리고 셰스에게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는 건 셰스가 싫어하니 관둬주셨으면 합니다.”


‘아리아와 아는 사람들인가···?’


셰스는 아리아의 모든 연금술 지식을 가지고 있는 호문쿨루스다.


만약 이 사실이 누군가에게 알려진다면, 불순한 무리가 셰스를 노리고 접근해올 가능성이 있다.


눈앞의 여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더군다나 본능이 경고하는 실력자들이다. 셰스를 보고 아리아의 이름을 언급한 것 또한 그녀들을 경계해야할 충분한 이유다.


'아니지, 아리아가 그녀들의 단골이라 했었잖아?'


“아 죄송해요. 딜란! 달린! 로벤 님께 무례를 사과드리도록 해. 물론 저기···. 셰스? 에게도 말이야.”


““미안해!””


동화에나 나올법한 마법사의 모자를 쓴 여자가 딜란, 눈을 함부로 두기 곤란할 정도로 노출된 복장을 한 여자가 달린인 모양이었다.


그녀들은 방금까지의 태도가 거짓인 양, 바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딜란과 달린이 사과하자마자 델런이 말을 이었다.


“저희는 용병단 류드 소속의 전투 용병이에요. 개인적으로 로벤 님을 만나 뵙고 싶어서 무례를 무릅쓰고 찾아왔답니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깜짝 놀랐다는 어투로 말했다.


“···여기에 오실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지만요.”


델런의 말에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나도 놀랐다.


용병단 류드.


대륙에 위명이 자자한 전설의 용병단이다.


전생에서도 류드의 이름은 귀가 따갑도록 들어봐서 잘 알고 있었다.


···이 젊은 여자들이 그 용병단 류드 소속의 용병들이라니, 믿기 힘들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델런은 내 얼굴을 뚫어지게 보곤 살짝 웃었다.


“류드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 보네요. 후훗”


“물론, 용병단 류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겠습니까.”


아직 나를 만나보고 싶어서 찾아왔다는 그녀들의 속셈을 파악할 수 없었기에 방심하지 않고 말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마치 기 싸움을 하는 것처럼 기묘한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해초를 곁들인 해산물 양념 조림과 로도스 특제 암탉 구이입니다. 후식은 말씀하시면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종업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음식을 내려놓았다. 그 종업원은 음식을 내려놓을 때 특이하게도 내 앞에 앉은 용병들의 눈치를 보았다.


만약 그녀들이 정말 류드 소속의 용병이라면 종업원의 반응을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여기는 로도스.


용병들이 자주 방문하며, 그 소식이 빠삭한 도시다. 그 류드의 용병을 보고 태도가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종업원이 모든 음식을 내려놓고 차단막 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우리는 서로가 말이 없는 그 상태를 유지했다.


먼저 말문을 연 것은 델런이었다.


“일단 식사를 방해하러 온 것은 아니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식사하세요.”


······앞에 부담스럽게 쳐다보는 사람을 두고 편하게 식사하라니. 그 심보가 고약하기 그지없다.


내 뒤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셰스는 맛깔나게 차려진 음식들을 보고 입맛을 다신다.


‘어휴···.’


“셰스. 눈치 보지 말고 먹어.”


-모르는 사람들이랑 밥 먹는 건 좀···.


셰스도 나와 같은 생각인 듯했다. 호문쿨루스인 셰스가 체할 일은 없겠다만, 식사는 편하게 해야 온전히 맛을 느낄 수 있는 법.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저었다.


“도저히 편하게 식사할 분위기가 아닙니다. 저를 만나고 싶다는 이유가 뭡니까.”


류드가 전설적인 용병단이라 할지라도 나와는 그 어떤 접점도 없다. 그리고 용병들 사이에서나 떠받들어주는 존재지, 내가 이렇게 뜬금없이 찾아온 상대방의 무례를 감수해야 할 필요도 없다.


그런 내 반응에 델런은 개의치 않았다. 그녀도 스스로 실례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용병들이 원래 그렇지만···.’


“음. 괜히 식사를 방해한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빙글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전혀 그런 표정이 아니다.


“당신의 존재···가 용병 길드의 수뇌부들 사이에서는 꽤 논란이었던 적이 있어요.”


델런은 웃음기를 지우고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 말을 내뱉는다.


“길드에서도 쉽게 대하기 힘든 거물들이 당신과 관련된 의뢰를 줄줄이 부탁했거든요.”


“마나 간섭 현상.”


딜란이 델런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답한다.


“특히 마탑과 학회 쪽에서 끝까지 귀찮게 굴었지. 류드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고.”


“오해하지 마. 우리는 절대 너와 관련된 의뢰를 수락한 적이 없으니까.”


딜란의 말을 달린이 받는다.


난 그녀들이 하는 말의 뜻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대륙의 그 신분이 귀한 아이들이 마나 간섭 현상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한 탓에 마나 간섭 현상에서 가장 먼저 깨어난 나를 노리는 녀석들이 많다는 사실은 내가 눈을 뜨자마자 벤델에게 들었다.


사티아에 와서도 몇 차례 의문의 습격이 있기도 했고.


그 습격 방식이 워낙 다양해서 당연히 용병도 습격자에 포함되어있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의뢰인의 정보를 그렇게 쉽게 밝혀도 되는 겁니까?”


류드 정도의 입지를 가진 용병단이면 당연히 용병 길드 내부 사정에도 빠삭할 터.


마나 간섭 현상도 일반인들에게나 비밀이지 류드 소속의 용병 정도라면 충분히 그 현상을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이들이 나에게 이 말을 하는 저의가 궁금하다.


“이미 당신이라면 눈치채고 있을 텐데요.”


델런은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그거랑 저를 만나고 싶다는 이유랑 무슨 상관이···?”


“그 내용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이번에 류드가 해결한 의뢰가 당신과 무관하지만은 않거든요.”


델런이 호흡을 가다듬고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성국에서 비밀리에 마나 간섭 현상에 들었던 사람들을 조사하고 있어요.”


나조차도 쉬이 넘길 수 없는 델런의 말.


나와 관련된 이야기에 숨죽여서 모든 대화를 듣고 있던 셰스가 놀란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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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드러나는 어둠 21.07.24 91 0 14쪽
70 론 그리고 비앙카 21.07.20 81 0 14쪽
69 론 그리고 비앙카 21.07.17 81 0 16쪽
68 벤델 루이스 21.07.15 86 0 13쪽
67 벤델 루이스 21.07.13 110 0 13쪽
66 벤델 루이스 21.07.12 90 0 12쪽
65 벤델 루이스 21.07.09 93 0 11쪽
64 벤델 루이스 21.07.08 98 0 12쪽
63 벤델 루이스 21.07.06 95 1 12쪽
62 1학기 시험 21.07.05 116 1 15쪽
61 1학기 시험 21.07.04 111 1 13쪽
60 1학기 시험 21.07.03 121 1 15쪽
59 1학기 시험 21.07.02 125 1 14쪽
58 1학기 시험 21.07.01 133 1 15쪽
57 1학기 시험 21.06.30 173 1 15쪽
56 그라고스 성국 21.06.29 160 1 12쪽
55 그라고스 성국 21.06.28 161 0 14쪽
54 그라고스 성국 21.06.27 171 1 12쪽
» 그라고스 성국 21.06.26 182 1 13쪽
52 복귀 21.06.25 200 1 14쪽
51 복귀 21.06.24 211 1 13쪽
50 비극 21.06.23 189 1 14쪽
49 비극 21.06.22 199 2 13쪽
48 비극 21.06.21 198 1 13쪽
47 비극 21.06.20 201 1 13쪽
46 격전 21.06.19 217 1 14쪽
45 격전 21.06.18 222 1 14쪽
44 격전 21.06.17 215 1 12쪽
43 격전 21.06.16 21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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