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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6,047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5.23 06:59
조회
3,932
추천
5
글자
8쪽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2)

DUMMY

‘한 놈은 소드마스터. 다른 한 놈은 평범한 놈이라.’

기척만으로 상대의 경지를 간파한 스탐은 저들을 어떻게 따돌릴까 고민했다. 아마 자신들이 헤어진다면 소드 마스터는 자신을, 다른 한명은 세리아를 뒤쫓을 텐데, 밤이 되면 덮칠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지금 빨리 따돌려야 했다. 하지만 제아무리 스탐이라도 대낮에 소드 마스터를 따돌리는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설령 따돌린다고 하더라도 세리아는 어떡할 것인가. 자신을 유인하기 위해 사로잡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결국 그 방법을 써야 되겠군.’

스탐은 머리를 긁적였다. 미리 묘안은 짜놓은 상태였다.

“무슨 생각해 스탐?”

“너랑 어떻게 하면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어.”

“푸훗, 그래?”

빈말이라고 하더라도 남자가 그런 말을 하면 호감을 갖지 않을 여자는 없었기에 세리아는 방긋 웃으며 스탐의 팔에 팔짱을 꼈다. 스탐은 그런 그녀가 싫지만은 않았다.

‘일단 밤이 될 때까지는 데이트나 오붓하게 즐겨야겠군.’

“아, 저기로 가보자.”

그때 세리아가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빨간 코의 삐에로 복장을 한 사내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는데, 호기심이 동한 둘은 지체하지 않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자, 다트게임이 돌아왔습니다! 단돈 1실버! 1실버만 있으면 이 다트로 경품을 탈 자격이 주어집니다. 고민하지 마시고 야무지게 도전하세요!”

말을 마친 삐에로는 다트를 던져 나무판에 걸려있는 인형을 속박하고 있는 끈을 정확히 맞추었다. 그러자 대기하고 있던 삐에로의 조수로 보이는 사내가 인형을 주워들고 흔들어 보였다.

인형이 장인의 손을 거친 명품이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하겠다고 설치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그들 중에는 스탐과 세리아도 섞여 있었다.

“이까짓 거. 맞추면 되는 거 아니야.”

제일 먼저 기회를 얻은 사내가 자신만만 표정으로 다트를 집어던졌다.

푹!

하지만 사내의 다트는 애꿎은 나무판만 두들겼다. 나무판에서 다트를 뽑아낸 조수가 중지를 치켜들며 외쳤다.

“실패거든!”

“푸하하.”

경품을 타는데 실패한데다 조수의 익살스러운 조롱으로 관객들의 비웃음까지 사게 되자 첫 도전자는 얼굴을 붉히며 사라졌다.

하지만 다른 도전자들도 웃을 여유는 없었다. 생각보다 거리가 가까워 언뜻 보기엔 경품을 타는 게 쉬울 것 같지만 경품을 맞추는 게 아니라 경품의 끈을 맞추는 게 관건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실패했다.

물론 다트로 끈을 맞추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아까 조수가 주워들었던 명품들은 좀처럼 맞추기 어려운 곳에 있어 벌서 몇십명의 도전자들이 실패한 상태였다.

아무튼 그렇게 도전자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이제 스탐의 차례가 되었다.

‘이런 거야 식은 죽 먹기이긴 한데. 미행하는 놈들 때문에 제대로 못 던지겠네. 그냥 아무데나 던지자.’

생각을 정리한 스탐은 다트를 쥐고 멋지게 던졌다. 일단 자세는 좋았다.

“어라.”

스탐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트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다른 도전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맞추기 힘든 구석의 명품, 엘프 인형을 노렸다. 하지만 다트는 끈 대신 인형 자체를 맞추었다. 인형의 겉비닐에는 그런 오발에 의한 손실을 방지하는 마법을 걸어놓은 상태였던지라 벽에 박히지도 못하고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욕심도 많으시구먼!”

다트를 주운 조수가 활짝 내민 엄지손가락을 꺾어 내렸다. 그것을 신호탄으로 구경꾼들의 폭소가 빗발쳤다.

“푸하하! 대단한 취향이군그래.”

“아마 저 인형을 타내서 재미 좀 보려고 했나본데?”

“젠장.”

스탐은 절규했다. 뱀파이어인 자신이 일개 인간들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

‘세리아 너마저.’

스탐이 이글거리는 눈길로 웃고 있는 세리아를 노려보았다. 이번엔 그녀의 차례였다.

“오! 이번엔 아리따운 엘프 숙녀 분께서 도전하시는군요.”

삐에로가 입을 과장되게 벌리며 손을 흔들며 크게 소리쳤다. 그는 엘프라는 단어에 악센트를 주었는데, 덕분에 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럼 어디 해보실까?”

삐에로에게서 다트를 받은 세리아가 부드러운 자세로 다트를 던졌다. 구경꾼들은 보라는 다트는 안보고 다트를 던지는 세리아의 자태에 넋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들의 시선이 다른 한곳에 집중되었다.

푹! 후둑.

“아!”

그곳에는 놀랍게도 인형이 떨어져 있었다. 인형은 바로 스탐이 맞추는 데 실패한 엘프 인형이었다.

“외모만큼이나 한가닥 하시는군요, 누님!”

엘프 인형을 주운 조수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인형을 던졌다. 품안으로 인형을 받은 세리아가 스탐에게 손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혀를 내밀어 보였다.

“부럽지?”

“별로.”

무덤덤한 반응과는 달리, 스탐의 내심은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아는 건지 세리아가 계속 그를 자극했다.

“에이, 그런 거 가지고 삐치면 어떡해 응? 기운 내.”

“시끄러워.”

“나 참. 사내자식이 정말… 그나저나, 우리 출출한데 저기서 뭐 먹을까?”

세리아가 손짓했다. 그곳에는 조그만 음식점이 있었는데, 앞에 놓여져 있는 음식들이 후각과 시각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만들기 충분했다. 내키진 않았지만 스탐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뒤따랐다.

“그런데 이게 뭐야?”

“핫도그.”

세리아의 말에 핫도그라 불린 음식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던 스탐이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음. 확실히 핫도그군.”

“먹어본 적 있어?”

“아, 아니. 그냥.”

스탐이 당황한 표정으로 얼버무리면서 핫도그에 다시 시선을 고정시켰다. 확실히 고기를 빵 사이에 얹어 소스 비슷한 것을 뿌려놓은 그것은 스탐이 기억하고 있는 핫도그가 확실했다.

‘뭐, 한국식은 아니지만…….’

“맛있게 드세요.”

“네.”

아무튼, 핫도그 두 개를 산 세리아는 근처의 벤치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퉷, 너무 매워!”

스탐은 한 입 물자마자 뱉어냈다. 그는 전생에 인간이었던 탓에, 뱀파이어의 몸이면서도 인간의 음식을 곧잘 먹어왔다. 그러나 이처럼 매운 음식은 피에 길들여진 뱀파이어의 부드러운 혀로 넘기기엔 무리였다.

하지만 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엘프는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이게 뭐가 매워? 나 참, 맛있기만 맛있는데 뭘.”

“쳇. 너는 엘프인 주제에 이게 뭐가 맛있다는 거야? 풀이나 뜯고 살 것이지.”

“어머, 모르는 소리 마. 그런 건 빛의 숲에 틀어박혀 있는 고지식한 분들이나 할 짓이지. 나처럼 어릴 때부터 인간세계를 돌아다녀 개방된 사고를 가진 엘프는 다르단 말이야.”

“잘났네요, 잘났어.”

스탐이 투덜거리며 핫도그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핫도그 하나를 해치운 그녀는 스탐의 핫도그를 또 먹기 시작했다. 잘도 먹는다.

아무튼 핫도그를 다 먹자 그들은 또다시 거리를 쏘다녔다. 인간세계 모든 문화의 중심지라 그런지 그들이 또 다른 흥밋거리를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어라? 이건 또 뭐예요?”

세리아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주인에게 물었다. 그의 옆에는 사람 두셋 정도는 들어갈 정도의 흰색 사각 판이 바닥과 벽, 이렇게 양면으로 붙어 있었다. 바로 옆에는 갖가지 색을 가진 10개의 페인트 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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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36. 암흑계의 스탐(3) +13 05.06.12 4,345 5 8쪽
120 36. 암흑계의 스탐(2) +12 05.06.11 4,381 5 9쪽
119 36. 암흑계의 스탐(1) +12 05.06.10 4,697 5 8쪽
118 35. 지온의 찬탈전(5) +13 05.06.08 4,609 5 12쪽
117 35. 지온의 찬탈전(4) +11 05.06.07 4,311 6 9쪽
116 35. 지온의 찬탈전(3) +13 05.06.06 4,403 5 8쪽
115 35. 지온의 찬탈전(2) +9 05.06.05 4,396 5 8쪽
114 35. 지온의 찬탈전(1) +11 05.06.03 4,507 5 8쪽
113 34. 탈출(5) +9 05.06.02 4,145 6 8쪽
112 34. 탈출(4) +7 05.05.31 3,981 5 8쪽
111 34. 탈출(3) +6 05.05.30 3,986 5 9쪽
110 34. 탈출(2) +8 05.05.29 3,909 4 8쪽
109 34. 탈출 +9 05.05.28 4,065 5 8쪽
108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5) +8 05.05.27 4,052 5 8쪽
107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4) +8 05.05.25 3,958 6 8쪽
106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3) +7 05.05.24 3,948 5 10쪽
»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2) +9 05.05.23 3,933 5 8쪽
104 33. 미행자를 동반한 데이트(1) +9 05.05.22 4,198 4 8쪽
103 32. 재회(4) +10 05.05.20 4,198 5 10쪽
102 32. 재회(3) +9 05.05.19 4,156 5 10쪽
101 32. 재회(2) +9 05.05.18 4,252 5 8쪽
100 32. 재회(1) +10 05.05.17 4,419 5 9쪽
99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3) +12 05.05.16 4,224 5 12쪽
98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2) +11 05.05.15 4,131 5 9쪽
97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 +10 05.05.14 4,300 6 10쪽
96 30. 언데드들과의 사투(4) +11 05.05.13 4,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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