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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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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0,027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9.05 06:00
조회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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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050

DUMMY

동석이 한인 타운을 봤을 때, 바로 그때 아버지 말들이 떠올랐고, 옛날의 우리나라 중국인과 지금 미국에서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한인으로 지금 경찰에 근무하는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어 주는 방법을 생각하고 마약전담반에 소속되어 있는 피터 송 경관의 뒤를 밀어주고, 강력반으로 순찰만 열심히 돌고 있는 테일러 강 경관을 하루아침에 영웅으로 만들어 버렸다.


TV에 강 경사와 송 경사가 영웅으로 보도가 되면, 심지어 녹화까지 해서, 몇 번을 되풀이해서 보는 사람도 있다.


이 도시에서 이제는 한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드물어졌다.


태권도 도장도, 한인이 운영하는 상점도 성업 중이다.


동석은 타향에서 열심히 사는 동포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oooooooo


조 배식은 마치 범인을 숨어서 따라다니는 수사관처럼, 계속해서 김 동석을 따라다니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동석의 아파트 입구에 가서 멀찍이 서서 기다리다가, 동석이 아파트에서 걸어 나와 등교를 하면 한 30m 뒤에서 따라간다.


강의가 끝나서 동석이 화장실에라도 갈라치면,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간다.

점심시간이면 동석의 뒤에 붙어 배식 판을 들고 배식을 받은 다음, 동석이 가까운 자리를 찾아 앉는다.


동석의 주변에는 동석의 팬(?)들이 항상 옆에 붙어 있어서, 조심한다.

누가 조 배식의 의도를 눈치채면 안 되니까.


강의가 다 끝나면 동석은 같이 몰려다니는 동아리들과 걸어서 하교한다.

그 뒤를 멀찍이 따라간다.


동아리들과 같이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에 들어가면 길 건너에서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서 있다.


마침내 동아리들과 헤어져서 동석이 아파트로 들어가면 그때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동석은 처음에는 조 배식을 그냥 개념 없는 동급생으로 생각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느 학교 출신이냐? 물었을 때, 이미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지나면서 같이 어울리지 못하는 조 배식을 좀 도와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데, 조 배식이 동석을 따라다니기 시작한 두 번째 날에 동석은 알아챘다.


무슨 속셈이지?

그리고 조 배식의 두꺼운 안경테에 미니 카메라를 부착시켜 놨다.


강의가 끝나고, 다음 시간은 한 시간 건너뛰어 같은 강의실에서 강의가

있다.


동석과 동아리들이 모두 강의실 밖, 잔디밭으로 나갔다.


동석은 자리에 노트북과 책들을 그대로 놔둔 채였다.


조 배식은 재빨리 찬스를 잡았다.

열린 채 그대로 있는 노트북을 보고, 그 노트북에 있는 모든 자료를 모두 다 날려버려야 한다고 결심했다.


노트북의 자판에 손을 올려놨다.


갑자기 눈이 침침해지고, 안경 렌즈에 스모그가 꼈다.

안경을 벗어들고, 손수건으로 안경을 닦으려고 하는데, 손가락에 힘이 빠지면서, 안경을 강의실 바닥에 떨어뜨렸다.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저 아래로, 안경이 톡톡 튀어 달아났다.

조 배식은 엉거주춤, 계단을 내려와 안경을 집어 들었다.

안경에 갈라진 금이 생겼다.


조 배식은 너무 황당했다.

그리고 이 좋은 찬스를 놓친 것이 너무 아까웠다.


기회는 또 있다.

조 배식은 단념하지 않았다.


oooooooo


주 이랑은 고향에서 정말 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다.

학교 교실에서는 모든 강의를 결사적으로 필기를 했고, 점심 시간에도 밥을 먹고 그 자리에 앉아서, 다음 시간 예습과 복습을 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바로 숙제를 하고, 일등 한 성적표를 보고 아버지가 큰마음 먹고 사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잘 때까지 컴퓨터를 들여다보았다.

모범생 아니랄까 봐, 컴퓨터 관련 자료를 중심으로 호기심을 해결하곤 했다.


밭에는 절대 출입금지였다.


이랑의 아버지는 초등학교도 겨우 나와서 물려받은 밭을 붙들고 근면하게 농사를 열심히 지었다.

결혼을 하고 이랑이 생겼다.

마침 초등학교 친구가 농산물 유통 센터에 근무하면서, 이랑의 아버지에게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오이와 토마토를 재배하면 모두 납품을 받겠다고 했다.


이랑이네는 태어난 이랑이 복덩어리라고 말하면서 오이와 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하고, 이랑의 집은 조금씩 형편이 나아지고 있었다.

같은 동네에서 여자아이는 보통, 초등학교만 졸업시키면 중학교는 보내지 않는다


그런데 이랑의 아버지는 딴생각 없이 이랑을 중학교에 입학시켰다.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그럭저럭 노는 것을 좋아하던 이랑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같은 동네, 여자애들이 집에서 농사일을 돕느라고 밭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일하는 것을 보고, 이랑은 자기가 특별한 사람이고, 그들을 봐서라도 학교에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성적이 일취월장해서 일등 한 성적표를 아버지에게 보여줬을 때, 아버지는 거의 환호하는 기쁜 소리를 냈다.

아버지는 이랑에게 절대 밭에는 나오면 안 된다.

너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그렇게 이랑은 열심히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그런데 이 지역에 태풍이 쳐들어 왔다.

논은 물론이고 밭까지 물이 차오르고, 강력한 바람은 비닐하우스는 물론 이랑의 아버지가 농산물 공판장으로 몰고 다니는 트럭까지 모두 못 쓰게 만들어 버렸다.


이제 대학에 가야 하는데, 아버지는 차를 새로 사고, 비닐하우스를 다시 세워야 하는데, 자금은 없다.


아버지는 농산물 유통센터에서 알선한 대출을 얻어 겨우 다시 일을 시작할

수밖에는 없었다.


아버지는 또 빚을 내서라도 이랑을 대학에 보낼 욕심이었는데, 이랑은 천만에, 아버지가 지금도 어려운데, 더 어렵게 하고는 싶지 않았다.


아버지 앞에서, 이랑은 지금 취득한 자격증만으로도 큰 도시에 나가면 취직을 할 수 있고, 그러면 돈을 모아 학비도 댈 가능성이 있는데, 또 빚을 내면은 안된다 하고 말했다.


이랑의 아버지는 절대 반대였지만, 이랑의 고집은 황소고집이었다.


결국, 이랑이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도시로 떠났다.

그 도시에 다행히 집안 먼 친척이 살고 있어서, 그 사람에게 간곡히 부탁,

부탁한 결과 물류창고에서 이랑이 우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이랑이 겨우겨우 생활비만 벌 수 있을 뿐, 마음대로 제대로 된 회사에 취직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랑에게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 왔다.

TV 광고에도 나오는 큰 회사에 들어갔단다.


그리고 이랑은 자기 주변의 모든 것을 카메라로 찍어 보내주기 시작했다.

사진에는 지금까지 말로만 들었던 회사 건물 앞에서 회사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랑과 이랑이 사는 고급스러운 숙소 안, 벼라별 물건을 팔고 있는 상점 같은 너무 좋은 장면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더니 돈을 부쳐오고, 동생들 선물도 따라왔다.


이랑의 어머니는 동네방네 이랑을 자랑하고 다녔다.

몇 달이 지난 뒤 이랑으로부터 아버지가 얻은 빚을 갚으라고 제법 큰 돈이

부쳐왔다.


이랑의 아버지는 너무 좋아서 며칠을 하루 종일 웃고 다녔다.

그동안 살면서 생긴 얼굴의 주름살이 모두 펴질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은 어엿한 가게 주인이 됐고, 이 도시에서 새로 지은 집에 살게 됐다.

아들은 이랑이 있는 도시의 대학에 다니고 있다.


이랑은 밑에 여동생도 고등학교부터 이랑이 데리고 학교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랑의 가족은 이랑의 성공으로 만사형통하게 됐다.


oooooooo


조 배식은 계속해서 김 동석을 파파라치처럼 숨어서 뒤따라 다녔다.


기회도 없고,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시점에 무슨 돌발 상황이 꼭 벌어져서 기회를 날린다.


김 동석은 그렇게 운도 좋은 놈인가?

조 배식은 항상 뱃속에 바이러스가 꿈틀거려서 고통이 심하다.


그렇게 한 학기가 끝났다.


동석은 방학이 되자, 집에 내려가서 아버지, 엄마에게 화요일에 내려와서 금요일에 상경한다고 말했다.


방학 동안 서울에서도 해야 할 공부와 일이 있다고 한 것이다.

두말없이 아버지는 승낙했다.


엄마는 잘 됐다, 동석이 따라서 서울 한번 가야겠다 했다.

아버지도 " 나두 갈 거야" 했다.

동석은 마지 못해 허락했다.



oooooooo


지난번 봄 커피숍에서 24시간 영어 과외를 하기로 계약한 김 인숙은 지금 초등학교 교실만큼 커다란 회사 사장실에서, 이 회사 사장 옆에 앉아서 열심히 영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이 회사 사장, 박 사장은 그냥 벼락부자가 아니었다.

큰 회사에서 과장까지 지내고 그동안 생각했던 제조업을 시작했었는데, 재직하고 있던 회사에 주로 납품하는 부품 소재를 생산하는 제조업이었다.

납품을 받는 회사에서는 자기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신용할 수 있었고, 납품을 받는 직원과도 안면이 있어서 편했으며, 생산된 부품 소재를 사용하는 부서에서도 말이 잘 통하는 이유로, 납품 실적이 항상 확보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중국에 이 회사가 생산 공장을 세우면서, 중국 공장에도 납품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중국으로 출장을 자주 다니는 경우가 생겼는데, 중국에는 거래 사무소가 홍콩에 있었다.


거래 업무를 하는 동안,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들과 자주 대면하게 됐다.

납품을 받는 현지 생산 공장은 중국이 정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상당한 부분을 중국 측에서 자본참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본 운용은 홍콩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홍콩의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현지인들은 홍콩 출신들이었다.


홍콩은 교육 자체가 영어 위주로 되어 있다.

영어가 공용어인 셈이다.


홍콩에 사는 사람은 중국 각지에서 들어 온 사람들인데,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사회 저변에 살고 있고, 주로 광둥 사람들이 중국 표준어와는 완전히 다른 광둥어를 사용하면서 살고 있다.



중국 각지에는 소수 민족도 많다.

자치구를 형성하고 있는 소수 민족은 그래도 좀 알려진 편인데, 그 소수 민족은 자기들 언어가 별도로 있다.

중국어나 광둥어로 그들과 언어 소통을 할 수 없다.

광둥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중국어로 말을 해도 못 알아 듣는다.


옛날에 “리더스 다이제스트” 라는 재미있는 기사만 발췌해서 싣는 포켓북 잡지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웃을 수만 없는 기사가 있었다.


홍콩이 중국에 속하기 전, 홍콩은 법관이 모두 영국인이었다.

한 사건이 접수됐다.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한 것이다.

영국인 법관이 재판을 진행하면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고소인 아내의 옆에, 그리고 남편의 옆에 각각 한 사람씩 통역이 붙어 있었다.


왜 그러냐고 법관이 물었다.

법원 서기가 설명했다.


두 사람은 각각 출신 종족이 다른 데 서로 말이 안 통해서 각각 통역이 필요하단다.


법관이 몇 년이나 결혼 생활을 했냐고 물었다.

칠 년이라는 답변이었다.


세상에! 칠 년씩이나 같이 살면서 말도 안 통하는데 어떻게 결혼 생활을

했단 말인가?

법관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 아내는 무슨 이유로 이혼을 신청했는가?”


통역들이 양쪽에서 부지런히 통역했다.

마침내 아내 쪽 통역이 말했다.


아내의 말은


“ 같이 결혼 생활을 칠 년을 했는데, 나는 아기를 낳지 못했다.

남편은 꼭 아이가 있어야 하는데, 내가 이혼을 해주고, 남편이 다른 여자를 얻어서 아기를 낳도록 해줘야 한다.“


법관은 한동안 이해를 하려고 머뭇거렸다.


판결이 어떻게 나왔냐고?


그것은 책에 안 나왔었다.


지금까지 궁금하다.


그렇게 혼돈되어 있는 이 홍콩의 언어 사회에서, 가장 그런대로 통하는 영어는 그것도 영국식 영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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