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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6,055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6.14 06:48
조회
4,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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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8쪽

36. 암흑계의 스탐(4)

DUMMY

“그리 어려운 시험은 아니군요.”

어느새 단테스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뭐,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네.”

“좋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그 블리츠라는 사내를 쓰러뜨려 그의 조직을 와해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 가자, 샤이나.”

둘은 국왕에게 예를 갖춘 뒤, 그의 방을 조심스럽게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들의 뒤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국왕이 참고 있던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자네들은 역시 순진해. 일국의 국왕이 미쳤다고 일개 건달 패거리들에게 관심을 가지겠는가? 어디 뱀파이어를 상대로 자신들의 힘을 한번 시험해보게나.”


고국에 돌아오자마자 국왕에게 특별한 임무를 받은 두 남녀, 단테스와 샤이나는 왕궁을 나오자마자 블리츠라는 인물에 대해 수소문했다. 일단은 그의 평판을 들어 나쁜 점을 꼬집어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대답은 한결같았다.

“블리츠님요? 아, 우리들의 영웅이시죠.”

“그분이 없었더라면 우린 아직도 빈털터리로 살았을 겁니다.”

“전 커서 블리츠님처럼 위대한 사람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물어본 꼬마의 대답에 단테스가 한숨을 쉬었다.

“하아, 하나같이 착하다는 소리뿐이군. 이거, 우리가 악역이 되겠는걸.”

“후후. 때로는 악역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샤이나가 방긋 웃으며 단테스의 푸념에 대꾸했다. 하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일단 녀석의 조직원들 중에서 한 놈 잡아 족쳐야겠어.”

“응. 그런데 우리 둘이서만 가면 위험하지 않아? 모든 조직을 통합할 정도면 몇 천 명은 될 텐데…….”

단테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일은 없어. 두목에게 결투를 신청하러 왔다고 하면 순순히 받아들일걸? 그렇지 않으면 국왕폐하께서 굳이 우리들에게 임무를 받길 이유가 없잖냐.”

“하긴, 그렇겠네.”

“그나저나 어디 가서 녀석을 찾… 았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어느새 단테스의 눈앞에는 일단의 무리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하나같이 체력이 우람해 한가닥할 듯한 인물들이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무리들의 선두에는 단테스들이 그렇게도 찾고 있던 인물이 있었다.

“저자가 그 이름도 유명한 블리츠인가?”

“생김새를 보니 그런 것 같아. 그런데 저 사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니?”

블리츠를 유심히 바라보던 샤이나가 의문을 던졌다. 분명히 자신이 아는 이들 중에서 붉은 머리는 없었지만, 그는 이상하게도 낯이 익었다. 물론, 그게 누구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느낌 탓이겠지. 샤이나 너는 구경이나 하고 있어. 내가 저 자식을 가볍게 눌러줄 테니깐.”

단테스가 뼈마디를 주무르며 나섰다. 샤이나는 왠지 모르게 예감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어이, 이봐. 네가 블리츠라는 놈이냐?”

앞길을 막은 단테스가 여유 만만한 얼굴로 눈앞의 사내에게 물었다. 반응을 보인 건 그의 뒤를 따르고 있던 떡대들이 먼저였다.

“뭐야 이 놈은?”

“죽고 싶어 환장을 했나?”

눈을 한껏 부라리는 것이 당장이라고 덤벼들 기세였다. 하지만 그들은 단 한 사람이 손을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 뒤로 물러섰다.

“용건이 뭐지.”

담담하면서도 냉랭한 목소리다. 그 안에는 범접할 수 없는 위압감이 서려 있었는데, 과연 일개 조직의 수장을 맡을만한 인물이라고 단테스는 생각했다.

“내 이름은 단테스. 크로프란 내에서 온갖 악행을 일삼는 네놈을 처단하기 위해 왔다.”

약간은 유치한 발언이었지만, 이것 외의 적당한 명분이 없었기에 단테스로선 어쩔 수 없었다. 물론 지금 말한 것도 논리적이진 않았다.

“허, 살다보니 별 애송이가 까불고 있네.”

“단장님께서 나설 필요도 없다. 우리가 네놈을 작살내주마!”

웃기게도 정작 태연한 당사자보다 제삼자가 더 흥분하고 있었다. 뭐, 당연한 일이겠지만 듣도 보도 못한 뜨내기가 크로프란 암흑계의 우두머리와 싸우는 것만큼 우스운 경우를 부하들이 좌시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만. 네 녀석들의 상대가 아니다.”

블리츠는 먼저 뛰어들려는 사내 하나를 제지하며 그렇게 말했다.

부하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일단은 뒤로 물러섰다.

“의외인걸. 부하들을 동원할 줄 알았는데.”

놀란 건 단테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자신이 소드 익스퍼트급이긴 하나 부하들이 나섰으면 샤이나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블리츠가 내뱉은 한 마디에 얼굴을 구겼다.

“나 하나만으로도 소드 익스퍼츠 중급인 네 녀석은 물론이고, 그쪽의 마법사 정도는 가볍게 제압할 수 있거든.”

‘뭐야 저 자식? 다 알고 있잖아?’

황당한 일이었다. 자신의 경지는 물론이고 멀찍이 떨어져 있던 샤이나의 존재까지 알아채다니? 둘 다 평상복을 입은 상태였기 때문에 자신들의 정체를 알아챌 정도면 상당한 경지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부딪혀 봐야겠군.’

결단을 내린 단테스는 샤이나에게 눈짓을 했다. 그것은 바로 여차하면 언제든지 지원을 해달라는 무언의 암시였다.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단테스는 블리츠의 도발에 넘어드는 척하면서 먼저 뛰어들었다. 어떤 싸움이든 간에 선공을 취하는 쪽이 기세를 얻어 유리하기 마련이라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은 상대의 경지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었다.

“제법인걸.”

블리츠는 단테스가 내지른 주먹을 가볍게 막아내었다. 단테스가 비록 검사이긴 했지만 그것은 웬만한 상대는 골로 보낼 정도의 일격이었다.

스르렁!

기습적인 일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단테스는 검을 꺼내들었다. 눈앞의 인물은 단순한 주먹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슬슬 재밌어지겠는걸.”

조소를 지은 블리츠가 마찬가지로 검을 들었다. 그는 허리 양옆에 두 자루를 차고 있었는데 빼내든 건 한 자루뿐이었다.

“한 자루는 왜 안 들지?”

“훗, 네 녀석을 쓰러뜨리기엔 이 검도 아깝다.”

명백한 도발이었다. 단테스는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상대가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은 인정하겠지만, 지금의 것은 도를 넘어섰다. 참을 수 없었다.

“어디 그 오만함이 언제까지 가는지 보자!”

대번에 검기를 주입한 단테스가 검을 휘둘렀다. 수준을 알았으니 검술을 겨루어 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오직 힘. 검에 깃든 마나의 힘으로 승부를 걸 것이다.

블리츠 역시 검기가 서린 검으로 단테스의 검에 맞섰다.

촤라락

강력한 힘의 검기들이 허공에서 부딪혀 치열한 마찰음을 만들어냈다. 그 위력이 어찌나 강하던지, 지켜보고 있던 블리츠의 부하들이 놀라 뒤로 성큼성큼 물러설 정도였다.

“흐아압!”

블리츠를 그대로 몰아붙인 단테스가 굵직한 기합성을 토해내며 검격을 쏘아 보냈다. 그 기세가 어찌나 강행하던지 천하의 블리츠도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하하하! 이게 네놈의 진정한 실력이냐? 이 나라의 암흑계를 평정했다는 놈의 실력이 고작 이 정도라니, 지나가는 개가 웃겠군!”

블리츠과 전투를 벌이면서 자신이 그보다 한수 위라고 판단한 단테스가 웃으며 소리쳤다. 그러나 단테스는 보지 못했다. 블리츠의 입가에 어린 조소를.

스팟!

“윽!”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신음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선 단테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뺨에 손을 가져갔다. 새빨간 핏물이 묻어나왔다.

“이럴 수가.”

“진정으로 강한 자는 자신의 힘을 5할 정도는 숨겨야 하는 법이다. 너 같은 애송이야 그런 상식도 모르겠지.”

“닥쳐라!”

놀라움이 금세 분노로 바뀐 단테스가 고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성을 잃은 검사의 검이 강할 리가 없었다. 블리츠는 여유롭게 상대의 검격을 그까이꺼 대충 쳐내더니, 순식간에 품속을 파고들어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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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36. 암흑계의 스탐(3) +13 05.06.12 4,346 5 8쪽
120 36. 암흑계의 스탐(2) +12 05.06.11 4,382 5 9쪽
119 36. 암흑계의 스탐(1) +12 05.06.10 4,697 5 8쪽
118 35. 지온의 찬탈전(5) +13 05.06.08 4,609 5 12쪽
117 35. 지온의 찬탈전(4) +11 05.06.07 4,311 6 9쪽
116 35. 지온의 찬탈전(3) +13 05.06.06 4,403 5 8쪽
115 35. 지온의 찬탈전(2) +9 05.06.05 4,397 5 8쪽
114 35. 지온의 찬탈전(1) +11 05.06.03 4,507 5 8쪽
113 34. 탈출(5) +9 05.06.02 4,145 6 8쪽
112 34. 탈출(4) +7 05.05.31 3,981 5 8쪽
111 34. 탈출(3) +6 05.05.30 3,986 5 9쪽
110 34. 탈출(2) +8 05.05.29 3,909 4 8쪽
109 34. 탈출 +9 05.05.28 4,065 5 8쪽
108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5) +8 05.05.27 4,052 5 8쪽
107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4) +8 05.05.25 3,958 6 8쪽
106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3) +7 05.05.24 3,948 5 10쪽
105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2) +9 05.05.23 3,933 5 8쪽
104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1) +9 05.05.22 4,198 4 8쪽
103 32. 재회(4) +10 05.05.20 4,199 5 10쪽
102 32. 재회(3) +9 05.05.19 4,156 5 10쪽
101 32. 재회(2) +9 05.05.18 4,252 5 8쪽
100 32. 재회(1) +10 05.05.17 4,419 5 9쪽
99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3) +12 05.05.16 4,225 5 12쪽
98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2) +11 05.05.15 4,131 5 9쪽
97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 +10 05.05.14 4,300 6 10쪽
96 30. 언데드들과의 사투(4) +11 05.05.13 4,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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