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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님의 서재입니다.

사관학교의 꼽추 하이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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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작품등록일 :
2021.05.12 22:45
최근연재일 :
2021.06.29 23:28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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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61
글자수 :
259,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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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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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년차

DUMMY

“너희는 함부로 토 달지 마라.”


잠깐의 여유 끝에 돌아온 아몬은 눈에 띄게 초췌해져 있었다.


“괜히 아니라고 말했다가 질문만 수십 개를 받았다.”

“질문만 던지지 않았을 텐데?”

“···그래. 의외의 정보도 얻었지. 시조님의 취향이라든가, 사사투스 가문 초기의 검술 형태라든가.”


모든 정령은 거래와 계약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인과율이라는 저울추에 의해 거래의 대가는 변동하며, 공정치 못한 계약을 무턱대고 받아들일 시 훗날 부족한 인과율을 당사자가 치러야만 한다.


흔히 정령사들이 말하는 정령의 장난이란 제멋대로 가치를 정하고 속이는 몇몇 인성 나쁜 정령들의 행태를 말하는 은어였다.


“그 정도면 선방했네.”

“뭔데?”


이제는 아는 사람이 더 드물어진 정령 계약에 대한 설명을 들은 아몬이 한껏 노려본다.


“그걸 이제 말해주나?”

“스텔라가 인간에게 해가 될만한 거래를 제안하는 정령이 아니니까.”

“나는 시조님의 이상형을 알고 싶지 않았다!”

“상대가 임의로 정보를 제시하기 전에 확실한 대가를 요구했어야지.”

“하···.”


약간의 꼼수는 스텔라도 즐겨 사용하는 편. 사전정보가 없었던 아몬은 손해를 봤지만 뒷 순서인 사람들은 보다 효율적인 거래를 성사할 수 있을 것이다.


“디안이 먼저 갔다고 했나?”

“회랑 중앙에서 미친놈처럼 검무를 추고 있길래 들여보냈다.”


연신 투덜거려도 얻은 게 아주 없지는 않았던 아몬은 슬그머니 자리를 옮겼다. 아마 스텔라가 보여준 시조의 검술을 익히러 갔을 것이다.


“착한 정령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동화가 여기서 나왔나 보네요.”

“비슷하겠지. 오랜 세월 쌓아온 지식 중 일부가 누구한텐 소원만큼이나 절실했을 수도 있으니까.”


시실라와 헤일은 뜻밖의 기회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봄의 정령인 스텔라가 알 만한 정보, 그리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정보, 거기에다가 나눈 대화의 저울에 걸맞는 무게의 정보.


세 조건을 관통하는 선에 놓인 정보를 골라야 한다.


“아으, 모르겠다.”


시실라는 머리를 부여잡고 포기를 선언했고, 헤일은 정한 듯 눈동자 흔들림이 잦아들었다.


디안은 아몬보다 훨씬 빨리 돌아왔다. 별 소득 없이 왔다는 걸 보면 제대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다음으로 시실라가 불려가고, 이윽고 헤일의 차례가 다가왔다.


**



“어서 오거라, 아이야.”


헤일은 아까보다 훨씬 선명해진 채 상석에 앉아있는 정령과 마주했다.


탄생의 전조를 알리는 봄 내음 향이 방안 가득하다. 혹시 이 향기 또한 매혹을 유도하는 것은 아닐까. 일말의 불안감이 치솟았다.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아까는 멋대로 잠에서 깬 탓에 예민했거든.”


머리 양옆에 검지만 세운 주먹을 붙이는 정령. 순하게 웃는 표정에선 한 줌의 공격성도 보이지 않았다.


“기대되는구나. 코르닉스의 아이와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거든.”

“시조님을 아시나요?”

“소심한 아이였지.”


은둔자 가문이라 불리는 코르닉스. 그 시조에 대한 기록은 여타 하이엘프의 시조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엘피니아 건국기에도 건국식과 준비에 참석했다는 기록만 몇 줄 언급되었을 뿐, 자세한 행적이나 업적은 가문의 서고에도 극히 드물었다.


“시조에 대해 듣고 싶으냐?”

“···아뇨.”


궁금하긴 하지만 물어보기로 정한 주제는 아니었다. 헤일이 거절하자 스텔라는 웃으며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엘핀. 그 아름다운 세계수의 도시가 얼마나 변했는지 궁금하구나.”


지난 1년 간 어디에 새로운 공원이 조성되었고, 또 어떤 건물이 새로 지어졌다는 등 신변잡기 이야기로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 후로도 엘피니아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를 물어보는 덕에 막힘없이 스텔라의 질문에 답할 수 있었다.


“이제 긴장이 많이 풀린 모양이지?”

“아.”


누군가와 이렇게 허울 없이 대화를 나눠본 게 얼마 만이던가.


사관학교에 입학한 이후 뛰어난 화자 만큼이나 뛰어난 청자가 대화에 중요하단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자기 할 말만 하는 자, 제멋대로 걸러 듣고 오해하는 자, 무조건 부정적인 쪽으로만 받아들이는 자.


질리게 만드는 동기들과 달리 스텔라는 그 어떤 편견과 사심 없이 오롯이 대화를 들어주고 받아주는 청자였다.


“죄송해요. 혼자 너무 들떠서···.”

“괜찮다. 오히려 밝은 쪽이 좋지. 남매가 어쩜 이리도 다른지 모르겠구나.”


자주 듣던 이야기였다. 언젠가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식솔들의 칭찬 중 가장 흔한 말이었으니까.


자신도, 가문의 사람들도 아게르를 타인 취급하는 게 당연한 거라 여겼다. 오직 릴리만이 아게르를 전적으로 믿을 뿐이었다.


처음엔 어릴적 추억을 간직한 동생의 고집이라 여겼으나, 곧 자신의 믿음이 진실과 어떤 괴리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이 자라났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선 확신으로 변했다.


“아까, 아게르와는 어떤 대화를 나누셨습니까?”

“응?”


예상외의 물음에 바라보자 헤일은 다급히 말을 이었다.


“그게, 대화가 거래의 수단이 된단 사실을 알려준 것도 그렇고, 뭔가 정령님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닐까 싶어서···.”


횡설수설을 지켜보던 스텔라가 방긋 웃었다.


“그래. 어떤 게 궁금해서?”

“사실···.”


앞으로 계속 얼굴을 맞대고 볼 동기도, 훗날 중요한 자리에서 만날 인연도 아니다. 헤일은 조금씩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결론은, 네 오빠란 사람이 뭐 하는 놈인지 모르겠다 이 말이구나.”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진다. 스텔라는 고개를 숙이는 헤일을 다독였다.


“네 잘못이 아니다. 그 녀석이 원체 특이한 삶을 살아서 그런 것이니.”

“특이한 삶이요?”

“내가 처음 네게 했던 말, 기억하느냐?”


뒤틀렸다. 예정된 운명이 헐거워졌다. 자신을 부정하는듯한 말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자 스텔라의 손에서 넝쿨이 뻗어나와 기다란 선을 그렸다.


“중간계의 모든 생명체는 운명을 부여받는다. 대개는 완만한 굴곡을 그리며 충실하게 따르지만, 종종 주어진 길에서 벗어나는 이들이 있지.”


일직선이던 넝쿨이 크게 흔들리며 물결을 그린다.


“때로는 본인의 돌이킬 수 없는 결정으로, 때로는 타인의 흐름에 휘말려 운명의 선에서 벗어난 이들은 두 가지 결말을 맞이한다.”


요동치는 물결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져 버리는 얇은 넝쿨, 그리고 점점 커지는 진폭을 견디고 줄넘기처럼 하나의 커다란 호선을 그리는 두꺼운 넝쿨.


“내가 네게서 본 운명은 후자였다.”

“그럼 아게르는? 전자란 건가요?”

“둘 다.”


넝쿨을 거두어들인 스텔라는 꽃잎 차로 목을 축였다.


“네 운명이 혹한에서 피어나는 매화라면, 그는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같단다. 스스로 가두어 영영 꽃을 피우지 못할 뻔 했으나 천운이 닿아 발아를 이루었구나. 그 과정에서 삿된 기운은 사라지고 숭고함만이 남았으니, 뒤틀린 연 또한 노력하면 원래대로 돌아올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인과율의 손해를 각오하고 꺼낸 말이었으나, 정작 듣는 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효용이 없다.


뒤탈 없이 남을 돕는 것도 어려운 법이다. 스텔라는 옛 친우의 조언을 떠올리며 미간을 짚었다.


“말로만 들어서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모양이구나.”


스텔라의 손에서 작은 백색 열매가 피어났다.


“인과의 연자(蓮子)다. 먹는 순간 내 기억 중 일부를 엿보는 대신, 네 기억 일부가 내게로 흘러들어온다. 여기에 내 힘 일부를 불어넣어 네 오빠와 관련된 기억만을 담았다. 먹는 순간, 네 의문이 적잖이 해소될 테지.”


대가는 무작위의 기억. 헤일은 별 고민 없이 손 위에 놓인 연자를 삼켰다.






“릴리! 오래 있으면 안 돼! 걸리면 혼난단 말이야!”

“금방 갈 거야!”


‘여긴?’

‘심상 세계. 인과율의 잔흔이 머무는 과거와 미래의 교차점.’


어두운 복도. 어린 시절의 자신과 릴리가 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오빠 주려고 가져왔어! 다음엔 더 예쁜 애로 가져올게!”


손에 쥔 샤프란 두 송이를 손바닥 만한 틈 사이로 집어넣은 릴리가 뺨을 부풀리며 자신을 지나친다.


‘이미 고착되어 버린 과거다. 미래에서 접속한 우리는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지.’


지형과 물질을 무시하고 지나다니는 레이스가 된 기분이었다. 헤일은 가물가물한 기억 속 어린 헤일과 자신을 바라봤다.


“릴리, 같이 가!”

“흥! 언니랑 안 놀아!”

“왜애애.”


이런 적이 있었던가. 기억해내기 위해 한참을 고민하던 헤일은 홀연히 강철 문 너머로 사라지는 스텔라를 황급히 따랐다.


‘···아게르.’


빛이라고는 좁은 창살 사이로 넘어오는 햇빛이 전부인 방 안, 어린 아게르가 홀로 구석에 앉아있었다.


주변에 일렁이는 공간. 마력의 폭주로 인한 왜곡 현상이었다.


그제서야 헤일은 아게르가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명령에 의해 독방을 썼던 기억을 떠올렸다.


철컹-


“따라오십시오. 가주님의 부름입니다.”


무릎에 고개를 묻은 채 석상마냥 굳어있던 어린 아게르가 문을 연 사람을 바라봤다.


‘아는 사람이더냐?’

‘아버지의 집사.’


현재 가문의 총집사가 된 크리스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아게르가 안에서 나온다. 그를 무심한 눈으로 내려다보던 집사는 몸을 돌려 어두운 복도의 안쪽으로 향했다.


‘저기엔 아무것도 없을 텐데?’

‘인기척이 느껴진다.’


아게르가 갇혀있는 이곳은 본가 별관에서도 감옥으로 쓰이던 단층 건물이다. 낡고 오래된 데다가 구조도 그저 방 네 개가 전부라고 알고 있다.


헤일은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며 집사와 아게르의 뒤를 따랐다.


끼릭-


복도의 끝에 다다른 집사가 구석의 벽돌 몇 개를 차례대로 매만졌다. 기계가 맞물리는 소음과 동시에 옆의 벽이 허물어지고 숨겨진 통로가 드러났다.


말없이 손전등을 켜 내려가는 집사와 그대로 따라 들어가는 아게르. 헤일은 혼란에 휩싸였다.


유사시를 대비한 피난 공간, 숨겨진 통로 등등. 아게르가 떠난 후 임시 가주 역할을 수행하며 다양한 가문의 비밀을 파악했다. 그러나 그 중 감옥 별관에 비밀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자신이 모르는 장소, 자신이 모르는 과거, 자신이 모르는 진실.


보이지 않는 손이 목을 옥죄여 오는 기분이었다.


‘괜찮으냐? 원한다면 내보내 줄 수 있다.’

‘아니. 아니에요.’


아직 임시 가주에서 내려오지 않은 이상, 끝까지 마주할 의무가 있다.


헤일은 호흡을 가다듬고 두 명이 사라진 비밀 통로로 내려갔다.


“가주님.”


마력 전등 하나 없이 촛불만으로 조명을 대체하는 지하 공간. 수십 평 남짓의 비밀공간에는 지상의 구조와 비슷하게 쇠창살로 구역이 나뉘어 있었다.


“돌아가게.”


집사가 통로로 되돌아가고, 지하공간에는 그리운 얼굴의 아버지와 아게르만 남았다.


“그래. 오늘은 성과가 있었느냐?”

“···아니요.”


흔들리는 촛불에 휩쓸려 둘의 그림자가 일렁인다.


“더 이상은 기다려줄 수가 없겠구나. 이젠 내 방식대로 하자꾸나.”

“아버지.”

“네 말에 두 달을 기다렸다. 그런데 바뀐 게 있느냐? 언제까지 고집을 피우려는 거야!”


언제나 온화한 모습만 보여주던 아버지의 호령에 아게르가 몸을 움츠린다.


“하아, 아게르야. 네 개성은 필시 연방에 큰 획을 그을 만큼 뛰어나다. 그만큼 부작용도 큰 게지. 지금 초기에 틀을 잡아놓지 않으면 금세 망가지고 말 거란다. 지금 네 몸처럼 말이다.”


아버지의 손이 점차 무너져내리기 시작한 아게르의 얼굴을 매만졌다.


“너도 평생 고통을 참으며 살고 싶지는 않을 테지. 그러니 그만 받아들이거라.”

“···외도로 얻은 힘은 쉬이 부스러지는 법입니다.”

“외도. 그래. 외도지.”


떨리는 아게르의 대답에 아버지의 목소리에 웃음기가 감돈다.


“그런데 어쩌겠느냐. 허물어져 가기 시작한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방법이 그것뿐인 것을.”

“가문은 가문일···.”

“우리가 어디 굴러먹던 핏줄이더냐! 코르닉스다! 천왕국의 이면을 다스리던 그 코르닉스란 말이야!”


자신이 알던 아버지가 아니었다. 웃음과 광기로 가득 차 어린 아들을 핍박하는 사내는 미치광이, 그 자체였다.


“아게르야. 네가 가문의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아버지···.”

“아니면, 네 동생들에게 이 역할을 떠맡기려느냐? 고통과 비명으로 가득할 가시밭길을 동생들이 걷게 할 테냐?”


침묵하는 아게르의 귓가에 아버지의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닿았다.


“네 희생으로, 동생들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손바닥에 쥐어진 불길한 보라색 광석. 아게르는 떨리는 손으로 정체불명의 돌을 입에 가져갔다.



치칙-


‘뭐야!’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범위는 여기까지다. 애초에 아게르에게 전해 받은 기억조차 완전하지 않았으니, 별수 없지.’


뒤틀린 시야는 다시 한 번 반전했다. 이번에는 지하실이 아닌 본가의 의무실이었다.


그곳에는 고운 관에 누워있는 릴리와 아게르, 그리고 지금은 은퇴해 고향으로 떠난 주치의 할아버지가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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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년차 21.06.29 56 5 13쪽
» 2년차 +2 21.06.26 57 2 13쪽
41 2년차 21.06.24 61 3 14쪽
40 2년차 21.06.23 66 2 13쪽
39 2년차 21.06.21 70 4 13쪽
38 2년차 21.06.20 65 5 14쪽
37 2년차 21.06.19 76 4 13쪽
36 2년차 21.06.16 82 6 13쪽
35 2년차 21.06.15 87 5 15쪽
34 2년차 21.06.14 95 6 14쪽
33 2년차 21.06.13 101 7 16쪽
32 2년차 21.06.12 111 5 15쪽
31 꼽추 아게르 +3 21.06.11 116 9 13쪽
30 꼽추 아게르 21.06.10 100 5 17쪽
29 꼽추 아게르 21.06.09 106 8 15쪽
28 꼽추 아게르 21.06.08 104 7 13쪽
27 꼽추 아게르 +2 21.06.06 108 5 12쪽
26 꼽추 아게르 +1 21.06.04 113 7 12쪽
25 꼽추 아게르 21.06.03 116 7 14쪽
24 꼽추 아게르 21.06.03 119 6 13쪽
23 꼽추 아게르 21.06.01 126 6 14쪽
22 꼽추 아게르 21.05.31 131 8 14쪽
21 꼽추 아게르 21.05.30 133 7 14쪽
20 꼽추 아게르 +1 21.05.29 173 5 14쪽
19 꼽추 아게르 +1 21.05.27 169 6 14쪽
18 꼽추 아게르 21.05.26 146 8 13쪽
17 꼽추 아게르 +3 21.05.25 152 8 13쪽
16 꼽추 아게르 21.05.24 151 7 12쪽
15 꼽추 아게르 21.05.23 151 6 13쪽
14 꼽추 아게르 21.05.22 15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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