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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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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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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5.1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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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0. 언데드들과의 사투(4)

DUMMY

아직 전투의 균형이 깨지지 않아서인지 죽은 배틀러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쯤이면 슬슬 흑마기가 바닥나기 시작할 때다. 그전에 뭔가를 해야만 했다.

“카이사르!”

두기의 데스 나이트들을 맞아 힘겹게 싸우고 있는 카이사르를 본 스탐이 대번에 뛰어 들었다.

“스탐! 너 언제…….”

“그건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고, 어서 놈들을 물리치자고.”

“알았어!”

수세에 몰리는 입장이었지만 친구가 나타나니 금방 활기를 되찾는 카이사르였다.

아무튼 1:1로 형세가 바뀌자 오히려 데스 나이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이 배틀러와 그에 준하는 실력자들을 혼자서 상대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몇 분간의 사투 끝에, 스탐과 카이사르는 두 데스 나이트들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털썩.

“휴우, 이제 한숨 돌리겠군.”

바닥에 널브러진 데스 나이트의 잔해를 바라보던 카이사르가 이마를 쓸어올리며 중얼거렸다. 주위를 둘러보던 스탐이 물었다.

“도대체 데스 나이트들의 수가 왜 이렇게 많아진 거야?”

“그걸 낸들 어떻게 아냐? 아차, 그나저나 스탐. 어서 가봐. 뱀파이어 로드가 위험해.”

퉁명스럽게 쏘아붙이던 카이사르가 뭔가가 생각났다는 듯 다급히 말했다. 깜짝 놀란 스탐이 소리쳤다.

“그게 무슨 소리야?”

“상당수의 데스 나이트들에게 둘러싸여 있어. 오대패자들이 도와주려고 하지만 로드의 주변에 몰려 있어서 번번이 막히고 있어. 아마도 로드를 죽일 작정인가 봐.”

“뭐라고?”

스탐은 그제서야 상황이 자신의 생각보다 더 급박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배틀 마스터로 현재 뱀파이어들의 정신적인 지주나 다름없는 로드의 죽음! 그것만큼 캄에덴에 치명적인 타격은 없었다. 그런 비극만큼은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만 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스탐은 히든 브레이커의 빠른 경신술을 발휘해 로드가 있는 곳을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한데 몰려있는 데스 나이트와 오대패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왔구나. 스탐.”

“카라프!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상황이 더럽게 됐다.”

말을 마친 카라프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다수의 데스 나이트들이 원형의 진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오대패자를 앞세운 배틀러들이 한껏 몰아치고 있음에도 끝까지 방어만 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 안에 뱀파이어 로드가 갇혀서 혈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리라.

“로드가 당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딱 한 가지가 있다.”

카라프가 검지를 치켜세웠다.

“나를 비롯한 오대패자가 일시에 데스 나이트들의 빈틈을 노려 대열을 잠시 동안 뚫는다. 그 사이에 히든 브레이커인 네가 바라크만의 어깨를 밟고 로드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왜 하필 전가요?”

고개를 갸웃거린 스탐이 카라프를 가리켰다. 그는 히든 브레이커의 마스터다. 자신보다는 차라리 그가 나을 것이다.

“당연한 걸 왜 묻나? 난 힘을 상당히 소진한 상태지만, 넌 팔팔하다. 그리고 젊은 뱀파이어에게 기회를 주는 게 더 좋지 않겠나?”

“나 참, 이 상황에서 그런 게 중요합니까?”

하지만 카라프의 첫 번째 이유는 일리가 있었다. 일단은 자신도 한 명의 하이 배틀러가 아닌가. 아직 다크 오러도 끌어 올리지 않은 몸이었기에 여기에 있는 다른 누구보다도 조건이 좋았다.

“그럼, 어서 가지.”

확실한 대안이 떠오르자 오대패자가 금세 모였다. 그리고 그들 중 가장 약한 오르시스가 데스 나이트쪽으로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파박! 파바박!

풀 다크 오러를 머금은 일격에 금세 첫줄의 데스 나이트들이 휘청거렸다. 그러나 이내 뒷줄과 교대하는 식으로 대열을 정비했다. 놈들은 다크 나이트들만큼이나 방어력 자체는 수준급이었다.

“이놈들!”

두 번째로 뛰어든 쪽은 바라크만이었다. 아나만디움제의 거대한 도끼창이 두셋의 데스 나이트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적들이 밀집해 있으니 게일 그레네이더의 효과는 배가되고 있었다.

“가자!”

그 뒤를 이어 라윈을 앞세운 나머지 오대패자들이 섬광처럼 파고들었다. 하나같이 하이 배틀러에 해당하는 강자들이었기 때문에 철옹성 같기만 하던 데스 나이트들의 대열이 허물어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벽들은 많았다.

“어서 뛰어!”

카라프가 소리쳤다. 그러자 스탐은 주저 없이 뛰어올랐다. 이 수많은 데스 나이트들은 오로지 방어만 할 목적이었던 탓에 오대패자들도 곧 뒤로 몸을 내빼야 할 것이다.

타앗!

바라크만의 어깨를 디딘 스탐은 전력을 다해서 로드가 있는 곳을 향해서 다시 한번 높이 뛰었다.

그때였다. 일부 데스 나이트들이 스탐을 보더니 특정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소닉 블래스터! 빌어먹을!’

스탐이 이를 악물었다. 제아무리 히든 브레이커에, 하이 배틀러라고 해도 허공에서 날아드는 수십 발의 소닉 블래스터를 피하거나 막아낼 재간은 없었다.

“크크큭! 이 놈들! 다 죽어라!”

뜻밖의 인물이 스탐을 위기에서 구해주었다. 그는 풀 다크 오러가 만연한 10개의 손톱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마침 소닉 블래스터를 쓰려던 데스 나이트들이 그쪽에 있었던 것이다.

‘고맙다. 지온!’

데스 나이트들이 자세를 취하다말고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것을 본 스탐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론 구사일생이었다.

안전하게 바닥에 착지한 스탐은 다크 오러를 끌어 올리는 즉시 아이슬로너가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괜찮으십니까, 로드?”

“스탐!”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던 아이슬로너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과연 그는 구원군의 등장을 뼈저리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넌 저 녀석만 맡아라.”

“겨우 한 놈만 말씀이십니까?”스탐이 의아해했다. 지금 그들과 싸우고 있는 데스 나이트들은 모두 여섯이었다. 팔팔한 하이 배틀러에게 단 한명만 맡긴다니?

“둘을 제외한 나머지 놈들은 다 떨거지들이다.”

“알겠습니다.”

상황이 급박했기에, 스탐은 로드의 명령을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아이슬로너가 지시한 상대와 맞닥뜨리는 순간, 스탐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놈은 칼시온!”

“오랜만이다. 스탐.”

과연 눈앞에는 스탐과 무한전선에서 50년 동안 싸워왔던 숙적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동안 많이 강해졌군그래.”

“너보다는 훨씬 강해졌다, 자식아!”

지금 스탐에게는 잡담을 나눌 여유도 없었다. 로드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승부욕을 앞지른 것이다.

챙! 채채채챙!

그래서였을까? 이어지는 날카로운 검격에 칼시온은 속절없이 밀려나갔다. 물론 오랜 전투로 힘이 빠진 그가 팔팔한 스탐을 당해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데스 나이트의 이인자가 이렇게 빨리 당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퍼어엉!

무언가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칼시온의 신형이 형편없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꼬락서니가 마치 고철이 발에 걷어 차여 데굴데굴 구르는 것만 같았다.

“갑니다, 로드!”

가볍게 칼시온을 제압한 스탐은 아이슬로너와 싸우고 있던 데스 나이트들에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덕분에 서너 명 정도가 그에게 발이 묶이게 되었다.

“일이 점점 꼬이는군. 그렇지 않나?”

아이슬로너가 웃으며 듀리알을 바라보았다. 겉으로 표현은 하지 못하겠지만, 지금 이 데스 나이트의 마스터는 속이 부글부글 끓을 것이다.

“아직 꼬인 것은 아니다.”

말이 끝마치자마자 죽음의 검날이 상대의 폐부를 겨냥해 찔러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배틀 마스터에게 있어 최후의 발악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니, 꼬였어.”

아이슬로너가 비릿한 웃음소리를 내며 손을 폈다. 어느새 그의 손아귀에는 지옥의 화신이 창의 모습으로 강림해 있었다.

“이거나 먹어라!”

쿠콰콰콰콰!!

지진과도 같은 땅울림과 함께 폭발한 염의 불줄기는 데스 블레이드와 주인을 동시에 잡아먹었다. 미칠 듯이 쏟아져 나가던 그것은 원형의 진을 이루고 있던 데스 나이트들마저 후식으로 집어삼켰다.

“휴우, 이제 쓸만해진 것 같은데.”

어느새 바닥에 주저앉은 아이슬로너가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쓴 것은 블러드 오우거와 싸울 때에도 썼던 헬 스피어였다. 물론 그때보다는 개량된 것이었다. 다크 오러의 소모가 보다 더 적으면서도 피해면적은 넓혔고, 유효거리는 줄였다. 그렇다고 해도 그의 흑마기는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

“크게 한방 먹은 것 같군.”

자리를 툭툭 털며 일어선 칼시온이 중얼거렸다. 스탐이 급한 김에 단순히 제압만 한 덕분에 그는 듀리알처럼 소멸 당하진 않은 상태였다.

“칼시온!”

데스 나이트들을 한참 상대하고 있던 스탐이 소리쳤다. 그러나 자신이 간단히 쓰러뜨린 숙적은 발길을 돌릴 뿐이었다.

“임무가 실패했으니 더 이상 남아 있을 필요는 없겠지. 어서 가자.”

칼시온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모든 데스 나이트들이 퇴각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만 해도 치열하게 싸우던 그 놈들이 맞나 의심될 정도로 말이다.

“끝난 건가?”

카스턴을 검집에 꽂은 스탐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새 언데드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환호성을 지르는 병사들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캄에덴에서 100년 만에 벌어진 언데드들과의 대규모의 전투는 스탐의 활약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비록 상당수의 병사와 극소수의 배틀러들이 목숨을 잃기는 했지만 치명적인 타격을 피했으니 불행 중 다행일 것이다.

“임무가 실패하고, 듀리알이 소멸 당했다고?”

“예.”

구부러져 있는 나무들이 주위에 무성한 가운데, 날아가는 새의 영혼을 쏙 빼놓을 듯한 목소리의 소유자는 눈앞에 부복한 칠흑의 기사들을 응시하였다.

“좋다. 그럼 우리는 전력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린다.”

데스 나이트의 마스터가 당했다는 비보에도 불구하고, 블로케르는 사악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정교한 표정조작과 감정표현이 가능한 아크 리치이다 보니 그 사악함은 안에서 독을 추출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다.

“크흐흐. 그들이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알 필요는 없겠지.”

블로케르는 오래전에 두 존재를 만났다. 평범한 생명체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그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이토록 큰 도움을 줄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들 덕택에 수많은 고결한 인간 기사의 영혼을 데스 나이트로 만들 수 있었고, 언데드들이 가진 힘의 원천인 네크로맨틱 홀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었다. 로드를 잡는 작전을 가장 먼저 내세운 것도 바로 그들이었다.

“기다려라, 뱀파이어들이여, 언젠간 네놈들을 나의 노예들로 만들어 줄 것이니 말이다. 크하하하하.”

아크 리치는 그렇게 꿈에 불과할지도, 현실이 될지도 모를 자신의 계획에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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