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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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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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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4,866

작성
05.06.0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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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35. 지온의 찬탈전(5)

DUMMY

“배, 배틀 마스터!”

뱀파이어들은 지금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캄에덴 최초의 배틀 마스터끼리의 찬탈전이 벌어지고 있었으니까!

“역시 믿는 구석이 있었군.”

경악하는 관중석과는 달리 아이슬로너는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마치 예상했다는 말투였다. 지온은 만연에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

“오늘부터 나, 지온 스트라이드가 캄에덴의 56대 뱀파이어 로드가 될 테니 바닥에 누울 준비나 하는 게 좋을 겁니다. 크크큭!”

지온은 말을 마치자마자 맹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골든 다크 오러의 덩어리가 아이슬로너에게 엄습했다.

팡.

아이슬로너는 자신에게 날아온 흑마탄을 튕겨내었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버서커 마스터 지온은 육탄전의 대가였으니까!

카가가강! 카가강!

지온은 그 거대한 덩치를 순식간에 아이슬로너에게 들이대었다. 골든 다크 오러가 번뜩이는 손톱들이 맹렬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아이슬로너는 시종일관 밀리기만 했다. 일체 반격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지온이 괴성을 지르며 소리쳤다.

“이제 뱀파이어 로드는 나다! 크하하하!”

“블러드 크로스 업이군!”

보고 있던 스탐이 외쳤다. 벌써부터 그의 장기가 펼쳐지다니? 저 기술은 동작이 커서 그 엄청난 파괴력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았다. 그런데 상황이 얼마나 일방적이었으면 벌써부터 저걸 쓸 생각을 했을까.

“맙소사! 지온이 뱀파이어 로드가 되다니?!”

벌써 탄식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아마 그들은 지온의 뱀파이어 로드 등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슬로너는 워낙 장기집권을 했다. 새로운 군주를 원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스탐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슬로너는 아직 늙지 않았다. 지온이 아무리 혈기왕성해도 그의 노련함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제부터 내가 새로운 뱀파이어 로드가 될 것이다. 크하하하하!”

지온은 일단 자신의 비기가 적중했다고 판단하자 상대의 상태도 확인하지 않고 웃어댔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뒤틀려 버리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과연 그럴까?”

“!?”

너무도 태연한 현 뱀파이어 로드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깜짝 놀란 지온이 손을 뒤로 휘둘렀다. 하지만 걸리는 감각은 없었다.

퍼퍼퍽!

“우어어억!”

갑자기 엄청난 타격음과 함께 지온의 비명성이 경기장 안을 뒤덮었다. 지온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아이슬로너가 아까워 같이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믿을 수 없겠지? 하지만 이게 너와 나의 실력 차이다.”

“크으윽, 닥쳐!”

이내 이성을 상실한 지온이 마구 휘둘렀다. 하지만 아이슬로너는 그의 끔찍하기까지 한 일격을 간단하게 피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그것을 보고 있던 스탐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둘은 배틀 마스터다. 하지만 아이슬로너는 오른지 100년이 넘은 능숙한 배틀 마스터였지만, 지온은 그렇지 못했다. 그것만으로도 승부는 결정난 상황이었던 것이다.

퍼어억!

무방비 상태에 빠진 지온의 복부에 묵직한 소음이 울려퍼졌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온은 아이슬로너의 몸 앞에서 힘없이 축 늘어졌다. 아이슬로너는 천천히 그의 몸을 바닥에 눕혀주었다.

“…….”

관중석은 침묵하고 있었다. 이 역사적인 찬탈전임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너무 허무했기 때문이다. 관중들은, 뱀파이어 로드가 한마디 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나, 아이슬로너 바리스칸이 도전자 지온을 물리쳤다. 그러므로 뱀파이어 로드의 자리는 내가 계속 유지하겠다.”

“와아아아~!”

열렬한 환호성이 그의 귓전을 자극하였다. 그 중에서는 스탐도 끼여 있었다. 그는 내심 지온이 진 것을 통쾌하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스탐은 더 이상 지온의 일이 남의 일만으로 여기고 있을 수 없었다.

“다음 찬탈자는 내가 정한다.”

아이슬로너의 한마디가 환호하던 좌중을 침묵시켰다. 그리고 뒤이어진 그의 말은 관중석을 경악시킬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다음 도전자를 정하겠다. 5년 뒤에 나와 찬탈전을 치를 도전자 말이다.”

“마, 말도 안돼!”

“지온마저 쓰러뜨린 마당에 무슨…….”

이내 관중석이 술렁거렸다. 그들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온을 간단히 쓰러뜨린 뱀파이어 로드의 마땅한 상대가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관중석은 또 다른 경악의 도가니에 휩싸여버렸다.

“스탐 베르크.”

“!”

아이슬로너가 갑자기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깜짝 놀란 스탐이 그를 바라보았다. 뱀파이어 로드는 자신을 응시하며 씨익 웃고 있었다. 급기야 모든 뱀파이어들의 이목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5년 후다. 5년 후, 너와 나는 이 자리에서 찬탈전을 치른다.”

“제, 제가 어찌 뱀파이어 로드에게 도전할 수 있단 말입니까?”

스탐의 말은 아직까지 하이 배틀러인 자신이 어떻게 배틀 마스터인 그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냐는 소리였다. 그것은 상식적인 발언이었다. 경지의 벽이라는 것은 단독으로 깰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이슬로너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스탐에게 짤막한 한마디를 남길 뿐이었다.

“너는 캄에덴의 최연소 배틀러다.”

그 한마디로 관객들의 모든 궁금증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스탐은 방금 전 아이슬로너가 한 말을 머릿속에 되뇌며 두 손을 두르르 떨었다. 어쩌면 아이슬로너는 자신을 지온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 그리고 오랜만에 찬탈전을 치렀으니 기념으로 전례를 깨볼까 한다.”

이윽고, 관객들에게로 시선을 옮긴 아이슬로너가 그렇게 말했다. 그는 뜬금없는 소리에 궁금해 하는 관객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들어 주었다.

“이 경기장을 찬탈전 외에도 서열1000위까지의 뱀파이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경기장으로 쓰겠다.”

관중석이 또 다시 웅성거렸다. 이 찬탈전용 경기장은 거의 3000여 년 전부터 사용해왔던 전통이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 전례를 깬다니?

하지만 그들은 대체적으로 아이슬로너의 제안에 수긍했다. 경기를 자주 한다는 말은 그만큼 경기장 관리가 잘 되어진다는 소리였기에 찬탈전을 할 때도 비교적 깨끗해질 테니 말이다. 뭐, 제안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뱀파이어 로드가 전례를 깬다는데 반대할 간 큰 놈은 없으니까.

“지금 그 전례를 깰 결투가 치를 것이다. 아마 찬탈전이 허무해 아쉽다고 여기고 있는 녀석들에겐 희소식일 것이다. 하이 배틀러끼리의 대결이니까.”

“뭐라고?”

스탐이 깜짝 놀랐다. 하이 배틀러끼리의 대결이라면 서열 7위의 자신부터 서열 1위의 바크까지의 일곱 명중 두 명이 싸운단 소리가 아니던가.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을 제외하면 여섯인데, 오대패자끼리는 싸울 일이 없고, 지온은 방금 깨졌다.

“자, 그럼 어서 나오는 게 어때?”

아이슬로너가 말을 마치자마자 두 명의 뱀파이어들이 경기장위에 올라왔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보고 있던 스탐이 이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눈을 껌뻑였다.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확인해 보았지만 분명히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뒤이어진 아이슬로너의 한마디가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카이사르 레발트와 오르시스 블로드의 대결이다.”

“카, 카이사르?!”

스탐이 놀라 소리쳤다. 카이사르가 벌써 하이 배틀러의 경지에 올랐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어제 오르시스가 한 말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게 카이사르일 줄이야!’

“후후. 봐줄 생각은 없으니 알아서 기어라.”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연히 말한 카이사르가 양손에 다크 웨폰을 생성시켰다. 둘은 시간을 질질 끌지 않았다. 특히나 카이사르는 과감하게 달려들었다.

콰앙! 카가강!

카이사르의 듀얼 블레이드가 오르시스를 사정없이 난타했다. 하지만 오르시스도 기본기만으로 오대패자안에 든 실력자. 어렵지 않게 막고선 금세 반격에 들어갔다.

퍼벅! 퍼퍼퍼퍽!

수차례에 걸친 다크 웨폰을 막아내자마자 권격이 엄습해왔다. 카이사르는 땀을 뻘뻘 흘리며 그것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과연 오르시스는 노련했다. 오랫동안 전장을 누벼온 그의 솜씨는 잘 벼려진 검과 같았다. 금세 카이사르를 궁지에 몰아넣은 그는 그에게 최후의 일격을 꽂아 넣으려 했다.

“이거나 먹고 누워라!”

“천만에!”

오르시스의 외침에 그렇게 대꾸한 카이사르가 그에게 다크 웨폰을 뻗었다. 그러자 듀얼 블레이드의 형상을 띄고 있던 그것은 순식간에 방패의 형상을 띄었다.

“저 녀석, 저런 것까지 사용할 줄 알다니…….”

스탐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무투대회때 자신과 싸울 때보다 한참 더 발전한 모습이었다.

“크윽!”

그것은 반탄력까지 가졌는지 오르시스의 일격을 거세게 튕겨냈다.

우르르르

그때였다. 당황해하는 오르시스에게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제길, 하이 배트라니!?”

그가 욕지기를 내뱉으며 카이사르가 소환해낸 그것들을 막기에 급급했다. 하이 배트는 흑마기로 만들어낸 하급의 소환수로, 비록 하나하나는 보잘것없었지만, 다수가 모이면 그것만큼 성가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오르시스는 잔챙이들 때문에 가장 중요한 존재를 깜빡 잊고 있었다.

“헉, 이런!”

온 몸이 그림자로 뒤덮인 것을 본 오르시스가 그제야 대처했지만 늦었다. 어느새 카이사르가 집어든 거대한 다크 웨폰의 덩어리가 그를 덮칠 준비를 끝마쳤다.

“기요틴!”

카이사르의 고함성과 함께 낫의 형상을 한 거대한 다크 웨폰이 오르시스를 덮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푸확! 털석!

비명소리는 없었다. 단지 베이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 단 둘만이 들려왔다. 그것은 정말 순식간의 일이었다. 관중들은 아이슬로너가 한마디 외치고 나서야 결과가 어떻게 된지를 깨달았다.

“카이사르 승! 이제부터 카이사르는 서열 5위다!”

그렇게 카이사르는 오대패자의 일원이 되었다.


경기가 끝난 뒤, 스탐은 크로프란으로 돌아갈 채비를 갖추었다. 솔직히 캄에덴에 더 있고 싶었지만, 세리아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갈 거야?”

다이어가 걱정스럽다는 어조로 물었다. 케이튼도 마찬가지였다.

“행님…….”

“너무 걱정 마라 케이튼. 나는 나대로 할일이 있으니까. 꾹 참고 5년 동안만 다이어 밑에서 검술을 배워라.”

스탐은 케이튼의 어깨를 짚으며 덧붙여 말했다.

“넌 결코 재능 면에서 엘로나한테 밀리는 게 아냐. 정말 마음만 먹고 저 녀석 밑에서 열심히 배운다면 소드 마스터가 되는 것쯤이야 식은죽먹기야.”

“참말이지예? 공갈 아니지예?”

“…….”

한참 진지한 순간을 사투리가 망치고 있었다. 묵묵히 서있던 스탐은 다이어의 두손을 잡으며 간절히 부탁했다.

“제발 5년 동안 저 녀석 사투리 좀 어떻게 고쳐 봐.”

“…노력해볼게.”

잠시 동안의 어색한 침묵이 지난 후, 스탐은 드디어 둘과 작별인사를 했다.

“아무튼 잘 있어라, 케이튼! 5년 후에 보자.”

“야아, 행님도 몸 건강 하이소!”

“다이어. 너 반드시 케이튼 사투리 좀 고쳐라!”

“알았어, 자식아!”

“그럼 나, 간다!”

그렇게, 스탐은 크로프란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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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36. 암흑계의 스탐(4) +13 05.06.14 4,367 5 8쪽
121 36. 암흑계의 스탐(3) +13 05.06.12 4,345 5 8쪽
120 36. 암흑계의 스탐(2) +12 05.06.11 4,381 5 9쪽
119 36. 암흑계의 스탐(1) +12 05.06.10 4,696 5 8쪽
» 35. 지온의 찬탈전(5) +13 05.06.08 4,609 5 12쪽
117 35. 지온의 찬탈전(4) +11 05.06.07 4,311 6 9쪽
116 35. 지온의 찬탈전(3) +13 05.06.06 4,402 5 8쪽
115 35. 지온의 찬탈전(2) +9 05.06.05 4,396 5 8쪽
114 35. 지온의 찬탈전(1) +11 05.06.03 4,506 5 8쪽
113 34. 탈출(5) +9 05.06.02 4,144 6 8쪽
112 34. 탈출(4) +7 05.05.31 3,98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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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4) +8 05.05.25 3,957 6 8쪽
106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3) +7 05.05.24 3,947 5 10쪽
105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2) +9 05.05.23 3,932 5 8쪽
104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1) +9 05.05.22 4,197 4 8쪽
103 32. 재회(4) +10 05.05.20 4,198 5 10쪽
102 32. 재회(3) +9 05.05.19 4,155 5 10쪽
101 32. 재회(2) +9 05.05.18 4,251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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