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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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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3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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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51

DUMMY

박 사장은 그래도 영어는 좀 한다고 자기를 믿고 있었는데, 홍콩에 와서 상대와 대화를 하다 보니까, 자기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고는 있는데, 첫째 알아먹기가 힘들었다.

소위 홍콩식 영어는 영어인데 박 사장이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가

아니었다.


그래서 영어 원주민 선생을 불러서 교육을 받아봤다.

어찌나 발음이 부드럽게 넘어가고, 속도가 빠른지 배워 먹기도 힘들었고, 무엇보다 홍콩식 발음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홍콩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과외 선생을 찾았는데, 어떻게 홍콩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다는 이, 김 인숙을 대학 알바 페이지에서 용케 발견했다.


김 인숙은 지금 이 유명한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는 학생이고, 그래서 박 사장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첫날 영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인숙 선생은 처음부터 막무가내로 영어만 사용했다.

한 단어 한 단어를 천천히 말했다.

박 사장은 곧 이해하기 시작했다.

저 우라질 홍콩 애들도 이렇게 알아듣게 천천히 말하면 안 되나?


박 사장이 인숙 선생의 말에 대답하면 발음을 고쳐, 자기가 되풀이해서 말한다.

곧, 지금 자기가 대답한 영어 발음을 고쳐서 말하고, 틀렸을 때는 다시 인숙이 천천히 들려준다.


그렇게 한 일주일쯤 지나가자, 박 사장은 이제 인숙이 가르치는 방법을 터득했고, 곧잘 따라가서 홍콩 영어의 생리도 알아차렸다.


사실상, 홍콩 영어로 짤막한 스피치도 가능해졌다.

박 사장은 역시 인숙이 인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요령 있게 가르치면 누가 영어를 못할까?

참말로 선생도 급이 다르구나.


홍콩 영어는 물론 영국식 발음도 인숙은 아주 세련돼 있었다.

상대에 따라서 적당히 발음을 조절하라고 인숙이 조언해 줬다.


사람들은 자기 모국어에 언어 중추가 물들어 있다.

모국어의 발음, 어조, 특히 리듬에 이미 물들어 있다.


일본어가 모국어인 일본인은 발음할 수 없는 한국어와 영어가 있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영어를 하면 일본인 영어 발음만 할 수 있고, 말하는 소리만 들어도, 일본 출신이구나, 하고 바로 알게 된다.


어느 나라 출신이든 영어를 할 때, 자기 모국어의 발음, 리듬을 완전히 버릴 수 없다.

부드러운 발음을 위해 자기 아이를 성형외과에 데리고 가서 혀를 수술하게

하는 미개한 부모도 그래서 생겨났다.


삼 주가 지나면서, 이제는 박 사장은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상 홍콩에서 업무에 사용하는 단어는 얼마 안 된다.

어휘도 늘상 쓰는 어휘로 고정되어 있다.


항상 같은 양식의 서류를 작성하고, 설명한다고 해도, 어느 범위 안에서 매번 비슷한 설명을 하게 된다.

그동안 사용했던 서류 양식과 거래할 때 주로 사용하는 대화를 모두 인숙이 차근차근 설명하고 사용하는 말들의 발음을 모두 교정해 들려주었다.


소위, 이제는 박 사장 귀가 뚫린 것이다.


당초 계약했던 한 달 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교습을 끝내기로 하고, 박 사장은 인숙에게 약속했던 강사료와 보너스를 지불했다.


oooooooo


동석을 따라 서울에 온 아버지, 엄마는 동석이 운전하는 경차 뒷좌석에 같이 앉아서, 감격했다.

둘째 딸을 낳고, 십 이년이나 지나서 늦둥이로 동석이 생겼을 때, 기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었다.


제대로 키울 수 있나?

다 자라서 독립할 때까지 뒷바라지할 수 있나?

동석이 자라는 동안, 위에 두 딸이 어찌나 이 남자 동생을 아끼는지, 엄마보다 더 극성스럽게 돌보고, 가르쳤다.


동석이 두 딸들의 감독으로 별 탈 없이, 고등학교에 다니나 싶었는데, 꾀쟁이 동석은 컴퓨터 오락에 빠져서, 말리고, 말렸는데도, 틈만 있으면, 아니 틈을 용케 만들어서, 컴퓨터에 붙어 게임에 빠졌다.


결국, 지원했던 대학에 불합격이 됐다.


아버지는 동석에게 다른 대학으로 입학하라고 했다.


그런데, 동석은 뜻밖에 고집을 부리고 재수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첫째, 컴퓨터 게임 금지, PC방 출입금지, 오로지 학원과 집만!


그런데도, 동석은 그놈의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외삼촌이 버리려고 구석에 처박아 둔 구형 컴퓨터를 꺼내놓고, 게임에 빠졌었다.


그리고, 그 돌발 상황이 발생했었다.


물론 아버지, 엄마는 어떻게 동석이 이렇게 잘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지금 이렇게 아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격스러웠다.


서울로 가는 내내 아버지는 웃고, 엄마는 쉴 새 없이 잔말을 계속했다.


서울에서 동석의 아파트에서 세 식구가 같이 지내는 동안, 동석은 부모님에게 학교 구경, 백화점 구경, 초대형 쇼핑 센터, 그리고 뮤지컬 공연까지 두루 모시고 돌아다녔다.


그동안에도 큰 누나, 작은 누나도 왔다 가고는 했다.


oooooooo


어디서 시끌시끌한 일이 벌어지면, 호떡집에 불났나? 하는 말을 했었다.


지금 중국의 이 대도시에서도 시끌시끌하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도시의 대부분 관청과 큰 기업체에 끼어들어 와서 모든 업무가 거의 중단될 위험에 처했다.


오염된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든 장소에서, 진땀을 흘리면서 바이러스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밤낮으로 24시간 교대하면서 바이러스 치료와 바이러스 최초 발생지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이랑의 회사와 회색의 공장만은 예외였다.

이랑이 설치한 바이러스 침입 방지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 곳곳에서 컴퓨터 작업은 모두 중단 사태였다.

생산 설비가 멈추고, 은행 거래도 수작업 말고는 불가능했다.


정부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전국에서 바이러스 퇴치 전문가들을 투입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난 뒤, 비상사태 처리본부에서 한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러스가 중국대륙에서 별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중국으로는 혹 같은 섬에서 시작된 것 같다는 것이었다.


담당자들은 이가 갈렸지만, 달려가서 해결할 방법도 없었고, 이 괘씸한 바이러스도 쉽게 치료되지 않았다.


하루가 더 지나고, 바이러스가 감염된 기관과 업체 명단이 작성되었는데, 단 두 곳이 빠져 있었다.


이랑의 회사와 회색의 공장이었다.

곧 이 두 곳을 확인하고 왜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못했는가 확인하기 시작했다.


비상 본부는 주 이랑을 주목했다.

주 이랑을 초빙하기로 했는데, 그냥 부르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저 위에 있는 국가 기밀 부서의 심사와 허가가 필요하고, 허가가 나야 주 이랑을 초빙할 수 있었다.



마침내 주 이랑에게 동원령이 떨어졌다.

비상 대책 본부에 들어간 주 이랑은 감염된 바이러스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했다.

동석이 이미 이랑의 무의식에 잠재시킨 바이러스 탐색 소프트웨어가 발동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의 형태를 탐지하고, 바이러스의 침투 경로를 추적했다.

경로 추적 시스템도, 이미 동석이 기억시켜둔 이랑의 무의식 속에서 살금살금 의식 속으로 넘어와 이랑의 손끝을 통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마침내 바이러스 침투 목적이 밝혀졌다.

동해안에 있는 상업 도시의 증권거래소가 이번 바이러스 침투의 최종 목적지였다.

바이러스로 공공기관의 전산 작업을 마비시켜서 전체적으로 혼란을 일으킨 다음, 최종 목적지인 증권거래소에 침투해서 역시 혼란을 조성시키고, 혼란을 틈타서, 위장 거래를 시행시킨 뒤, 해외 투자 펀드를 이용해서 거래 금액을 해외에 설치된 은행 계좌로 빼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랑은 바이러스 침투를 시작한 IP 번호와 주소를 확인했지만, 그 침투가 시작된 장소는 이쪽에서는 손을 댈 수 없는 해외에 있는 주소였고, 이랑이 할 수 있는 한계는 오로지 전염된 컴퓨터에 침투된 바이러스를 치료시키고, 예방하는 프로그램만 깔아주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세 시간 조금 지나서 이랑은 바이러스 치료가 끝났다고 비상 대책 본부장에게 보고했다.

비상 대책 본부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얼굴에 희색이 돌고, 간부들은 긴장했던 얼굴 표정들이 모두 풀려서 심지어 허탈해 보이기도 했다.


비상 대책 본부장과 주 이랑이 마주 앉았다.


“ 주 이사님!

너무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주 이사님 아니면 어쩔 뻔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주 이사님 오기 전에는 눈앞이 캄캄했었습니다.

앞으로도 또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이랑은 일단 바이러스 예방 프로그램을, 감염됐던 전산 장비 모두에게 설치해놓기는 했는데, 해커들의 재주가 날로 발전하고 있어서, 앞으로 두고 볼 수밖에 없다고 대책 본부장에게 말했다.


주 이랑은 다시 한번 능력을 발휘하고, 회사로 복귀했다.

회사에서는 이랑에게 업무 보고를 받고는 임원들 모두 이랑을 치켜세우고, 우리 회사야말로 최고로 우수한 기술 수준을 가진 회사라는 생각으로 코들이 높아졌다.


*****


동석은 이 바이러스 소동이 일단 끝나는 것을 확인하고, 바이러스를 유포시키기 시작한 장소로 찾아가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해커를 확인했다.

이 해커는 이제 겨우 24살의 대학 중퇴생이었다.


이 해커의 전적이 수없이 많았는데, 주로 유명한 게임에 끼어 들어가서 아이템을 사기를 쳐서 팔거나, 도박프로그램에 슬쩍 끼어 들어가서 승률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바꿔놓고, 도박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홈페이지나 앱 운영자들을 골탕을 먹이고 있었다.

이 해커는 먹튀 작전으로 바이러스를 이용하고 있어서, 아주 빨리 후퇴를 하는 바람에 발각되는 일도 없었고, 그 대신 수입도 많지 않아서, 그냥 며칠이면 바닥이 났었다.

모처럼 크게 한 건을 하고 싶어서, 바다 건너 증권거래소를 타깃으로 하고, 주위의 공공기관에는 혼란만 일으켜 목적을 숨겨 놨는데, 어렵쇼, 아직 증권거래소에서 허위 거래를 마치기도 전에 어떻게 된 것인지, 바이러스가 잡혀버리고, 코앞까지 IP 주소를 추격해 왔다.


이 해커는 지금까지 이렇게 낭패를 본 적이 없었다.

슬그머니 약이 올랐다.

자기보다 더 레벨이 높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해커는 컴퓨터를 꺼놓고, 긴 의자에 벌렁 누운 다음 눈을 감았다.

한동안 무엇을 잘못했나 생각을 하고, 다시 한번 시도를 해서 무엇을 바꿔야 할지 체크해보기로 했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컴퓨터에서 온 버튼을 눌렀다.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


노트북을 백팩에서 꺼내서 화면을 세우고, 다시 온 버튼을 눌렀다.

화면이 뜨지 않는다.

휴대폰을 들고 휴대폰으로 인터넷 연결을 하려고 했는데, 이 휴대폰도 켜지지 않는다.


이 해커는 자기 손으로는 컴퓨터도, 노트북도, 휴대폰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그날 알게 되었다.


김 동석은 그동안의 자기 능력을 업그레이드시켜서 그 해커의 눈동자 수정체 안에 초소형 전자파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그 해커가 눈으로 보는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등, 전파로 가동되는 기기는 해커가 1m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모든 전자제품이 완전히 아웃되도록 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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