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빅슬립 님의 서재입니다.

사관학교의 꼽추 하이엘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빅슬립
작품등록일 :
2021.05.12 22:45
최근연재일 :
2021.06.29 23:28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6,484
추천수 :
261
글자수 :
259,046

작성
21.06.03 01:18
조회
119
추천
6
글자
13쪽

꼽추 아게르

DUMMY

포탈을 지나가자 탑의 층과 같은 텅 빈 공동이 등장했다. 안개가 있던 자리에는 이때까지의 등반 성적에 따른 보상이 책정되어 놓여있었다.


금박으로 꾸며진 거대한 철제 상자. 명실상부한 최고 등급의 보상이다. 나는 기대감을 갖고 상자를 열었다.


한 쌍의 장갑과 로브가 최상단에 위치하고, 비슷한 장식의 귀걸이, 팔찌, 목걸이 한 세트가 같은 상자에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쌓인 금괴가 빛을 낸다.


“오.”


금괴보다도 장비에 눈이 간다. 전부 범상치 않은 마력을 품고 있는 게 느껴졌다. 나는 시넬의 눈으로 장비의 감정에 들어갔다.


장갑은 순수 미스릴 실로 짜인 고급품으로, 내부 충격을 바깥으로 흘리고 실체가 아닌 것에 직접 간섭할 수 있는 기능이 부여되어 있었다.


물리적인 공격은 흘려내고, 마력이나 싸이오닉의 공격은 잡아 찢을 수 있다. 헤일에게 굉장히 어울릴만한 장비였다.


나는 다른 장비도 서둘러 감정했다. 장신구 세트는 넓은 마력 용적을 가진 아티팩트 제작용 장비였고, 로브는 내가 외출시 항상 입고 다니는 로브의 상위호환 격인 물건이었다.


착용자의 컨디션 조절과 은닉은폐는 기본이고, 나아가 외부로 보이는 형상 마저 조절 가능하다. 수사국에서 보면 침을 질질 흘릴만한 명품이었다.


안 그래도 하도 찢기고 뚫려 예전 같지 않은 성능을 보이고 있었는데 잘 됐다. 나는 즉석에서 로브를 갈아입었다.


착용자의 마력 회로를 강화하는 기능이 활성화되며 한층 안정감이 높아진다.


나는 철제 상자를 통째로 배낭에 넣고 1층 포탈을 탔다.


“커헝.”


진즉 내려온 펜나가 상자를 품에 안고 구석 침대에서 졸고 있었다. 나는 다가가 그녀를 깨웠다.


“쓰읍, 왔어요?”


눈을 비비며 일어난 펜나가 상자를 내 쪽으로 밀었다.


“보관 좀요.”

“묵직한데.”

“그 개고생을 하고 따라갔는데 이 정도는 받아야죠. 참, 이거.”


펜나는 작은 구슬을 내게 건넸다.


“돈으로 퉁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나마 있는 장비 중에선 이게 제일 비싸 보여서 주는 거예요.”


내부에서 영롱한 빛이 맴도는 게 고대 마법사들이 쓰던 오브류의 장비 같았다. 나는 감사히 받았다.


“진짜 줄 줄은 몰랐는데.”

“누군가 말씀하셨죠. 공짜로 받은 것은 반드시 공짜로 잃게 되어있다. 솔직히 얹혀온 입장에선 보상 상자를 전부 넘겨야 하나 싶기도 한데, 아시다시피 이제 백수가 돼서. 이해하죠?”


한쪽 눈을 감았다 뜨는 연상의 애교에 나는 말 없이 유적을 벗어났다.


“차라리 욕을 하지! 왜 유적 입구에 화풀이를 해요?!”

“그런 거 아니다.”


저택에 돌아가는 내내 펜나의 얼굴은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



맞춰둔 알람 소리에 깨어 창문의 커튼을 걷는다.


“공기 좋네.”


어제 베넬로스의 탑 특성을 얻고 난 뒤부터 전신에 활력이 돈다.


등이 굽어있어 할 수 없이 옆으로 누워 자거나 엎드려 자는데, 그 때문에 항상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뻐근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은 제대로 된 잠을 잔 것처럼 상쾌하다.


“윽.”


기지개를 켜는데 명치 어림이 살짝 아릿하다. 엎드려 잔 후유증으로 종종 겪는 통증이다. 나는 대수로이 넘겼다.


이른 새벽, 오랜만에 혼자 사관학교로 가는 길을 걸었다.


영하 수십 도에 이르는 한파가 찾아왔음에도 아침까지 일을 마쳐야 하는 이들이 부지런히 삶의 열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신문이요!”


나는 앳된 소년에게서 어용신문을 한 부 샀다. 얼핏 헤드라인을 본 탓이었다.


[충격! 테러 배후에 크메르 상회 연관?]


테러 이후 써클에 대한 수사는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큰 피해를 입은 소로 상회가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는데, 나와 대화를 나눈 뒤 상회 건물 바깥으로 나가 있어 화를 피한 소로 주아르는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써클을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대규모의 테러 집단이 이동한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크메르 상회가 의도적으로 이들의 행적을 은폐했다는 증거가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수사국의 발표에 시민들의 분노가 크메르 상회로 향하고 있다는 논조로 기사는 끝이 났다.


진짜 크메르 상회가 써클과 손을 잡은 것인지는 몰라도, 연방이 크메르 상회를 찍어내기로 마음먹었다는 사실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이때까지 기회를 엿보다가 테러를 명분 삼아 한 번에 몰아쳤을 수도 있고.


그밖에 각 연방 전선의 상황이나 신 정책 발표 등의 기사를 전부 볼 때쯤 사관학교에 도착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얻은 게 많은 만큼 적응할 시간 또한 배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최적화를 맞춰놓지 않으면 약간의 괴리감이 쌓이고 싸여 나중에는 큰 위험으로 다가온다.


목표는 각성 특성의 체득과 베넬로스의 탑 특성의 연구. 나는 차분히 마력을 전개했다.


하나, 둘, 셋, 넷.


단전에서 떼어낸 흑마력 덩어리가 주변을 맴돈다. 다섯을 넘어 여섯 개까지 늘리자 슬슬 제어에 힘이 부친다.


나는 단전에 남은 흑마력의 양, 그리고 지난 수련으로 눈에 띄게 늘어 가슴 전체에 걸쳐 자리 잡은 백마력의 양을 가늠했다.


밀도와 양이 엇비슷한게, 떼놓고 보면 배와 가슴을 동일하게 양분하는 것처럼 보인다. 장족의 발전이었다.


이제는 카이엔의 도움 없이도 재현 가능한 무인력(無引力) 구체를 허공에 띄워놓고 제어 연습을 계속 진행했다.


베넬로스의 탑을 얻었을 때 느낀 변화를 보다 차분히 관찰했다.


마치 경계면을 사포로 바른 듯 매끈해졌다고 느꼈는데, 자세히 살피니 마력 간의 충돌이 줄어든 게 확연히 눈에 띄었다.


본래 떼어낸 흑마력을 백마력으로 감싸면 그 경계에서 마찰이 발생했다.


성질이 다른 마력이 붙어있기에 생기는 당연한 반응으로, 그 충격의 반동이 몸의 마력 회로에 부담을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부담이 현저히 적어졌다. 체내에서 두 마력이 닿는 부분 또한 동일해서 전에는 백마력이 흑마력의 폭발을 억누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포근히 감싸는 손길 같았다.


베넬로스가 보여준 문양을 닮아가는 듯한 느낌. 어쩌면 구를 손으로 받치는 그 구도가 진정한 두 마력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천년간 이어져온 힘이라면 효과적으로 다루는 방법 같은 연구도 진행되지 않았을까. 나는 신정왕국의 기록이 남아있는 장소 몇 곳을 떠올렸다.


당장 갈 수 있는 곳은 사관학교의 도서관 지하나 위클라니아 연구소의 기록보관소 정도. 창조 신화와 시넬, 마이트, 또는 쌍둥이를 키워드로 찾아보면 뭔가 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스-


생각이 너무 깊어졌는지 순간 제어가 흔들렸다. 급히 백마력을 움직여 덩어리들을 안정시키는데 바닥에 작은 은빛 구슬 하나가 툭 떨어졌다.


“뭐야.”


어디서 많이 본 색이다. 나는 갑자기 생성된 구슬을 주워들었다. 시넬의 눈으로 본 결과 잿빛 마력의 결정이 맞았다.


전투 상황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어떻게든 만들어보려다 실패한 결정이 뜬금없이 등장했다. 나는 방금전 상황을 똑같이 재현해봤다.


제어를 잃고 들쭉날쭉 변화하는 흑마력을 백마력으로 감싼다. 두 마력이 부드럽게 뒤엉키는 가운데, 그 경계에서 마치 새벽이슬이 맺히듯 잿빛 마력이 조금씩 생성되었다.


불규칙적인 와류를 따라 흐르는 잿빛의 강이 핏줄처럼 보이지 않는 마력의 구를 감싼다.


“일찍 왔네요! 오늘 많이 춥···?”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들어오던 일리야가 웃는 얼굴 그대로 멈춘다.


“음, 못 보던 구슬이 늘었네요?”


어딘가 해탈한듯한 말투였다. 회전을 가미하는 방법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본 일리야는 온갖 방법을 이용해 흑마력을 분석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확실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참이다. 그런데 또 다른 연구 과제가 등장했으니.


“검은 구슬에 회색 구슬. 다음은 흰색 구슬이라도 만들 건가요?”


백마력만으로 구성된 마력 덩어리라. 각성 특성이 있어서 발현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우웅-


몇 개의 흑마력 덩어리를 띄워놓은 상태라 마력 운용에 여유가 많지 않다.


나는 손바닥 남짓한 크기로밖에 만들지 못한 흰색 구체를 일리야에게 내밀었다.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별안간 무릎을 꿇은 일리야가 내 로브 자락을 붙잡았다.


“이거 보여요? 수련생 마력 패턴 분석하느라 잠을 한숨도 못 자서 생긴 다크써클이에요! 내가 국방연구소에서 한 달을 안자고도 멀쩡했던 엘프인데! 주름까지 늘었다구요! 그런데 하나도 아니고 두 개가 더!”


나는 로브 자락을 잡은 일리야의 손을 떨쳐냈다. 삐쭉 튀어나온 한 가닥 머리카락이 고개와 함께 바닥으로 향한다.


“더 이상은 네버! 저 죽어요!”

“저도 더 이상의 분석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베넬로스 7세에게 힘의 기원에 대해 들은 뒤로, 나는 두 고유 특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 바뀌었다.


여태까지 수업 시간에 진행한 분석은 연방 설립 이후 재정립된 마력학에 기반을 두었고, 결과는 미미했다.


기본적인 마력의 성질은 파악이 되지만, 그 이상은 어떤 방법을 써봐도 속 시원하게 풀리는 의문이 없었다.


그렇다면 과학이 아닌 신앙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확신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어차피 남은 수업도 두 번뿐이잖아요. 학기 중에는 일대일 수업도 몇 번 없고.”


계절학기 자체가 듣는 사람이 몇 안 되기에 일리야가 시간을 넉넉하게 낼 수 있는 거다.


학기가 시작되면 일대일 수업은 자주 해야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2시간 남짓의 시간만 주어질 뿐이다.


한 달 가까이 되어가는 기간 동안 천재 둘이 매달려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그 짧은 시간에 해결하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미안해요! 교수란 사람이 도움이 되지 못해서!”


진실로 미안한 마음인지 바닥에 이마를 쿵쿵 찍는 일리야. 나는 급히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이마와 눈가가 새빨갛다.


“으헝···.”

“뭐 그런 걸로 웁니까?”

“그치만···, 믿어달라고 막 부끄럽게 울먹였던 게 엊그젠데 이제 와서 포기하니까···.”


부끄러움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경우였다. 나는 일리야가 새 흑역사에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살살 다독였다.


“교수님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했는지 잘 압니다. 결코 교수님 탓이 아니에요. 그냥 제 마력이 유독 지랄 맞은 것뿐이니까요.”


건넨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는 일리야. 데자뷰가 느껴진다.


“그리고, 마력에 대해서 약간의 단서를 찾았거든요.”

“단서요?”


우는 아이를 달랠 때는 재밌어 보이는 무언가로 관심을 끌면 된다고 했었나.


나는 가끔 정신연령이 오락가락하는 교수님에게 물었다.


“혹시 신정왕국에 대해 잘 아십니까?”

“신정왕국? 다섯 왕국 전에 존재했다는 고대 왕국을 말하는 건가요?”

“맞습니다.”

“크흥, 제가 또 학부 때 부전공이 고대문화였죠.”


나는 어제 다녀온 유적에서 왕의 잔류사념을 만났으며, 그를 통해 개성의 단서를 얻었음을 설명했다.


“유적···! 왜 혼자만 갔나요!”

“펜나랑 같이 갔습니다.”

“잔류사념! 유실된 고대 마법의 잔재잖아요!”


부끄러움에서 분함으로 흘러간다. 우는 걸 보느니 차라리 분노를 받아내는 게 마음이 편하다.


“어차피 바빠서 유적 가지도 못하시잖습니까.”

“원격 통신이 있잖아요.”


다음에 유적을 발견하면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물론 공수표였다.


“시넬과 마이트···.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어휴, 귀찮···, 저건 또 뭐야. 구슬이 늘었네.”

“카이엔! 마침 잘 왔어요!”


늦게 온 카이엔에게 일리야가 되물었다.


“카이엔, 혹시 시넬과 마이트란 이름 어디서 들어보지 않았어요?”

“시넬? 동화에 나오는 이름 아니었나? 그 뭐야, 장난꾸러기 쌍둥이였나.”

“맞네! 읽은 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을 못 했나 봐요.”

“교수님 연세면 잊을 만도 하죠.”

“연세 아니에요!”


보아하니 나만 모르는 모양이다. 나는 간략한 줄거리 설명을 부탁했다.


“카이엔, 분명 동아리로 구연동화부에 가입했었죠?”

“아, 안 해요.”

“아게르 군이 자신의 마력에 대한 새 단서를 얻었대요. 그게 동화 속 인물이랑 관련이 있는 모양인데.”

“그게 말이 돼요?”


콧방귀를 뀌며 나를 노려보는 카이엔.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나타냈다.


“참나. 그런다고 할 것 같아요?”

“그럼 우리 둘이서만 이야기하도록 해요, 아게르 군.”

“아니, 그냥 줄거리만 알려주면 되는 거잖아요!”

“안 써먹을 거면 구연동화부에는 왜 들어갔나요? 이럴 때라도 쓰면서 감을 잃지 말아야죠.”


평소와 같이 두 명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그러나 결국 지고 들어가는 건 항상 카이엔이었다.


“씨이, 성적까지 들먹이는 건 반칙 아닌가?”

“담당 교수 재량. 꼬우면 사관학교 교수 되던가요.”


평소 당당하고 광기 넘치던 모습 대신 약간의 어색함으로 무장한 카이엔이 장난꾸러기 쌍둥이를 읽어나갔다.


작가의말

2일 연재분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관학교의 꼽추 하이엘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2년차 21.06.29 57 5 13쪽
42 2년차 +2 21.06.26 57 2 13쪽
41 2년차 21.06.24 62 3 14쪽
40 2년차 21.06.23 66 2 13쪽
39 2년차 21.06.21 70 4 13쪽
38 2년차 21.06.20 66 5 14쪽
37 2년차 21.06.19 76 4 13쪽
36 2년차 21.06.16 82 6 13쪽
35 2년차 21.06.15 87 5 15쪽
34 2년차 21.06.14 95 6 14쪽
33 2년차 21.06.13 101 7 16쪽
32 2년차 21.06.12 111 5 15쪽
31 꼽추 아게르 +3 21.06.11 117 9 13쪽
30 꼽추 아게르 21.06.10 101 5 17쪽
29 꼽추 아게르 21.06.09 107 8 15쪽
28 꼽추 아게르 21.06.08 105 7 13쪽
27 꼽추 아게르 +2 21.06.06 108 5 12쪽
26 꼽추 아게르 +1 21.06.04 114 7 12쪽
25 꼽추 아게르 21.06.03 117 7 14쪽
» 꼽추 아게르 21.06.03 120 6 13쪽
23 꼽추 아게르 21.06.01 127 6 14쪽
22 꼽추 아게르 21.05.31 132 8 14쪽
21 꼽추 아게르 21.05.30 133 7 14쪽
20 꼽추 아게르 +1 21.05.29 174 5 14쪽
19 꼽추 아게르 +1 21.05.27 170 6 14쪽
18 꼽추 아게르 21.05.26 147 8 13쪽
17 꼽추 아게르 +3 21.05.25 152 8 13쪽
16 꼽추 아게르 21.05.24 152 7 12쪽
15 꼽추 아게르 21.05.23 151 6 13쪽
14 꼽추 아게르 21.05.22 158 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