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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0,032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8.21 06:00
조회
135
추천
3
글자
12쪽

035

DUMMY

동석이네는 가족 모두 왕고모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다.

구시가지에 있는 왕고모님 동네에서는 동석의 엄마가 친딸같이 왕고모님을 보살핀다고 소문이 나 있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거의 매일 같이 부드러운 음식과 각종 건강식품들을 마련해서 가져다드렸고, 퇴원 후에도 한결같이 몸에 좋다는 것과 한약을 들고 왔었다.


일편단심 납북된 왕고모부님을 기다리고 있는 왕고모님은 동석의 엄마의 엄마, 그러니까 동석의 외할머니 대신으로, 동석의 엄마는 마치 자신의 친엄마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석은 외할머니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냥 외할머니는 없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왕고모님은 동석이네가 가져온 과일들을 들면서, 지난번 제주도에 여행 갔던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하고 있었다.


집 밖에서 갑자기 소란스러운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옆집은 명절이 되면 일개 소대쯤 되는 가족들이 모여드는 집안이었는데, 오래간만에 모인 가족들은 항상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 각각 흩어져 가고는 했었다.



옆집도 할아버지는 없고, 할머니만 있는 집이었는데, 아들도 많고 딸들도 많은, 대 가족이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소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난 것 같다.

술이 들어간 아들들과 딸들이 서로 목소리를 높여 욕을 하고 있다.


말을 들어보니, 할머니에게 살짝 와서 돈을 타간 아들과 며느리를 상대로 시비가 붙은 것이다.

술을 안 마셨을 때는 얌전하게 할머니에게 대하던 이 자녀들이 술만 마셨다 하면, 개차반이 되는 것이다.


동석은 술 마신 그들을 모두 손보기 시작했다.


몸속에 있는 알콜을 모두 방광으로 몰아갔다.

5초쯤 지나자 모두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화장실을 다녀온 그들은 머쓱해진 얼굴로 할머니에게 인사를 한 후 길로 나와 각자 타고 왔던 차를 타고 출발했다.


앞으로 그들은 할머니 집 문간을 들어서면 절대 술을 먹지 못할 것이다.

문에 동석이 설치한 전자 눈에 걸리면, 알콜 냄새가 아주 역하게 느껴져서 문을 나설 때까지 술 생각이 싹 가실 것이다.


그 할머니는 다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잘 모르는 분이라 평소에 동석의 왕고모님에게 와서 여러 가지 조언을 듣고는 했다.

왕고모님은 그 옛날에 그래도 소학교를 다니셨고, 시장에서 포목점을 아주 오래 하신 분이라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왕고모님 의견은 항상 100점이었다.


oooooooo


때아니게 112 신고가 동석에게 접속되었다.

시내 저쪽 작은 제조업 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미 119 불자동차가 출동 중이고, 경찰차가 두어 대 따라가고 있다.


동석은 불은 어찌할 수 없었다.

아무리 전자파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어도 불은 손댈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도 불구경을 한번 하기로 했다.

불은 샌드위치 판넬로 지은 공장 벽을 타고 지붕으로 타 올라가는 중이었다.


불은 공장의 일층, 배전반 쪽에서 시작해서 사방으로 번지는 중이었다.

공장 안에는 한 켠에 이 층으로 된 숙직실 겸 창고가 있었는데, 지금 그 숙직실 방안에는 외국인 근로자 두 명이 방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창밖으로 탈출하겠다고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동석은 재빨리 119 소방대원들의 무전기 안에 음성을 만들어서 공장 안 이 층 숙직실에 사람이 갇혀 있다고 말하게 했다.


소방차 한 대가 공장 뒤로 돌아가, 사다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손을 흔들고 있는 창문 방향으로 올렸다.

두 사람이 아래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소방서에서는 손해 예상액과 같이 사람들은 무사히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oooooooo


태평양 저쪽, 항구 도시에 있는 종합병원의 신경 전문의로 제법 유명한 박사 트리니티는 지금 의학적으로 희한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한 환자가 와서는 운전대만 잡으면 눈이 안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MRI를 비롯한 검사 장비로 모두 진찰을 했는데 아무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심지어, 혈액검사까지 했는데도 말이다.


또 다른 환자는 컴퓨터 키보드나, 핸드폰을 손에 들면 손가락이 뒤틀리고

손목이 아파진다고 증세를 말했다.


이 환자도 아무리 검사를 하고 진찰을 해봐도 전혀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닥터 트리니티는 결국 확실한 처방을 내릴 수 없었다.


“ 차를 운전하면 안 됩니다.

증세가 가실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또 한 사람에게도


“ 증세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는 말만 해줬다.


지금까지 치료한 여러 환자 중, 이렇게 치료가 불확실한 진단과 처방을 한 적이 없었다.


속이 상한 이 전문의는 인터넷에서 동일 증상의 사례를 찾아보았다.


아주 이상하게 바다 건너 한국에서 같은 증상의 환자 사례가 보고되고 있었다.


바로 닥터 트리니티는 한국의 그 증상을 올린 병원과 통화 시도를 하고 이메일을 교환했다.


이런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 모두, 어떤 사고가 생긴 뒤나, 오랜 시간 전자 제품을 사용한 뒤 이 증세가 생긴 것이라는 것 말고는 원인을 확실히 파악할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이 증상의 환자가 한국에서 먼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닥터 트리니티는 자기가 진찰한 결과를 인터넷에 올리는 일로 마무리했다.



oooooooo


작은 누나와 같이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좌석을 물휴지로 싹싹 닦은 작은 누나는 창 옆에 앉으면서 잔소리쟁이 아니랄까 봐 잔소리를 했다.


“ 동석아!

차에서는 휴대폰 들여다보면 안 돼!

난시가 되면 안경 써야 해.“


동석은 속으로 “내가 난시가 되는 일은 절대 없다.” 생각하면서


“ 이 난세에 난시라도 되면 난 놈으로 살 수 있겠네.” 했다.


“ 어디서 공자시대 드라마야!”


누나도 여간내기가 아니다.


동석은 자리에 앉은 채, 누나가 가방에서 꺼낸 메모장을 넘기는 것을 옆 눈으로 살펴보았다.

광고회사라는 데가, 사람들 홀리는 방법을 고안하는 데고, 방법을 생각해 내라고 직원들을 닦달하는 곳이라고 이미 동석은 알고 있었지만, 누나는 화장실을 갈 때는 물론이고, 시시때때로 이 메모장을 들고, 이리저리 메모장을 넘기며 아이디어를 쥐어짜고는 한다.


광고 한편이 나가고 나면, 또 광고한 성과를 따지니까, 광고를 만들어 내보낸 뒤에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광고주는 그야말로 이 세계에서는 왕 중 왕이라, 광고주 한마디 말은 신의 말씀이다.

그럼 왕은 누구냐고?

바로 광고회사의 팀장이지!


광고 의뢰가 들어오면 아이디어를 두세 개 뽑아내서, 팀장이 모두를 모아 놓고 디자인과 광고 문구, 컴퓨터 그래픽 등을 결정하고, 광고주에게 제안을 하는데, 소위 이 프리젠테이션에서 광고 안이 채택되거나, 변경되거나 하는데, 제일 허망한 것은 다른 광고회사로 광고주가 결정을 내릴 때다.


그야말로 신이 거부한 광고 안이 되는 것이다.

팀장을 비롯한 팀원 전체에게 스트레스 폭탄이 떨어지는 것이다.


동석은 누나의 스마트 폰에 전자 눈을 달아 놓고, 때가 되면 누나를 도와줄 생각이었다.


oooooooo


항구 도시의 마약 전담팀에게는 요즘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가끔 일어났다.


마약 사범들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는데, 이들을 검거한 후,

이 마약 업자들이 서로 총질까지 하게 된 것은 거래한 마약이 가짜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현금을 주고 마약을 받을 때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였는데 막상 밀봉된 봉투를 개봉하면 까맣게 재로 변한다는 것이다.


마약 전담팀에서는 과학 수사대에 검사를 의뢰했는데, 결과는 원래 마약이었을 것이라는 말과 왜 재로 변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오늘도 마약 거래가 의심되는 현장에서 마약을 거래하던 마약 업자들의 총격전이 일어나고 있었다.


어선이 밀집되어 있는 항구의 한 창고 안에서 서로 총질하는 소리가 벼락같이 울려 퍼졌다.


창고 밖, 양쪽 출입구에는, 한쪽은 마약 전담반이, 다른 쪽은 강력반 수사관들이 출동해서, 창고 문을 향해서 총구를 겨누고, 진입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력반장이 창고 문에 바싹 붙어서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테일러 강 수사관에게 명령했다.


“ 내부 상황을 보고, 진입 가능하면 바로 진입해!”


강 수사관은 차량이 들락거리는 커다란 창고 문 옆에 있는, 사람들 출입문을 살며시 열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강 수사관의 파트너가 그 뒤를 따라 들어간다.


동석은 내부를 확인했다.

창고 안에는 열 명 미만의 중국인들이 서로 패를 나눠서, 마치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것처럼 상대방에게 거의 무턱대고 총을 쏘고 있었다.

영화에서처럼 일어선다거나, 상대방을 정확하게 조준을 한다거나 하지도 못하고, 무턱대고 저쪽으로 총질을 하고, 머리는 어깨 밑으로 숙이고 있었다.


이제는 서로 뒤쪽으로 후퇴를 하기 시작했다.

강력반장은 저쪽에 포진하고 있는 마약반에게, 이쪽에서 이미 수사관들이 진입했으니까, 그 자리에서 가만히 대기하라고 전달했다.


마약전담팀장은 오늘 작전에서는 저놈의 강력반이 점수를 따게 생겼네, 하고 생각하면서 팀원들에게 상황을 알렸다.


총알에는 눈이 없다.

커다란 문은 차량이 출입하도록 폭과 높이가 넉넉했는데, 안에서 튀어나오는 총알로 벌집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이쪽 강력반이 대기하고 있는 곳도 마찬가지였다.


유탄에 맞지 않도록 엄폐물 뒤에서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


동석이 슬로우 모션으로 행동을 조정한 마약 업자들은, 그래도 손에 들고 있는 총의 방아쇠를 끈질기게 당기고 있었다.

강 수사관이 엉덩이를 치켜들고 뒤로 기어 나오는 마약 업자의 등에 올라타고, 총을 든 그 마약 업자의 손목을 리벌버 권총으로 내려쳤다.


뒤따라 들어오던 강 수사관의 파트너가 잽싸게 등 뒤로 쇠고랑을 채웠다.

연달아 엉덩이를 쳐들고 뒤로 기어오는 마약 업자들을 강 수사관과 파트너가 같은 방법으로 모두 잡아 눕혔다.


강 수사관이 보고를 했다.


“ 이쪽 용의자들 모두 검거 완료했습니다.”


강력반장이 저쪽 마약전담팀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마약반장은 즉시 창고 진입을 명령했다.


총을 들고 강력반 쪽으로 향해 엎드려 있던 마약 업자들을 모두 마약반 수사관들이 뒤에서 들어와 체포 완료했다.


마약 업자들을 모두 경찰서로 압송한 다음 과학 수사대가 들어와서 증거물들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증거물 중에는 마약이 밀봉되어 있는 비닐봉지들과 마약 대금으로 보이는

수십만 달러가 들어 있는 가방, 그리고 각종 총기, 발사된 총알, 탄피 등이었다.


과학 수사대 수사관이 현장에서 봉투에 밀봉된 헤로인을 작은 구멍을

내고 검사 장비로 채취했다.

스르르, 하얗던 헤로인 칼라가 봉투에서 꺼낸 것과 봉투 안에 있는 것들이 모두 연기도 없이 금방 까맣게 변해 버렸다.


“ 오우! 갓! 이런 건 처음 보는 현상인데!“


당황한 수사관은 헤로인으로 추측되는 하얀 가루가 들어 있는 봉투들을 모두 조심스럽게 커다란 증거 보관 백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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