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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219,011
추천수 :
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20.01.04 09:15
조회
3,210
추천
45
글자
10쪽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1

DUMMY

사강현에 도착한 일행은 표물을 인계한 후, 이찬은 사강현에 배치 받은 용호방 동기를 짬을 내어 보러갔다.

성두만과 피지후를 만나 안부를 묻고 명주덕은 근무중이라 인사만 전해 달라 하고는, 객잔의 숙소로 향했다.

경대선은 이찬에게 ‘청마루’에 가자고 했으나, 청마루가 기루이면서 기녀하고 밤을 보내야 한다는 말을 두동기들에게 듣고 와서는 사양했다.

“쩝. 사내대장부가 되어서 내가 한턱 산다는데 왜 안간다는 말인가?”

“그냥 객잔에서 술이나 한잔 사주십시오!”

“내 약조는 지킨게 되는거야.하하”

“네. 약조는 지키신 겁니다.”

‘우쒸~. 누구 목달아 날 일이 있나.’

왕두 귀에 들어가는 일은 시간문제였고 그리고 누구의 귀에도 들어가고, 이찬은 상상도 하기 싫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중소규모의 만화전장이었지만 표두가 되려면, 최소한 이류정도의 무위에 자질이 뛰어나지 못하면 성실하고 경험이 풍부해야 했다.

표두는 표사들과 쟁자수등을 관리하고 표행의 전반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했다.

평생을 표사로만 지내는 이도 많았는데, 자질은 뒤로하더라도 신경 쓰고 책임져야 하는 일을 귀찮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때론 표두는 무위 보다는 친화력 협상력 임기응변등이 더 요구되기도 하였다.

표두를 바라보는 경대선이 ‘드러니평야’ 소동(騷動)이 지난후론 이찬을 살갑게 대하고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이찬이 후미를 자처했으나, 경대선이 스스로 양보를 하였다.


사길현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마차 한 대 분량의 표물만 있었다.

복야평에 들어서 중간에 다다르자 낯익은 인물들이 보였다.

비룡채 사람들이 다섯명의 인물들을 줄로 묶어놓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험. 나는 비룡채의 부채주 패력거왕 철룡이라 하오. 모두 길을 멈추시오.”

농처럼 들리는 말에 지방수가 대답하였다.

“만화전장의 수석표두 지방수라 하오. 무슨 일로 길을 막고 있는 것이오.”

“하하하”

“허허허”

“반갑소. 부채주님. 채주님도 안녕하시오.”

지방수가 철룡과 비룡에게 인사를 하였다.

옆에 있던 이찬도 인사를 하였다.


“지수석도 반갑소. 비룡신표(飛龍神標)님도 잘 다녀오셨소.”

철룡이 말하자, 이찬은 다른 사람을 부르는가 하여 뒤를 돌아다 보았다.

지방수와 비룡 그리고 철룡은 파안대소했다.

“이표사를 부르는 말 같네. 축하하네.”

“부하들이 복와평의 일이 끝나고 이표사를 그렇게 부르고 있소. 하하하. 표사라니 다들 놀라워 하더니 군(君)이 아닌 표(標)를 붙였다오.”

비룡이 이찬에게 다가오며 말을 이었다.

“용호방 출신이라고 들었소. 대단한 무위와 기마술에 감탄했소. 우리는 비룡채, 이표사는 비룡신표니 이제는 한식구요. 비룡채에 언제든 방문해 주시오. 크하하하.”


홀로 한바탕 웃던 비룡채주 비룡이, 지방수에게 섣달 그믐날 서방님 찾듯 물었다.

“약조대로 ‘술’은 사오셨소?”

“약조를 잊을리 있겠소. 말을 처분한 은자도 여기 있소.”

은자는 부채주 철룡이 황급히 받아들고 있었다.

“급하게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여기서 야영하며 우의를 다지는 것은 어떻소?”

채주 비룡의 의외의 말에 지방수는 잠시 생각을 하는듯 하였다.

“하하하.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상한 모양새겠지만, 이번 인연(因緣)도 있으니 그리합시다.”


부채주 철룡이 지방수의 말에 호응이라도 하듯, 은자가 든 주머니를 흔들며 큰소리를 쳤다.

“전우가 아니오~. 전리품도 함께 나누는 전우(戰友)말이오~. 하하하”

비룡채에서 가져온 멧돼지 고기와 토끼로, 전우애(?)를 다지는 술판이 준비되고 있었다.

손을 거들고자 움직이니 다른 준비는 할 것이 없다며 ‘비룡신표’님은 저리 가라는 성화에, 이찬은 땔감만 준비하여 건네주고 지방수를 찾아갔다.


지방수는 경대선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비룡채 식구 비룡신표 아니신가~! 어서오시게.”

“나도 비룡채의 사람들에게 말을 들었네. 비룡신표 축하하네.”

지방수의 농(弄)에 경대선도 축하해 주었다.

“쑥스럽게 두분 왜 이러십니까? 그냥 이표사라 불러주십시오.”

“별호(別號)라는게 한번 생기면 오랫동안 따라다니네.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호칭으로 이름보다 더 빨리 인물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거라네.”

“지수석님 말이 맞네. 별호 하나 없이 지내는 우리 표사들을 보면 알 수 있다네. 사길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지만, 나 같은 표사는 알아주는 이도 없는 그저 무명표사라네. 강호를 돌아다니다 보면, 서러울때가 많다네.”

“녹림의 인물들이 붙여준 별호라서 마음에 안드는 건가?”

“아닙니다. 저들도 부득이하게, 산으로 올라간 것을 짐작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해치거나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이나 군부에 진출하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 비룡신표. 하하하”


구수한 냄새가 솔솔 풍기고 다들 야영에 익숙한지,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가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이제 시작하려던 참인데, 지수석과 비룡신표님 이리오시오.”

비룡과 철룡이 술병을 들고 손짓을 하며 부르고 있었다.

경대선은 가보라고 눈짓을 하고는, 자신은 표사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비룡은 마적단내에서 악질로 유명한 다섯명을 데려왔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열다섯명도 같이 왔다고 전했다.

산채에 남기로 한 자들은 열두명.

마적단은 최근에 생겨 이찬에게 죽은 세명과 줄에 묶어 놓은 다섯명을 제외하면, 사람을 직접적으로 해친자는 없다고 하였다.


‘모든 짐승은 흔적을 남긴다!’

이찬이 오기산에서 혈랑과 백호를 돌보며(?) 느낀 것 처럼, 사람의 범죄 또한 흔적을 남기는 법이였다.

이찬의 예상대로 비룡과 철룡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찬의 손에 죽은 이들의 죄상이 확연히 드러났다.

마적단에게 목숨을 잃은 이가 이십여명.

마적단 두목과 망아 망기 형제에게만 죽은이가 십오륙명이 넘었고, 묶여 끌려온 다섯명에게 죽은 사람이 그 나머지였다.


이찬은 망아 망기 형제의 옷에 얼룩진 피가, 짐승의 피와 다른 것을 알아보았다.

두형제의 몸에서는 살인의 향연을 벌인 냄새가 채 지워지지 않았다.

복와평에 오기 직전에도 세명의 목숨을 빼앗고 왔다는 것이다.

‘그래. 할아버지 말씀처럼 머뭇거리지 않은 것이 옳았어.’

이찬은 오기산을 떠나 오면서 들었던 할아버지 풍진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다섯명의 죄상을 적은 서찰을 지방수에게 건내고, 철룡이 이찬을 보며 말했다.

“무위를 보고 비룡신표님이 만화전장의 소공자인줄 알았소. 용호방 출신의 표사라고해서 모두 놀랐소. 용호방에서 비룡신표 같은 분을 배출(輩出)하다니 새롭게 보았소.”

“고향에서 모셨던 사부님이 용호방 기마술 교두로 계시는데, 사부님께 선물 받은 말로 이번에 익힌 기마술을 흉내 내었을 뿐입니다.”

“기마술은 그렇다 해도 무위도 대단하였소. 이번에 비룡채가 큰 빚을 진 것 같소. 부채주 그렇지 않은가?”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래서 채주님이 앞으로 만화표국의 표물은 마차당 은자 다섯냥에서 네냥으로 거래을 바꾼다 하셨소.”

철룡은 약간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하고는, 헛웃음을 보였다.

이찬과 눈이 마주친 지방수가 웃으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비룡채식구가 된 비룡신표 덕에 만화전장이 번창하겠소! 하하하.”

“크하하하”


맘껏 취하며 살아온 이야기나 하자는 비룡의 말에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밤이 깊어갔다.

사람들과 어울려 거하게 취한 구노인이 고향(?)에 오니 흥이 돋는 말과 함께 노래한가락을 뽑겠다고 나섰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눈만 껌뻑이던 비룡채사람들에게 지방수와 경대선이 연유를 설명하자.

“크하하하” “하하하” “껄껄걸” 거리는 웃음 소리가 퍼졌다.

구노인 출생의 비밀(?)을 안 채주 비룡과 철룡이 구노인을 향해 한마디씩 소리쳤다.

“푸하하하! 암요~. 고향에 오셨으니 한곡조 하셔야죠!”

“크하하하! 당연하죠 채주님. 노인장 한곡조 뽑으시오!”


흥겨운 노랫자락을 부를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구노인의 입에서 다른 노래가 흘러나왔다.

구백년전의 노래가락이었다.

편편황조 (翩翩黃鳥)

자웅상의 (雌雄相依)

염아지독 (念我之獨)

수기여귀 (誰基與歸)


음율에 맞춰 읊조리던 구노인은 술병을 들고 춤을 추며 해설을 하듯 노래가 이어지고 있었다.


훨~훨~나는 저..꾀꼬리~

암~수~서로 정..답구나~

샬라리~샬라니~사르딩~(후렴구)

외~로~운... 이..내몸은~

뉘~와~함께 돌..아갈꼬~

사르디~사르디~샬라링~(후렴구)


지방수는 구노인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이찬을 바라보았다.

“구노인이 살던 지역의 방언인가 보이~. 이년전에 상처(喪妻)하였다 들었네.”

이찬은 ‘방언이라~음’ 방언이라는 지방수의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 풍진이 오기산에 정착한지 삼년정도 되었을때 고향에 묻고 온 할머니를 생각하며, 저 노래를 후렴구와 두마디 정도 다르지만 비슷하게 불렀던 적이 있었다.


‘황조가’라고 하였던가.

지금은 사라진 고구려의 2대왕이 불렀다는 노래.

어려서 들었을때는 몰랐는데 구노인의 사연(事緣)과 노래를 들으니, 할아버지 풍진의 마음이 이제야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다.


작가의말

요즘은 어그로라고 하더군요.

관심을 조금이라도 끌고자 소개말을 바꾼것......인정 ^^::

10회도 못넘기고 중단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처음 소개글을 대충 올린듯 하여 바꾸었습니다.

읽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고....추천과 선호는 응원입니다! 꾸벅...^^

일이 있어서...급하게 글적거리고 갑니다.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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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3 +2 20.01.14 2,984 46 11쪽
20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2 +1 20.01.13 2,987 44 10쪽
19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1 +2 20.01.11 3,026 4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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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3 +1 20.01.09 3,048 46 11쪽
16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2 +2 20.01.08 3,005 50 9쪽
15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1 +1 20.01.07 3,254 43 12쪽
14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2 +1 20.01.06 3,113 43 10쪽
»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1 +2 20.01.04 3,211 45 10쪽
12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2 +2 20.01.03 3,280 50 13쪽
11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1 +1 20.01.02 3,414 46 12쪽
10 용호방에서 진방식을 치르다. 그리고... +1 20.01.01 3,650 50 22쪽
9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2 +1 19.12.31 3,521 49 9쪽
8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1 +2 19.12.31 3,666 50 10쪽
7 용호방에서 소진방식 +1 19.12.30 3,739 47 7쪽
6 용호방에서 소무공교두를 만나다 +2 19.12.29 4,018 48 9쪽
5 중원행을 준비하며 용호방으로 +2 19.12.28 4,439 54 11쪽
4 왕두와 소진방 그리고 오기촌에서 +2 19.12.28 5,042 58 14쪽
3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2 +2 19.12.27 5,768 57 8쪽
2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1 +1 19.12.26 9,334 7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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