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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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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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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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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JHO CONVENTION. (5)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누군가를 ‘모시는’ 것은 철저히 자신을 포기할 때라야 가능하다.

더구나 보좌해야 하는 대상이 대기업 오너라면 더더욱.

적어도 비서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엔 ‘자신’을 잊을 수밖에 없다.

모시는 분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야 한다.

때론 상관의 심기까지도 살펴야 한다.

만나고 싶지 않은 방문객은 적당히 따돌릴 줄도 알아야 한다.

상관이 던진 한마디 말의 의중까지 헤아려야 유능한 비서다.

모시는 분에 대해 함부로 입을 여는 것은 절대 불가하다.

한국 재벌 수행비서들은 ‘3불’이 불문율이다.

재벌 회장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선 그것이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듣지 않고, 보지 않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비서팀의 위상은 CEO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

CEO가 비서팀에 무게를 실어줄 수도 있고, 그야말로 일정관리만 담당케 할 수도 있다.

급변하는 세상이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신속하고도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CEO들에게 비서라는 존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CEO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

비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업무 역량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제이콥.

횟수로 7년 째 JHO Company 이사회의장 류지호를 보좌하고 있는 비서실장이다.


“뭡니까, 보스....?“

“보면 몰라요? 새 Business card잖아요.”


도널드가 포장을 뜯어 명함을 꺼내 보았다.

자신의 직급이 바뀌어 있다.


COS(Chief of Staff).


최고보좌관.

미국 백악관에선 비서실장 중에서 참모장을 COS라고 칭한다.

기업에서는 CEO 곁에서 사내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보좌관 역할을 한다.

이전까지 도널드 제이콥의 직급은 EA(Executive Assistant)였다.

Admin, secretary를 통솔하는 비서실 최고 책임자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뉴욕의 비즈니스맨들이 그러더군요. 회사가 잘나가는지, 망해 가는지 비서를 보면 안다고.”


사전에 전혀 귀띔도 없는 승진이다.

매사 침착한 도널드 제이콥도 잠시 어리둥절했다.


“어떤 회장들은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 해당 기업의 CEO를 보좌하는 비서 태도를 보고 결정한다는 얘기도 있지요.”


미국의 대기업에서는 넘쳐나는 정보를 선별해 CEO의 신속·정확한 판단과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비서 역할이 갈수록 더 중요해고 있다.

명칭도 비서(secretary)보다 지원자(assistant)로 표현하고 있다.

어쨌든 도널드 제이콥의 직급이 참모급으로 격상됨으로써 앞으로 한국 대기업의 전략기획실장이나 구조조정본부장 같은 역할이 기대되었다.

미국 사업의 각종 프로젝트와 관련해 계열사 사장들의 의견을 모아 류지호에게 전달하게 되고, 류지호의 의사결정시 결정적인 조언도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류지호가 최고경영자가 아닌 이사회의장 신분이기 때문에 계열사에 대한 경영간섭이 되지 않도록 선을 잘 지켜야 하겠지만.


“JHO의 한니발이 되어줘요.”

“끝이 좋지 못했습니다.”

“제갈량이 되어주세요.”

“.....네.”


어딘지 억지로 대답하는 투다.

지금까지 단순 업무 보조는 비서실 직원들이 했다.

도널드는 비서라기 보다는 때때로 의견을 개진하는 보좌관 역할을 수행했다.

앞으로 견해와 조언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참모 역할을 강화하게 됐다.


“비서 경쟁력이 CEO 경쟁력인 세상이잖아요. 나는 일 잘하기로 소문난 Don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요.”

“감사합니다. 보스처럼 생각하되 보스의 권위를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주어진 책임을 수행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지금까지처럼 부족한 나를 잘 보좌해 주세요.”

“보스는 절대 부족하지 않습니다.”

“고마워요.”


류지호의 성장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보좌한 인물이 도널드 제이콥이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흉금 없이 마음을 털어놓았다.

때로는 동반자적 입장에서 업무 관련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권한이 늘어난 만큼 류지호를 대리해서 좀 더 많은 일을 처리하게 됐다.

최고보좌관이 된 도널드는 일상 업무 중 자신의 선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과 류지호에게 결재를 올려야 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됐다.


“비서실을 보강해도 되겠습니까?”

“어느 정도 수준으로 확대해야 할까요?”

“정보수집, 재무 및 회계, 법무, 세무, 투자, 영업, 마케팅, CS는 크게 문제없습니다. 전략 및 리스크관리, 신사업 발굴, 포트폴리오 관리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경력직을 채용해야겠네요?”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의 지주회사 상황으로는 열 개가 넘는 계열사를 다 관리할 수 없겠죠. 비서든 지주회사 직원 채용이든 Don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웨스트우드 헤드쿼터의 이사회 의장실이 JHO Company Holdings 역할까지 수행해 왔다.

지주회사 기능과 의장 비서실이 구분 없이 섞여 있었다.

산하 기업들이 독립채산 형태로 운영되어왔기에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번 기회에 그 부분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딸깍.


류지호가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냈다.

도널드를 거실에 내버려 두고 홀로 발코니로 나갔다.

야자수 너머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최근 읽은 보고서를 떠올렸다.

디맨션 필름에서 제작한 <스크림>이 작년 12월에 개봉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첫 주 1,413개 극장에서 시작했다.

오프닝 스코어가 600만 달러를 넘겼다.

2월 현재 1,994개까지 스크린이 늘었다.

현재까지 북미에서만 8,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P&A 비용 포함 제작비 대부분을 회수했다.

그 외에 홍콩 영화 <폴리스 스토리>가 북미에서 1,60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중안조>와 <슈퍼캅2> 두 편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한국영화를 배급했던 ParaMax Films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ParaMax는 오너인 류지호의 <The Killing Road>의 흥행 대박과 뉴욕파 감독들의 인디영화, 중견 감독들의 문제작 포함 총 30편을 투자·제작·배급했다.

대부분의 영화가 제작비와 배급비용이 많이 투사되지 않는다.

따라서 배급 편수에 비해 수익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매년 그렇듯이 완전 망한 영화는 없었다.

그렇다고 박스오피스 톱 랭킹에 오를만한 영화도 없다.

손해를 봐도 적게 잃는다.

반면에 수익을 거둘 때는 손익분기점을 월등히 뛰어넘는다.

그럼에도 ParaMax Films는 인디영화 전문 배급사 타이틀을 떼버려야 할 위치에 근접했다.

MSM Studios 레벨에 근접한 위치까지 올라와 있다.

미니 메이저 스튜디오라고 불려도 손색없다는 말이다.


“90년대 내내 오락가락할 줄 알았는데, 트라이-스텔라는 완전 안정권에 들어갔어.”


1996년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27억 달러.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미션 임파서블>, <랜섬>, <너티 프로페서>, <제리 맥과이어> 네 편을 올렸다.

이 가운데 공동제작 혹은 인하우스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과 <제리 맥과이어> 두 편이었고, 나머지 두 편은 제휴영화사 작품이다.

그 외에도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한 영화가 8편에 달했다.

대표적인 영화가 <더 팬>과 <잉글리쉬 페이션트>다.

두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각각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비록 <인디펜던스 데이>처럼 단일 영화로 10억 달러에 근접한 성과는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미니 메이저 스튜디오에서는 따라올 수 없는 매출 규모다.

빅 식스와 비교해도 LOG와 워너-타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저작권 수익이나 기타 수입까지 포함한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의 총매출은 51억 달러다.

한화로 대략 4조 3천억 원이다.

메이저 스튜디오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매출 규모다.

참고로 오성전자의 이 시기 매출은 대략 15조 원 규모다.

한국 기업 중 매출 1위는 오성물산으로 24조원이다.


‘오성이 대단하긴 대단하네.....’


그들과 가는 길이 다르다.

비교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그나저나 ‘해리포터‘ 협상이 잘 되어야 할 텐데.....”


유럽에서 알려온 소식에 의하면 6월에 ‘해리포터’의 첫 번째 시리즈가 출간될 예정이다.

완고한 사울 젠츠는 <반지의 제왕> 판권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처럼 <해리포터>의 작가 로버타 롤링도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녀의 조건을 대부분을 들어주라고 신신당부하긴 했다.

그럼에도 판권 확보가 쉬울 것 같진 않았다.


“응?”


류지호가 객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보스. TV와 홈비디오 사업부문 CEO가 찾아왔습니다.”


트라이스타TV의 얀 호퍼와 IVE Entertainment의 지우베르투 코르테즈 CEO가 객실에 들어와 있었다.


“두 분이 함께 어쩐 일이에요?”

“휴식을 방해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괜찮아요. 너무 어려워 마세요. 저쪽으로 가서 앉을까요?”


류지호가 두 사람을 소파로 안내했다.


“마실 것은.....”


크르테즈가 알아서 냉장고에서 맥주 두병을 꺼내와 얀과 나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례한 행동처럼 보일 수도 있다.

류지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챙.


세 사람이 맥주병을 부딪치며 건배를 한 후 시원하게 마셨다.

잠시 맥주를 마시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눴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코르테즈 CEO가 본론을 꺼냈다.


“IVE도 다시 영화나 TV시리즈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현재 IVE Entertainment는 홈비디오 및 DVD 타이틀 제작·유통에 전념하고 있다.

컨퍼런스에서 자체 콘텐츠를 개발할 것을 주문한 류지호의 연설에서 뭔가 자극을 받은 것일까.


“좋은 프로젝트라도 발견했어요?”

“3페이지짜리 시놉시스입니다.”


코르테즈가 가방에서 얇은 종이파일을 꺼내 내밀며 말했다.

류지호가 서류철을 열어보니, 매우 낯익은 타이틀이 타이핑되어 있었다.


<Sex and the City>.


“.....어?”


모를 수 없는 TV 시리즈다.

정확하게 몇 시즌까지 방영되었는지는 가물가물했다.

분명한 것은 4시즌 이상 방영되었던 TV 시리즈다.

류지호가 재빨리 시놉시스를 읽었다.

뉴욕에서 생활하는 30대~40대 여성 주인공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다.

성병, 안전한 섹스, 다양한 파트너들, 난교 등 여성과 사회적으로 관련 있는 이슈들을 다루는 것이 인상적인 드라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 전문직 여성의 삶을 적나라하게 고찰하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혹시 TBO에서 외주제작을 의뢰 받았어요?”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IVE 뉴욕 사무실로 다른 영화 스크립트와 함께 들어온 TV시리즈 스크립트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이미 알고 있던 스크립트입니까?”

“그런 건 아닌데..... 얀.”

“예. 보스.”

“TBO가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하지 않아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TV시리즈 부분에서도 자체제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TBO(Television Box Office)는 90년에 워너-타임에 인수합병되기 이전부터 유명한 유료케이블 채널이었다.

자체 제작 콘텐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자체 제작 TBO표 TV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 이 시기 즈음이다.

그 첫 테이프를 끊었던 TV시리즈가....


“혹시 말이에요. <소프라노스>라든가... <더 와이어>라든가.... 그러니까..... 소프....”


류지호는 반신반의 하는 심정으로 물었다.

TBO가 워너-타임에 합병 된 후 자체 제작 드라마로 대박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명실상부한 명품 드라마다.


“이미 비서실을 통해 보고를 받았군요?”

“뭘요?”

“TST가 TBO와 <소프라노스> 방영 계약을 맺었습니다. 또 PARKs TV와 <Ally McBeal>을 NBC와는 <Will & Grace> 방영 계약을 체결했지요.”


뒤에 언급된 두 개 드라마는 기억에 없다.

그런데,


“<소프라노스>라니....! 미쳤네, 미쳤어.”


<섹스 앤 더 시티>가 TBO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라면 <소프라노스>는 TBO 명품 드라마의 포문을 연 작품이나 마찬가지다.

워너-타임의 자회사로서의 TBO 초창기, <소프라노스>가 비평과 흥행에 모두 성공하면서 여러 시즌에 걸쳐 에미상 후보에 100번 이상 노미네이트되고, 21번 수상하는 등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다.

그를 통해 TBO는 명품 채널로 명성을 떨치게 됐었다.


“PARKs TV에서 방영하기로 계약했다는 <Ally McBeal>은 무슨 내용이죠?”

“...음. 한마디로 건드릴 수 있는 분야는 전부 건드리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죠. 종교, 동성애, 양성애, 인종차별 등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전부 한 번씩 건드리는데, 무겁고 심각하지 않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유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Will & Grace>는 게이 변호사인 윌, 그의 친구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레이스, 백만장자 갑부 사모님, 그리고 자주 직업이 바뀌는 게이 네 명의 이야기다.

사실상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동성애자를 조연이 아닌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프라노스>(The Sopranos)는 뉴저지의 이탈리아 마피아 두목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데이비드 드 체라레(David De Cesare)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할 예정이다.


“<소프라노스>의 프로덕션과 판권은 어떻게 됩니까?”

“일단 TBO, Cesare Films, TST가 함께 작업할 예정인데, 프로덕션은 TST와 Cesare가 담당하고 방영권을 TBO가 가지게 됩니다.”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의 크레디트는 아니겠죠?“

“TBO 엔터테인먼트는 협력 프로듀서 크레디트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음에 들어요. 아주 마음에 듭니다.”


미처 류지호가 떠올리지 못한 프로젝트다.

그것을 호퍼와 코르테스가 물어왔다.

박씨를 물어온 제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다가 메인제작 크레디트까지 트라이-스텔라 TV가 갖는 계약이다.

TBO는 제공 즉 방영권만 가지는 협력 프로덕션 크레디트를 가지고, 기획자이자 작가이며 감독인 데이비드 드 체라레의 프로덕션은 공동제작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어쩌다가 얻어 걸렸을 리가 없다.

두 사람 각각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류지호를 찾아왔을 터.


‘왜 이런 대단한 프로듀서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까?’


류지호는 트라이-스텔라 텔레비전(TST)과 IVE Entertainment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두 전문경영인이 별 탈 없이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 3년 후에 거물이 되어 있겠네요.”

“예?”

“계약서 다시 써야겠어요.”

“작년에 갱신 하지 않았습니까?”

“두 분, 종신계약 다시 하는 게 어때요?”

“농담이 심하십니다.”

“진심입니다만.”

“거절합니다.”

“저도 마찬가집니다.”


류지호가 입맛을 다셨다.


‘안 넘어오네....’


이런 것이 할리우드식 마인드다.

언제 어떤 식으로 자신의 몸값이 올라갈지 모르는 세계가 할리우드다.

장기 근속계약 안한다.

그런 선택은 어리석은 짓이었으니까.

할리우드 계약관계에 의리는 없다.

말 그대로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일 뿐이다.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 고용계약일 뿐.

이 바닥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언제든지 몸값을 올려 더 높은 곳으로 향하든가, 독립해서 프로덕션을 차려 자유롭게 작업하면서 살든가.

배우가 아닌 입장에서는 무조건 후자다.


“기존 시리즈에 이 프로젝트들까지. 다 소화 가능하겠어요?”

“선셋 가에 있는 Gower 스튜디오로 이주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닙니까?”

“스튜디오가 확보되면 소화할 수 있다는 뜻.....?”

“장기임대 가능한 촬영시설도 문제지만, 프로덕션 오피스가 급선무지요.”

“알겠어요. TST와 IVE가 우선적으로 Gower 스튜디오에 입주할 수 있도록 메타보이 회장에게 이야기 해놓을게요.”

“감사합니다.”

“두 분, 올 연말 기대하세요.”


빅보스가 저리 말하면 분명 큰 보상을 받게 될 터.

연말이 몹시 기대되는 두 사람이다.

컨벤션이라고 해서 작정하고 좋은 소식만 듣게 된 것은 아닐 터.

그 동안 보고서로만 접했던 것을 직접 당사자들과 대면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류지호로서는 할리우드 비즈니스가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었다.


‘<더 와이어>와 <CSI>만 TST가 확보할 수만 있다면, TV시리즈 사업 분야의 게임은 끝나겠구나.’


“Don."

"네. 보스.“

“레온 부룩하이머 일정 확인해 보세요.”

“일정만 확인합니까?”

“일단은.”

“아들러 감독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직 <라이언 일병 구하기> 크랭크인 안 했죠?”

“6월에 크랭크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LA에 있어요? 영국이 아니라?”

“그렇습니다.”

“톰도 아직 출국을 안 했겠네요?”

“아들러씨와 함께 영국으로 떠나지 않을까 합니다.”

“<굿 윌 헌팅>은 4월 크랭크인이니까, 매트 때문이라도 6월 말에 촬영을 시작할 수 있겠군요.”


<굿 윌 헌팅>은 Rock Castle에서 준비하다가 얼마 전 ParaMax에게 영화권리를 판매했다.

주요 로케이션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ParaMax는 연말에 개봉하기로 이미 배급일정까지 잡아 놓은 상황이다.


“아들러씨는 추후에 톰과 함께 만나는 걸로 할게요.”

“알겠습니다.”

“가족들은 뭘 하고 있죠?”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로 모셨습니다. 보스의 친구들도 함께 있습니다.”

“고마워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화를 마친 류지호가 남은 맥주를 모두 비웠다.

그때 객실로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컬버시티로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아직 머물고 계셨어요?”


불청객 모리스 메타보이가 다짜고짜 물었다.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 어쩔 생각이야?”

“허드 여사가 판권을 내놓지 않겠다잖아요.”

“진짜 그 이유뿐이야?”

“나는 온전한 권리를 가지고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의 미래로 나가고 싶어요.”


현재 <터미네이터> 판권은 완전하지 않았다.

JHO Pictures(구 캐롤코)와 제이미 캐머론의 전처 애비게일 허드(Abigail Hurd)가 50%씩 나눠 가지고 있다.

JHO Pictures에서는 애비게일에게 판권을 구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원래 역사대로라면 캐롤코 픽처스의 파산으로 판권이 경매에 붙여지게 되고 20세기 PARKs가 캐롤코 설립자들과 함께 확보하는 것이었지만, JHO Company가 캐롤코는 물론 오라이언까지 인수하게 됨으로써 복잡한 판권문제가 깨끗해졌다.

다만 제이미 캐머론으로부터 거져로 판권을 얻은 애비게일 허드가 50%의 판권을 절대 내놓지 않아 새로운 시리즈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옛날 방식의 비즈니스라니까!”

“제 방식대로 할 겁니다.”


류지호가 <터미네이터> 판권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

애비게일 허드 역시 유명한 프로듀서다.

그녀가 새로운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에 끼어들고 모리스 메타보이가 20세기 PARKs까지 끌어들이면, 이전 역사에서 실패한 속편의 재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한마음 한 뜻으로 할리우드 공식을 그대로 답습할 테니까.

류지호는 본래 역사대로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흘러가게 내버려 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애비게일 허드로부터 판권을 구입하게 된다면 제작되어야 할 3편을 건너뛰고 곧바로 <Terminator : Salvation>으로 리부트 할 생각까지 하고 있다.

사실상 <Judgment Day>에서 이야기가 일단락되었기 때문이다.


‘제이미 캐머론조차 3편은 생각하지 않고 스토리를 종결했다고 했고.’


모두가 새로운 시리즈를 제작하고 싶어 한다.

류지호와 제이미 캐머론 두 사람만 빼고.

기존 프랜차이즈의 재탕이 되지 않고 새로운 트릴로지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사공의 숫자를 줄여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판권을 모두 류지호가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녀가 판권을 내놓지 않겠다는데 도리가 없잖아. 그렇다고 알짜배기 프랜차이즈를 창고에 처박아 두는 짓은 어리석은 짓이야.”

“마지막 베팅을 했어요.”

“얼마에?”

“800만 달러.”

“......!”

“슈발츠네거씨에게는 미안하지만 1,700만 달러 이상의 출연료는 보장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놀트 슈발츠네거는 2편이 흥행에 성공한 이후 속편 출연료로 2,500만 달러를 주지 않으면 스크립트조차 검토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게다가 감독은 무조건 제이미 캐머론이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는 내 영화선택권리와는 상관없어요.”


너무도 강경한 류지호의 태도에 모리스 메타보이가 한 발 물러섰다.


“나도 계속해서 그녀를 설득해 보겠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흔히 어느 구름에서 비가 내릴지 모른다고 말하곤 한다.

한편으로는 검증된 창작자와 자본이 결합되면 성공할 확률이 대폭 올라가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콘텐츠가 흥하고 유행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마치 불황일 때 코미디 영화나 킬링 타임용 액션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것처럼.

프랜차이즈 시리즈 또한 마찬가지다.

스타배우의 티켓파워와 홍보마케팅만으로 흥행을 자신할 수 없는 법이다.

개봉 시기나 행운도 일정 부분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번 행사로 어느 정도 회사별로 정리가 된 것 같죠?”

“자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JHO Company Holdings의 CEO는 모리스 메타보이가 겸직하고 있다.

류지호는 그의 경영을 감독·관리 역할을 하는 이사회의 의장이다.

그런데 이번 컨벤션을 주도한 것은 회장 모리스 메타보이가 아니라, 류지호였다.

어찌 보면 모리스 메타보이는 바지 회장 같다.

실제로 지주회사 경영에 모리스 메타보이는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었고.

사실은 벤처기업 경영 스타일이다.

회사의 현재는 CEO가, 미래는 이사회의장이 이끌어 나가는 방식이랄까.

JHO COVENTION은 현재를 이야기하는 행사가 아니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행사다.

그렇기 때문에 류지호가 전면에 나서서 컨퍼런스를 이끌었다.


“좋은 콘텐츠는 계속해서 쌓여 가는데, 제 주머니는 별로 두툼해지지 않는 건 착각일까요?”

“주주 배당 한 번 할까?”

“받고 싶어요?”

“딱히.....”


모리스 메타보이에게 배당금은 솔깃한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CEO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으니까.

주식을 준다고 했으면 얼씨구나 했겠지만.


“유보금은 아시아에 투자할 자금으로 써야겠지?”

“한국과 대만 정도를 빼고, JHO가 딱히 투자할 만한 부분은 없을 것 같아요.”

“그러면 몇 년 간 쌓아놓은 자금은 어쩌라고?”

“뉴욕에서 잘 불려줄 겁니다.”


매튜 그레이엄과 제임스 파커는 자사와 관련 없는 헤지펀드를 몇 개 만들어 두었다.

지난 연말 태국 바트화 공격에는 참전하지 않았다.

진짜 전투에 참전하기 위해서.


“월가 헤지펀드와 태국과의 전투는 끝나지 않은 거지?”

“여전히 수십 억 달러가 시장에 묶여 풀리지 않고 있어요.”


지난 연말의 1차 공격은 명백히 태국 당국의 승리였다.

그런데 다음 공격까지 태국이 막아낼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했다.

얼마 안 가서 방콕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누가 이길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수많은 전문가들과 금융 종사자들은 이번 바트화를 둘러싼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재래식 통화전쟁은 누가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오래 버티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투기꾼이 오래 버틸 것인가.

태국 중앙은행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할 것인가.


“언제가 될까?”

“5월쯤에는 국제 투기자본과 태국의 싸움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겁니다.”


국제적 투기자본 죄르지 슈바르츠(György Schwartz) 군단과 외환 딜러 조직이 지난해 연말 태국 바트화를 한차례 공격했다.

태국 당국은 자본통제와 주변국의 협조를 통해 1차와 2차 공격까지 선방했다.

본래 역사대로라면 5월의 공격까지 막아낼 것이다.

거기까지 끝이다.

결국 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IMF의 압력에 완전히 굴복하게 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IMF는 말을 잘 안 듣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굴복시키기 위해 태국의 조치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게 된다.

암튼 아시아발 연쇄 외환위기의 막이 올랐다.

겉으로 GARAM Invest와 G&P IB는 참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핫머니들의 태국 바트화 공격을 구경만 하진 않는다.

미리 만들어둔 헤지펀드 몇 개를 운영해 동참할 계획이다.

재빠르게 치고 빠질 계획이다.

류지호는 오로지 한국 문제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위기가 기회다‘는 진부한 말이 있다.

류지호는 외환위기라는 최악의 위기 시점에서 미래를 준비할 생각이다.

대한민국 안에 (주)가온만의 영토를 구축하는 망상에서 시작했다.

마치 울산이나 수원 같이.


‘다음 대통령과 대화가 잘 통했으면 좋겠는데.....’


류지호가 구상하는 것 중에는 정부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할 것도 있다.


‘부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겸비하고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라도 용단을 내릴 수 있는 리더이기를.....!’


이번 컨벤션을 통해 류지호가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이 있다.

기업 오너라고 해서 모든 분야에 만능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재벌들은 경영권을 놓치면 큰일 나는 줄 안다.

어쩌면 당연한 심리다.

지배 지분을 적게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순환출자로 지분 구조가 복잡한데다가 가업이라는 인식이 강하기도 하고.

반면에 JHO Company와 (주)가온웨딩은 비상장기업이면서 계열사 지분을 거의 100%에 가깝게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다.

그 같은 지주회사의 지분을 70% 가깝게 보유하고 있는 것이 류지호다.

주식시장에 공개가 되지 않은 한 경영권이니 뭐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실상 두 기업은 류지호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다.

자꾸 간섭하고 참견하고 싶다.

그게 오너의 마음이다.

어설픈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류지호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전 삶에서 자신의 어설픔을 인정하지 못해 큰 실패를 맛 보았으니까.

오너가 어설픈 지식으로 멋대로 경영권을 휘두르다보면 회사가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 모를 지경에 처할 수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외환위기 시에 망하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의 여러 기업들이다.

창업자의 2세까지는 부친을 쫒아 다니며 나름 기업가로서의 소양과 능력을 닦는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거대한 기업을 물려받아 경영하게 된다.

보통 3세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경영을 무슨 놀이처럼 여기는 후손들이 나타난다.

외환위기 기간에 100대 기업에 들면서 망한 기업 중에는 무능력한 2·3세에게 기업을 물려주다가 말아먹은 경우가 꽤 많았다.

한국의 재벌 2·3세들은 창업자들이 문어발식 기업 확장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쉽게 대줬다.

3세 승계가 이루어진 한국 기업들은 기업 수집하는 것처럼 마구잡이로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기업의 외형만 잔뜩 키우는 풍조가 만연했다.

자금은 외부에서 쉽게 차입했다.

부채만 눈덩이처럼 키웠다.

창업자들의 시대와 90년대 경영환경이 달라졌음을 생각하지 못했다.

부모가 자녀에게 좋은 학벌까지는 만들어주었지만, 가치관이나 경영마인드를 제대로 학습시키지 못한 경우도 허다했다.

경영권을 물려받고 난 후에 제왕적 오너 놀이를 하다가 회사를 말아먹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물론 가업을 말아먹어도 후손들은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간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까.

외환위기에서 살아남은 대기업 후손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세계무대에 나가 당당하게 경쟁하거나 신사업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운 일부 재벌 3세들은 한국 내수시장에서 안전하게 제 먹을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안이한 행보를 보이게 된다.

대표적인 것인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에너지, 철도, 의료 민영화에도 진심을 다해 군침을 삼킨다.

어쨌든 외환위기를 통해 한국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국제경쟁력을 공격적으로 키울 것이냐 내수시장에서 안주할 것인가로 나뉘게 된다.


‘IMF가 2년만 더 늦게 터져준다면 좋았겠지만....’


미국은 예정대로 닷컴 버블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2000년 즈음 버블이 극단으로 치솟을 때 류지호 개인과 회사가 보유한 주요 IT 주식을 모두 팔아치울 계획이다.

그렇게 확보한 수 조원에 해당하는 달러를 투자명목으로 한국으로 보낼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정부가 지원 받게 될 총 550억 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IMF로부터 받게 될 210억 달러의 구제금융도 해결 할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최초 긴급지원 받게 될 20억 달러 수준까지는 해결해 줄 수도 있다.


“월가가 문제가 아니야. 미국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


미국 재무부의 한국 금융시장 완전개방전략(수작질)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면, 미 당국에서 류지호에게 불이익이나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

유대계 투기자본과 맞서는 것도 역부족이다.

미국의 행사를 방해하는 것은 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후우~ 일본조차 태국의 외환위기를 자국 중심으로 이용하려다가 미국의 엄포로 꼬리를 말았는데 내 까짓게 뭐라고.’


류지호가 긴 한숨과 함께 투덜거렸다.

당장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미국이 아시아에서 일본이나 대만, 싱가포르보다 한국을 더욱 우선할 수 있도록 싱크탱크를 공략하고 산업측면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면 된다.

그것이 가온이나 JHO의 미래 먹거리 전략에도 부합하고.

행복한 상상과 미래의 불안이 함께 공존하는 밤이다.

한국의 외환위기 시에 류지호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외면할지 고민하는 사이 JHO Convention의 마지막 날이 저물었다.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즐겁고 신나는 금요일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PS. 죄르지 슈바르츠 - 조지 소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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