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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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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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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1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8.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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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43

DUMMY

다음 날, 왕 타이는 인터넷에서 그 상하이 전자의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회사 규모나 재직 직원 수가 모두 이 도시에서는 최상류 급이다.

더구나 내년쯤에는 기업공개 절차로 들어간단다.


임원 소개란을 들여다보니 주 이사라고는 소개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주 이사를 찾았더니 어떤 여자가 전화를 받는다.


“ 주 이랑 이사님실입니다.”


“ 주 이사님이세요?”


“ 아닙니다.

주 이사님 부속실입니다.‘

전화하시는 분은 누구세요?“


“ 어, 어제 만났던 사람인데요.”


여기는 전화가 이랑의 데스크 위에 있는 것과 연결되어 있어서, 부속실 전화가 울리면 스피커 폰으로 동시에 통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유리창 너머 이랑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여자가

“ 지금은 이사님이 회의에 가셨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 그럼 언제쯤 사무실로 돌아오실까요?”


“ 회의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요.”


할 수 없이 왕 타이는 전화를 끊었다.

“ 오늘은 그렇고 내일 다시 전화를 하자, 한번 물은 목표는 절대 안 놓친다.”

왕 타이는 기대감으로 들떠 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사는 동안 편안하고 걱정 없이 그리고 즐거운 삶을 기대한다.

그리고 남들과 어울리고, 남들을 도와주고, 도움도 받는 그런 생활을 꿈꾼다.

사는 동안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자기 혼자 어려운 일을 해결했다면 너무 좋은 일이지만 옆에 있는 사람이 나를 도와줘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면

특히 고마운 일이다.

나 혼자 일을 해결 못 하고, 도와줄 사람도 없으면 넓고 넓은 바다 위에 혼자 표류하는 처지가 되어 오로지 파도가 쓸어 가는 대로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는 없다.


조 배식은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었다.

부모나 학교 선생들이나, 같은 학교 동창들까지 그리고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까지 모두 자기에게 관심을 주고, 호감을 느끼고 협조한다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아직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과 안에서부터 이 생각에 차질이 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 리포트를 제출하고 평가를 받았는데 B+였다.

이 평가가 정말이냐?

내가 이 평점이면 대관절 누가 나보다 더 잘했다는 거냐?

조 배식은 열이 올랐다.


교수가 모범 리포트를 공개했다.


“ 거의 완벽한 리포트였습니다.

왜? 모범 리포트인지 보고, 다음 리포트 제출 때 참고들 하십시오.“


그 리포트는 물론 동석이 제출한 리포트였다.







공개된 그 리포트 제출자 이름은 가려져 있었다.


조 배식은 그 리포트를 보고 황당했다.

어떻게 이렇게 매끄럽게 문장을 작성하고, 어떻게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요점을 설명할 수 있나?

틀림없이 어디에 있는 모범 답안이나, 그동안 선배들이 다년간 제출한 리포트 중에 가장 모범적인 리포트를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 교수님 그 리포트, 우리들 중에서 제출한 건가요.”

누군가 질문을 했다.

질문을 한 사람도 조 배식과 같은 의심이 생긴 모양이다.


“ 맞습니다.

작성자가 여러분들 중에 있습니다.“


교수의 대답에 모두 옆 사람을 살펴봤다.

동석은 시치미를 떼고 앉아 있었다.


그 리포트 때문에 과 안에서는 모두 긴장했다.


조 배식은 황당했던 마음을 겨우 달래고, 대관절 누가 작성자인지 알아내고 말겠다고 결심했다.


첫 번째 문제는 이 리포트가 컴퓨터로 작성되어서 글씨체로는 알아낼 수가 없고, 인쇄된 복사기도 학교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알 수가 없었다.


학교 안에 있는 복사기는 사용할 때마다, 사용자 카드로 확인해야 복사가 된다.

복사기 사용 블랙박스인 셈이다.


조 배식은 그동안 누가 무엇을 복사해 간 건지 파악하려고 사람들이 없을

때 복사기 네 대의 기록을 복사해서 확인했었다.

조 배식의 능력은 해커 수준에 들어가 있었다.


첫 번째 리포트 평점이 나온 후, 모두 옆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서로 경쟁하는 환경이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냥 같은 과 동급생이고, 서로 몇 마디 말을 건네는 것으로 사이에 거리를 조금 두고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동아리가 되어 같이 지내야 하게 되었다.


도서관에서부터 시작됐다.

서로 자리를 봐 준다든지, 커피나 음료를 같이 마신다든지, 식당에 같이 가서 같이 식사를 한다든지 하는 사이로 돼 갔다.


그리고 마침내 치맥 집까지 같이 가서 어울렸다.


동석은 동급생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다.

재수를 했으니 당연하다.

대부분 나이가 한 살 어리고, 심지어 세 살이나 어린 막둥이도 있다.

이 막둥이는 어찌 된 셈인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그해에 고등학교 입학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고등학교로 껑충 뛰어 월반한 친구였다.

아니 월반이 아니라 월교를 했다고 해야 하나?


이 막둥이는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엉뚱하게도 여학생들이 몰려다니는 데 같이 어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학과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축에 드는 동석에게도 서슴없이 형이라고 부르면서 다가왔다.


도서관에서 이 막둥이가 체면 불고하고 막무가내로 맡아 놓은 여학생들을 위한 자리에 동석이 가끔 앉을 수 있는 일이 있었다.


한 번은 동석이 무심코 노트북을 펼쳐 놓은 채 볼일을 보러 갔는데, 이 막둥이가 동석의 노트북에 있는 리포트 파일을 보게 됐다.


다음부터는 이 막둥이가 동석에게 찰싹 붙기 시작했다.

막둥이가 여학생들의 치맥 타임에 자리를 같이했는데, 알콜의 영향으로 그만 지난번 모범 리포트 작성자가 동석이하고 실토를 하고 말았다.


여학생들에게는 김 동석은 재수생 출신이니까, 나이가 한 살쯤 많고, 생긴 게 훈남이어서 호감들을 가진 정도였었는데 그 리포트 작성자라고?


다음날부터 동석은 여학생들의 강력한 관심사가 되어 있었다.


겉으로 맨질 맨질한 남자들은 머릿속도 맨질 맨질해서 별 볼 일 없다고 선입관을 고수했던 여학생들이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왔다.



oooooooo



마약 담당 수사관 피터 송 경사는 얼굴이 TV에 나가는 바람에 작전이 시작돼야 현장에 참가한다.


잘 알려진 얼굴로 어디를 가든 상대방이 금방 송 수사관을 알아보니까 모른 척하고 상대방에게 접근할 수가 없다.


차에서 내려서 골목 입구에 몰려 서 있는 마약 혐의자들에게 두어 걸음 걸어가면 그들은 잽싸게 튀어 달아나 버린다.

누구를 붙잡고 말을 걸을 수 없다.


그러니, 송 수사관의 반장은 평소에는 아예 수사업무에서는 배제하고 있었다.

단지 작전이 벌어지는 현장이 있을 때는 맨 선두에 틀림없이 송 수사관을 배치했다.


오늘도 작전은 없는 날인가 보다.


송 수사관은 한인 타운에 있는 은행으로 향했다.

은행으로 들어가 경비에게 목례를 하고, 제니퍼 앞에 서 있는 줄 끝에 가서 섰다.


다른 은행원들이 앉아 있는 채, 구두 뒷굽으로 바닥을 딱딱 소리를 냈다.

송 수사관에게 “웰 컴” 하는 표시였다.

송 수사관은 거수경례로 답을 했다.


마치 서부극에서 죤 웨인이 기병대에게 경례하는 것처럼 말이다.


앞에서 줄이 조금 줄어들었는데, 거리에서 경찰차들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고속으로 은행 앞길을 지나갔다.

송 수사관은 길로 뛰어나와 승용차 운전석에 올라타고 저 앞에 달리고 있는 경찰차들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맨 앞에는 SUV 차 한 대가 과속으로 도망가고 있었다.

사거리 신호등이 빨간 불인데도 이 차는 그대로 통과했다.

길을 건너는 인도에 사람들이 서 있다.


동석은 도망가는 그 승합차의 속도를 우선 줄여줬다.

과속에 사람이 다치면 안 된다.

사거리에서 막혀 있던 경찰차들이 급하게 출발해서 도망가는 승합차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송 수사관도 그 뒤를 따라갔다.


도망가던 차가 한 골목 안으로 꺾어 들어갔다.

골목 중간쯤 놓여 있던 커다란 쓰레기통에 오른쪽 범퍼가 부딪치면서 차가 홱 돌더니 비스듬하게 건물 벽을 박고 섰다.


운전석에서 가방을 든 백인 남자가 황급하게 내려서, 옆에 있는 건물로 뛰어들어갔다.


골목으로 뒤따라 들어온 경찰차들이 정지한 후 경찰관들이 우루루 내려서 그 남자가 도망간 건물 입구 안쪽으로 따라 들어갔다.


송 수사관도 그 뒤를 이어 뛰어들어갔다.

건물 안은 앞으로 더 나가면 큰 길이고 그 큰 길에서는 몰려드는 경찰차들이 보였다.


도망자는 앞길로는 안 갔을 것이고, 갈 데는 이 층뿐이다.

경찰관들이 위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모두 대기 상태로 총을 들고 벽에 붙어 서 있다.


송 수사관이 그들 옆을 지나 계단 위를 한 번 확인하고 발소리를 죽여 올라가기 시작했다.


송 수사관이 이미 마약반 송 경사라고 밝혔기 때문에 경찰관들이 그 뒤에 바싹 붙어서 따라 올라갔다.


한 층을 올라간 다음, 송 수사관은 복도 입구에 서서 잠시 귀를 기울여 확인한 뒤, 경찰관 한 명을 보초로 그곳에 세워놓고, 또 한 층을 올라갔다.

이 건물은 다세대 주택인 셈이다. 2층부터 위로는 모두 셋집으로, 낮이라서 대부분 사람들이 거의 다 나가고 없지만, 그래도 노인이나 여자들이 있는 집이 있다.

어찌 됐든 출입구는 모두 잠겨 있을 거고, 문을 열려면 두드리든지 발로 차고 들어가야 한다.


송 수사관은 그런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하면서 한 층 한 층 올라갔다.

두세 층을 더 올라갔는데, 총소리가 나고, 옥상으로 나가는 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용의자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송 수사관은 옥상 문에서 옥상을 살그머니 내다보았다.

도망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일단 옥상으로 나가, 오른쪽으로 옥탑 벽에 붙어 한 걸음씩 코너까지 다가갔다.

코너에서 내다보려고 하는 순간,


“ 야!

가까이 오면 뛰어내릴 거야!

내가 뛰어내리면 아이는 절대 못 찾아!

내가 사라지고 나면 아이가 어디 있는지 그때 알려줄게!“


아하!

납치범이 요구한 돈을 들고 지금 도망가는 중이구나!

그러면 이 고층에서 뛰어내리게 하면 안 되지!


송 수사관은 도망자로부터 5m 정도 되는 거리로 다가갔다.


“ 요구 사항을 말하면 들어줄 수 있다.

그 아까운 돈 들고 뛰어내리면 너무 억울하잖아!

한 번 써보지도 못할 텐데 돈만, 나한테 넘겨 주든지.

그리고 죽기에는 아직 젊은데, 앞으로 사귈 애인들이 울게 생겼네.“


송 수사관은 너스레를 떨면서 조금씩 다가갔다.


“ 한 걸음만 가깝게 오면 정말 뛸 거야!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


말을 주고받는 동안 2m 정도로 가까워졌다.

송 수사관은 건너뛰기를 하는 육상 선수처럼 몸을 날렸다.


도망자는 사실상 궁지에 몰려 있었지만, 막상 이 높은 건물의 옥상 난간에

올라설 때부터 정신이 없었다.

아직 한 2m 정도 거리를 두고 있으니까,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 동양인 수사관이 휙 하고 다가왔다.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휘청하고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갔다.

그런데 발목을 잡혔다.

말 그대로 발목을 잡은 송 수사관의 뒤에 기다리고 서 있던 경찰들이

뛰어와 거들었다.


마침내 그 도망자, 아마 유괴범인 그 남자를 힘을 합쳐 끌어 올려, 수갑을

채우고 아래로 내려갔다.


시끌시끌한 건물 앞에서는 극성쟁이 카메라맨들과 보도 기자들이 몰려 서 있다가 송 수사관에게 몰려왔다.


하늘에는 귀신같이, 이미 경찰 헬리콥터보다 더 빨리 날아온 방송국 헬리콥터가 한곳에 머문 채, 프로펠라 소리를 요란하게 발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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