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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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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0,016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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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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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55(완결)

DUMMY

“ 왜?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어?“


“ 그 놈에 수입 장비는 시시 때때마다 말썽을 일으키잖아.”


“ 또야?

제조사에서는 뭐라고 하는데?“


남편은 고개만 흔들었다.

아내는 고개를 들고 생각이 나서 낮에 컴퓨터를 고친 얘기를 했다.


아내는 낮에 걸었던 전화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 걸어봤다.

전화 통화가 됐다.

고장 난 장비가 어느 회사 제품이고, 컨트롤 박스는 어디에 부착되어 있고, 데스크톱은 어디 있는지 등 아주 전문적인 질문을 받았다.

남편은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부탁했다.


남편은 다음 날 아침이 돼서 출근을 하자마자 택배로 USB를 받았다.

USB를 데스크톱에 부착시켰다.

한동안 모니터에 프로그램 언어가 줄줄 내려가더니, ‘수리가 완료됐습니다.’ 하는 문자가 올라오고, ‘시작할까요?’ 하는 문자가 떴다.


혹시나 하는 마음과 함께 엔터키를 눌렀다.

장비는 이상 없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앞으로 전산 장비에 이상이 있을 때마다, 동석의 치료 프로그램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동석에게 단골이 생긴 것이다.


수입도 그럭저럭 삼등분하면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까지 해결할 만큼 입금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라는 놈들은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에 붙어 들어 와서 말썽을 일으킨다.

외부에서 끼어 들어오는 바이러스도 있고, 사용하고 있는 앱 안에 숨어 있다가, 때가 되면 발동이 걸리는 악성 바이러스도 있다.

믿을만한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면, 엉뚱한 피싱 프로그램으로 들어가 개인 정보를 도둑맞기도 한다.


동석은 USB가 컴퓨터에 부착되면 바로 그 컴퓨터에 들어가 문제가 되는 것들을 모두 치료하고, 바이러스를 전파한 해커를 찾아가서, 다시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부당 이익금을 벌어드린 경우에는 모두 압수했다.


*****


동석을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면서 호시탐탐 동석을 노리던 조 배식은 한 학년이 끝나자, 군에 입대해 버렸다.

동석을 따라다니는 것에 지쳐 버린 조 배식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어서, 동석을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어려웠지만, 성적이 문제였다.

조 배식의 성적은 과 안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조 배식이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성적표는 항상 자랑거리였다.

성적표를 받으면 집에 돌아가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집안 식구 누구든 조 배식의 성적표를 보고, 부모가 알게 되면, 집안 식구는 물론 주위 사람들까지 다, 조 배식의 성적표가 화제의 중심에 들어가서 가족은 물론 조 배식을 아는 사람들 모두가 칭찬만 했었다.


한 학기가 끝나서 인터넷으로 성적을 확인한 조 배식은 눈을 의심했다.

천하에, 이 조 배식의 성적이 어떻게 이렇게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조 배식은 방학이 되자마자, 해외로 도망치듯이 떠났다가, 방학이 끝날 때쯤 돌아왔다.


그리고 한 학기를 보내면서, 성적을 올릴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군대로 피난을 가기로 한 것이다.


*****


동석은 한참 뒤, 조 배식의 소식을 들었다.

군대에서 윗사람의 당번병이 됐는데, 그 윗사람에게는 중고등 학생의 자녀가 있다는 얘기였다.


서울이나 어디나 대한민국에서 사는 학생들은 학원에 다니고, 과외를 받는다.

대한민국은 과외 왕국이다.

과외 학원 중에 유명한 학원을 들어가기 위한 학원이 있을 정도로 과외는 당연한 일이다.

아버지가 국토방위를 위해 군 복무를 하고, 가족들은 벽지마다 아버지를 따라서 이사를 해야 한다.

변변한 학원이 있을 수 없는 벽지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가장의 자녀들은 이 과외 왕국에서 너무 불공평하다.

조 배식은 이제는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자신 있는 자리를 확보한 것이다.


*****


동석의 작은 누나, 김 동숙은 국내에서 이름 있는 광고회사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다.

회사는 대기업의 계열회사로 되어 있어서, 일단은 기본적인 광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었다.

계열회사들은 주기적으로 계열회사인 이 회사에 광고 발주를 하고, 회사에서는 광고 안들을 만들어 들고, 발주회사로 가서 광고 담당이나 홍보 담당에게 프레젠테이션하면 하나나 둘, 광고 안이 결정되고, 바로 광고를 제작해서 발주회사로부터 승인을 받은 다음 광고를 한다.

영업을 따로 열심히 하지 않아도 광고 물량은 언제나 일정하게 확보가 돼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그룹 내에서 발주하는 광고만 하고 있으면, 어느 수준 이상을 넘어갈 수 없다.

국제적으로 대형 광고를 발주하는 회사와 광고계약을 일 년에 하나쯤은 체결해야 하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회사의 목표가 있다.


아이디어가 문제였다.

아이디어는 자리에 앉아서 끙끙대고 있으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룹 밖에 있는 국제적인 회사의 대형 광고는 세계적으로 발주가 되고 있는데,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일정 기간 광고 수주를 받는 계약을 하게 된다.

일단 광고 수주를 받으면, 전담팀이 만들어지고, 계약 기간 동안 그 회사의 광고 제작을 해서 광고를 맡는데, 성과가 좋으면, 광고계약은 더 연장된다.


유럽에 있는 명품 의류 회사에서 광고 발주 공고가 인터넷에 떴다.

동석의 작은 누나는 평소에 만들어 놨던 광고 문안을 팀장에게 제출하고, 결재를 기다렸다.

광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광고의 대상이다.

광고를 하면 그 물건을 누가 살 것인지?

그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고, 그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사고 싶은 마음을 일으킬 것인지가 관건이다.


광고하면서 너무 유명한 모델을 사용하면,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그 모델만 기억하고, 막상 광고를 하는 상품에는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별로 뛰어난 상품도 아닌데, 유명 모델이 나와서 선전을 하는 바람에 상품이 완판되는 경우도 있다.


동숙의 아이디어가 회사에서 선택되어, 그 대형 명품 의류회사에 제안서로 만들어져서 제출됐다.


첫 번째 프레젠테이션 요구가 회사로 전달됐다.

깜짝 놀란 회사에서는 바로, 동숙을 팀장으로 하고, 전담팀을 만들었다.

한 번도 이런 국제적인 대 브랜드 회사에서 콜을 받아 본 적이 없는 회사에서는 뜻밖에 보내준 콜에 설레는 기대감이 생겼다.

다시 한번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광고 안을 확정하고, CG로 만들어 준비를 끝마쳤다.


프레젠테이션 약속 일자를 맞춰서 유럽으로 팀원을 데리고 동숙은 출발했다.

유행의 본거지에 있는 그 명품 의류회사, 본사에 들어가서, 사주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시작했다.


광고를 발주하는 광고주는 이미 기본적으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광고에 식상을 했든지, 아니면 새로운 상품은 새로운 광고를 해야 한다든지, 아니면 떨어진 매상을 올려야 한다든지 하는 욕구가 이미 다 마련돼 있는 사람들이 광고를 발주한 사주였다.


프레젠테이션 CG가 대형 모니터에서 설명을 하는 동안, 광고주인 사주는 결정을 했다.

사주는 몇 가지 질문을 더 했다.

같이 간 통역을 통해 사주의 마음에 맞는 대답을 동숙이 했다.


두말없이 사주는 계약을 하자고 동숙에게 청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대형 광고를 따본 적이 없는 동숙의 회사에서는 계약 성사 소식을 듣고, 회사 안이 발칵 뒤집혔다.


유럽에서 돌아온 동숙 팀은 바로 광고 제작 스케줄을 짜고, 유럽 현지에 파견되는, 현지 언어소통이 가능한 사원들을 보내서 현지 지점을 설치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 광고계에서 동숙의 회사가 그 유명 브랜드 회사와 광고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동숙의 회사는 필요한 인원을 더 확보하고, 동숙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업본부의 업무를 시작했다.

회사의 올해 매출은 갑자기 300% 이상 늘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느닷없이 동숙을 임원으로 임명했다.


김 동석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그 사람의 마음에 들도록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결과물을 만드는 사람은 동석이 정한 방향대로 만들게 된다.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이 광고계약은 지속될 것이고, 동숙은 유명세를 타면서 이 광고 회사의 광고 제작 본부장으로 근무하게 될 것이다.


*****


사람은 영혼이 있는 존재라고 동석은 생각했다.

전자파 세상으로 들어가서 온 세상을 다 돌아다니는 동석이 무신론자가 될 수 없었던 것은, 길에 지갑이 떨어져 있어도, 줍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자기 형편도 별로 좋지 않은 사람들이 구호금을 내주고, 자기하고 상관도 없는 사람들의 불행을 보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봤을 때, 동석은 확실하게 지목을 할 수는 없었지만, 이 세상이 결국은 무기물질로만 이루어지는 세계는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왜 마음이 감동을 하면, 머리가 아픈 것이 아니고, 가슴이 아픈 것일까?

누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일까?

심한 충격을 받으면 왜 대부분 사람들은 가슴을 움켜쥐는 것일까?


영혼은 가슴에 있고, 가슴에 있는 영혼은 심장을 뛰게 한다.

심장은 왜 한시도 쉬지 않고 뛰는 것일까?

무엇이 처음에 심장을 뛰게 하고, 죽을 때까지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일까?

심장을 왜 마음이라고 사람들은 말을 할까?

그리스 신화에서는 사람들의 영혼을 걷어 들일 때, 심장을 걷어 들인다.

심장 안에 영혼이 있는 것일까?


영혼이 있다면 영혼의 세계를 관장하는 그 무엇도 있지 않겠는가?


*****


김 동석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겉만 보는 것이 아니고, 속마음도 보려고 노력했다.

겉은 멀쩡한데, 하는 짓을 보면, 영 아닌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 마음을 보고 싶어도, 몸속 어디에서도 생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는 그 비뚤어진 마음의 흔적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 있는 뇌가 다른 사람과 색다른 것도 아니고, 심장이 비뚤어진 것도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과 별로 차이점도 없는데, 하는 짓은 비뚤어진 짓만 골라서 한다.

물리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영혼이 비뚤어진 것으로 보였다.


영혼이 비뚤어진 사람을 반듯한 사람으로 고치는 방법은 없었다.

한 번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아무리 해도 나쁜 짓만 계속하게 된다.

바늘 도둑이 마침내 소도둑이 되고 만다.

아주 드물게, 중간에 개과천선해서 새사람이 됐다고 하는 사람은, 사실은 양심이 항상 살아 있었고, 한때 어쩌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으로, 언제나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양심에 가책을 받았던 사람이다.

다시 양심이 있는 사람으로 제자리로 돌아왔을 뿐이다.


영혼이 전생(?)에 업보로 비뚤어져서, 이 세상으로 넘어온 사람은 한 평생 동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짓만 한다.


비뚤어진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하는 방법은 한평생 감옥에 가두거나, 나쁜 짓을 하려고 할 때마다 옆에서 말리는 방법 말고는 없다.

동석은 이런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예방조치로 손가락이 마비되거나, 발목에 통증이 생기거나, 토를 하도록 만들었다.

조건 반사를 일으키게 만들어 놓아서, 또다시 나쁜 짓을 할 생각을 못 하게 해 놓았다.


*****


보이지 않는 전파 세계에서 감 동석은 때로는 사람들을 구하고, 사람들을 벌주면서 지내는 동안, 이 세상에는 양을 치는 양몰이 개처럼 질서를 지키지 않는 양을 질서 속으로 몰아넣어야 하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믿었다.


김 동석 본인은 양몰이 개처럼 이 세상을 질서 있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만들어지도록 계속해서 뛸 것이다.

그렇지만 절대로 앞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 눈에도 결코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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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044 19.08.30 113 3 12쪽
43 043 19.08.29 10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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