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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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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053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6.12 15:58
조회
4,345
추천
5
글자
8쪽

36. 암흑계의 스탐(3)

DUMMY

‘하지만 뇌에 든 게 없는 멍청이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법이지.’

스탐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두목에게 다가갔다. 그는 상대가 피하지 않고 당당히 다가오자 피식 웃으며 소리쳤다.

“웬 떨거지냐? 어서 그놈을 불러와…….”

퍽!

말을 끝나기도 전에 둔탁한 소음과 함께 두목의 신형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것은 실로 찰나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저, 저놈이.”

“감히 형님을!”

분개한 부하들이 일시에 덤벼들었다. 그러자 휘하의 깡패들이 좋다고 맞서 같이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스탐은 그들을 제지한 채, 무려 오십 여명에 달하는 그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으어억!”

“커억!”

하이 배틀러급의 뱀파이어가 손을 쓰니 무기를 든 깡패들임에도 나가떨어지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물론 흑마기는 한줌도 쓰지 않았다. 단순한 육체력으로 그 많은 적들을 모두 제압한 것이다.

“한 주먹거리도 안되는군.”

스탐이 손을 털며 투덜거렸다. 부하들이 경외심 어린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스탐이 한 팔을 치켜들었다.

“여기서 결정해라. 나를 따를 것인가, 말 것인가?”

“따르겠습니다!”

“큰 형님이 가는 길이라면 어디든 가겠습니다!”

방금 전 보여준 무위 덕분에 부하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스탐은 씨익 웃으며 팔을 거둔 뒤, 검지를 세웠다.

“한 가지만 확실히 하자. 우리는 이제부터 서민들을 돕는 용병단이다. 그러니 형님이니 뭐니 하는 말은 삼가도록. 용병단의 우두머리라면 단장이라고 불려야 하지 않겠나?”

스탐의 말은 의외의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말이 끝나자마자 부하들의 얼굴이 보기 좋게 환해진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들은 언제부턴가 용병단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급자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었다.“물론입니다. 단장님!”

“블리츠 단장님 만세!”

“만세!”

환호성을 지르는 부하들을 바라보며, 스탐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인간도 아닌데 남에게 폐만 끼치던 저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스탐의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가 조직의 일대혁명을 선언한 그 다음 날, 서민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다. 항상 자신들의 주머니 속을 갈취하던 깡패들이 난데없이 그들의 일을 거들기를 자청한 것이다.

“이 사람들이 갑자기 어쩐 일이야?”

궁금하기 짝이 없었지만, 잘된 일이었다. 각종 식당이나 주점 등의 주인들은 그들에게 설거지나 청소와 같은 잡일을 시켰는데, 요구하는 보수가 워낙 적어 예상외의 수익을 보게 된 것이다.

비단 가게일 뿐만이 아니었다. 스탐은 단원들에게 서민들이 하는 일은 모두 도와주도록 했다. 적은 보수를 강조하면서 말이다. 덕분에 주먹만 쓰던 덩치들이 노점상에서 목청을 높이며 물건들을 파는 웃지 못 할 광경들이 종종 벌어졌다.

그쯤 되면 타 지방의 조직들이 만만하게 보기 마련이었다. 예상대로 수도의 깡패들이 이상한 짓을 벌인다는 소문이 전국에 나돌자 각 지방의 조직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도전해왔다.

하지만 그들은 블리츠 용병단원들이 대부분 흩어져 있었음에도 번번이 깨져서 오히려 흡수당하기가 일쑤였다.

이유는 바로 스탐이 따로 만든 사립 자경단 때문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명색이 용병단이다.”

부하들에게 그렇게 일러둔 스탐은 수천 명의 블리츠 용병단원들 중 무기를 잘 다루고 전투에 능한, 용병이라는 단어에 적합한 이들을 추려서 자경단을 조직했다. 자경단이라는 말 대로 그들의 주임무는 수도의 밤길을 돌아다니며 치안을 유지하는 일이었다. 3년 동안 용병생활을 해보았던 스탐이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호되게 훈련시켰기 때문에 그들은 하나하나가 일당백의 실력자들이었다. 간혹 뛰어난 재능을 가진 녀석들이 몇 명 발견되었는데, 그들은 스탐의 집중조련으로 소드 비기너가 되기도 했다.

물론 스탐은 이들을 단순한 자경단으로 썩혀둘 생각은 없었다. 때가 된다면 이들은 자신의 계획에 아주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아무튼 1년 동안 그 계획을 시행하면서 단원들이 점점 서민들과 한데 어우러져 수도가 차츰 안정되자, 스탐은 타 지방에 원정을 갔다. 막강한 자경단의 힘에 지방의 조직들은 금방 무릎을 꿇었다.

그리하여 스탐이 블리츠 용병단의 단장이 된지 3년이 지난 지금, 크로프란의 암흑계는 완전히 종말을 고했다.


“어서 오게나. 제국에서 공부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가?”

고풍스러운 책자나 벽화들이 구석구석에 놓여 있는 깔끔한 방안. 모르는 이가 보면 사치를 모르는 수수한 귀족의 거처로만 보였다. 하지만 이곳은 크로프란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진 인물의 침실이었다.

“황송합니다. 전하.”

“저희들은 아무런 고생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저희들에게 유학을 보내주신 전하의 은혜에 감복할 따름입니다.”

국왕의 앞에 부복해 있는 이들은 두 명의 젊은 남녀였다. 입고 있는 옷이 무척 수수해 아무리 높게 잡아도 몰락 귀족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품이나 눈빛은 평범한 인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저희들을 이곳에 부르셨는지 감히 여쭈어볼 수 있겠습니까?”

단테스는 고개를 여전히 숙인 채, 국왕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것은 쌓여 있는 궁금증을 도저히 참다못해 한 말이었다.

자신과 옆에 있는 샤이나는 유에센에서 3년 동안 유학을 하다가 오늘 귀국했다. 그리고 귀국하자마자 국왕은 개인면담을 걸어왔다.물론 아카데미의 수석출신인 자신들이 무사히 유학을 마치고 온 것을 치하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이런 사적인 자리에 부를 이유가 없었다.

“다름이 아니라, 자네들에게 한 가지 시험을 하려고 하네.”

“시험이라뇨?”

뜬금없는 소리였기에 단테스의 목소리는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국왕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차 이 나라를 책임질 주역들이 거쳐야 될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네.”

“흠…, 좋습니다. 까짓것, 해보죠 뭐.”

한참을 생각하던 단테스가 호쾌한 어조로 국왕의 제안을 승낙했다. 뭐, 승낙이랄 것도 없었다. 이 나라의 우두머리가 내리는 명령을 자신 같은 몰락귀족들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으니 말이다.

“좋아. 그럼 자네들은 이제부터 이 나라의 용병단 아니, 폭력조직의 두목을 쓰러뜨리게.”

“폭력조직이라뇨?”

국왕이 내뱉은 말 치곤 너무도 터무니없는 소리에 샤이나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일국의 왕과 뒷골목의 두목. 같은 우두머리라도 최정상과 밑바닥이 아닌가?

“내가 알아본 바로는 요즘 그쪽이 심상치 않네. 갑자기 블리츠라는 인물이 나타나 모든 조직을 통합했다네.”

국왕은 둘에게 블리츠라는 인물이 한 여러 일들을 알려주었다. 그중에서는 조직원들이 시민들과 융화되었다는 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이 시민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도와준다면, 오히려 좋은 일 아닙니까?”

“그렇지 않다네. 겉으로 보기야 좋게 보이지만, 지금 그들의 세력은 점점 불어나고 있지. 정규군에 버금갈 정도로 말이네.”

“그렇다면 견제를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뛰어난 실력의 기사를 파견해 더 이상 세력을 불리지 말라는…….”

“그것은 이미 해 보았네. 하지만 그 블리츠라는 인물은 무위도 출중하더군. 웬만한 기사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다더군. 더군다나 그는 기사에 대한 반감이 있어서인지 쉽게 꼬리를 내리지도 않아. 하지만 기사도 무엇도 아닌 자네들이 그를 쓰러뜨린다면 어떻게 될까?”

“아!”

단테스와 샤이나는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뒷골목의 깡패들은 자존심을 중요시 여긴다. 블리츠라는 인물도 그 점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기사에게 지는 것은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소드 익스퍼트 중급에다 4클래스에 올랐으면서도 아무런 명성도 없는 자신들에게 진다면? 결과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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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36. 암흑계의 스탐(5) +9 05.06.16 4,529 5 9쪽
122 36. 암흑계의 스탐(4) +13 05.06.14 4,367 5 8쪽
» 36. 암흑계의 스탐(3) +13 05.06.12 4,346 5 8쪽
120 36. 암흑계의 스탐(2) +12 05.06.11 4,382 5 9쪽
119 36. 암흑계의 스탐(1) +12 05.06.10 4,697 5 8쪽
118 35. 지온의 찬탈전(5) +13 05.06.08 4,609 5 12쪽
117 35. 지온의 찬탈전(4) +11 05.06.07 4,311 6 9쪽
116 35. 지온의 찬탈전(3) +13 05.06.06 4,403 5 8쪽
115 35. 지온의 찬탈전(2) +9 05.06.05 4,397 5 8쪽
114 35. 지온의 찬탈전(1) +11 05.06.03 4,507 5 8쪽
113 34. 탈출(5) +9 05.06.02 4,145 6 8쪽
112 34. 탈출(4) +7 05.05.31 3,981 5 8쪽
111 34. 탈출(3) +6 05.05.30 3,986 5 9쪽
110 34. 탈출(2) +8 05.05.29 3,909 4 8쪽
109 34. 탈출 +9 05.05.28 4,065 5 8쪽
108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5) +8 05.05.27 4,052 5 8쪽
107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4) +8 05.05.25 3,958 6 8쪽
106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3) +7 05.05.24 3,948 5 10쪽
105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2) +9 05.05.23 3,933 5 8쪽
104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1) +9 05.05.22 4,198 4 8쪽
103 32. 재회(4) +10 05.05.20 4,199 5 10쪽
102 32. 재회(3) +9 05.05.19 4,156 5 10쪽
101 32. 재회(2) +9 05.05.18 4,252 5 8쪽
100 32. 재회(1) +10 05.05.17 4,419 5 9쪽
99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3) +12 05.05.16 4,225 5 12쪽
98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2) +11 05.05.15 4,131 5 9쪽
97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 +10 05.05.14 4,300 6 10쪽
96 30. 언데드들과의 사투(4) +11 05.05.13 4,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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