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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00 님의 서재입니다.

Solar System Battle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yes00
작품등록일 :
2014.08.14 12:18
최근연재일 :
2015.02.24 00:08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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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58
추천수 :
41
글자수 :
214,437

작성
14.12.1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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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 적과의 동침

DUMMY

유성은 아리미엔디를 대리고 시내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자신도 평소에는 잘 다니지 않는 곳이지만, 양 옆에 미소녀를 두고 걸어 다니니 자신감은 물론이요, 우쭐해지기까지 했다.

같은 학교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처음에는 시선을 피하는 눈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허리를 세우고 걸어 다녔다.

아르미엔디는 길마다 보이는 길거리 음식들, 크레페, 와플, 스트릿츄러스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사달라고 졸라댔다.

몇 개 씩 입에 물려줘야만 조용해지기 때문에 눈물을 삼키며 사줄 수밖에 없었다.

자이크는 가만히 예쁜 옷들을 창 밖에서만 바라만보며 가만히 서있자. 유성이 웃으며 들어가자고 했다.

자이크는 자신의 옷과 아르미엔디의 옷들을 골라보고 입어보았다. 자이크의 해맑은 웃음에 유성은 선뜻 지갑을 열려고 했으나, 자이크는 조용히 가게를 나오는 것을 이어갔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스티커 사진을 찍고, 길거리 공연도 보다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되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근처 공원에 가서 앉아서 잠시 쉬기로 했다.

자이크는 음료수를 사온다고 떠나고 벤치에는 아르미엔디와 유성만 조용히 앉아있었다.

아무도 말이 없자, 유성은 조용히 지갑을 꺼내 지출을 확인했다. 시내에 나가서 논 것치고는 2명분의 밥값수준밖에 안 나갔기에 놀라기도 하고 자이크에게 감사하기도한 마음이 들었다.

조용히 공원의 시계탑의 시간만 흐르고 있을 때 아르미엔디가 기지개를 켜며 입을 열었다.




" 인간들의 문화는 처음으로 즐겨보는 구나. "


" 그래? 의외이네. "


" 뭐가 의외라는 건가? "


아르미엔디가 잡아먹을 눈빛으로 째려보자 유성은 순간 겁을 먹고 흠칫 했지만,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척 힘이 들어간 얼굴근육을 풀어주었다.


" 오늘 노는 것 보니까 정말 재밌게 놀기에. "


" 다른 사람과 이렇게 이야기하고 노는 것은.... 오랜만이다. "


아르미엔디는 말을 하며 하늘을 보더니 잠시 말을 끊었다. 순간의 공백에 아르미엔디가 과연 어떻게 살았는지를 짐작 할 수 있었다.

아르미엔디는 다시 유성을 보더니 막힌 하수구가 뚫리듯 짧은 단어를 내뱉으며 문장을 완성시켰다.

점점 시간이 지나며 해가 저물어가며 공원의 가로등 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이크는 어디를 갔는지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어색함만이 더욱더 둘의 사이에서 증폭되기 시작했다.

아르미엔디는 멍하니 손장난을 치고 있었고 유성은 옆에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아 괴로워하고 있었다.

유성은 그래도 말을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오랜만이야? 그전에는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


" 거기까지만. 더 이상은 말하지 않을 것이다. "


" 그래... "


갑자기 사늘한 눈빛으로 말을 도중에 끊었는데, 아르미엔디의 눈에는 분노에 차오른 눈이 아닌 슬퍼 보이는 눈을 하고 있었다.

곧바로 대답하는 것 말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며 아르미엔디의 두 눈만 바라보았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주위의 아무 곳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 같았다.

아르미엔디의 오른손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자 거의 반사적으로 유성도 그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무슨 일이 있는지 허겁지겁 뛰어오고 있는 자이크가 보였다.


" 저 아이와의 만남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


" 응? 자이크를 말하는 거야? "


" ... "


아르미엔디는 다시 벤치에 앉으며 자이크가 달려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유성은 이런 아르미엔디를 보며 왠지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커녕,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훨씬 약하지만,

훨씬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그래도...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성은 이전부터 왜 자신을 죽이려 했던 다른 왕을 이렇게까지 자신이 호의를 베푸는지 지금까지도 이유가 생각나기는커녕 정말 감도 잡히자 않았다.

그저 본능처럼 그녀를 볼 때마다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저절로 움직여지고 있었다.

더 먹여주고 싶고, 더 입혀주고 싶고, 더 놀아주고 싶고, 더 보살펴주고 싶고, 더 안아주고 싶고,

유성은 양손의 주먹을 곽쥐며 떨리는 입술을 벌렸다.


" 아르미... 엔디...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난 되도록이면 너와는... "


" 난, 너를, 너희를, 인간들을, 단 한 번도 내 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도. "


아르미엔디는 이번에도 단호하게 끊어버렸다.

유성은 아르미엔디에게서 마치 더 이상 말하지 않아 줬으면 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이유가 있겠지? "


유성은 시야에도 들어오지 않는 듯 앞만 보고 있는 아르미엔디였기에 보통 사람들은 이쯤이면 대화를 이어가기는 힘들었겠지만, 유성은 이번에도 거절당할 것을 알면서도 힘을 내어 물었다.


" 소중한 사람... "


유성의 예상 외로 아르미엔디는 뜻밖의 단어를 말했다.

아르미엔디는 자신이 말한 것은 아는지 마치 무의식으로 말한 것처럼 이 말을 내뱉고는 다시 묵묵히 앞을 바라보았다.


" 소중한 사람...? "


유성은 따라 말하며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연관되는 것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아르미엔디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했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녀에게도 이전에 신뢰하고 따르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


" 나도 마찬가지지만, 역시 네놈은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게 있구나. "


유성은 갑자기 일어서는 아르미엔디가 보는 방향을 바라보자 아까 달려오던 자이크가 넘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 무슨소리야? "


" 나보다 늦은 녀석들이 지금 도착했을 뿐이다. "



유성은 갑자기 아르미엔디의 주변에서 무언가가 모이는 느낌이 들었다.

눈빛이 달라져있는 아르미엔디를 보며 유성은 적이 오고 있다는 것을 짐작했다.


" 그럼..... "


" 이건 오늘의 보답이다. "


유성을 보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유성에게 보여주었던 미소와는 전혀 다른 미소였다.


" 유성님! 다른 마법사들의 반응이...! "


어느새 다가온 자이크는 숨을 헐떡이며 유성의 어깨를 잡으며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 아마도... 이븐이 트레스급 12명... 크와트로급 1명... 이 정도의 규모는 아마도... 대형 길드... "


" 길드라니!? "


길드라는 말에 유성은 놀라면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판타지 같은 일상인 것은 알았지만, 과거에 있었다는 길드가 현재에도 존재한다는 것에 놀란 것이었다.

길드는 과거 마법사들이 모인 집단으로 여러 가지를 연구하며 세력을 키워갔지만, 인류대정화 사건에서 마법사들도 같이 탄압을 받으며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었다.

과거 잊기 싶은 시절 망상을 유성에게 좋은 소재가 되었기에 유성은 이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동경심에 휩싸여 잔뜩 기대를 하며 길드 원들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상상했던 화려한 등장과는 다르게 벤치 뒤쪽의 어둠속에서 검은 모포를 덮어쓴 사람이 튀어나왔다.


" 네놈이 8번째 왕 유성인가. "


유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가만히 있었지만, 상대는 순간 어둠속으로 사라지더니 곧이어 유성네들의 주변으로 여러 명의 남성과 여성들이 나타났다.

뭔가 방금처럼 기분 나쁜 모습을 내심 기대했지만, 이들은 그저 검은 망토를 몸에 두르고 있을 뿐이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기분이 꺼림칙했겠지만, 유성은 익숙해져 버린 자신의 모습에 잠시 부끄러워졌다.


아르미엔디가 앞으로 나서더니 허리에 손을 가져다 대며 포즈를 잡았다.

대사 또한 영화에서 나올만한 대사를 말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 어이. 애송이.. 눈을 감고 5초만 세도록 해. 여기서는 내가 선배니 선배로써 행동할 태니 "


" 5초? 그게 무슨... "


" 어이 플오이사계집. 5초 후에 이곳을 바로 떠나도록 해. 거물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


" 네? 네!... "



평소 아르미엔디를 적대하던 자이크였지만, 유성과 마찬가지로 반사적으로 존댓말을 하며 유성의 눈을 힘껏 가렸다.



" 자이크 무슨 짓이..! "



5.


4.


3.


2.


1.



유성이 자이크의 손을 뿌리치는데 걸리는 시간.

두 손을 뿌리치고 난 유성의 눈앞에는 휘날리고 있는 불꽃들이 보였다.


불타고 있었다.

그녀의 주위에 모든 것들이 불타고 있다.

탄내와 함께 그녀의 주위에는 검은 물체들만 있었다. 5초 동안 괴성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바람과 함께 폭음만 들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불꽃 앞에서는 건물, 나무, 무엇, 공기가릴 것 없이 모든 것을 태워버리고 있다.

숨 막힐 불꽃 속에서 그녀는 태연하게 서있다.

아름다운 머리 결에 불꽃과 같이 흔들린다.

이전까지의 귀여운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아닌, 기다란 기럭지를 뽐내고 있는 여성이 보였다.

그녀의 강함 앞에 모든 것들은 생사를 확인 할 수 없는 상태로 있었다.

아르미엔디의 잔인함이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정말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다는 것이 보였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파괴되고 불타고 있었다.

이공계도 아닌 현실세계다.

그녀의 등 뒤에 있는 드래곤이 숨결을 내뿜을 때마다 주위의 먼지와 불꽃들이 주위로 산개된다.

따뜻하면서도 섬뜩한 온기가 유성의 볼을 스치며 온몸을 감싸온다.

유성은

아무 말도, 아무 짓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그저 아르미엔디를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아르미엔디는 사실 강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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