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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님의 서재입니다.

사관학교의 꼽추 하이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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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작품등록일 :
2021.05.12 22:45
최근연재일 :
2021.06.29 23:28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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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글자수 :
259,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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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3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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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꼽추 아게르

DUMMY

펜나는 어딘가 다녀올 곳이 있다며 자리를 비웠고, 나는 박사를 따라 수사국 본부에서 위클라니아 국방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한 치의 색깔도 용납지 않는 순백의 방에서 유일하게 허락된 커피를 받아든 나는 퀴르헨 박사가 말을 꺼내길 기다렸다.


후룩-


그러나 박사는 나를 응시하며 차만 들이킬 뿐이었고, 나도 따라서 찻잔을 들었다. 그렇게 서로 네 잔째를 들이킬 즈음, 드디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물어볼 게 없는 건가요? 물어볼 필요가 없는 건가요?”

“저는 박사님이 먼저 물어보시길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저보단 그쪽이 더 궁금한 게 많을 텐데요.”

“물어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첫 질문으로 돌아온 대답에 박사가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진실이군요.”

“박사님 앞에서 거짓을 말할 필요는 없죠. 말할 수도 없고.”

“흐응. 뭐, 좋아요.”


꼬은 다리의 무릎 위에 올려놨던 찻잔을 내려놓는다.


“아게르 코르닉스.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죠.”


고운 손이 종이 서류 한 뭉치를 탁자에 내려놓았다. 표지에 큼지막하게 찍혀있는 극비 직인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읽어봐요.”


수사국에서 아게르 코르닉스를 빼돌린 이유가 여기 있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흘깃 보고 첫 장을 넘겼다.


프로젝트 천익.


열 장 남짓의 프로젝트 개요를 전부 읽은 내게 박사가 말했다.


“프로젝트 자체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거론됐어요. 그러나 가장 핵심인 반 사이오닉 성질의 마력을 찾지 못해서 여태껏 서류로만 남아있었죠.”


이렇게 초안만 잡고 엎어진 프로젝트만 수만 개는 될 것이고, 내가 아게르 코르닉스가 되지 않았다면 이 프로젝트 또한 먼지 더미 속에서 영원히 빛을 못 보았을 것이다.


나비 효과. 나는 지금 그 태풍의 시작을 마주하고 있었다.


“예산, 인원, 구체적인 계획. 적어도 내년은 되어야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돌아갈 거에요. 듣자하니 아직 생도 신분이던데, 사관학교 측에 통보해서 시간을 조율해야겠죠.”


달콤한 제안이다. 만약 초안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결과물이 나온다면, 연방과 인페스티스의 전선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어때요, 구미가 동하지 않나요? 분명 역대에 길이 남을 프로젝트가 될 거에요.”

“제안은 감사합니다.”


그러나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 내가 학기 중에 시간을 챙긴 건 유적을 돌기 위해서다. 그 시간마저 프로젝트로 빼앗긴다면 빚을 갚기란 요원할 뿐이다.


“왜요?”

“돈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은 돈이.”


백색 가운을 입은 여인이 환하게 미소짓는다.


“연방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조직이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나는 순간 천사를 보았다.



**



“저 수사국 때려 쳤어요.”


나는 턱밑을 더듬었다. 혹시 벌어진 입으로 스튜가 흐르지 않았나 확인하는 손길이었다.


“그래서 갈 곳이 없어졌는데, 한동안 이 저택에서 지내도 돼요?”

“안 되지. 안돼. 왜 그만둬?”


연구소에서 돌아와 저녁을 먹는데 쳐들어온 펜나의 폭탄 발언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질렸어요. 이제 오락가락하는 건 지긋지긋하다구요. 그렇다고 가문으로 돌아갈 수는 없고. 아게르 따라다니면 피베르에 대한 단서도 얻을 수 있을 테고.”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닌데.”


펜나 사사투스. 훗날 수사국의 지부장 자리까지 올라 플레이어 캐릭터를 음지에서 돕는 역할이다. 그런데 수사국에서 나오다니.


“아, 몰라요. 이미 사표 냈고, 국장님이 직접 수리했으니까 그렇게 알아요.”

“펜나님, 식사 드릴까요?”

“좋지.”


나비 효과가 꼭 나 좋은 쪽으로만 흐르지는 않는 건 당연한 일. 나는 관자놀이를 짚었다.


“지내는 건 상관 없···진 않은데.”


곧 새 학기가 시작되고, 헤일이 제도로 올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둘 간의 접점이 없는 만큼 그녀의 태도에 따라 거취가 결정된다.


“그 전까진 지내도 괜찮을 거야.”

“와! 고마워요!”


갈 곳 잃은 이에게 방 한 칸 나눠주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그런데 괜찮겠어?”


펜나 사사투스가 수사국에 들어간 이유는 간단하다. 애국심.


“처음 들어갈 때의 신념은 어쩌고.”

“뭐···, 연방을 위한 일이 꼭 수사국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녀의 굳은 신념이 꺾이지 않은 이상, 어떠한 식으로든 플레이어 캐릭터와 접점이 생길 것이다. 나는 한결 걱정을 덜었다.


“그럼 요원 때려치고 뭐하게.”

“생각해봤는데, 유적은 계속 다닐 거잖아요? 가드 한 명 고용할 상각 없어요?”


수석 기사급 전력을 일개 가드로 쓰라는 그녀의 제안에 나는 웃었다.


“비싸서 안 돼.”

“딱히 월급을 바라는 건 아니고요. 숙식비 대신이랄까, 같이 다니면서 노하우도 좀 익히고, 뭐 그러는 거죠.”

“탐험가라도 하려고?”

“피베르 숙부도 했는데, 나는 안 될 거 뭐 있겠어요.”


생각해보니 좋은 제안이다. 프로젝트로 시간을 뺏기면 유적 탐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잠들어있을 유적을 펜나에게 알려주고 일정 비율을 배당받으면 서로 윈윈 아니겠는가.


“좋네.”

“그죠? 괜찮죠?”


요원의 신분에서 벗어난 펜나는 한층 밝아 보였다. 원래의 성격을 되찾아가는 과정이겠지.


“그래. 자기 하고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 행복하지.”

“그럼 내일도 유적 찾으러 가요?”


나는 날짜를 확인했다. 헤일에게 약속한 날짜가 어느덧 닷새 남았다.


아껴둔 신정왕국의 유적을 찾고 본가로 돈을 보내면 급한 불은 끄는 셈이다.


“가야지.”

“그럼 새벽에 일어나거든 나좀 깨워줘요. 긴장 풀려서 못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아무리 제 성격을 되찾아가는 과정이라도 너무 확 변한 건 아닐까.





신정왕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적은 드물다.


온갖 몬스터와 유적 탐험가를 침묵시키고, 시간이라는 강적 앞에서도 너끈히 견뎌낸 유적은 그 자체로 평범한 유적과 궤를 달리함을 뜻했다.


미개척지에서 찾아낸 신정왕국 유적의 포탈. 펜나가 물었다.


“여긴 무슨 유적이에요?”

“왕국 시절 훈련시설.”

“훈련시설?”

“대충 사관학교의 실습장이라고 생각해.”


마법이 극도로 발달했던 신정왕국에선 기사와 마법사들의 교육을 위해 다양한 인공 환경을 조성했다.


설계자의 의도에 맞춰 경로와 시련을 설정하고, 그 끝에 보상을 비치해 둠으로써 성취감과 의욕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곳은 그렇게 만들어진 훈련시설 중 미쳐 돌파되지 않은 곳 중 하나다.


“당시에는 석학들이 자신만의 훈련시설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고 해.”


난이도와 독창성, 그 끝에 남은 교훈에 따라 시설에 점수를 매기고 이를 자랑하는 게 하나의 문화였다.


그런 면에서 아직 돌파되지 않았음은 당시 유행에서 뒤쳐진 시설이었단 뜻이기도 했다.


“물리적인 위험함은 없을 거야. 훈련 대상의 정신력를 담금질하기 위한 곳이니까.”

“그런 것까지 고문서에 적혀있었어요?”

“저기 써 있잖아.”


훈련시설의 테마는 탑. 굳게 닫혀있는 입구 상단에는 신정왕국 언어로 ‘공포의 장’ 이라 적혀있었다.


끼이익-


문이 열림과 동시에 불이 들어온다. 대기실인 1층에는 시험 대상이 쉴 수 있는 공간이 간단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옛 신정왕국의 문화가 그대로 스며든 방을 이리저리 구경하는 펜나를 두고 나는 계단 옆의 조절 패널을 찾았다.


같이 들어온 이상 동시 입장 인원을 2명으로 맞춰야 한다. 안 그러면 시련을 각자 받아야 하는데, 중간에 리타이어할 경우 다른 한쪽에서 도울 방법이 없어진다.


“펜나. 이리 와.”


구석에 놓인 침대 위에 얼마나 푹신한지 앉아보던 펜나를 불렀다. 평범한 유적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간략한 설명이 필요했다.


“이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부터 시련이 시작돼. 시련 내용은 매번 무작위인 만큼 그때그때 맞춰갈 수밖에 없어. 얻을 수 있는 보상에 시련 성적이 반영되는 식이지.”


나는 배낭에서 작은 물약을 꺼내 펜나에게 건넸다.


“정신을 맑게 해주는 청심환이야. 한 번 정도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다.”

“아게르는요?”

“필요 없어.”


각성 특성이 약물을 대신할 것이다.


“짐이 되려고 따라온 건 아닌데···.”

“정 뭐하면 보상 나눠주던가.”


계단을 올라가자 뿌연 안개가 자리 잡은 공간이 나타났다. 희미한 시야 너머로 다음 층으로 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인다.


각 층의 안개 속을 통과하는 게 목표다.


“앞장설까요?”

“그럴 필요 없어. 환상결계에 동행은 없으니까.”


한번 겪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리라. 나는 시넬의 눈을 거두소 안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벅- 저벅-


약 열 걸음을 걸은 뒤에 뒤를 돌아봤다. 펜나와 들어왔던 계단은 온데 간데 없고 오직 안개만이 보일 뿐.


이미 환상결계가 발동되었단 뜻이다.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갔다.


찌르르르-


약 3미터 남짓한 시계(視界) 너머에서 풀벌레 소리가 울려 퍼진다.


찌르르- 찌르르-


검고 어두운 그림자가 바닥에서부터 스물스물 기어오고, 어느새 작은 강아지만한 크기의 온갖 벌레가 턱을 부딪히며 사방을 에워쌌다.


“이건 벌레공포증이 없어도 무섭겠는데.”


첫 단계 치고 허들이 높다. 아게르의 특성을 감안해 난이도가 올라간 건가.


환상결계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환상은 마력으로 지어진 실체를 갖는다. 나는 마력을 전개해 벌레들을 치웠다.


체액이 흐르지 않도록 조심히 균열 안으로 집어넣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안개를 벗어났다.


“으히힉!”


펜나도 거의 동시에 안개에서 빠져나왔다. 얇은 직검에 달라붙은 녹색 점액질과 그녀의 머리 위에 올려진 벌레 다리가 인상적이다.


“이, 이, 이딴 게 정신력 강화랑 무슨 상관인데요?!”

“성능 확실한데 뭘.”


신경질적으로 검의 체액을 털어내는 펜나에게 막 쓰는 수건 하나를 던져주고 계단을 올랐다.


각 층의 난이도는 점차 높아졌다. 2층에선 흉측하게 생기기로 소문난 몬스터, 3층에선 레이스와 같은 유령형 몬스터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4층에선 미로같은 길을 찾아 빠져나와야 하는 어두운 고택이, 5층에선 수천 미터 높이의 가파른 산 정상에서 견뎌야 하는 트랙형 시련이 나왔다.


“그렇게 무서웠나?”

“노, 높은 건 질색이란 말이에요!”


앞선 시련에선 짜증이나 화를 내던 펜나. 고소공포증은 극복하지 못하고 5층에서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아게르는 괜찮아요?”

“진짜 무서움을 겪고 나면 이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 나는 공감한다.


“포기할래?”

“됐어요. 여기까지 왔는데 뭐하러 포길 해요?”

“6층부턴 난이도 훨씬 올라갈 텐데.”


1층부터 5층까지가 사람이 가지는 공통적인 부분의 공포감을 자극한다면, 6층부터는 개개인의 기억을 읽어 대상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들을 환상결계를 통해 재현해낸다.


사실상 진짜 시련은 이제부터라는 뜻이다.


“아씨···, 얼마나 무서워지는 데요?”

“가봐야 알지.”


플레이어 캐릭터일 때는 어릴 적 스승의 밑에서 험하게 수련하던 시절이 재현되었다.


지금은 아게르의 몸이니, 아게르가 두려워하는 기억이 재현될 거라 예상할 뿐이다.


이왕이면 지난 3년 간의 기억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정 못 버티겠으면 약 먹어볼게요.”


산 정상에서 꽉 버티고 있느라 풀린 다리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분기점인 6층, 배경의 변화는 없다. 나는 펜나보다 앞서 안개로 걸어 들어갔다.


“윽.”


안개에 뒤덮이자마자 살짝 현기증이 올라오며 두통이 인다. 마치 멀미를 겪는 감각에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점차 사라지는 통증.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니 앞엔 작은 정원과 귀여운 엘프 아이 둘이 나타났다.


“오빠, 이건 무슨 꽃이야?”

“사프란 크로커스.”

“예뿌당.”


같이 쪼그려 앉아 꽃을 구경하는 열 살의 멀쩡한 아게르와 다섯 살의 릴리.


“얘는 왜 더듬이만 빨개?”

“더듬이가 아니라 암술이야.”

“암술이 뭐야?”

“꽃의 일부분인데···.”


릴리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사프란을 주우려 하자 어린 아게르가 제지했다.


“더러워.”

“으웅?”


아게르는 옆의 생 사프란을 땄다. 혹여 벌레가 붙어있을까 이리저리 확인한 뒤에 릴리의 손에 쥐여줬다.


“헤헤, 따뜻해.”


꽃 대신 아게르의 손을 잡은 릴리가 해맑게 웃는다.


대화마저도 귀엽다. 아게르는 왜 이때를 두려워하는 걸까.


“으으···.”

“오빠?”


갑자기 배를 다른 손으로 부여잡는 아게르. 릴리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화장실?”

“아니야. 그냥 좀 여기가 아파서···.”


어린 아게르의 주변에서 아지랑이가 일렁인다. 들끓는 마력으로 인한 왜곡 현상이다.


“아악!”

“오빠!”


흑마력이 전신에서 흘러나오며 주변 공간을 잠식한다. 사프란 한 송이가 균열에 휩쓸려 사라지고, 이제는 그 손아귀를 릴리에게까지 뻗고 있었다.


위이이잉!

“꺄악!”


정원의 기후를 조절하는 아티팩트가 꺼지고 방범용 알람이 울린다. 정원을 지배하는 인력. 다섯 살의 약한 근력으로 벗어나기엔 버거운 힘이었다.


“안···돼.”


바닥에 웅크린 채 쓰러져있는 아게르가 필사적으로 마력을 갈무리한다.


갑작스러운 마력의 발화를 대비해 연습한 바대로 다시 마력을 긁어모아 보지만, 다시 되돌아오는 속도보다 빠르게 릴리에게 미칠 것 같았다.


실눈으로 주변을 훑은 아게르가 마력의 운용 방식을 바꿨다.


스스-


마력 자체의 인력을 이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자 정원을 감싼 채 날뛰던 마력이 점차 한곳으로 모여든다.


“도련님! 아가씨!”

“릴리!”


다급히 달려온 집사 크리스와 헤일이 뒤집어진 화단을 보고 경악한다.


진공의 영향으로 광풍이 부는 가운데, 크리스가 창백해진 릴리와 헤일을 데리고 자리를 피했다.


화단에 홀로 남은 아게르가 꾸역꾸역 모인 마력을 자신의 단전으로 밀어 넣으며 환상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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