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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6,028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6.16 07:06
조회
4,528
추천
5
글자
9쪽

36. 암흑계의 스탐(5)

DUMMY

“끄어억!”

단말마의 비명소리와 함께 단테스의 신형이 서서히 무너졌다. 가볍게 때린 것 같았음에도 소드 익스퍼트급인 그는 바닥에 쓰러져 일어날 줄을 몰랐다.

“단테스!”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란 샤이나가 소리쳤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왔기에 그의 실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녀다. 아마 케이트을 제외한다면 크로프란 내에서 최연소의 경지에 오른 인물일 것이다.

그런 그가 이토록 쉽게 무너지다니!

“용서할 수 없어.”

어느새 샤이나의 눈빛은 독기를 품었다, 블리츠를 한참 쏘아보던 그녀는 이윽고, 두 손을 뻗었다.

“파이어 볼!”

순식간에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화구가 생성되어 블리츠에게 쏘아졌다. 상대가 마법사일줄은 꿈에도 몰랐던 그의 부하들이 놀라 소리쳤다.

“다, 단장님!”

“피하십시오!”

“웃기는군.”

주위에서 한결같이 위험의 신호를 보내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코웃음만 칠뿐이었다. 블리츠는 점점 다가오는 파이어 볼을 응시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더니, 지척까지 다가선 순간 검을 횡으로 그었다.

화아악

파이어 볼이 터지면서 수십 조각의 불덩이들이 그의 온 몸을 뒤덮었다. 부하들의 얼굴이 납빛이 되었다. 뒷골목에서만 살아온 그들은 강력한 파이어 볼에 의해 자신의 단장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지레짐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쓸만하군 그래. 그 동안 많이 강해진 모양인걸.”

블리츠가 씨익 웃으며 샤이나에게 다가갔다.

“단테스의 원수!”

날카롭게 소리친 샤이나는 다음 마법을 캐스팅했다. 다른 때였다면 생판 처음 보는 자신을 아는 척하는 상대에게 의문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단테스가 쓰러지는 순간, 그녀는 이성을 잃었다.

“매직 미사일!”

날카로운 일갈과 함께 수십 발의 마법 화살이 블리츠에게 날아들었다. 단숨에 그 정도의 매직 미사일을 만들 정도면 그녀는 이미 4클래스는 넘어섰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리츠는 여유 만만했다.

“하지만 아직 멀었어!”

허공으로 뛰어든 블리츠는 다방면으로 검을 휘둘러대었다. 그러자 사방으로 흩날리던 검광이 날아드는 매직 미사일들을 순식간에 없애버렸다.

“맙소사.”

샤이나가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매직 미사일이 비록 3클래스의 마법이라곤 하나 다발로 쏘았을 경우엔 같이 대련하던 단테스도 막기에만 급급했다. 그런데 눈앞의 사내는 너무도 간단하게 그것을 막은 것이다!

팍!

하지만 그런 의문도 잠시, 목에 강렬한 통증을 느낀 샤이나는 힘을 잃고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방어 마법을 준비할 틈도 없었다. 블리츠라는 사내는 그녀가 입을 벙긋하기도 전에 다가와 기절시킨 것이다.

“뭐, 대충 끝났군.”

두 남녀를 번갈아 보던 블리츠가 손을 털었다. 그러자 토끼눈을 뜬 채 그 전투의 현상을 지켜보고 있던 부하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야, 저 검사와 마법사를 가볍게 제압하다니?”

“역시 단장님이야! 단장님이 최고입니다!”

“그럼 이제 이 두 연놈들은 어떡할까요? 죽지 않을 만큼만 팰까요?”

한 부하의 물음에 블리츠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 놈들은 아직까지 폭력배로서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털끝만큼도 손대지 말고 데려와라. 내 거처로 말이다.”

“알겠습니다. 단장님.”

부하들은 싱글벙글 웃으며 각자 단테스와 샤이나를 들고 단장의 뒤를 따랐다. 이들에게 있어서 블리츠만큼 든든한 단장은 없을 것이다.


“으으음.”

단테스는 신음성을 흘리며 서서히 눈을 떴다. 아직도 상대에게 맞은 배가 욱신거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이 느껴진다는 것은 아직 살아있다는 소리니까.

“여긴 또 어디지?”

머리를 긁적이며 주위를 둘러보던 단테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은 분명 블리츠와 싸우다 져서 기절했다. 그런데 이곳은 평범한 집의 방안이고, 지금 누워 있는 곳은 침대였다. 과연 일개 폭력배들이 자기들을 치러온 상대에게 이런 대우를 해줄 수 있을까?

“아, 샤이나.”

하지만 그전에 자신의 연인을 떠올린 단테스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샤이나가 침대 위에 잠들어 있었다.

“휴, 다행이구나.”

그녀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아무런 상처도 없음을 확인한 단테스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신과는 달리 그녀는 다치진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그렇다 쳐도, 샤이나는 어떻게 된 거지?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고 제압한 건가?”

지금 이 상황에서 약간은 엉뚱한 의문이었지만,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4클래스의 마법사를 상처 하나 없이 제압할 정도라니? 소드 마스터 정도는 돼야만 그런 게 가능했다.

“이제야 깨어났구나.”

그때였다. 단테스는 누군가의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처음엔 블리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낭랑하고 고운 목소리를 가진 인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목소리의 주인공은 여자였다.

“다, 당신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인물을 본 단테스는 순간 숨이 탁 막히는 것을 느꼈다. 윤기가 흐르는 금발에 백지처럼 새하얀 피부. 마치 조각한 작품처럼 보이는 코와 에메랄드석 같은 눈망울. 그리고 유난히 긴 귀. 바로 엘프였다. 하지만 그는 그 엘프를 처음 보는 게 아니었다.

“호호호. 3년 전에 잠깐 만난 게 단데 여전히 기억하는구나.”

“세, 세리아. 당신이 왜 여기에…….”

“말하자면 상당히 길다.”

단테스의 질문에 대답한 건 세리아가 아니었다. 단테스는 방안으로 들어오는 적발의 사내를 보는 순간 적대감을 드러내었다.

“아아, 그렇게 노려볼 필요 없어. 난 너에게 사적인 감정이라곤 추호도 없으니깐 말이다. 너도 마찬가지고.”

“그래? 그럼 당신의 정체가 도대체 뭐지?”

“하하하. 아직도 모르겠나, 내 정체를? 세리아가 여기 버젓이 서 있는데?”

호탕하게 웃은 블리츠가 세리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 순간, 그제서야 단테스는 짐작이 갔다.

“서, 설마?”

“그래. 그 설마가 맞을 거야.”그렇게 대꾸한 블리츠가 얼굴에 손을 가져가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그의 얼굴이 조금씩 변하더니, 어느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은가?

다른 사람이라곤 해도, 그 얼굴은 단테스가 기억하고 있는 인물의 것이었다.

“스탐! 당신, 도대체 어떻게 한 겁니까?”

“가르쳐 줘도 모를 거야. 간략하게 말한다면, 일종의 비술로 얼굴 근육을 옮기면서 생김새를 변화시킨 거지.”

스탐은 그렇게 말하면서 카라프 밑에서 수련하던 때를 떠올렸다. 일단 배우긴 했지만 이 비술은 히든 브레이커들 사이에선 별 실용성이 없어 단순한 놀이 이상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얼굴만 뜯어 고칠 뿐, 골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뒷모습은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지금 스탐에게 있어선 필수적이었다. 얼굴을 이렇게 바꾸면 검성은 절대 자신이 누군지 알아챌 수 없을 것이다.

“하아, 암흑계를 제패한 블리츠라는 사람의 정체가 당신이었다니…….”

“새삼 놀랄 것도 없지 않을까? 내가 보기엔 그런 걸 모른 너희들이 더 이상해 보이는걸.”

“그나저나 케이튼은 어디 있죠?”

샤이나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녀석은 특훈 중이다. 강해지기 위한 특훈을 말이지. 그 이상은 말해줄 수 없어.”

“그렇군요. 강해지기 위해서라…….”

샤이나가 쓸쓸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단테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자신들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친구였기에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시험에 떨어졌던 그가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의 생각을 읽고 있었는지, 스탐이 덧붙여 말했다.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 머지않아 그 녀석도 이 나라의 중심부에 설 날이 올 테니깐.”

“그게 무슨 소리죠?”

단테스가 정색을 하며 스탐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서 떠오른 무서운 음모의 눈빛을 봤기 때문이다.

“별 거 아니야. 난 단지 가능성을 말한 것뿐이니까…….”

모순적이었다. 말하는 것과는 달리 스탐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단테스와 샤이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이 모르는 계획이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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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37. 종교전쟁(2) +12 05.06.18 4,497 5 8쪽
124 37. 종교전쟁(1) +12 05.06.17 4,605 7 8쪽
» 36. 암흑계의 스탐(5) +9 05.06.16 4,529 5 9쪽
122 36. 암흑계의 스탐(4) +13 05.06.14 4,367 5 8쪽
121 36. 암흑계의 스탐(3) +13 05.06.12 4,345 5 8쪽
120 36. 암흑계의 스탐(2) +12 05.06.11 4,381 5 9쪽
119 36. 암흑계의 스탐(1) +12 05.06.10 4,696 5 8쪽
118 35. 지온의 찬탈전(5) +13 05.06.08 4,609 5 12쪽
117 35. 지온의 찬탈전(4) +11 05.06.07 4,311 6 9쪽
116 35. 지온의 찬탈전(3) +13 05.06.06 4,402 5 8쪽
115 35. 지온의 찬탈전(2) +9 05.06.05 4,396 5 8쪽
114 35. 지온의 찬탈전(1) +11 05.06.03 4,506 5 8쪽
113 34. 탈출(5) +9 05.06.02 4,144 6 8쪽
112 34. 탈출(4) +7 05.05.31 3,980 5 8쪽
111 34. 탈출(3) +6 05.05.30 3,985 5 9쪽
110 34. 탈출(2) +8 05.05.29 3,909 4 8쪽
109 34. 탈출 +9 05.05.28 4,064 5 8쪽
108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5) +8 05.05.27 4,052 5 8쪽
107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4) +8 05.05.25 3,957 6 8쪽
106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3) +7 05.05.24 3,947 5 10쪽
105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2) +9 05.05.23 3,932 5 8쪽
104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1) +9 05.05.22 4,197 4 8쪽
103 32. 재회(4) +10 05.05.20 4,198 5 10쪽
102 32. 재회(3) +9 05.05.19 4,155 5 10쪽
101 32. 재회(2) +9 05.05.18 4,251 5 8쪽
100 32. 재회(1) +10 05.05.17 4,418 5 9쪽
99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3) +12 05.05.16 4,224 5 12쪽
98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2) +11 05.05.15 4,130 5 9쪽
97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 +10 05.05.14 4,299 6 10쪽
96 30. 언데드들과의 사투(4) +11 05.05.13 4,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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