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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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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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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5.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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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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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2)

DUMMY

“지금 캄에덴은 어느 때보다도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배틀 마스터 하나에 하이 배틀러 여섯. 그리고 그 밑을 보좌하는 배틀러들과 무수히 많은 캄에덴의 정예들…….”

스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설득력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아는 건지, 아이슬로너는 의자에서 일어나 스탐을 향해 다가왔다.

“물론, 나도 정복욕에 미친 정신병자는 아니다. 다 생각이 있기에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는 거지.”

말을 마친 아이슬로너는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양피지조각이 돌돌 말려 있는 그것은 분명히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하기 위해 쓰인 전서였다.

“크로프란의 왕궁으로 가라.”

그것이 바로 붉은 탑에서 스탐이 들은 마지막 한 마디였다.


“자자, 어서들 오세요! 오늘부터 제국산 가죽옷을 할인 판매합니다!”

“매일 마다 오는 게 아니에요!”

바닥을 향해 사정없이 바닥에 작렬 하고 있는 대낮. 장사치들의 목소리에 맞물려 수많은 인파가 힘을 자랑하는 듯 서로 치열한 힘 싸움을 하며 자신의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

“100년만인가?”

활기가 넘치는 도시의 전경을 여러 차례 둘러보던 스탐이 미소를 지었다. 비록 3년이었긴 하지만 용병으로 돌아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오랜만에 인간의 술이나 마셔야겠군.”

스탐의 발길은 곧장 술집을 향했다. 갖가지 감정을 뿜어내는 인간들을 보고 있자니, 자신도 모르게 갈증이 인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문을 염과 동시에 흔한 접대용 멘트가 들렸다. 스탐은 그 소리를 기분 좋게 들으며 검지를 치켜세웠다.

“‘헬 키스’ 한 병.”

“농담이시겠죠?”

주인이 어깨를 으슥했다. 헬 키스는 웬만한 술꾼도 반병을 못 비우는 독주다.

팅.

스탐은 대답대신 금화를 튕겨 주인의 손아래 넣어주었다. 그러자 주인의 표정이 180도 달라졌다. 그는 스탐이 테이블에 앉아마자 헬 키스를 잽싸게 한 병 올려다주었다.

“크, 인간들이란.”

한때 인간이었던 작자가 할 말은 아니지만, 스탐은 인간과 인연을 끊은 지도 200년이 지난 몸이다.

벌컥 벌컥

뚜껑을 연 스탐은 조그만 술잔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병째로 들이켰다. 보고 있던 이들의 입이 딱 벌어졌다.

‘왕궁은 왜 가라고 한 거지?’

주변의 반응과는 달리, 스탐은 태연했다. 강렬한 술기운이 감각을 자극했지만 궁금증을 해소시키진 못한 것이다.

확실히 이상했다. 인간들을 정복한다면서, 자신에게 인간의 왕궁에 가라니? 뭔가 이치에 맞지 않았다.

‘카스턴. 너는 혹시 짚이는 거 없냐?’

[글쎄, 뱀파이어 로드의 계획을 내가 알 리가 없지.]

‘하기야, 일개 검 따위에게 의견을 물은 내가 바보지.’

[그 말 진심으로 하는 거냐?]

‘아 뭐, 에인션트 드래곤이라고 주장하는 바답게 심심할 때 지껄이는 소리는 들을 만하더군.’

[말을 말자.]

카스턴은 아예 대화의 끈을 단절시켜버렸다.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스탐은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정신수준이 의심되는 드래곤이었다.

콰앙―!

그때였다. 술집의 문을 요란하게 걷어차고 들어오는 한 사내들이 있었다.

“이봐 주인장! 여기 장사가 참 잘 되가는가본데?”

그들 중 한명이 비릿한 웃음소리를 내며 주인장에게 소리쳤다.

“아이고, 자네들 왔는가? 내가 오늘 자네들이 온다는 걸 깜빡했구먼. 미안하이.”

주인장은 중년인임에도 불구하고 새파란 애송이들에게 설설 기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마저도 아니꼬운지 주인장의 뺨을 갈겼다.

“지랄 말고 나잇값이나 해 이 새끼야. 자식새끼 먹여 살리려면 똑바로 하라고!”

순간 취객들의 시선이 사내를 향했다. 아무리 철이 없어도 지금 것은 도를 지나쳤다.

“뭘 봐 이 새끼들아? 설마 우리가 케이튼 용병단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이내 모든 이들이 겁을 먹고 관심을 끊었다. 케이튼 용병단이라는 단 한 마디 때문이었다.

예전만 해도 인간 세계에선 크고 작은 분쟁이 빈번했다. 그리고 그 분쟁의 해결사들은 용병들이었다. 정규군이 퇴치할만한 여건이 못 되는 도적이나 몬스터들을 토벌하는 건 모두 그들의 몫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30여 년 전, 제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유에센 제국이 ‘세계의 치안을 도맡겠다는 명분 아래 홀리 키퍼(Holy Keeper)라는 준 군대조직을 만들어 용병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화가 난 용병들이 항의했지만 강대국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그들은 용병생활을 할 수 없게 되자 먹고 살기 위해 평민들의 돈을 좀먹는 깡패가 된 것이다. 물론 겉으론 용병단을 자처했지만,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선 용병단=폭력조직 이라는 공식이 성립된 지 오래였다.

그리고 케이튼 용병단은, 크로프란 수도 내에서 제일가는 폭력조직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위명을 모르는 스탐은 인상을 찌푸리며 의자를 박차고 일어설 뿐이었다.

“넌 또 뭐야? 이…….”

사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어느새 그의 몸이 강력한 힘에 의해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뭐, 뭐야 이 새끼?!”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깡패들이 소리를 지르며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자살행위였다.

퍼퍼퍽!

“으아아아!”

스탐은 하품을 하면서 인간 애송이들을 가볍게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 불과 1분도 되지 않아서, 여섯이나 되던 사내들이 떡이 되어 바닥을 나뒹굴었다.

“별 잡놈들이 술맛 떨어지게 하고 난리야.”

그렇게 투덜거린 스탐은 그길로 술집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내키는 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정해진 목적지는 있었다.

“이곳인가.”

스탐이 팔짱을 낀 채 크로프란의 왕성을 바라보았다. 웅장한 자태를 가진 일국의 왕성은 평범한 사람만 봐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혈왕성을 비롯한 다크 포트리스들을 보아온 스탐에게 큰 감흥을 주진 못했다.

“일반인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경비병들이 창을 대각으로 교차시키며 엄중하게 경고했다. 그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스탐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것은 바로 아이슬로너가 자신에게 준 전서였다.

“아, 이것은…….”

스탐이 건네준 전서를 받아든 경비병들의 표정이 보기 좋게 어두워져 갔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말한 경비병 하나가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경비병은 한 기사를 데려왔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단 한 마디만 꺼낸 기사는 별다른 의심도 하지 않고 어디 론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스탐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천천히 그를 뒤쫓았다.

저벅 저벅.

얼마나 걸었을까? 왕성을 거쳐 왕궁 깊숙이 들어온 기사는 어느 방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곤 노크를 했다.

“국왕폐하, 말씀하시던 분이 오셨습니다.”

“들라하라.”

끼이이잉.

문이 열리자 스탐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방안에 들어왔다.

“드디어 왔는가.”

“스탐이라고 합니다.”

일단 스탐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그도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아이슬로너가 꾸미고 있는 내막을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대충이었기에, 무례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왕에게 물었다.

“지금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병사들이 왜 별 의심도 하지 않고 왕께 안내한 겁니까?”

“자네를 나의 숨겨진 동생이라고 했거든. 즉, 왕족이라고 한 셈이지. 거기에 찍힌 인장을 쓰는 건 이 나라의 왕족들에게만 허락된 일이니까.”

스탐은 국왕이 가리키는 전서의 앞을 보았다. 과연 거기에 찍혀 있는 복잡한 모양의 붉은 인장은 오묘한 금빛을 띄고 있었다.

“그럼 저는 어떤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된 겁니까?”

제일 궁금한 점이 풀리자, 스탐은 바로 한 가지 질문을 더 꺼내었다. 사실 뱀파이어 로드에게 물어봐야 할 사항이었지만 그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 수 없었다.

“곧 알게 된다네.”

국왕은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걸음을 멈추었는데, 그가 서있는 바닥에는 원의 형태를 띤 기하학적인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이리로 오게.”

국왕의 손짓에 스탐은 성큼 성큼 걸어갔다. 이곳에 왜 마법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의 말을 따라야만 했다.

옆에 있던 수정구를 한번 비비자 국왕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것을 본 스탐도 따라서 비볐다.

스르르르

“여긴 어디지?”

깜짝 놀란 스탐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순식간에 주변의 모습이 달라져 있었다. 물론 그 마법진이 공간 이동을 한다는 거라는 사실은 짐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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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35. 지온의 찬탈전(5) +13 05.06.08 4,609 5 12쪽
117 35. 지온의 찬탈전(4) +11 05.06.07 4,311 6 9쪽
116 35. 지온의 찬탈전(3) +13 05.06.06 4,403 5 8쪽
115 35. 지온의 찬탈전(2) +9 05.06.05 4,396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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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2) +11 05.05.15 4,131 5 9쪽
97 31. 밝혀지는 계획의 전모 +10 05.05.14 4,299 6 10쪽
96 30. 언데드들과의 사투(4) +11 05.05.13 4,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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