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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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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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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016
추천수 :
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19.12.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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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용호방에서 소진방식

DUMMY

용호방은 일반무림의 문파가 아니었다.

일종의 사설무관학교 였다.

용호방은 무림에서 이름도 없을뿐더러, 실체를 알고나면 병사를 기르는 무관학교(武官學校)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상도 용호방 출신들은 대부분이 군부에 투신(投身)하여 군졸, 하급무장, 중급장수으로 진출하였다.

백명중에 두세명 정도만 다른 분야로 진출했다.

호무대를 마치든 용무대를 마치든 용호방에서 수련을 마치는 것을, 진방식이라 불렀다.

방과 함께 나아간다 하여 진방식이라 불렀다.


가을 중추철에는 고향을 보름동안 명목상 다녀올 수 있었다.

웅무대 방원은 다녀오는 경우가 있었으나, 호무대와 용무대는 가지 않는게 불문율이었다.

웅무대는 아직 정식 방원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었고, 호무대와 용무대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무대는 삼개월 수련이 지나면, 한달에 하루씩 외출과 외박이 허락되었다.

용무대는 매달 나갈 수 있으나 사길현을 호무대때 다 휘젓고 다녔던 터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은 해도 외박하는 일은 드물었다.

집안이 넉넉한 자제들이 아니였기에 그런면도 있었다.

또한 신입방원은 삼개월이 지나야 서신이나 물품을 고향에서 들일 수 있었다.


왕두와 이찬은 처음 하는 외출이었다.

“소교두님, 진방식 다녀오겠습니다.흐흐”

“소교두님, 저두 진방식 다녀오겠습니다. 크크”

소진방에게 왕두와 이찬이 인사를 하자, 여기 저기서 같은 인사말이 터져나왔다.

우루루 달려나가는 호무대원들이 인사를 하고는 도망치는 것이였다.

“이놈들이~”

소진방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졌다.

옆에 있던 악무일이 웃으며 말했다.

“용호방이 생긴이래 소교두 만큼 인기있고 인사받는 경우는 처음이네. 하하하 더구나 외출 외박이니 소진방식이네. 하하하”

“악교두, 자네마저 농을 할 생각인가”

“우리도 나가세 술이라도 한잔 해야지.”

“자네가 사게. 사람을 이리 무안주었으니. 허허허”

“그럼세. 하하하”


왕두와 이찬은 둘만이 처음으로 도회지(都會地)라 할 수 있는 사길현을 구경했다.

오기산 밑의 산골마을에서만 자랐던 둘은, 여기저기 구경할게 너무 많았다.

한족의 문화와 이민족의 문화가 어우러져, 사길현만의 독특한 거리가 만들어져 있었다.

한족도 보였고 다른 여러 민족과 부족들의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사길현은 한족은 일할이 조금 넘었고, 인구의 대부분은 이근처의 여러 부족민들이 구성을 이루고 있었으며, 관직이나 군부의 상류층과, 큰점포나 표국 전장의 운영은 한족이 장악했다.

용호방은 사길현에선 나름 이름이 있었고, 군부에 진출하는 방원들이었기에 어디를 가든 대우가 좋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같은 호무대원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서점과 대장간에서 운영하는 병기점, 맛있다고 소문난 몇몇 객잔이었다.

병법서 또는 무공이나 무술책이 관심사였고 대장간의 무기에도 기웃기웃 거리며, 한참 성장기라 먹거리에도 흥미를 느끼는 소년들이 뭉쳐 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점심을 먹고 사길현에서 경치가 좋다는 옥정호에 구경을 갔다.

왕두는 오기촌에서만 살아서 개울이외에 처음 보는 호수에 감탄과 탄성을 질렀다.

“이야~. 멋있다. 이게 호수구나”

이찬은 다섯살 때 할아버지와 서해바다를 본 기억이 있었고, 오기촌에 올때까지 몇몇 강을 지나면서 본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팔년만에 보는 제법 큰 호수였지만 속으로만 정취(情趣)를 느끼고 있었다.

“찬아, 너두 이렇게 큰 호수는 처음보지?”

“예전에 할아버지 따라 바다를 본적이 있어.”

“오기촌에 쭉 같이 살았는데 언제?”

“흐흐흐...비밀. 나도 너무 어려서 기억이 가물가물해.”


왕두와 이찬 옆에는, 한족으로 보이는 노인과 손녀로 보이는 열 살정도의 계집아이가, 옥정호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다.

뒤에는 호위무사로 보이는 젊은 무사 두명이 따르고 있었다.

노인은 두소년의 대화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보았다.

‘용호방의 아이들이군. 가슴에 호자가 새겨진걸 보니 이제 군무예를 배우기 시작했겠군.’

‘우리 겸이 또래로 보이는 구나. 허~ 우리 겸이도 잘지내는지.’

서문청은 시선을 하늘로 향했다.


서문청이 왕두와 이찬을 바라보고 눈길을 하늘로 향하자, 왕두와 이찬에게 호기심이 생긴 계집아이가 다가오다가 발을 헛디뎠다.

일장정도의 사면이었지만 어린소녀가 떨어지면, 큰 부상을 입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왕두 옆에 거의 다다랐을 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왕두는 제비처럼 계집아이의 손을 잡고는, 무겁지 않은 듯 위로 끌어올렸다.

“고마워. 오빠”

“고맙네. 힘이 소년장사로 구만.”

왕두는 다친곳이 없는지 물어 보고는 고개를 숙이면서 서문청에게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이찬도 왕두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서문청은 왕두와 이찬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손녀을 구해준 왕두는 보이는 나이답지 않게, 사내답게 생기고 체격이 눈에 띠게 우람했다.

이찬은 키는 왕두와 비슷했으나, 왕두 보다는 체격이 작았지만 귀공자 같은 풍모(風貌)와 늠름한 기상(氣像)이 어우러져 있었다.

서문청은 혼자 이런 생각을 하다가, 왕두와 이찬이 당황스러워 하자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내 손주와 비슷한 나이라 생각되어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가 실수를 했네. 미한하네. 노부는 서문청이라 하네.”

“마왕두라 합니다. 어르신”

“이찬이라 합니다.”


인사를 나눌 때 무사 한명이 호위무사 사이로 날렵하게 다가와, 서문청에게 조용히 말을 전했다.

“미한하네. 급히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아야 겠네. 나중에 만나서 인사를 하겠네.”

왕두와 이찬도 인사를 했다.

“린아, 어서가자”

서문청은 서문린을 다급하게 마차에 태우고는 사라졌다.

멀어져가는 마차에서 서문린이 마차에 난 창문 사이로 앙증맞은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왕두가 서문린을 향해서 손을 흔들며 말했다.

“초린이가 생각나네. 갑자기 보고싶다.”

“나두”

왕두는 고개를 돌려 이찬을 바라보며, “네가 왜 내동생 초린이 보고 싶은데?” 물었다.

갑작스런 물음에 이찬은 “그냥. 내 친동생 같아서.”라고 둘러댔다.

“네 친동생은 미령이잖아. 초린은 내 동생이거든~.”

이찬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네 동생이면 내동생도 되는거지.....” 하고는 말을 흐렸다.


옥정호를 구경하고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할머니가 운영하는 국밥집으로 향했다.

양고기를 노린내 안나게 끓여 주는 집으로, 사길의 민초들은 자주 찾는 집이였다.

몇몇 자리에선 일을 마친 중년의 사내들이, 탁주(濁酒)와 함께 시름을 달래고 있었다.

왕두는 국밥을 먹으며 몽롱(朦朧)한 눈빛으로 물었다.

“낮에 서린이란 아이, 예쁘고 귀엽지 않아?”

“아마, 서문린 일거야.”

“할아버지께서 ‘린’아 하고 부르시는거 내가 들었는데?”

“삼국지의 제갈량은 알지? 제갈량이 ‘제’씨냐? ‘제갈’씨지.”

“서문이란 성씨가 있는 것은 오늘 처음 알았다. 하여튼 귀엽지 않아?”

“흐흐흐. 마음에 있냐? 잘 해봐라.”

“쉰소리 하지말고, 밥이나 먹고 들어가자.”

왕두는 얼굴을 붉히며 숟가락만 빠르게 움직였다.


작가의말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연말 보내세요.

선호, 추천 눌러주시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글적거리고 갑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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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4 +2 20.01.16 2,941 45 10쪽
21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3 +2 20.01.14 2,984 46 11쪽
20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2 +1 20.01.13 2,987 44 10쪽
19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1 +2 20.01.11 3,026 47 7쪽
18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4 +1 20.01.10 3,036 47 14쪽
17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3 +1 20.01.09 3,048 46 11쪽
16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2 +2 20.01.08 3,005 50 9쪽
15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1 +1 20.01.07 3,254 43 12쪽
14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2 +1 20.01.06 3,113 43 10쪽
13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1 +2 20.01.04 3,211 45 10쪽
12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2 +2 20.01.03 3,281 50 13쪽
11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1 +1 20.01.02 3,415 46 12쪽
10 용호방에서 진방식을 치르다. 그리고... +1 20.01.01 3,650 50 22쪽
9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2 +1 19.12.31 3,521 49 9쪽
8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1 +2 19.12.31 3,666 50 10쪽
» 용호방에서 소진방식 +1 19.12.30 3,740 47 7쪽
6 용호방에서 소무공교두를 만나다 +2 19.12.29 4,018 48 9쪽
5 중원행을 준비하며 용호방으로 +2 19.12.28 4,439 54 11쪽
4 왕두와 소진방 그리고 오기촌에서 +2 19.12.28 5,042 58 14쪽
3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2 +2 19.12.27 5,768 57 8쪽
2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1 +1 19.12.26 9,335 71 7쪽
1 +1 19.12.26 10,709 6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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