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쿠새의 서재입니다.

주문하신 먼치킨 나왔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쿠새
작품등록일 :
2021.11.01 16:40
최근연재일 :
2024.06.21 09:00
연재수 :
211 회
조회수 :
31,929
추천수 :
274
글자수 :
1,165,905

작성
24.05.01 09:00
조회
6
추천
0
글자
12쪽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 (2)

DUMMY

익숙한 멀미감과 함께 땅에 발이 닿기도 전에 강한 열기가 느껴졌다.


“후아... 뭐야...?”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덮쳤다.


“너무... 너무 뜨거워.”


연이서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첫 마디로 덥다는 소리를 외칠 정도로.


“이거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겠는데요.”

“그러게요.”


곤란한 표정을 짓던 로운이 뭔가 생각이 난 듯 손을 움직였다.


손끝을 따라서 허공에서 육각형의 얼음기둥이 솟아났다.

평소보다 더 차갑게 만들었는지 얼음기둥 주변으로 하얀 연기가 흘러나왔다.


“일반적인 열기가 아니라서 그런가 녹는 속도가 제법 빠르지만... 이정도면 그래도 잠깐이라도 숨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요.”


로운의 말대로 기둥 주변으로 열기가 조금 내려가면서 이전보다는 숨쉬기가 편해졌다.


좀처럼 녹지 않는 내구성을 자랑하는 그의 얼음이 녹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니 얼마나 덥다는 소린가.

그런 점까지 고려해서 제법 두껍게 만들어진 얼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쉽지 않겠는데요.”

“그러게...”


아직 첫 번째 구간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마력이 실린 듯 뜨거운 열기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나랑 미혜가 하나씩 들겠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제법 무거울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


석 씨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미혜도 맡겨만 달라며 팔을 걷어붙였다.


얼음 기둥이 두 개쯤 되자 다른 사람들 까지도 여유가 생겼는지 하나 둘 입을 열었다.


“여기는 뭐하는 곳이기에 이렇게 더운 걸까요.”


조금 가라앉았음에도 더운지 승주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겉보기에는 동굴처럼 생긴 곳이었다.

하지만 그곳이 그저 평범한 동굴이 아니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있었다.


그곳에서 흐르고 있었다.


“용암이야 저거 설마?”


아무리 봐도 용암처럼 생겼다.

물론 용암을 실제로 본 적은 없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 내에서 생각했을 때 저건 용암이 분명했다.


“정말 적응이 안 된다니까...”


탑 내부가 동굴처럼 생긴 탓에 용암과 잘 어울리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방금 전까지 서울에 있었다.


“진짜 용암이에요... 되도록 닿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로운이 용암 근처를 다가가 살펴보더니 앞장 서 걸었다.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좁은 것도 아니고, 용암이 넘칠 정도로 흐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길을 따라만 제대로 걷는다면 크게 위험할 것은 없었다.


그저 조금 많이 덥다는 것 정도?

첫 번째 구간을 향해 걸으면 걸을수록 열기가 강해졌다.

더불어 로운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속도도 빨라졌다.


얼음이 모두 녹아내리고 새로운 얼음을 만들 때쯤 첫 번째 구간이 나타났다.


“저건 ...”


조금 많이 큰 도마뱀들이 불꽃에 감싸여 첫 번째 구간의 곳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천천히 움직이는 개체들도 있었지만 위협적인 움직임은 아니었다.


“흔히 샐러맨더라고 부르는 몬스터에요. 굉장히 뜨겁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냥 두들겨 패면 안 된다는 거예요?”


미혜의 질문에 나래 씨의 고개가 가볍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다른 층에서도 나타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때는 물 속성의 능력자가 몇 있어서 그나마 화상으로 끝났다고는 하는데...”


나래 씨의 말에 우리는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사람이 로운이었지만 그의 능력은 물이라고 하기는 어려웠고, 앞서 말한 사례에서 썼을 방법을 쓰기도 어려워 보였다.


“아니면 연못도 있잖아요.”


서우의 말에 우리의 시선이 헤나투를 향했다.

그러자 헤나투가 고개를 저었다.


“이 연못의 물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빛을 쫓는 자가 되오.”


그러고 보니 이전에 손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기겁을 하며 말렸었다.


“빛을 쫓는 자는 또 뭐야...”

“서우. 빛을 쫓는 자는 끝내 빛을 섬기게 되오. 오랫동안 그것에 노출되면 자신을 숨길 수 없게 된다오. 이렇게.”


헤나투는 자신의 투명한 팔을 내밀어 보여주었다.

말은 어려웠지만 결국은 자신과 같은 모습이 된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아... 오. 그건 좀 힘들겠네.”

“그렇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지 않은지 서우는 질색을 하며 뒤로 두 발짝 물러나는 척을 했다.


대신 승주가 앞으로 나섰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오른손으로는 좀 전에 준 스태프를 손이 하얘질 정도로 쥐고, 조금은 긴장된 표정이었다.


“죽이진 못해도 기절은 시킬 수 있을 지도 몰라요.”


허락을 구하듯 눈치를 살피는 승주에게 로운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긴장한 표정에 옅은 미소가 퍼졌다.


승주는 한손으로 들고 있던 스태프를 양손으로 들고는 첫 번째 구간에 발을 내딛었다.


발을 내딛는 순간 쉬고 있던 몬스터들의 시선이 우리를 향하면서 평화로웠던 분위기가 한 순간에 사라졌다.


“석 씨와 미혜는 승주 곁에서 경호 부탁드립니다. 저와 지혁 씨 그리고 제천이 선두에 서겠습니다.”


로운의 지시에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각자에게 주어진 자리로 향했다.

지시를 받지 못한 사람들도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는 자리를 잡고 무기를 쥐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구간에 들어서길 기다렸다는 듯이 샐러맨더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뛰어왔다.


“최대한 불에 닿지 않게 주의하세요.”


거의 날다시피 달려오는 몬스터를 향해 고드름 같은 창이 날아갔지만 채 닿기도 전에 녹아 사라졌다.


그저 녹는 것이 아닌 그대로 기화해버릴 정도로 어마 무시한 화력이었다.


“로운 형 얼음이 녹을 정도면 우리는 그냥 다 타버리겠는데.”


제천 또한 승주를 향해 뛰어드는 몬스터를 향해 칼을 휘두르며 말했다.

아슬아슬하게 견제와 공격의 선 어딘가에 있는 몸짓으로 움직이는 탓에 보는 내가 다 조마조마 하다.


“그렇게 움직였다가는 정말 타버릴 겁니다.”


그런 제천과는 상반되게 가볍게 움직이며 견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서우였다.

확실히 안정적인 모습이다.


“그나저나... 너무 쟤한테만 몰리는 것 같은데...”


서우의 말에 따라 그가 보는 곳을 봤다.

주변에 서있는 우리는 무시하며 승주를 향해서만 달려가는 샐러맨더들이 보였다.


몬스터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필요이상으로 움직이지 않던 서우가 왜 그런지 아냐고 묻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게...”


마법 도구들은 마법 계열 능력자의 능력을 대폭 상승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무기의 등급과 성질에 따라서 그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저 스태프는 승주에게 제격이리라.


그럼에도...


“이정도 일 줄은...”


그간 가장 어리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보호를 받는 통에 승주가 전면으로 나서는 순간은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가진 힘에 대해서 우리가 오해를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혹은 아예 보려 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지.


실처럼 모여들던 마력이 승주 주변으로 동글게 말리더니 이내 뭉치던 힘을 이겨낼 수 없다는 듯이 밖으로 튀었다.


그랬던 마력이 모일 대로 모여 천장과 바닥 사이를 이었다.

기둥의 표면으로 언제라도 터질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마력이 튀었다.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집요하게 승주를 향해서만 뛰어올 리가 없으니까.


“승주야 얼마나 걸려?”


고작 2분이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쏟아지듯이 나온 마력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저건 우리가 맞아도 곤란하다.


“지금이요.”


낮은 음성이 바닥을 훑으며 전해졌다.


“다들 뒤로 빠져주세요! 벽을 세울 수 있는 분들은 방어 부탁드립니다.”


찢어지는 비명 같은 외침에 무기를 거뒀다.

석 씨와 로운이 각자 한 겹씩 벽을 만들어 앞을 가렸다.


“와...”

“...?”


천장을 향해 고개를 젖히고 감탄사를 내뱉는 나를 보며 무슨 일이냐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기둥을 이루고 있던 마력이 완전히 천장을 덮었다.

그러더니 천둥이 치기 전처럼 쿠르릉 하는 소리를 냈다.


“설마...”


보이지는 않지만 소리를 들은 이들이 하나 둘 몸을 낮추고 벽 뒤에 숨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굉음이 울리더니 무언가가 바닥에 꽂히는 소리와 함께 몬스터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천장에 비치는 빛으로 보아 제대로 마주 했다가는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빛도 멈추고, 바닥을 내리치는 진동도 멈췄다.


“끝... 인가?”


제천이 먼저 벽 너머로 밖을 바라보자 하나 둘 상황을 살피기 위해 고개를 기울였다.


바닥은 지진이라도 난 듯 갈라진 상태로 그을렸다.

그 위로 얼추 봐도 절반 이상은 줄어든 샐러맨더들이 이상한 움직임으로 다가왔다.


“왜 저렇게 움직여? 좀비야?”

“좀비보다는... 감전이 아닐까?”


승주의 능력을 생각해보자면 미혜의 말이 맞을 것이다.


“지금이에요. 지금이라면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


로운이 뛰어나가며 외쳤다.

전멸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끝날 일이었다면 이곳이 63층이 아니었겠지.


칼을 쥐고 로운의 뒤를 따랐다.

여전히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운 열기였지만 좀 전보다는 나았다.


승주의 마법이 샐러맨더들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불길도 잡은 것인지 화력도 약해졌다.


칼보다도 불길이 더 커서 조심스러웠던 좀 전과 비교한다면 이게 어딘가.


다들 비슷하게 느낀 건지 몬스터의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칼과 창의 움직임을 따라 노란 빛이 산란했고,

마력에 둘러싸인 샐러맨더의 비명소리가 벽을 타고 퍼졌다.


마지막 몬스터까지 빛이 되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바닥이... 보일러 튼 것 마냥 따뜻하네요.”


샐러맨더의 수가 줄어들수록 우리를 쥐어 싸던 열기가 가라앉았다.

여전히 은은한 열기는 남아있었지만 그게 오히려 따뜻했는지 몇 명이 바닥에 그대로 누웠다.


“저기 지혁 씨.”

“네?”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아이들 사이를 지나 로운과 석 씨가 다가왔다.


“석 씨와도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뭘요?”

“이번 층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어떤 점이요?”


되돌아간 질문에 로운도 확신은 할 수 없다는 듯이 시선을 석 씨에게 향했다.


“너무 간단하다.”

“간단해요?”


로운을 대신해 말했지만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와 닿지 않았다.


“두 사람의 의견에 동의하오.”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건지 헤나투 또한 다가오며 말했다.


“이곳이. 이렇게 간단히... 끝났다는 것이 이상하다 생각하오.”

“간단히라...”


확실히 승주의 능력으로 쉽게 끝나기는 했지만 그게 없었더라도 쉬웠을까?


“쉽지 않았던 거 같은데...”


내 대답에 셋의 고개가 천천히 가로로 움직였다.


“쉬웠다는 게 아니에요. 간단했다는 거지.”


단호하게 정정해주는 로운의 말에 그제야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수 있었다.


탑의 각층은 각자의 컨셉을 가지고 외부인을 맞이한다.

그리고 고층으로 갈수록 색은 짙어지고, 공략은 복잡해진다.


힘과 수량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저층이나 가능한 일이다.


확실히 이번 층에서 열기를 제외하고는 어떤 수도 발견할 수 없었으니...

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거겠지.


“혹시 모르니 조심스럽게 나아갑시다. 방심해서는 안돼요.”


언제나 뒤통수를 쳐오던 탑이었다.

아직 첫 번째 구간이라서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리고...”


하지만 아직 할 말이 남은 것인지 석 씨가 답지 않게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말수가 적어도 말을 끊어서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 열기 어딘가 익숙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주문하신 먼치킨 나왔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1 서로 다른 존재(3) 24.06.21 3 0 13쪽
210 서로 다른 존재(2) 24.06.19 5 0 14쪽
209 서로 다른 존재(1) 24.06.17 7 0 12쪽
208 흩어지는 미로(5) 24.06.14 8 0 13쪽
207 흩어지는 미로(4) 24.06.12 7 0 12쪽
206 흩어지는 미로(3) 24.06.10 8 0 13쪽
205 흩어지는 미로(2) 24.06.07 9 0 13쪽
204 흩어지는 미로(1) 24.06.05 6 0 14쪽
203 싸우면서 크는 거지(5) 24.06.03 6 0 13쪽
202 싸우면서 크는 거지(4) 24.05.31 7 0 12쪽
201 싸우면서 크는 거지(3) 24.05.29 6 0 12쪽
200 싸우면서 크는 거지(2) 24.05.27 7 0 13쪽
199 싸우면서 크는 거지(1) 24.05.24 7 0 14쪽
198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5) 24.05.22 5 0 13쪽
197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 (4) 24.05.20 8 0 11쪽
196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3) 24.05.17 6 0 14쪽
195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2) 24.05.15 7 0 13쪽
194 타인을 위한 온전한 헌신은 없다(1) 24.05.13 7 0 10쪽
193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5) 24.05.08 8 0 11쪽
192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4) 24.05.06 8 0 10쪽
191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 (3) 24.05.03 7 0 11쪽
»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 (2) 24.05.01 7 0 12쪽
189 뜨겁게 탈수록 빨리 꺼진다지(1) 24.04.29 11 0 13쪽
188 죽음을 피하는 방법(4) 24.04.26 9 0 13쪽
187 죽음을 피하는 방법(3) 24.04.24 8 0 12쪽
186 죽음을 피하는 방법(2) 24.04.22 10 0 12쪽
185 죽음을 피하는 방법(1) 24.04.19 10 0 12쪽
184 역할극(5) 24.04.17 9 0 12쪽
183 역할극(4) 24.04.15 9 0 13쪽
182 역할극(3) 24.04.12 10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