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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님의 서재입니다.

사관학교의 꼽추 하이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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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
작품등록일 :
2021.05.12 22:45
최근연재일 :
2021.06.29 23:28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6,470
추천수 :
261
글자수 :
259,046

작성
21.06.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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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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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4쪽

꼽추 아게르

DUMMY

결계가 풀리며 계단이 드러난다. 나는 그 앞에 앉아 펜나를 기다리며 생각에 잠겼다.


결계가 보인 기억은 아게르 코르닉스가 가진 트라우마 중 일부였을 것이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공포.


아게르는 릴리를 죽이려 했단 사실을 두려워했다. 자신에게 악영향이 가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력을 비틀었고, 릴리를 살리는 대신 꼽추가 되는 길을 택했다.


그런 인물이 동생의 성인식을 치를 돈까지 싹 다 가져갔다. 도대체 유물을 사서 어디다 쓰려고 했던 것일까.


“답답하네.”


일말의 기대를 품었는데 의문만 늘어버렸다. 나는 잔걱정을 지우고 릴리를 떠올렸다.


곧 성인식을 치르는 둘째 동생. 직접 가진 못하더라도 선물 하나 정도 보내는 것은 괜찮을 것이다.


‘이딴 개새끼 선물 받을 필요 없어!’


본가로 보내면 중간에 헤일에게 차단당할지 모르니 개인 우편을 통해 릴리의 앞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으으···.”


안개가 걷히고 펜나가 나왔다. 창백한 안색과 부들거리는 손. 나는 챙겨온 온수 보온병을 배낭에서 꺼냈다.


“좀 쉬다 가지.”

“네에···.”


따뜻한 음료가 들어가자 좀 진정되는지 펜나가 한숨을 쉰다.


“되게 빨리 끝났나 봐요.”

“딱히 무섭다 할만한 기억은 아니라서.”


내가 아닌 아게르의 기억이다. 공감과 이해는 될지언정 당사자처럼 공포와 좌절을 느끼지는 않았다.


“대단하시네.”

“약은?”

“먹었어요. 먹었으니까 이 정도지.”


떠올리는 것만으로 진절머리나는지 고개를 홰홰 젓는 펜나였다.


“올라갈 거야?”

“다음 층이면 이보다 더 심한 게 나올까요?”

“그렇겠지.”


10층까지 이어진다는 말에 한없이 우울해진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의미.


“내려가. 다음 층부턴 나 혼자 갈테니까.”


정신력은 체력과 다르다. 자극할수록 강건해질 수도 있고, 가벼운 충격에도 금방 무너져 내릴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유적이 지금까지 남아있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위험하니까.


“아니에요. 같이 가요.”

“무조건 구해줄 수도 없어. 나도 오래 걸리거나, 환상에 잡아먹히는 순간 우리 둘 다 끝이라고.”

“그래도 갈래요. 가고 싶어요.”


펜나의 두 눈이 형형하게 빛난다. 이미 각오를 다진 눈빛. 나는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안 되겠거든 큰 소리로 불러. 여유가 되면 구해줄게.”

“···고마워요.”


7층. 왜인지 모르게 안개가 한층 더 짙어보인다.


“이번에는 제가 먼저 갈게요.”


홀연한 걸음으로 걸어들어가는 펜나. 나 또한 그 뒤를 따랐다.


아까와 똑같은 두통. 그 뒤에 펼쳐진 풍경에 나는 숨을 죽였다.


감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방에 어린 아게르가 혼자 갇혀있었다.


열 평 남짓한 방, 하얀 옷을 입은 아게르 혼자 양손을 마주 잡은 채 구석에 앉아있다.


침대, 옷장, 엉덩이 걸칠 의자나 덮을 담요도 없다. 오직 벽과 한쪽의 작은 문뿐이었다.


탕탕-


“도련님, 식사입니다.”


작은 문 아래에 난 구멍으로 커다란 빵 두 덩이가 들어온다.


아게르가 느린 동작으로 일어난다. 마력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몸이 구부정해지고, 다리와 팔이 뒤틀리는 게 눈에 띄었다.


점차 뭉툭해지는 손가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게르가 크게 호흡을 한 뒤 빵을 잡았다.


스스-


손으로 쥔 부분이 쥐가 갉아먹듯 사라지는 빵. 아게르는 자신의 마력이 전부 빵을 먹어 치우기 전에 허겁지겁 입으로 밀어 넣었다.


성인 머리만 한 크기의 빵이었으나 실제로 입에 들어가는 수준은 아이 주먹만도 안 되는 양뿐이었다. 그렇게 빵 두 개로 간신히 배를 채운 아게르는 다시 조용히 구석으로 돌아갔다.


“오빠!”

“···릴리?”

“헤일 언니도 같이 왔어!”


벽의 그림자에 고개를 묻어두었던 아게르가 처음으로 얼굴을 들었다.


“릴리! 오래 있으면 안 돼! 걸리면 혼난단 말이야!”

“금방 갈 거야!”


헤일의 재촉에 릴리의 손이 작은 구멍으로 들어왔다.


“오빠 주려고 가져왔어! 다음엔 더 예쁜 애로 가져올게!”


고사리손이 놓고 간 사프란 두 송이에 아게르는 살포시 미소지었다.


동생이 주고 간 꽃. 그러나 잡을 수 없다. 해가 지고 꽃이 시들 때까지 아게르는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웨엑! 웩!”


9층까지 꾸역꾸역 따라온 펜나가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


“미친, 이딴 게 훈련시설이라니.”


연신 구역질을 하며 중얼거리는 말을 엿들어보니 대충 첫 살인의 기억을 수십 번 되돌려 경험한 모양이다.


어린 날의 자신이 되어 살인의 두려움과 임무를 자처한 후회, 막연히 갖고 있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차례대로 망가지는 경험을 끊임없이 되새기니 맨정신으로는 버티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도대체 어떻게 멀쩡한 거예요?”


펜나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나를 마치 괴물 취급한다.


8, 9층에선 아게르가 점차 꼽추가 되어 몸 건강이 망가지고, 전선에 나선 부모님의 부고 소식을 들어 절망하는 과정이 차례대로 나타났다.


“쉬고 있어. 등반이 끝나면 보상받으러 가는 포탈이 생길 거야.”

“미안해요. 같이 올라가야 하는데.”


손을 휘젓고 10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마지막 단계. 과연 아게르의 가장 두려워하는 기억은 어떤 것일까.


이제는 하얀 구름처럼 보이는 안개가 지면에 뭉쳐있다. 나는 안개 속으로 몸을 던졌다.




“···저주입니다. 코르닉스의 핏줄을 매개로 펼친 듯 합니다만.”


아게르와 헤일, 릴리가 한 방에 모여 있다. 부모님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 지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때라, 전부 검은 상복을 입고 있었다.


“부모님이 당한 저주가 우리에게 전이됐다?”

“제 진단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만큼 강력한 저주라는 이야기지요.”

“···해결책은?”


의원으로 보이는 노인은 입을 열지 못했다.


“나나 오빠는 몰라도 릴리의 저주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돼.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시간을 벌 방법이 없을까?”

“···핏줄을 매개로 한 만큼, 의식을 치룬다면 저주 자체를 옮길 수는 있을 겁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더욱 증세가 심해질···.”

“내게로 옮겨줘.”


헤일의 말에 릴리가 손을 잡는다.


“언니, 그렇게 급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아니. 빨리 결정해야지.”


헤일이 릴리의 옷 소매를 걷었다. 핏줄을 따라 검게 변색된 피부가 드러난다.


“나는 쓸데없이 튼튼하니까 이 정도 저주는 몇 년이고 버틸 수 있어.”

“헤일. 침착해.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결정해도 늦지 않아.”


조용히 듣기만 하던 아게르가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여유? 그 잠깐 사이에 릴리가 쓰러질 수도 있어!”

“몇 달이 필요한 게 아니다. 저주를 파악하고 최소한의 분석을 마치는 데는 일주일로 충분해.”


의자에서 일어난 아게르가 방의 출구로 향했다.


“그리고 네가 중첩된 저주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확인해야 하지.”

“이 정도 저주론 끄떡 안 해!”

“부모님도 한 달이 고작이었어. 아직 마력의 발현도 못 한 아이가 감내할 수준이 아니란 말이다.”


아이란 말에 헤일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그렇게 잘났으면 오빠가 대신 받던가! 그러지도 못할 거면서 말은!”

“필요하다면, 내가 대신 받을 것이다.”

“그만!”


오빠와 언니 사이의 말다툼을 듣다 못한 릴리가 소리쳤다.


“싸우지 마. 나 때문에 싸우는 거 싫어.”


울먹이는 릴리의 표정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제 부모님도 안 계시잖아. 이제 우리끼리 지내야되잖아. 싸우면 안 되는 거잖아.”

“그래, 안 싸울게. 울지마, 릴리.”


헤일이 한참을 다독이고 나서야 릴리의 울음이 멈췄다.


“이제 우리는 우리만 생각하면 안 돼. 가문이, 식솔들이 달려있어.”

“뭐라고, 릴리?”

“오라버니는 마력 때문에 안되고, 언니는 가문을 안정시켜야 해. 결국 남은 건 나뿐이니까.”


어딘가 붕 뜬 것 같은 릴리의 혼잣말에 헤일이 기겁해 고개를 젓는다.


“미쳤어?! 안 돼!”

“사실 언니한테 말 안 한 게 있어. 나···.”


지지지직-


환상에 노이즈가 낀다. 시야가 안개에 가려져 흐릿해진다.


마치 끊어진 필름처럼 환상이 널뛴다. 셋의 대화를 나누던 방이 사라지고, 관처럼 생긴 침대에 릴리가 홀로 누워있는 장면이 나타난다.


헤일은 그 옆에서 오열하고, 아게르는 물끄러미 내려다보기만 한다.


“릴리.”


노이즈 속, 아게르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들려온다.


“나는, 더 이상 비참하게 살지 않을 것이다.”


화아악-


환상이 끝났다. 나는 가장 궁금한 부분에서 사라져버린 환상결계를 욕했다.


“보여줄 거면 끝까지 보여주던가.”


헤일이 릴리를 언급하며 돈을 받으려 했던 이유. 저 저주와 관련되어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니 아게르도 최악의 기억으로 여겼을 것이고.


맥락은 대충 파악이 된다. 코르닉스 일가가 저주에 걸렸고, 이 저주를 릴리가 전부 가져갔다.


지금도 그 저주가 남아있는지, 해주 되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헤일은 그때의 일을 씻을 수 없는 과오처럼 여기고 있고, 아게르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 비참하게 살지 않겠다라.”


나는 마지막에 들려온 아게르의 다짐을 떠올렸다. 잃어버린 3년간의 기억과 연관이 있을 거란 직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해주를 위한 제물로 유물을 모았을까.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보상을 받기 위해 맞은 편으로 향했다.


「안배된 자의 층」


“뭐야.”


보상을 받으러 가는 포탈이 있어야 할 위치에 계단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11층은 없었는데. 나는 환상결계의 잔재인가 싶어 만져봤다. 실제로 존재하는 계단이었다.


나는 계단 입구 위에 새겨진 고대문자를 읽었다. 안배된 자의 층.


전과 다른 점이라면 플레이어 캐릭터가 아닌 나와 펜나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둘 중 한 명이 수련시설의 안배와 관련이 있어 드러났다고 유추할 뿐이다.


“불길한데.”


보상 포탈이 생기지 않은 이상, 들어가긴 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게임이 그렇듯, 이렇게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드러나는 요소는 난이도가 널뛰기 마련이다.


나는 불안함을 안고 계단을 올랐다. 숨겨진 11층은 아래층과 달리 안개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알 수 없는 문양이 천장에 가득 새겨져 있고, 중앙에 초록빛을 내뿜은 수정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나는 수정에 적힌 문구에 따라 그 위에 손을 올렸다.


수정과 천장에서 흘러든 빛의 결정이 모여 하나의 인영을 이뤘다.


“반갑다, 먼 후대의 계승자여.”


건장한 체구에 왕관과 망토를 두르고, 보석으로 치장된 셉터를 든 근엄한 사내가 부리부리한 눈으로 내려다본다.


“본좌는 베넬로스 7세. 시련을 마치고 올라올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념체인가?”

“유적에 심어둔 잔존사념이다. 본인의 분신과도 같지.”


샬리의 영혼이 자신의 유해와 마력을 양분 삼아 현세에 남아있었다면, 베넬로스 7세의 잔존사념은 유적의 동력에 기대어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옛 인물이라 여기면 될 듯 싶었다.


“쌍둥이의 아이여. 네 환상을 전부 지켜보았다. 시넬의 힘에 고통받아 모진 삶을 겪었음에도 꿋꿋이 의지를 이어온 네 정신력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베넬로스 7세가 고개와 무릎을 살짝 숙였다.


“시넬의 장난은 원래 그러한 힘이다. 사람이 가진 가장 가벼운 감정부터 잡아먹으며 자라지.”

“고대에도 시넬의 구가 있었나?”

“물론이다, 계승자여.”


셉터를 한번 휘두르자 천장에 박힌 문양 중 하나가 그의 앞으로 이동했다.


구슬을 받치고 있는 한 쌍의 손. 구도가 낯이 익다.


“신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장난을 쳐 세상에 사랑과 증오를 심었다는 쌍둥이, 시넬과 마이트의 심술은 세상의 근본에 새겨진 힘이지. 수천 년 세월 동안 끊이지 않고 계승되어왔다.”


호칭으로 보면 신정왕국의 역대 왕 중 한 명이었던 모양. 그 정도 인물의 정보라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진다.


신정왕국의 자료를 뒤져보면 시넬과 마이트의 힘에 대한 옛 기록이 남아있을지 모른다.


그 밖에도 몇 가지 문양이 더 이동했다. 각각 회오리를 담은 천칭, 어둠을 품은 불, 날개 달린 검의 형상이었다


“조화와 혼돈, 생명과 죽음, 투쟁과 평화. 전부 창조주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며 심어놓은 근본의 씨앗이지. 왕실에선 팔칙이라 불렀지만, 계승자의 시대에선 어떨지 모르겠구나.”


팔칙이라는 명칭은 처음 듣지만 몇 가지는 짐작이 가는 특성이었다.


빛무리로 이루어진 셉터가 내 어깨 위에 닿았다.


“창조주께서 안배하신 여섯 씨앗은 신의 의지에 따라 흘러갈 뿐이다. 그러나 태생부터 신의 뜻에 반하여 제멋대로인 쌍둥이의 장난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지.”


[에픽 퀘스트 – 등반 완료]

[특성 – ‘베넬로스의 탑’ 획득]


“우주의 기운이 탁하다. 필시 현세에 큰 위험이 닥쳤음을 뜻하니, 계승자를 위해 안배된 권능 일부를 넘기노라.”


어깨너머로 흘러들어온 기운이 전신을 휘감는다. 몸이 한층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기억하라. 탑을 쌓는 이유는 영원을 찬양키 위함이 아니라, 만물이 스러지는 섭리를 알리기 위함이라.”


알 수 없는 문장을 마지막으로 홀연히 사라진 베넬로스 7세의 자리에 포탈이 등장했다.


“신통방통하시네.”


유적에 갇혀있으면서 인페스티스의 침략을 알아낸 건지, 수천 년 전에 침략을 예언하고 잔존사념에 지식을 남겨놓은 건지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베넬로스 7세의 능력이 뛰어나단 것만은 분명했다.


그런 사람이 안배한 권능이라. 나는 먼저 퀘스트 보상으로 주어진 특성을 확인했다.


[베넬로스의 탑]

[티어/등급 : -/-]

[미치광이 왕 베넬로스 7세의 능력.]


티어도, 등급도 없는 데다 설명 또한 짤막하다. 나는 마력을 개방해봤다.


“어?”


무언가 달라졌다. 각성 특성으로 인해 민감해진 감각이 마력 운용의 변화를 감지했다. 그런데 명확히 표현할 수가 없다.


제어 자체가 부드러워진 듯한 느낌이다. 어찌 되었든 마력 운용에 긍정적인 변화를 미쳤음은 분명하다.


자세한 건 사관학교 수련실에서 알아보면 될 일. 나는 포탈 앞에 서서 천장과 수정을 한 번씩 훑었다.


“십자회 놈들이 보면 환장하겠네.”


광신도들이 신정왕국 시절 왕의 사념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짓을 저질러서라도 숨겨진 층에 입장하려 할 것이다.


나가면 입구를 잘 가려 놔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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