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6,031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5.31 07:01
조회
3,980
추천
5
글자
8쪽

34. 탈출(4)

DUMMY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검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트까지 한 파트너를 죽게 내버려둘 매정한 남자는 없으니까.”

“큭, 그건 그렇겠군. 그나저나 왜 너희 둘만 나타난 거지?”

스탐은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적의 심장부인 황궁이었지만 눈앞에 나타난 인물들은 검성과 소드 걸 단 둘뿐이었다.

“후후. 난 단순히 자네와 검을 겨루고 싶어서 온 거네. 물론 이기면 사로잡아야겠지만.”

“팔자 좋군.”

그렇게 투덜거린 스탐이 뒤롤 돌아보았다. 어느새 케이튼이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세리아를 잘 부탁해.”

“야아.”

스탐에게서 세리아를 넘겨받은 케이튼이 황성 밖을 빠져나가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 광경을 태연히 지켜보고 있던 검성이 딸에게 말했다.

“넌 저 녀석을 맡아라.”

“예, 아버님.”

엘로나는 주저 없이 케이튼을 뒤쫓았다. 깜짝 놀란 스탐이 그녀를 막으려 들었다. 하지만 그전에 검성의 빗살같이 검격이 먼저 들어왔다.

챙!

맑은 공명음과 함께 스탐이 뒤로 물러섰다. 이를 악물던 그가 검성에게 물었다.

“엘로나를 데리고 나온 건 케이튼을 맡기 위해서였군.”

“잘 아는군. 실전 경험이 부족한 엘로나로선 소드 익스퍼트 상급만큼 훌륭한 상대가 없다. 아마 충분한 수행이 되겠지.”

“나는 너희 두 부녀의 장단에 맞춰줄 기분이 아니야!”

약간 흥분한 스탐이 카스턴을 휘둘러왔다. 검성과는 달리, 그는 기분이 아주 더러웠다. 계속 싸우다보면 놈도 깨달을 것이다.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이곳은 신성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유에센의 성직자가 바글바글한 황성이다.

‘처음부터 적의 수장에게 정체를 드러내다니, 이렇게 더러운 경우가 있나!’

스탐으로선 참 빌어먹을 노릇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검공을 받아낸 검성이 한 말은 뜻밖이었다.

“후후, 루세리안 제국에서 이런 실력자를 숨겨놓고 있었다니. 네놈을 죽이면 루세리안을 무너뜨리는 것도 한층 더 수월해지겠구나.”

‘루세리안?’

스탐은 순간 검성이 무슨 말을 하나 싶었다. 뜬금없는 나라가 언급되니 황당할 뿐이었다. 하지만 곧 이은 그의 부연설명은 스탐을 충분히 납득하게 만들었다.

“검은 마나를 일으키는 특이체질의 최상급 소드 마스터라. 정말 대단한 놈이군 그래.”

“아하, 그래. 내가 대단하긴 하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과연 하늘은 자신을 돕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검성을 따돌려야 한다는 전제가 붙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를 이길 순 없어!”

검성의 외침과 함께, 무시무시한 마나의 폭풍이 응집된 검광이 날아들었다.

‘과연, 대단하군. 완성형 오러 블레이드라….’

스톰 블링거에서 넘실거리는 은회색의 오러 블레이드를 본 스탐은 감탄했다. 오로지 그랜드 소드 마스터만이 뽑아낼 수 있는 최강의 오러 블레이드. 그것을 만드는 데에는 검이라는 쇠붙이도 필요 없었다. 손만 뻗으면 길쭉한 강기가 저절로 솟아나는 것이다.

카강!

“우욱.”

엄청난 파괴력에 스탐이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마치 저번의 명예대결에서 아이슬로너를 상대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엄연히 달랐다.

채채채챙. 휘익!

수십 합을 겨루던 스탐이 회심의 일격을 가했지만, 번번이 허탕만 칠뿐이었다. 검성은 비교적 느긋하게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막기에 급급했다.

‘어쩌지? 검으로만 싸운다면 역시 지겠어.’

스탐은 난감했다. 상황은 점점 자신에게 불리해져 갔다. 다이어에게서 배운 검술을 모조리 발휘했지만, 평생을 검으로 살아온 검성을 능가할 수는 없었다. 검과 투를 병행하면 승산이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자기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것을 광고하는 꼴이었다.

‘염령의 반지를 한번 써봐야겠군.’

스탐은 결단을 내렸다. 비록 얼마나 강한지 검증이 안 된 물건이었지만 지금 그로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심정이었다. 어느새 황궁 내의 소드 마스터들이 자신과 검성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뭐하나? 싸움 중에 먼 산을 보는 것보다 심한 자살행위도 없다!”

스탐의 내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검성은 신나게 검을 날려 왔다. 조만간 제압이 가능 할 것으로 여긴 탓이다. 물론 그럴 일은 추호도 없었다.

‘실패하면 어쩌지?’

스탐은 반지를 주물럭거렸다. 상대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 아무리 염령의 반지가 대단하다고 해도 반드시 일격에 치명타를 입혀야만 했다. 피하거나, 빗맞으면 적의 소드 마스터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저들은?!”

“에, 엘프들이다!”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일부 병사들이 한곳을 손가락질을 했다. 놀랍게도 그곳엔 어제 잡혀 들어갔던 엘프들이 정령을 이용해 성벽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낭패로군! 놈들을 잡아라!”

게르델피안 공작이 다급한 어조로 소리쳤다. 모처럼 잡은 거물의 첩자들이다. 저들을 놓치면 엄청난 손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곳에 정신이 팔려, 코앞의 상대를 간과하고 있었다.

“이거나 먹어라!”

기회를 잡은 스탐이 염령의 반지에 풀 다크 오러를 들이 부었다. 금세 카스턴의 검신이 어마어마한 폭염에 휩싸였다.

화르르르르!

“큭, 이건 대체…….”

갑자기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깜짝 놀란 검성이 스탐에게 고개를 돌렸다. 방금 전만 해도 평범하기만 했던 상대의 검에는 어느새 짙은 홍염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팔십 평생을 살면서 단 한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온도였다.

“이런!”

속으로 자신의 방심을 질책한 검성이 스탐에게 검을 뻗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화아악!

용암과도 같은 짙은 화염의 검은 순식간에 검성의 오러 블레이드를 제압한 뒤 그의 몸 일부를 훑어버렸다.

“끄어어억!!”

온몸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고통에 검성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본능적으로 마나를 끌어올려 전신을 보호했지만 이미 옷가지가 반쯤 날아가 드러난 살은 흉측한 화상을 입고 있었다.

“하아! 정말 마그마 블레이드(Magma Blade)군…….”

천하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를 단숨에 쓰러뜨린 불꽃의 검을 한참 바라보고 있던 스탐이 감탄사를 터뜨렸다. 카스턴이 극찬을 하길래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강력할줄은 상상도 못했다.

샤샤샤샹!

하지만 여유부릴 틈이 없었다. 어느새 일단의 소드 마스터들이 자신에게 소닉 블래스터를 날려 왔기 때문이다.

채재쟁! 치이익!

“윽!”

몸 곳곳에서 우러나오는 고통에 스탐이 이를 악물었다. 마그마 블레이드를 이용해 반수는 막았지만, 나머지 반은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어서 도망쳐야겠군.”

스탐은 염령의 반지에 불어넣었던 풀 다크 오러를 도로 빼내었다. 마그마 블레이드는 그 파괴력만큼이나 엄청난 양의 흑마기를 소모했기 때문이다.

소드 마스터들이 또다시 소닉 블래스터를 쓰려는 것을 본 스탐은 주저 없이 성문 밖을 뛰쳐나갔다.

“놓치지 마라!”

검성의 분노 어린 고함성이 들려왔다. 하지만 스탐은 비교적 여유만만했다. 검성은 치명상 때문에라도 쫓아오지 못할 것이다. 그는 히든 브레이커였기에, 검성 외의 소드 마스터라면 따돌릴 자신이 있었다.

“잡아라!”

도망치는 스탐의 뒤로 수십 명의 기사들이 뒤쫓아 왔다. 무시무시한 마나의 기운이 어른거리는 그들은 모두 소드 마스터들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다크슬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5 37. 종교전쟁(2) +12 05.06.18 4,498 5 8쪽
124 37. 종교전쟁(1) +12 05.06.17 4,605 7 8쪽
123 36. 암흑계의 스탐(5) +9 05.06.16 4,529 5 9쪽
122 36. 암흑계의 스탐(4) +13 05.06.14 4,367 5 8쪽
121 36. 암흑계의 스탐(3) +13 05.06.12 4,345 5 8쪽
120 36. 암흑계의 스탐(2) +12 05.06.11 4,381 5 9쪽
119 36. 암흑계의 스탐(1) +12 05.06.10 4,696 5 8쪽
118 35. 지온의 찬탈전(5) +13 05.06.08 4,609 5 12쪽
117 35. 지온의 찬탈전(4) +11 05.06.07 4,311 6 9쪽
116 35. 지온의 찬탈전(3) +13 05.06.06 4,402 5 8쪽
115 35. 지온의 찬탈전(2) +9 05.06.05 4,396 5 8쪽
114 35. 지온의 찬탈전(1) +11 05.06.03 4,506 5 8쪽
113 34. 탈출(5) +9 05.06.02 4,144 6 8쪽
» 34. 탈출(4) +7 05.05.31 3,981 5 8쪽
111 34. 탈출(3) +6 05.05.30 3,985 5 9쪽
110 34. 탈출(2) +8 05.05.29 3,909 4 8쪽
109 34. 탈출 +9 05.05.28 4,064 5 8쪽
108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5) +8 05.05.27 4,052 5 8쪽
107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4) +8 05.05.25 3,957 6 8쪽
106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3) +7 05.05.24 3,947 5 10쪽
105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2) +9 05.05.23 3,932 5 8쪽
104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1) +9 05.05.22 4,198 4 8쪽
103 32. 재회(4) +10 05.05.20 4,198 5 10쪽
102 32. 재회(3) +9 05.05.19 4,155 5 10쪽
101 32. 재회(2) +9 05.05.18 4,251 5 8쪽
100 32. 재회(1) +10 05.05.17 4,418 5 9쪽
99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3) +12 05.05.16 4,224 5 12쪽
98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2) +11 05.05.15 4,130 5 9쪽
97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 +10 05.05.14 4,299 6 10쪽
96 30. 언데드들과의 사투(4) +11 05.05.13 4,208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