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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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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001
추천수 :
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20.01.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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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3

DUMMY

이찬은 새벽에 일어나 ‘훈마’와 말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표물을 점검하고 나서 객잔의 뒤뜰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발걸음을 옮겼다.

몇몇 표사들과, 팽무광과 언가련이 몸을 풀고 있었다.

허광대사는 공손미에게 몸에 좋다는 기체조(氣體操)같은 동작을 가르쳐주고 있었다.

이찬이 일일이 인사를 하자, 공손미가 부끄러운 듯 말하였다.

“어려서 몸이 약해서 무공을 익히지는 못했어요. 이제는 다 나아서 대사님이 알려주시는 건강체조 같은 동작을 따라하고 있어요. 후후”

“사람들이 말하는 태극권(太極拳)의 한 종류라네. 일반인들도 건강을 위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다네.”

“네. 할아버지로부터 어려서 배웠습니다.”

이찬은 풍진으로부터 ‘음양태극류’(陰陽太極流)를 배웠는데, 허광대사가 보여주는 태극권과 형제지간처럼 흡사했다.

“이렇게 보여도 태극권 내가고수가 펼치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네. 껄껄껄”


음양태극류.

풍류도를 익히는 자가 처음 접하게 되는 몸풀기를 겸한 음양태극류(陰陽太極流).

이찬은 할아버지 풍진에게 처음 배웠으나, 무령과 보름정도는 같이 할 수 있었다.

무령이 오기촌에서 훈장을 하면서 오기촌 아이들에게, 건강에 좋다며 알려주며 함께 하던 기체조를 겸한 무공이었다.


지방수와 이찬이 선두에서 휴식하는 말두마리의 고삐를 잡고 터벅터벅 걷고 있었고, 뒤에는 당금전장의 마차와 표행의 일행이 뒤따르고 있었다.

“말을 타지 않고 끌고 가는 이유가 뭐죠?”

언가련이 궁금한 듯 물었다.

“우리가 타면 이 말들은 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뒤에 두 마리가 끄는 마차의 말들과 교대할때까지 힘을 비축하게 하는 거죠.”

“아, 그래서 말네필이 여유로 있는거군요.”

팽무광이 유난히 무거워 보이는 두 대의 마차를 보고는, 연유를 알겠다는듯 끄덕이며 말했다.


팽무광은 가문에서 운영하는 상단의 지원을 서너번 나간적이 있었다.

팽무광은 마차에 타있거나 표사들의 무위로 힘들 때 지원하는 역할이라, 큰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

표사들의 무위가 삼류가 대다수 였고, 일류정도의 표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표두는 이류정도였기에, 팽무광은 표사나 표두들을 한편으론 얕잡아 보는 마음도 있었다.


당금전장의 마차 좌.우로 허광대사와 팽무광이 걸으며 따라오고, 언가련과 공손미는 마부가 모는 마차안에서 창가로 얼굴을 내밀고 구경하고 있었다.

걷는 것이 몸에 좋다고 이찬에게 지방수가 농을 하였다.

“결혼한 사람의 말이라면 맞을 것이네. 안그런가? 지수석.”

허광대사의 얼굴에 어린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보이자, 지방원은 말을 받았다.

“출가하신 대사님은 모르실 텐데요? 사내는 하체가 튼튼해야 하는 법입니다.”

“허~ 지수석 이사람아,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듣는 것은 많다네. 자네가 비룡신표 저사람을 미리 단련(?)시키려는 것을, 내 모를줄 알았는가? 껄껄껄”

“역시 대사님이십니다. 혼약을 하고 왔다길래, 미리 하체를 단련시켜 주고 있었습니다. 훗날에 제수씨들(?)은 저에게 고마워해야 할겁니다. 하하하”

“지수석님, 저는 고향에 혼약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다른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비룡신표, 소림사에는 자네 연배의 승려가 상당수가 된다네. 그럼 어찌 해야겠는가?”

“네?”

“그만큼 영웅호걸의 사내들이 힘을 써야지. 안그런가? 지수석. 껄껄껄”

“그렇지요. 벌써 영웅호걸의 사내가 두명이나 보이네요. 하하하”

“중생을 구제하는 것은 먼 곳에 있지 않네. 껄껄껄.”

벽력도군 팽무광과 비룡신표 이찬은 두사람의 장단에 할말을 잃고,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해괴(駭怪)한 허광대사의 논리에 딱히 대꾸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동행해서 삼일째 되는 날 오후였다.

지방수가 경대선과 이찬을 불렀다.

오늘은 기왕산을 넘기엔 늦을 듯 하고 한시진 정도 가면 야영할 만한 곳이 있으니,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하였다.

허광대사일행은 기왕산을 넘을 수 있으나, 처음 하는 야영을 꼭 경험하고 싶다는 공손미의 말에 야영이 결정되었다.


야영지(野營地)에 도착한 일행은 노숙(露宿)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삼일동안 친숙해진 허광대사일행과 이찬일행은 식사를 마치고 담소(談笑)를 나누고 있었다.

허광대사와 처음 조우하던 날 이찬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뜨내기 표사 네명이 다가왔다.

“저희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낭인으로, 이번 표행의 표사로 일하고 있는 의형제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소개하고 허광대사에게 무예의 가르침을 청했다.


‘이번기회가 아니면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과 항상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였으나, 아무런 배경도 없는 그들로서는 서로 귀동냥으로 보고 듣고 배운 것을, 나누고 연습하는 것이 최선이였다고 했다.

성도 제대로 된 이름도 없었던 그들이 표북 표남 표동 표서로 이름 짓고 함께 하고 있다고 하였다.

허광대사는 이름을 방위에서 따왔다는 말을 듣고는, 한참을 “껄껄걸” 웃었다.

“비룡신표 별호도 그렇지만 최고의 이름이었네. 사형제가 사방위(四方位)를 맡으면 무엇이 두렵겠는가. 껄껄껄”

사형제(四兄弟)는 허광대사의 말과 웃음에 쑥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것도 인연인가 보네. 마침 자네들 같은 무인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은 적이 있네. 최근에 소림의 냄새를 지운 검법을 만들어 보았다네. 이름도 짓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네 형제들을 보고서야 이름을 지었네. 껄껄껄”

“무엇이라 지었는지요?”하고 검법이라는 말에 벽력도군 팽무광이 물었다.

“사방검법(四方劍法)과 팔방검진(八方劍陣)이라 정했네. 어떤가 내 작명실력도 이정도면. 껄껄껄”


허광대사의 너스레와 웃음에 다들 한바탕 웃고는, 허광대사가 사방검법을 시연하는 것을 보았다.

마음에 드는지 묻자 사형제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다.

빠르게 시연한 허광대사의 몸짓을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자신들하고 맞는 검법임을 알아보았던 것이다.

“이 검법을 삼재검법(三才劍法)처럼 풀어 놓을까 생각도 했네만, 자네들에게 주기로 했으니 자네형제들이 알아서 하게.”하면서 한가지 걱정을 털어 놓았다.

“내가 익힌 소림의 심법을 이용해 펼친 거라 심법을 가르쳐 줄 수 없는 문제가 있네.”

허광대사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속한 사문의 절기를 밖으로 유출하는 것은, 금기(禁忌)시 되었기 때문이었다.


심법 없는 무공은 삼류검법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었다.

사형제의 표정도 허광대사의 말에 낙담(落膽)하는 표정이 드리울 때, 허광대사가 갑자기 무릎을 치더니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껄껄걸. 걱정하지 말게나. 다 방법이 있다네.”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의아해 하며 허광대사의 다음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룡신표, 내가 하나를 내어 놓았으니. 자네도 하나를 내어 놓게나. 껄껄껄”

“대사님, 무슨 말씀이신지.”

“자네의 사문을 보니 군부의 무예를 바탕으로 다 알려진 심법에, 무당의 도사가 더해 준 구결이 바탕이 아닌가.”

“네 그렇습니다, 대사님. 그래도 용호방의 심법이라 저도 전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용호방의 심법을 말하는게 아니네. 자네의 머리를 빌리려는 거지. 껄껄껄.”

허광대사는 웃으며 이찬에게 못빠져 나가게 쐐기를 박으려 하고 있었다.

“내가 자네와 저 사형제에게 사방검법을 알려주면, 자네는 사방검법을 익히면서 심법을 하나 만들어 내어놓게. 못하겠다는 말은 하지말게. 자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걸 아네.”

용호방 시절부터 심법연구를 하던 이찬은 잠시 생각하더니, 중원의 무공을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 흔쾌히 허락했다.


허광대사와 이찬 그리고 네명의 인물은 야영지에서 떨어져 한적한 곳으로 옮겼다.

표씨(?) 사형제는 허광대사에게 구배대례를 하려 했으나, 허광대사가 말렸다.

“방장에게 혼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네. 속세와 연을 끊고 수양한다고 했으나, 다시 얽매이는 소림의 규율에 자네들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네.”

허광대사는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 초식을 펼쳐 보였다.

여섯 개의 초식을 보여주고 따라하기를 반복하면서 반시진이 지났다.


이찬은 주변호위를 서면서 허광대사와 네명의 인물들이 익히는 모습을 지켜봤다.

“초식의 이름도 자네들이 짓게. 비룡신표 자네가 이들과 반시진 정도 익혀보게. 이미 보았으니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네. 대사님.”

이찬은 네명의 인물들의 동작을 뒤에서 보면서 사방검법을 익히고 있었다.

‘첫번째 초식을 운용하는 구결을 알려주겠네. 나머지는 자네가 풀게. 껄껄껄’

전음이 들려오고 이찬은 초식과 구결을 들으며 생각에 빠져들었다.

‘쩝. 그냥 표씨사형제에게 구결을 알려주시면 되는 것을...’

이찬이 허광대사를 바라보자, 허광대사는 심술스런 어린애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반시진이 지났을 무렵 허광대사는 품에서 초식을 담은 책을 꺼내어 표씨형제에게 던져 주었다.

“나머지는 자네들의 노력에 달렸네. 심법 부분은 비룡신표 저 아이가 해결해 줄걸세.”

허광대사는 이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찬과 표씨 사형제는 반시진 더 수련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비룡신표님, 사방검법에 맞는 심법을 저희에게 만들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첫째인 표북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보았다.

“허광대사님이 첫초식에 단초(?)를 주셔서 가능할 듯 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감사합니다”란 말이 네명의 입에서 동시에 나왔다.

“매일 몸에 맞게 익히도록 하십시오.”

이찬은 끝으로 당부의 말을 맺고, 표씨 사형제와 함께 일행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찬은 사방검법에 맞는 심법을 생각하며 자리에 누웠다.

‘대단하신 분이야. 사방검법을 창안(創案)하시다니. 미풍검법과 은풍검법의 중간단계 같은 느낌이야.’

‘흐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그 속에 날카로움이 숨어있어.’

‘음~. 사형제가 일반적으로 익힌 토납법을 기초로 초식의 흐름에 맞게 심법을 맞추어야겠지.’

이찬은 허광대사가 주걱을 이용해 흉비오검 세명을 제압할 때 보였던 몸놀림을 상기하며, 사방검법에 그 모습이 녹아있음을 알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찬은 누워서도 움직임과 심법으로 인한 기의 흐름의 상관관계(相關關係)를 연구하고 있었다.

‘축기를 바탕으로 하는 이들에겐 이게 자연스러워. 풍류도하고도 유사한 면이 사방검법에겐 조금은 녹아있어.’

“주걱으로 내려치고 올려치던 ‘주걱 파도치기’도 숨겨져 있어. 하하하”


작가의말

초보느낌 물씬 풍기는 글에도

항상 읽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선호는 응원이라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꾹 꾹~ 눌러주시면 감사 감사~

초출내기에겐 엄청난 힘이 되네요~ 꾸벅 ^^

폭소는 아니어도 피식 웃는 글이길 빌며..

휙휙~ 글적거리고 갑니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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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6 (아! 이건 악연이야) +3 20.01.18 2,806 45 11쪽
23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5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1 20.01.17 2,869 45 10쪽
22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4 +2 20.01.16 2,941 45 10쪽
21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3 +2 20.01.14 2,984 46 11쪽
20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2 +1 20.01.13 2,987 44 10쪽
19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1 +2 20.01.11 3,026 47 7쪽
18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4 +1 20.01.10 3,035 47 14쪽
»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3 +1 20.01.09 3,048 46 11쪽
16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2 +2 20.01.08 3,004 50 9쪽
15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1 +1 20.01.07 3,253 43 12쪽
14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2 +1 20.01.06 3,113 43 10쪽
13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1 +2 20.01.04 3,210 45 10쪽
12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2 +2 20.01.03 3,280 50 13쪽
11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1 +1 20.01.02 3,414 46 12쪽
10 용호방에서 진방식을 치르다. 그리고... +1 20.01.01 3,649 50 22쪽
9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2 +1 19.12.31 3,521 49 9쪽
8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1 +2 19.12.31 3,666 50 10쪽
7 용호방에서 소진방식 +1 19.12.30 3,739 47 7쪽
6 용호방에서 소무공교두를 만나다 +2 19.12.29 4,017 48 9쪽
5 중원행을 준비하며 용호방으로 +2 19.12.28 4,438 54 11쪽
4 왕두와 소진방 그리고 오기촌에서 +2 19.12.28 5,041 58 14쪽
3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2 +2 19.12.27 5,768 57 8쪽
2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1 +1 19.12.26 9,334 7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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