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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새의 서재입니다.

주문하신 먼치킨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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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새
작품등록일 :
2021.11.01 16:40
최근연재일 :
2024.07.15 09:00
연재수 :
217 회
조회수 :
32,986
추천수 :
274
글자수 :
1,196,715

작성
24.05.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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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4)

DUMMY

“한 번 해보겠습니다.”


아직 범위 내에 들어가지는 않은 것인지 몬스터들은 노려보기는 해도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마력에 반응할 수 있으니까 실험하는 정도만 해줘.”

“네.”


양손으로 스태프를 움켜쥔 승주의 주변으로 노란 마력이 튀듯이 흘러나왔다.


첫 번째 구간에서 했던 것처럼 폭발적인 마력은 아니었다.

승주의 머리 위로 모여든 마력은 전력이 되어 형체를 갖췄다.


거대한 못처럼 생긴 전력은 형체를 갖추자마자 그대로 어린 드래곤을 향해 날아갔다.


-크어어억!


고통스러워 보이는 울음소리가 벽에 튕기며 울렸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어떤 외상도 내상도 남기지 못한 듯 했다.


“너무 약하게 한 거 아니야? 아까처럼 해봐.”

“하지만...”


제천의 말에 승주가 나를 올려다봤다.

방금 전 실험하는 정도만 해달라고 말한 사람은 나이기 때문이리라.


“방금 그 공격 제천이 맞았으면 어땠을 거 같아?”


이번에는 제천을 향하는 승주의 시선이 조심스러웠다.


“일단 기절은... 했을 정도에요.”

“뭐?”


못 마땅해보였지만 자신의 스탯이 공격 위주로만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모르진 않을 제천이다.


비교 대상이 잘못된 건가.


“석 씨가 맞았다면?”

“기절까지는 아니어도 상태 이상은 줄 수 있을 정도로는 했어요.”


제천을 대상으로 물을 때보다는 조금 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

이에 석 씨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마법은 통하지 않는다고 봐야겠네.”


드래곤의 방어력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미성숙한 드래곤이다.

힘을 조절했다고 하더라도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는 능력이라면 여기서 더 한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로운의 시선이 앞의 화가 잔뜩 나 있는 여섯 마리의 드래곤을 향했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낮게 깔리는가 싶더니 이내 허공을 바라봤다.

조금은 무섭다고 생각될 법한 표정으로 미동도 없이 바라봤다.


“아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상태 이상이 가능한 사람들이 5명을 묶고 있고 공격 위주의 사람들이 한 마리 씩 잡는 게 좋겠네요.”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다수의 인원으로 움직인다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저랑 석 씨. 승주와 소원 씨가 5마리를 묶고 있겠습니다.”

“소원도요? 아...”


인간이었던 시절의 소원은 치유 능력자였다.

정확히는 관리소에 의하여 그렇게 분류되었다.


“두 마리까지는 가능할 것 같아요.”


조용히 있던 소원이 한 발짝 나서며 조용히 말했다.


“아무리 어리다고 하더라도 드래곤은 최상위의 몬스터에요. 두 마리가 최선일 것 같아요.”


당황한 것 같은 사람들에게 소원이 설명하듯 말했다.

하지만 조금 잘못짚었다.


두 마리 밖에 보지 못해서가 아니라 두 마리나 혼자 보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부탁할게.”


하지만 지금의 그녀라면 단시간 동안 발을 묶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승우와 나래 씨는 뒤에서 보조해 주세요.”

“네~”


승주 곁에 서있던 승우가 몇 발짝 뒤로 물러나 나래 씨의 곁에 섰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아저씨 왜 그렇게 변태처럼 웃어요?”

“내가 언제.”


예전 같았다면 승주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꽤나 자연스럽게 다른 일행들과 함께 서는 승우의 모습에 어떻게 뿌듯하지 않을까.


“다른 분들은 저희가 묶지 않고 있는 한 마리를 담당해주세요.”

“자자. 공격 담당 분들 일로. 어떻게 공략할지 생각을 좀 해보자고요.”


로운의 말이 끝남과 함께 공격을 담당하기로 한 이들을 한 군데로 모았다.


미혜와 제천 그리고 서우까지 한 곳에 있으니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일단 서로 공격하지 않도록 조심해줘. 실수인척 해도 다 티나니까.”

“에이 그 정도로 사이가 나쁘지는 않아요.”


미혜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미심쩍게 바라보는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입이 댓 발 튀어나왔다.


“말이 그렇다는 거야.”


보조 담당이나 발을 묶는 담당들에 비해 눈에 띄게 북적거리는 수를 보니 새삼 로운의 조심성이 느껴졌다.


“우리는 속전속결로 나가야 해. 그렇지 않으면 발을 묶고 있던 사람들이 다치게 될 거야.”

“네.”

“일단 서우는 능력보다는 물리 공격 위주로 싸워.”


서우의 고개가 가볍게 움직였다.


“엥? 왜?”

“안 그래도 불타고 있는데 바람까지 불면 오히려 곤란해져.”


샐러맨더 급은 아니었지만 드래곤의 몸 곳곳에서도 불길이 일고 있었다.


혹여 바람에 날려 사람에게 붙기라도 했다가는 큰일이 날 수 있다.


“그렇구나...”

“지금은 멀어서 잘 보이지 않겠지만 약점을 볼 수 있는 음료를 한 잔씩 줄 거야.”

“검술의 밀크티인가 하는 그거?”

“그래. 하지만 약점을 봤다고 해서 바로 공격하려고는 하지 마. 그러다가 우리 공격에 우리가 당할 수 있어. 일단 공유해.”


선생님의 말을 듣는 학생처럼 시선한번 흘리지 않고 듣다가 돌아오는 대답에 오히려 불안해졌다.


“다시 한 번 당부하는데.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면 공유해. 꼭.”

“우리도 알아들었어요. 아저씨는 걱정이 너무 많아.”

“...”

“... 알았어요. 평소에 잘하라는 거죠?”


눈치도 빠르고 먹성은 좋지만 얌전한 미혜였는데...

왠지 서우와 제천이 애를 물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네.


“헤나투는...”

“...”


기다렸다는 듯이 헤나투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투명한 눈동자 너머로 흐릿하게 벽이 보였다.


“알아서 잘 해줄 거라고 믿어.”

“과찬이오.”


고개를 살짝 돌리는 그의 모습에서 쑥스러움을 느꼈다고 한다면 다른 이들은 믿을까?


“자. 속전속결이다. 알았지?”

“네!”


말이 끝나자 각자가 자신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로운 쪽을 보자 그쪽도 이야기가 다 끝났는지 우리를 보고 있었다.


“저희가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로운의 말과 4명이 각자 다른 드래곤을 향해 뛰었다.

몬스터 쪽에서도 접근해 오는 인간을 의식한 것인지 날개를 크게 폈다.


조금 전까지 제대로 펴지지도 않을 것 같았던 날개가 위협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그와 함께 넓고 옅은 마력이 그들을 감쌌다.


오히려 공격보다 견제가 더 많은 마력과 섬세함을 요구한다.

그렇기 로운이 저들을 고른 것이겠지.


마력이 퍼짐과 함께 우리가 맡아야 할 한 마리를 알 수 있었다.

혼자 멀뚱히 서서 어디로 갈지 고개를 움직이던 드래곤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아직 다가오지는 않지만 분명 다가올 대상.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다.


“저 녀석이네.”


미리 꺼내둔 음료를 각자에게 나눠주고는 내 몫의 음료를 까서 마셨다.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가 목을 타고 흘러가며 은은한 차의 향을 남겼다.


음료를 마시기 위해 젖혔던 고개가 원래대로 돌아오면 우리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볼 것이다.


분명 그래야 했는데.


“역시나...”


이전에도 몇 번인가 겪은 적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숨기는 몬스터들.


그건 지능이 높고 상위의 몬스터일수록 많다.


그러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이거 불량 아니에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맛을 다시는 제천의 모습에 꿀밤이 한 대 마려웠다.


“이게 뭔가.”

“아. 헤나투는 처음이구나. 선배는 버프를 주는 음료를 만들거든. 이건 적의 약점을 볼 수 있는 ... 그러고 보니 헤나투는 음식을 먹어도 속에 보이지 않네.”


설명을 하던 서우가 느닷없이 신기하다는 듯이 헤나투의 배 부분을 바라봤다.


“그게 다 보이면 무섭지 않겠냐.”

“그런가?”


내 말 또한 맞다는 듯이 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들은... 아니 이건 다음에 이야기 하는 걸로 하고. 지혁 이런 능력이 있었군.”

“그러게 말이야.”


헤나투에게는 내 능력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


그에게 직접적으로 음료를 줄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조금 더 다가가서 봐야겠는데요.”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홀로 남은 한 마리 드래곤을 향해 뛰었다.


그러자 상대 쪽에서도 기다렸다는 듯이 날개를 피며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최대한 저쪽과 겹치지 않게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동선이 꼬이면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두 번째 구간의 바깥 라인을 따라 뛰었다.

그러자 몬스터도 우리를 따라 방향을 틀었다.


-쿠르르릉


조금은 신이 난 듯 흔들리는 울음소리가 뒤통수에 내리꽂혔다.


“드래곤은 말도 할 줄 아는 거 아니었어요?”

“태어난 지 이제 몇 분 된 애들한테 뭘 바라는 거야.”

“그러네!”


뛰는 와중에도 입은 가만히 둘 수 없는 건지 서우는 잠시 조용히 있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숨 한 번 몰아쉬지 않는다.


“이쯤이면 되겠지.”


내가 멈춰 서자 뛰고 있던 다른 이들도 자리에 멈췄다.

그리고 우리를 뒤쫓고 있던 드래곤도 묵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내려앉았다.


“이햐...”


멀리서 봤을 때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까워지니 확실히 위압감이 남달랐다.


“무섭다고 오줌 싸면 안 된다. 홍제천.”

“이제는 이름으로 막 부르기로 한 거냐.”


또다시 가볍게 티격 거리는 미혜와 제천.

위압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나뿐인가.


“여전히 약점이 보이지 않는데...”


뛰면서 잠시나마 옆이나 앞을 가까이서 봤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었다.


“지속시간이 5분밖에 되지 않으니까 빨리 해보자고요.”


그랬다. 보관의 용이성을 위해 소분하여 가져온 음료는 편의성이 좋아진 대신에 지속시간이 상당히 짧아졌다.


“말했잖아. 속전속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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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서로 다른 존재(1) 24.06.17 10 0 12쪽
208 흩어지는 미로(5) 24.06.14 9 0 13쪽
207 흩어지는 미로(4) 24.06.12 10 0 12쪽
206 흩어지는 미로(3) 24.06.10 13 0 13쪽
205 흩어지는 미로(2) 24.06.07 10 0 13쪽
204 흩어지는 미로(1) 24.06.05 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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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싸우면서 크는 거지(4) 24.05.31 9 0 12쪽
201 싸우면서 크는 거지(3) 24.05.29 8 0 12쪽
200 싸우면서 크는 거지(2) 24.05.27 10 0 13쪽
199 싸우면서 크는 거지(1) 24.05.24 11 0 14쪽
198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5) 24.05.22 8 0 13쪽
197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 (4) 24.05.20 13 0 11쪽
196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3) 24.05.17 13 0 14쪽
195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2) 24.05.15 12 0 13쪽
194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1) 24.05.13 13 0 10쪽
193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5) 24.05.08 13 0 11쪽
»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4) 24.05.06 12 0 10쪽
191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 (3) 24.05.03 13 0 11쪽
190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 (2) 24.05.01 13 0 12쪽
189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1) 24.04.29 17 0 13쪽
188 죽음을 피하는 방법(4) 24.04.26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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