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219,054
추천수 :
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20.01.22 08:45
조회
2,762
추천
43
글자
11쪽

오기촌(五氣村)에 부는 광풍(狂風) 1

DUMMY

이찬의 일행이 장안을 떠나 낙양으로 길을 잡을 때, 남궁남매는 이찬과 헤어지고 유주(북경)에 칠일만에 도착했다.

얼마나 급히 서둘렀는지 그들의 행색이 말이 아니었는데, 밤이 아니었으면 사람들 눈에 거지남매로 보여질 정도였다.


객잔에 들어서며 남궁선우는 그동안 무조건 서둘러야 한다는 남궁선미에게 의아한 듯 물었다.

“선미야, 왜 이리 서두르는 것이냐?”

“오늘은 여기서 쉬고 내일 당금전장에 들렀다가, 이랑의 본가로 떠나죠.”

“.....”


남궁남매는 말을 재촉하여 이틀이상 더 빠르게 유주에 도착하였다.

남궁선우는 동생이 왜 이리 서두르는지, 알 수가 없었다.

‘계집아이는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말이 있다는데,...’

이찬에게 빨리 시집가려는 것처럼 보여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당금전장은 왜 또 가려는 것이냐?”

“당금전장에 가서 확인할게 있어요.”


당금전장은 본장원이 낙양에 있고 장안과 유주(북경) 그리고 몇몇 큰 지역에 지점이 있는, 황실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천하전장을 제외하고 대륙전장과 쌍벽(雙璧)을 이루는 전장이였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 새로이 옷을 차려입고 남궁남매는 유주에 있는 당금전장에 들렀다

전장으로 들어간 남궁남매는, 전장안에서 용무를 알아보는 직원이 다가오자 자신들을 소개했다.

“회남도(호북,안휘) 남궁세가의 소가주 남궁선우라 하오.”

“저는 남궁선미라고 해요.”

안쪽에서 듣고있던 총관으로 보이는 인물이 남궁세가의 소가주란 말이 나오자, 서둘러 나와 인사를 했다.

“저는 당금전장 유주지점의 외총관 공손정길입니다. 무슨일로 오셨는지요?”

“공손미 언니를 안부차 만나러 왔어요.”

“지금 아가씨께선 출타하신지 며칠 되셨습니다. 연락은 하셨는지요?”

“아니, 연락은 못하고 왔어요. 어디로 가셨는지 아세요?”


공손정길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저희 아가씨와 친분은 있는지요?”

“어려서 몇번 본 적이 있는데, 그후론 연락을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오셨습니까?”

남궁선미는 공손정길의 태도가 조금씩 냉랭(冷冷)하게 바뀌는 것을 느꼈다.

“어려서 봤을 때 언니의 몸이 아픈 듯 하였는데, 지나는 길에 다 나았는지 안부차 왔어요.”

“아가씨의 병은 다 나았습니다.”

“아, 다행이네요. 어디로 가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공손정길은 몇 년전에 공손미가 나은 것도 모르는 남궁선미에게, 아가씨의 행방을 알려주는게 꺼림직 했다.

“나도 모르오. 저는 이만 바빠서 다른 일이 없으시면 들어가겠습니다. 오시면 말씀은 전해드리리다, 조심히 가십시오.”


남궁남매는 말은 점잖게 했으나, 축객(逐客)령에 발길을 돌렸다.

“사길현의 만화전장에 가서 매제의 본가(本家)를 물어보고 가자꾸나.”

“네. 그래야 겠어요”

남궁남매는 사길현으로 급하게 말을 달렸다.


****


공손미는 이찬과 헤어진후 언가련과 마차에서 대화를 나누었었다.

허광대사가 영웅호걸은 삼처사첩을 얻을 수 있다는 듯 말하면서, 이찬과 팽무광을 바라보던 것을 알고 있었다.

언가련과 공손미는 그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다.

언가련 자신은 팽무광이 다른 여인을 들이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공손미에게는 어찌 생각하냐고 물었고, 서로 이해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대답하였다.


남정네들이 변방의 전쟁터로 나가 싸우다 죽는 경우가 많았고, 젊은 사내보다는 여인들이 많아서 실제로 부인을 두셋 두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였다.

공손미가 이런 사실을 말하자 언가련은 그래도 자신은 싫다고 하면서, 혹시라도 그런 경우가 생기는 것은 끔직하여 생각도 하기 싫다며 몸까지 부르르 떨었었다.


허광대사의 영웅호걸 이야기에 지수석이란 사람이 두분이 보인다는 말이, 언가련과 공손미의 귀에 남아던 것이 이상한(?) 대화로까지 이어졌었다.

공손미는 만약에 팽무광이 언가련 밑으로 동생을 맞으면 힘들겠다고 하였고, 언가련은 생각도 하기 싫지만 두고두고 골려 줄거라는 농을 하며 함께 웃었다.


몇날 며칠을 고민하던 공손미.

공손미는 결심을 굳히자 낙양으로 전서구를 날려, 아버지 공손휴에게 자신의 마음과 결정을 보냈다.

공손휴는 공손미의 서찰을 받고는, 공손미에게 허락을 전하는 서신을 전서구로 보냈다.

공손휴는 마음이 아팠지만 허락하면서, 딸로는 하나 밖에 없은 공손미가 안쓰러웠다.

같이 보내온 허광대사의 서찰을 보고는 허락 할 수 밖에 없었다.

공손휴는 하늘을 보며, 눈물이 흐르는 눈을 닦으며 웃고있었다.

‘그래, 그아이가 행복해 진다면이야......’


공손미는 든든한 지원군(支援軍)인 허광대사와 함께 사길현을 거쳐 이찬의 본가에 와있었다.

공손미와 허광대사는 이찬의 할아버지 풍진과 부모님인 무령과 장수련에게 인사를 했다.

허광대사가 이찬을 만난 경위와 공손미를 구해준 일을 설명해주었고, 감사의 인사로 과하지 않게 준비한 선물을 주었다.

허광대사는 풍진과 무령을 보고 무령이 훈장이라고 하나, 자신의 아래가 아님을 알았고 풍진은 허허로움 속에 자신이 알 수 없는 경지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오기촌에 방문한 손님들로 인해, 첫날은 마을 잔치가 벌어졌다.

허광대사와 공손미는 촌장 마두칠과 초린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허광대사는 마두칠에게 공손미는 초린에게, 서로 호감을 표시하며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당금전장의 딸과 소림의 허광대사가 변방의 작은 마을에 온 것을, 다들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으나, 오게된 경위를 알고는 다들 반갑게 인사하고 이찬을 칭찬하며 친분을 쌓았다.


초린과 공손미는 친해져서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고, 마을 주변을 초린이 구경시켜주기도 했다.

삼일째 되는 날은 공손미가 초린과 자고 싶다고 하였고, 초린도 허락하여 초린의 방에서 둘이 보내게 되었다.

허광대사는 은근슬쩍 풍진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다고, 촌장 마두칠을 데리고 이찬의 집으로 함께 갔다.

“동생, 내가 물어볼게 있어.”

“언니, 편하게 말하세요.”

공손미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선 듯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초린도 공손미가 무슨말을 꺼낼지 한편으론 두려우면서도, 공손미에게 다시 한번 무슨 말인지 편하게 하라고 하였다.


“동생에게 미안한데, 내가 이소협을 흐흐흑”

공손미는 자신의 생각과 달리 울음이 터져 나왔다.

초린은 공손미를 달래며 왜 그러는지 물었다.

공손미는 초린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며, 이찬의 둘째부인으로 인정해 달라고 하였다.

초린은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천하가 다 아는 당금전장의 아가씨가 첫째도 아닌 둘째를 왜 자청(自請)하는지 물었다.

초린은 공손미가 찾아왔을때부터 불안한 느낌이 있었지만, 초린의 생각에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였던 것이다.

공손미가 평범한 가정의 사람이였다면, 자신의 불안한 느낌이 틀리지 않을 거라 확신했겠지만 공손미는 당금전장의 딸이였다.


공손미는 자신이 어려서 병을 앓았다가, 몇 년전에 나은 이야기를 했다.

공손미는 여인이면 하는 달거리도 불규칙하여 서너달에 한번 할 정도였고, 때론 반년이 넘도록 안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로인해 자신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고, 결혼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다.

이찬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일이 생기고, 자신도 모르게 커져버린 마음 때문에 오기촌까지 방문한 사실을 설명하였다.

공손미는 초린에게 중간중간 미안하다고 울먹였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悲觀)하였는지 흐르는 눈물과 애달픈 목소리로 초린에게 부탁하였다.


초린은 공손미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울기도 하고, 여자로서 안타까운 사연에 흔들렸다.

사내들이 모르고는 혼인을 할 수 있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결혼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찬과 이야기가 됐냐고 물었더니, 먼저 초린을 만나는게 순서라는 생각에 무작정 왔다는 것이다.


초린은 공손미의 말에 이찬이 허락안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공손미는 동생만 허락하면 그것은 상관없다고 했다.


‘에휴~, 이를 어쩌면 좋아’

당사자(當事者)는 제쳐두고 무작정 초린에게 달려온 여인.

속으로 깊은 한숨과 안타까움 그리고 황당함등이 몰려드는 초린이었다.

공손미가 몇 달 전에 부모의 강요로 선을 본 남자에게 아이가 안생기면 어쩌실 요량이냐 물었더니, 면전(面前)에서 당당히 둘째를 들이면 된다는 수모(受侮)까지 들었다는 대목에서 초린도 ‘욱~’ 하였다.

그런 여인이 둘째를 자처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찬이 오라버니랑 같이 살기로 해요.”

뜻밖의 쉬운 결정.

초린은 한숨을 쉬면서 허락하고 있었다.

‘잘난 사내를 짝으로 둔 게 죄지.’

찬이 오라버니에게 묻지도 않고 무작정 찾아와서, 자신에게 미안하다며 허락해달라는 공손미가 더 안쓰러웠다.

당(唐)의 삼대전장 하나인 당금전장의 금지옥엽(金枝玉葉) 공손미가, 변방의 작은 마을의 소녀에게 간청을 하는게 쉬운일이 아님도 알았다.


공손미는 갑자기 일어나 초린에게 절을 하고 있었다.

공손미는 초린의 짧은 대답이 결코 짧은 생각으로 나오지 않았음을 알았다.

“동생, 아니 형님. 정말 고마워요. 흐흑”

초린은 공손미의 갑작스런 행동과 울음에 공손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찬이 오라버니에게는 제가 잘 말할게요.”

초린은 지금 속으로 ‘에휴~,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하면서도, 공손미를 달래고 있었다.

“형님, 미안한데 정말 고마워요. 흐흐흑”

“나중에 우리 아이들 잘 돌봐주는 겁니다. 친자식처럼. 호호호”

초린은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머금고 있는 공손미를 위해, 농담처럼 말하며 웃어버렸다.

“네. 형님 호호호”

처녀들이 아이낳아 자식들 기를 생각을 하니,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 같이 웃고 있었다.


이찬의 집에서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었다.

촌장 마두칠이 허광대사의 말에 펄쩍 뛰다가, 공손미의 사정을 듣고는 안타까운 듯 혀를 차고 있었다.

풍진과 무령 그리고 장수련은 사연은 안타깝지만, 마두칠이 있는 자리에서 대답할 수 없었다.

마두칠은 술잔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초린이가 허락한다면 받아들이겠소.”

“나무아미타불. 촌장님 감사하오.”

“장가도 못가는 중이 중매를 서는 경우는 처음 보았소,”

마두칠의 말에 허광은 “중이 제머리 못깍는 법이라 하지 않소. 하하하”하고 웃었다.

“껄껄걸” “하하하” “호호호” “푸하하하”

“그럼 풍진노인장과 부모님들도 허락하시는 걸로 알아도 되겠는지요?”

“초린이 허락하면 저도 반대하지는 않겠어요. 대사님....”

허광대사의 물음에 이찬의 어머니 장수련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듯, 말끝을 흐리며 풍진과 무령을 바라보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말

잠시 시선을 돌리네요.

결혼제도는 사회상과 맞물려 있었던 것으로 그렸네요.

현재의 시점과는 조금 괴리가 있어도

무협과 그시대 현실의 한부분이라 여겨주시길..


항상 읽어 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꾸벅^^

추천과 선호는 한회한회 이어가는 힘이 되네요.

꾹꾹~ 눌러주시면 감사~ 감사~ ^^

휙휙~ 글적이고 갑니다. 휘리릭~~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풍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황도(皇都)를 떠나며 (흐르는 물이...) +1 20.01.21 2,820 43 10쪽
26 황도(皇都) 장안에서 (여독(旅毒)이나 풀도록 하세나!) +1 20.01.20 2,815 42 12쪽
25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7 (아! 이건 악몽(惡夢)이야) +1 20.01.19 2,805 44 12쪽
24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6 (아! 이건 악연이야) +3 20.01.18 2,808 45 11쪽
23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5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1 20.01.17 2,871 45 10쪽
22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4 +2 20.01.16 2,942 45 10쪽
21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3 +2 20.01.14 2,986 46 11쪽
20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2 +1 20.01.13 2,989 44 10쪽
19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1 +2 20.01.11 3,027 47 7쪽
18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4 +1 20.01.10 3,037 47 14쪽
17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3 +1 20.01.09 3,049 46 11쪽
16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2 +2 20.01.08 3,006 50 9쪽
15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1 +1 20.01.07 3,255 43 12쪽
14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2 +1 20.01.06 3,114 43 10쪽
13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1 +2 20.01.04 3,211 45 10쪽
12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2 +2 20.01.03 3,282 50 13쪽
11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1 +1 20.01.02 3,415 46 12쪽
10 용호방에서 진방식을 치르다. 그리고... +1 20.01.01 3,651 50 22쪽
9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2 +1 19.12.31 3,522 49 9쪽
8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1 +2 19.12.31 3,667 50 10쪽
7 용호방에서 소진방식 +1 19.12.30 3,741 47 7쪽
6 용호방에서 소무공교두를 만나다 +2 19.12.29 4,019 48 9쪽
5 중원행을 준비하며 용호방으로 +2 19.12.28 4,440 54 11쪽
4 왕두와 소진방 그리고 오기촌에서 +2 19.12.28 5,043 58 14쪽
3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2 +2 19.12.27 5,769 57 8쪽
2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1 +1 19.12.26 9,335 71 7쪽
1 +1 19.12.26 10,710 62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