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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삼정 님의 서재입니다.

은풍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사무삼정
작품등록일 :
2019.12.26 11:30
최근연재일 :
2020.05.06 14:55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219,018
추천수 :
3,084
글자수 :
408,230

작성
20.01.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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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1
추천
45
글자
10쪽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4

DUMMY

구경중에 싸움구경이 최고라고 했던가.

어느덧 일을 하던 이들까지 일손을 멈추고 두사람의 비무를 보기 위해 몰려들어, 백명(百名)을 훌쩍 넘지는 못하였지만 족히 백명 가까이 되었다.


이찬은 삼한의 철을 조심히 다루던 구노인이 뒤늦게 온 것을 알았고, 표씨사형제를 구노인과 함께 대견하다는 마음으로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자혜선인 영운은 생각지 못한 결과로 비무가 흐르자 쓴웃음을 지으며 이찬을 바라보다가, 이찬의 얼굴에 피었던 만연한 미소가 갑자기 노기(怒氣)로 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태정이 더욱 진기를 불어 넣어 검에 검강이 솟아나고 살기(殺氣)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운은 이찬이 노기를 띤 이유를 알아차리고, 이러다 두 번 크게 망신(亡身)을 당할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태정이 걱정되었다.


태정의 몸에 살기가 은은하게 배어나오자, 급하게 자혜선인 영운이 불호령을 내렸다.

“태정, 네 이놈. 이무슨 해괴한 짓이냐.”

태정은 영운의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대단하오. 오늘은 비긴거로 합시다.”

“양보해 주셔서 감사하오.”

표남은 태정의 말에 포권을 취하며 대답하였다.

“사숙님, 사질이 불민(不敏)하여 실수하였습니다.”

“태정 너는 점창산에 돌아가면 칠일간 면벽수련을 하거라. 알겠느냐?”

“네. 사숙님.”하고 태정은 고개를 숙였고, 객잔으로 돌아가며 뒤를 힐끔 거리고 있었다.

“쯧쯧, 도사라는 놈이 우의를 다지는 비무중에, 호승심을 못이겨 살기를 보이다니.”


비무가 끝난후 표씨 사형제는 무학사검(武鶴四劍)이란 별호가 좌중들로 생겼다.

“둘째 자네 덕에 우리 사형제를 무학사검이라 부른다네. 하하하”

“자네의 무공이 학처럼 보였나 보네, 축하하네.”

지방수도 부러운 듯 축하해 주었고, 자혜선인 영운도 축하해주고 있었다.


표남이 이찬에게 다가와 공손(恭遜)이 인사를 하자, 이찬은 표남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의 마음과, 알고자 하고 배우기 위해 애썼던 지난날의 표남의 땀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과 함께, 대견스러운 마음 등이 들어 표남의 어깨를 말없이 두드리고 있었다.

지방수일행은 나이든 표남이 어린 이찬에게 공손이 대하는 것을 당연시 하였지만, 다른 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였다.


객잔으로 일행들이 자리를 옮기고, 남궁선우가 이찬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소협은 표사로 있기엔 너무 아까운 인물인 것 같소.”

“남궁 소가주께서 높이 보신 듯 합니다.”

“아니오. 비룡신표님을 우리 남궁세가로 모시고 싶소.”

지방수는 남궁선우의 말에 놀라고 있었다.

하지만 거취(去就)의 문제는 자신이 나설 수 없어서 보고만 있었다.

“높이 봐주신 것은 감사합니다. 저는 만화표국의 표사가 좋습니다. 지수석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배울 것이 많이 있습니다.”

“만화표국 표사의 보수의 두배를 드릴게요.”

남궁선미가 돈 문제를 꺼내자, 이찬은 웃으며 말했다.

“제의는 감사합니다. 만화전장의 대인과 약조한 기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신의(信義)를 버릴 수는 없습니다.”


이찬은 남궁선미의 돈 이야기에, 비무시 살기를 흘리던 태정과 호승심으로 치부하며 얼버무린 자혜선인 영운의 행동이 떠올랐다.

돈으로 사람을 취하려하고 비무중 사람의 생명을 해하려던 행동을 가볍게 넘기는 영운 일행의 모습이 마뜩잖았다.

‘그때 자혜선인께서 말리지 않으셨으면....’

이찬은 속으로 태정의 모습을 상상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태정은 두어달 한손으로 모든 일을 해결해야 했을 것이다.


남궁선미는 남궁선미대로 남궁세가의 제안을 거절하는 이찬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남궁세가는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남궁씨를 가진 세가의 사람이거나 또는 특별한 인연이 있거나, 철저한 신분을 확인하고 실력을 검증 받고 나서야 세가의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홀로 쓴술잔을 들이키던 태정도 이찬의 일언지하(一言之下) 거절을 의아하게 생각하며, 표남과의 비무를 돌아보고 있었다.

유운검법을 시작으로 사일검법으로 때론 부드럽게 때론 맹렬하게 몰아세우기도 하였다.

자신의 밑천까지 내놓아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자 얼마나 놀랐던가.

비무후 표남이 이찬에게 보여준 행동.

마치 제자가 사부를 대하듯 하였고, 이찬의 행동은 자애로운 스승이 제자를 바라보는 눈길과 다독임 이었다.

아무리 다시 보아도 이제 강호에 나온 신출내기 표사로 보였고, 뭉개뭉개 피어오르는 의혹만큼 태정의 손길은 술잔을 향하고 있었다.


지방수 일행은 아침이 되어 자혜선인 일행과 작별인사를 하고, 대목선에 마차를 옮기고 배에 올라탔다.

두 대의 배가 맞으편 강가에 다다르자, 대목선에 연결된 줄을 잡아당기고 대목선에 있는 열명의 장정들이 긴 장대를 이용하여 대목선을 움직이고 있었다.

무사히 마차를 육지로 옮기고 다시 마차의 짐을 모으고 있었다.


표물을 운반하기 위해 벌어지는 여러작업들을 보며, 이찬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표물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노력과 땀이 드는군요.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물건이 지방과 지방사이로 옮겨지면서 가격이 다 달라진다네.”

“일반 양민들이 사는 품목은 너무 비싸지면, 삶이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일반 양민들이 사용하는 물건보다는, 부자들이나 고위관직의 사람들이 쓰는 물품에서 이윤을 많이 남긴다네.”

“부자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이동시키면서, 양민들이 쓰는 몇몇 품목은 덤으로 운반하는 것이군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실상이 그렇다네.”

다섯 대의 마차를 세대로 줄이는 작업이 완료되자 낙양으로 다시 향했다.

낙양에 도착하여 표물을 한 대 내려주고, 장안에 갈 물품이 있으면 한 대 맞춰서 세대의 마차가 가고, 없으면 삼한의 철이 실린 두 대의 마차만 장안으로 간다고 했다.


낙양에 삼일(三日)만에 도착하여 표물을 내려주고, 예정에 없던 한 대 분량의 새로운 표물을 받아 다시 세대의 마차가 쉬지 않고 바로 장안으로 향했다.

“비룡신표, 새로 받은 표물 때문에 구경을 못하고 떠나서 미안하네.”

“지수석님, 괜찮습니다.”

“대신에 새로 받은 표물의 운송 값의 일부는 표사들과 나눈다네. 하하하”

지방수는 낙양에서 예정에 없던 표물의 운송값은 표국에 반을 보내고, 나머지 반은 표사들과 일꾼들에게 사기진작 차원에서 나누어 주는게 관례(冠禮)라고 했다.


이찬은 지방수 옆에서 걷고 있었고, 이찬 대신 표씨 사형제가 뒤에서 ‘훈마’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지방수가 이찬과 대화를 하면서 가고 싶어했고, 이찬도 걸으며 배우고 싶었다.

지방수는 표사들의 개인 짐에는 표행에 방해가 안될 정도의 물건들이 있을거라고 했다.

보관하기 쉽고 타지방에 가면 돈이 되는 물건들이, 최소 한두가지는 갖고 있을거라고 했다.

지방수 자신도 두 개의 물품이 있다고 하며, 이렇게 움직이는 물량도 상당할 거라고 설명해 주었다.

자주 다니다 보면 저절로 알게되어, 긴표행의 또다른 재미라는 것이다.

먼 길을 떠나는 표행의 표사들이 갖는 일종의 혜택이었다.

이찬은 미리 말해주지 않은 지방수에게 농담석인 원망을 하였고, 지방수는 처음부터 돈맛을 보면 안된다며 웃었다.


낙양은 점만 찍고 떠나는 지방수와 이찬의 일행.

낙양을 떠난 일행은 장안까지 일정을 줄이기 위해, 점점 속도를 높이다 보니 객잔을 지나쳐 야영을 하였다.

표씨 사형제 무학사검은 이찬과 함께 식사후 수련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였다.

지방수는 다른 사람의 무공수련을 엿보지는 않았지만, 수련하는 근처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표씨 사형제가 이제 자신보다 무위가 높아지려는 것을 보면서 고민하고 있었다.

표북이 지방수를 발견하고는 자존심을 긁었다.

“지수석님, 거기서 왜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있습니까?”

“지수석님 고민하시지 마시고 그냥 부탁할게 있으면 하세요. 무인이 강해지고 싶은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표남이 대답을 못하고 있는 지방수에게 살짝 다가가 조용히 충고를 하였다.

“그렇지, 표남도 그렇게 생각하지?”

“네. 지수석님. 저희 사형제를 보시면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알았네. 비룡신표에게 말해야 겠네.”


이찬이 다가오자 지방수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레 말하였다.

“비룡신표, 내가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지수석님.”

“나도 심법과 내가 익힌 무공을 자네가 보아주고, 충고를 해줄 수 있겠나?”

이찬은 지방수가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말한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방수가 크게 용기를 낸 것을 잘한 결정이라는 듯 미소를 지었다.

“험.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 잖는가.”


표씨 사형제가 사방검법과 두표심법을 전수해 줄 수 있는데, 대신 사제(師弟)의 연을 맺어야 한다고 농담을 하였다.

지방수는 자신이 익힌 심법과 검법에 이찬이 손을 봐주면 충분하다며,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하고는 여섯명이서 크게 한바탕 웃었다.

“푸하하하” “하하하”


표씨 사형제는 먼저 야영지로 돌아가고, 지방수와 이찬 둘이 남았다.

먼저 지방수가 검법을 시연하고는 이찬을 바라보았다.

지방수는 이찬에게 사촌동생과 함께 배운 검법의 내력을 이야기 했다.


이류무인으로 평생을 보낸 늙은 노인에게서 어렸을 때 지방수와 지방원이 같이 배웠으며, 술을 좋아하던 추노인이란 사람에게 아버지가 술을 대접하고, 아이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도록 했다는 것이다.

육개월 정도 지방수의 아버지에게 술을 대접받고, 자신과 지방원을 틈틈이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이류무사의 검법이 이름은 거창하여 ‘백룡신파천검법(百龍新破天劍法)’이라고 했다.

심법은 ‘백운기해(百雲起海)’라고 추노인이 말하면서 자신은 게을러서 이류에 머물렀지만, 대성하면 일류를 뛰어 넘을 거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였다.

무공을 배운지 육개월이 지난 시점에 술 때문에 추노인이 갑작스레 죽어서, 둘이서 그후론 연마하여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작가의말

어제는 개인사정으로 연재를 쉬어 죄송합니다.

항상 읽어 주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초출내기의 글이라 부족한 구석이 있어도

새로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글적이고 있네요.


추천과 선호는 응원으로 알고 열심히 이어가보겠습니다.

꾹꾹 눌러주시는 추천과 선호 감사 감사~ 꾸벅

그 힘으로 일반연재까지 올라 왔네요.

힘찬 하루 되시길 빌며~

휙휙~ 글적거리고 갑니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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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6 (아! 이건 악연이야) +3 20.01.18 2,807 45 11쪽
23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5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1 20.01.17 2,870 45 10쪽
»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4 +2 20.01.16 2,942 45 10쪽
21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3 +2 20.01.14 2,984 46 11쪽
20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2 +1 20.01.13 2,987 44 10쪽
19 황도(皇都) 장안으로 가는길 1 +2 20.01.11 3,026 47 7쪽
18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4 +1 20.01.10 3,036 47 14쪽
17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 3 +1 20.01.09 3,048 46 11쪽
16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2 +2 20.01.08 3,005 50 9쪽
15 황도행(皇都行). 유주로 가는길1 +1 20.01.07 3,254 43 12쪽
14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2 +1 20.01.06 3,113 43 10쪽
13 비룡채 식구(?) ~ 아니신가! 1 +2 20.01.04 3,211 45 10쪽
12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2 +2 20.01.03 3,281 50 13쪽
11 이찬 만화전장에서 일을 시작하다 1 +1 20.01.02 3,415 46 12쪽
10 용호방에서 진방식을 치르다. 그리고... +1 20.01.01 3,650 50 22쪽
9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2 +1 19.12.31 3,521 49 9쪽
8 용호방에서 내공(?)심법을 배우다 1 +2 19.12.31 3,666 50 10쪽
7 용호방에서 소진방식 +1 19.12.30 3,740 47 7쪽
6 용호방에서 소무공교두를 만나다 +2 19.12.29 4,018 48 9쪽
5 중원행을 준비하며 용호방으로 +2 19.12.28 4,439 54 11쪽
4 왕두와 소진방 그리고 오기촌에서 +2 19.12.28 5,042 58 14쪽
3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2 +2 19.12.27 5,768 57 8쪽
2 삼한을 뒤로하고 오기촌(五氣村)에 1 +1 19.12.26 9,335 71 7쪽
1 +1 19.12.26 10,709 62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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