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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딕 님의 서재입니다.

천사가 사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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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딕
작품등록일 :
2021.07.26 19:45
최근연재일 :
2023.11.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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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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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5 - 10. 날개 달린 것들

DUMMY

"하... 하..."



나는 변기통에 박고 있던 머리를 간신히 세웠다.


너무 어지러웠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세면대로 다가가 거울을 바라봤다.


벌겋게 충혈된 눈.


거칠어진 피부.


갈라진 입술.


이런 것들이 뭉쳐진, 보잘것없는 얼굴에 하얀 가면이 쓰였다.


그렇게 느껴졌다...


나는 얼른, 차가운 물을 틀어 세수했다.


하얀 가면이 꿈이길 기도했다.


하지만 얼굴에 덮어쓴 물은 너무나 차가웠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화장실을 나왔다.



"도련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따라오시죠."



나를 기다리고 있던 두 명의 메이드.


그중 나와 가까이에 있던 ‘한 손에 잭나이프’를 쥔 메이드가 무감각한 어조로 말했다.



"네..."



나는 메이드를 따라 기나긴 복도를 걸었다.


토할 정도로 무서웠지만 그래도 우리 새장에 영웅이라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줄 수 있으리.



"그래... 그렇게 된거구나..."



나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길쭉한 테이블 끝에 ‘새장의 영웅’과 ‘마주 보고’라 하기엔, 조금 거리가 있게 앉아 있었다.



"... 으..."



진짜... 내 머리가 어떻게 됐나 보다.


계속해서 무언가 끊어졌다가 돌아왔다가,


어른들이 술에 취하면 필름이 끊겼다고들 하던데, 그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지금도 내가 무슨 말을 한 것 같은데 기억나지 않았다.



"이 소년, 위험합니다."



5명의 메이드들이 나를 둘러싸았다.


역시... 내가 뭔가 잘못 말 한 것 같다.



"잠시만... 지금 그냥 피곤할 걸 수도 있잖아? 그러니 쉬게 한 다음, 내일 다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평상시의 도련님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겠으나, 지금 도련님의 상태도 정상이 아니시지 않습니까? 죄송하지만, 저는 지금 당장 이 소년을 처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영웅이... 상태가 안 좋아?


나는 이들의 대화를, 머리를 쥐어 싸맨 채 본의 아니게 엿들었다.


우리 새장의 영웅... 지금은 활동을 안 하고 있지만,


그는 과거 가드너들의 리더로서 우리 새장을 해적들로부터 지킨 영웅으로,


사랑하던 연인이 지병을 죽고 난 뒤 활동이 뜸해지더니,


수많은 인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소문을 끝으로,


그는 가드너의 리더를 내려놓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었다.



"... 영혼을 인형에 안착시키려고 했던 모양이로군. 하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실패한 모양이고."



내 입이 멋대로 움직였다.



"나는 지금 이 소년의 몸을 통해 말하고 있다. 헤르비아 류안... 아니, 지금은 다른 사람인가?"



나를 둘러싼 메이드들이 일제히 나를 향해 잭나이프를 겨누었다.


나는 어떻게든 내 몸의 주도권을 찾고 싶었지만,


내 몸은 감각이 없어진 것처럼 삐걱대면서 움직이지 않았다.



"난 지금 네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알고 있다. 이 소년을 보살펴준다면, 네가 처한 그 상황에 관해 이야기해주지."



하얀 가면이 내 얼굴에 쓰인 이 기분...


그것이 지금 정면에 멀찍이 앉아 있던 새장의 영웅, 류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 내가 처한 상항..."



류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알겠어. 내가 그 소년을 보살펴줄게. 그러니... 이 소년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도련님...!"

"괜찮아. 괜찮을 거야. 그러니까..."



생각과는 다르게 많이 소심한 것 같은 류안.


내가 알고 있는 그의 성격은,


지금 가드너들의 리더인 텔레우스가 친절하고 상냥한 성격이라면,


류안은 냉정하면서도 차분한 그러면서도 부하들을 잘 챙겨주는,


믿고 의지할 만한 그런 성격이라고 알고 있었다.



"... 저희 메이드 중 한 명만이라도..."

"아니. 난 이 소년과 단둘이 이야기 나누고 싶어."

"..."



안경을 낀 메이드는 류안을,


류안은 시선을 테이블 위에 고정한 채, 대화를 주고받았다.



"내가 장담하지. 이 소년은 너희 도련님을 해치질 못할 거다."



내가 아닌 내 말에, 안경을 낀 메이드가 나를 향해 살기 가득한 눈빛을 보내다가,


다시금 안경을 고쳐 써 눈빛을 바로 바로잡았다.



"알겠습니다... 단, 10분 만입니다."



안경 낀 메이드가 그리 말하자,


나를 둘러싸 잭나이프를 겨누고 있던 다른 메이드들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다소곳한 표정을 지으며, 주춤주춤 뒷걸음질로 내게서 멀어졌다.


안경 낀 메이드는 나를 스쳐 가며,



"도련님에게 가까이 접근하면 죽인다..."



라고 작게 말하며, 이 방에서 나갔다.


끼이익- 턱.


문 닫는 소리를 끝으로, 그 많던 메이드들이 사라지자 가뜩이나 넓은 이 방이 휑하게 느껴졌다.


이젠 이곳엔 나와, 류안 그리고... 내 속에 무언가밖에 남지 않았다.



"저쪽 세상에서 온 자. 너는 류안의 몸에 전이되었군."

"나...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 왜지? 꽤 괜찮은 인생 아닌가?"

"괜찮은 인생인데요... 그게... 제 인생은 아니잖아요?"



내 눈이, 테이블 저 멀리 떨어져 있던 류안과 똑바로 마주했다.



"타인의 몸에 정신만 전이되었다는 건, 이미 전이 되기 전 ‘본인의 진짜 몸’은 죽었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 그 몸은 앞으로 네가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 원래 제 몸이... 그냥 이 사람의 영혼... 정신과 저의 정신이 서로 뒤바뀐 거 아닌가요?"

"네 원래 세상에서 이쪽 세상으로 전이될 수는 있지만, 반대로 이쪽 세상에서 너의 원래 세상으로의 전이는 ‘특별한 정치’가 없으면 불가능해. 더불어 타인에 몸에 전이되기 위해서는, 그 타인의 정신은 죽어야만 가능하지. 쉽게 정리하면, 네가 안착한 류안의 정신은 이미 죽었다는 것과, 너는 원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럴수가..."



이들의 대화,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쪽 세상은 뭐고, 저쪽 세상은 또 뭔가?



"내 유추해 보길, 몸의 원래 주인이었던 류안은 결국 연인을 만나지 못한다는 절망으로 죽음을 택한 것 같군..."



내 몸이 마음대로 일어나 벽에 걸려 있던 장미꽃 그림 앞으로 다가갔다.



"내가 ‘가짜 영혼’을 만드는 기술을 류안에게 알려줬었지. 당시에는 그것만으로 그는 상당히 만족해 보였지만, 역시 부족했던 모양이야."

"고작 연인 때문에 이런 삶을 포기하다니. 어떻게 그런..."



좌우로 살랑이는 것 같은 장미꽃의 그림...?


나는 순간 잘못 봤나 싶었지만,


그림 속 장미꽃은 살아있는 것처럼 생기를 머금고,


좌우로 살랑거리고 있었다.



"그도 그만의 사정이 있는 거겠지. 그걸 우리 기준으로 판단해봤자, 의문만 깊어진다."



나는 류안을 향해, 몸을 돌렸다.



"자... 그러면 약속대로 이 소년을 보살펴주면 좋겠군. 아마 이 새장은 곧 ‘용사’와 ‘검은 가면’이라는 자로 인해 꽤 떠들썩해질 거야. ‘내’가 곧 가긴 할 테지만, 이쪽도 문제가 있어야 말이지. 그때까지 이 소년을 보살펴주면 좋겠군. 물론, 나도 거들긴 할 테지만..."



내 몸의 주도권이 돌아왔다.


나는 올라오는 현기증에,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헉... 헉..."



나의 두 눈에 눈물이 떨어져, 바닥에 깔린 카펫 위로 떨어져 내렸다.



"그... 이름이 뭐야?"



류안이 내게 가까이 다가오며 물었다.



"저는... 실베스타... 예요."

"실베스타. 일단 이곳에서 지내자. 메이드들은 내가 어떻게 해볼게."



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



"장로분들~ 존나 오랜만이네요. 제가 지금 기분이 매우 꼴아박은 상태라, 어서 천사의 행방을 알고 싶은데요."



높다란 연단에 올라선 용사는 들고 있던 롱소드로 바닥을 푹푹 찍으면서,


‘새의 문양이 새겨진 비석’과 ‘꽃의 문양이 새겨진 비석’을 향해 말했다.



"지금 가드너들을 보냈으니, 곧 천사의 행방을 알 수 있을 거다."



‘꽃의 문양이 새겨진 비석’ 주위에 있던 꽃들이,


‘새의 문양이 새겨진 비석’을 향해 조금 기울었다가 용사의 말에 대답했다.



"구체적으로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용사의 목소리가 저릿하게 꽃들을 뒤흔드는 ‘사력’을 머금고,


‘꽃의 문양이 새겨진 비석’을 비아냥 대 듯 가파르게 뻗어갔다.



"... 예상은 했지만, 여전히 변한 게 없군."



용사의 목소리를 들은 ‘새의 문양이 새겨진 비석’에서 빛이 번쩍이며, 혼잣말하듯 투덜댔다.



"이래선 다른 장로들과 만나는 건 힘들겠어."

"... 후... 그 비석에서 영혼만 겨우 붙들고 있는 노망난 노인이... 지금 날 봉인한 것도 겨우 참고 있는데..."



용사는 롱소드를 허리춤까지 든 뒤, 힘을 실어 바닥 깊숙이 꽂아 넣었다.



"오늘 한 번 물갈이 해줘?"



용사가 서 있던 연단 앞, 두 개의 비석 주위로 롱소드의 칼날들이 바닥에서 솟아올랐다.



"... 안 되겠군... 정말 안 되겠어. 될 수 있다면 좋게좋게 가려고 했건만..."



‘새의 문양이 새겨져 있던 비석’ 주위에 걸려 있던,


한 사람 정도 들어갈 크기의 새장 두 개가 덜컥댔다.



"실험체 13호와 15호를 투입 시켜, 용사를 제압하겠다. 이의 있나?"

"이의 없다. 그러면 나는 계약한 내용에 따라 지금부터 일어날 일에는 부외자가 되어 뒤처리를 담당하도록 하지."



‘꽃의 문양의 새겨진 비석’을 밝히고 있던 조명이 꺼졌다.



"뭐야 이 새끼들? 애초에 내게 협력할 마음이 없었구먼?"

"협력할 마음이 없는 건 네 태도겠지... 넌 지금부터 우리 새장을 위해, 그 육체를 내놔야겠어."

"아주 지X를 해라. 지X를..."



턱! 하는 소리와 함께, 덜컥대는 두 개의 새장이 열렸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새의 문양이 새겨진 비석’ 앞으로 떨어지는 두 남녀.


그 둘은 전신에 딱 달라붙는 타이즈한 흰색 옷을 입고, 눈동자를 붉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왐마... 몸 봐라. 쥑이네~"



용사는 글래머한 몸을 그대로 타이즈한 옷에 빗댄 여자를 음미하듯이 눈으로 훑다가,


남자 쪽을 보며 인상을 팍! 썼다.



"이 녀석은 징글징글할 정도로 근육이 많네."



용사는, 땅에 꽂아 넣었던 롱소드를 빼 들면서 어깨에 걸쳤다.



"그러니까, 남자 쪽을 족친 다음, 여자랑 빠X리 뜨라는 거잖아? 큭큭 좋네!"

"... 정말, 저속한 남자군. 용사라는 이름이 너무 아까워..."

"큭큭큭... 자! 오랜만에 한 판 떠볼까?"



두 남녀 주위로 수많은 검날이 솟아올랐다.



----------



용사가 들어간, 높이만 족히 10m가 넘어가는 거대한 쌍여닫이문 너머로, 굉음과 폭음과 칼바람 소리가 요란히 울려 퍼졌다.


테이야 이노는 복도 벽에 기대어 쭈그려 앉아 재미없다는 듯 텔레우스를 바라보다가,



"텔 형씨. 안에서 난리 난 것 같은데... 우리는 안 들어가?"



실망한 목소리로 물었다.



"들어가는 건 자유지만, 살아서 나올 수 있을지..."

"아니, 애초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이 용사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었어? 그런데 이게 뭐야? 이거 완전 떨거지 신세라고."



테이야 이노의 한탄에 텔레우스는 높다란 쌍여닫이 문을 올려다보았다.



"떨거지라... 그래, 그 말이 정론이네요. 설마 장로들이 여기까지 계획하고 있을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해서 말이죠."

"뭐야...? 텔씨도 한 방 먹은 거였어?"



테이야 이노는 복도 맨땅바닥에 털썩! 드러누웠다.



"하암~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



텔레우스는 참 쉽게 납득 당하는 테이야 이노를 향하여 고개를 내렸다.



"흠..."



그러고선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벽과 대화하면서 스파링을 뜨던 수잔을 지나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민기를 지나쳐,


구석에서 몸을 쭈그린 채로 덜덜 떨고 있던 김하늘에게 멈춰섰다.



"떨거지라..."



아무래도 용사와의 싸움은 이 장소에서 그치지 않고 도시로 뻗어갈 것이다.


장로들은 시민들을 희생할 각오까지 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용사를 제압할 무슨 수를 생각해 낸 것인지,


텔레우스는 김하늘에게서 멈춰선 고개를 다시 들어 올려, 높다란 쌍여닫이 문을 바라봤다.



'... 이건 좀 도를 넘은 것 같은데요.'



아무리 그래도, 지금 천사 때문에 시끌벅적한데 이런 싸움까지 벌이다니,


이건 사람을 떠보는 걸 좋아하는 자신이라도 안 할 짓이었다.


용사라는 존재는, 문헌에 기록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종 못 할 괴물이었으니까.



'전 대장이었으면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가드너들의 전 대장, 류안.


그는 비록 연인 때문에 모든 걸 내려둔 책임감 없는 녀석이었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평가하면서 대처하는 기술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니까.


그런 점은 자신보다도 앞서 있다고 텔레우스는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



용사의 롱소드로부터 가늘게 이어진 칼바람이, 투명한 대기에 그을림을 만들어 내며 여자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여자는 눈썹만큼의 아주 약간의 틈 차이로 칼바람을 피하며, 그대로 용사를 향해 송곳과도 같은 뾰족한 손톱을 들이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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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6 - 5. 쟁탈전 23.07.03 21 0 12쪽
87 6 - 4. 쟁탈전 23.06.24 19 0 12쪽
86 6 - 3. 쟁탈전 23.06.05 22 0 12쪽
85 6 - 2. 심해족 23.05.20 25 0 12쪽
84 6 - 1. 심해족 23.05.06 26 0 12쪽
83 5 - 19. 나무 23.04.22 35 0 13쪽
82 5 - 18. 일상 23.04.08 28 0 12쪽
81 5 - 17. 일상 23.03.26 31 0 12쪽
80 5 - 16. 일상 23.03.18 33 0 12쪽
79 5 - 15. 일상 23.03.04 35 0 13쪽
78 5 - 14. 서막 23.02.26 34 0 12쪽
77 5 - 13. 서막 23.02.18 36 0 12쪽
76 5 - 12. 날개 달린 것들 23.02.11 41 0 13쪽
75 5 - 11. 날개 달린 것들 23.02.04 39 0 13쪽
» 5 - 10. 날개 달린 것들 23.01.28 45 0 14쪽
73 5 - 9. 들판 23.01.21 41 0 13쪽
72 5 - 8. 들판 23.01.14 45 0 12쪽
71 5 - 7. 천사와 악마 23.01.07 55 0 12쪽
70 5 - 6. 천사와 악마 22.12.31 57 0 13쪽
69 5 - 5. 낙원 22.12.17 58 0 12쪽
68 5 - 4. 낙원 22.12.10 54 0 12쪽
67 5 - 3. 낙원 22.12.03 58 0 13쪽
66 5 - 2. 주인공 22.11.26 55 0 12쪽
65 5 - 1. 주인공 22.11.19 62 0 12쪽
64 4 - 19. 주인공 22.11.12 57 0 12쪽
63 4 - 18. 운명 22.10.29 5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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