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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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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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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4,313

작성
19.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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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042

DUMMY

제니퍼는 정신이 없었다.

은행 강도가 들어오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하는 대응 방법을 교육받기도 했었는데 얼굴에 복면을 쓴 남자가 총구를 디밀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하라는 대로 손이 움직이고, 눈에는 앞에 있는 총만 보일 뿐이었다.

총소리가 나고,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바닥에 팍 쓰러졌다.

반사적으로 제니퍼도 바닥에 엎드렸다.

피터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대로 제니퍼는 데스크 밑에 붙어 있는 비상벨을 눌렀다.

그리고 911에 전화를 했다.


피터에게서 떨어져 저쪽에 서 있던 복면강도는 느닷없이 정신이 혼미해지고, 바닥에 자빠진 다음 곧 엄청난 고통이 몰려왔다.

하도 아파서 곧 죽을 것 같았다.

숨도 못 쉬게 아파서 피가 흘러나오는 종아리를 양손으로 잡고 비명만 질렀다.


이쪽 데스크 앞에 서 있던 강도도 마찬가지였다.

자기 종아리를 양손으로 틀어쥐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영화에서처럼 총을 한 방 맞고도 반격을 한다고?

천만에!

실제로는, 몸 어디든 총을 한 방 맞으면 총 맞은 곳을 잡고 누워 있을 수밖에는 없다.

우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권투에서 어퍼컷을 정통으로 맞은 것처럼 완전히 충격에 싸여 그로기 상태가 된다.

어퍼컷을 정통으로 맞은 헤비급 권투 챔피언이 바닥에 녹다운이 되는 것과 똑같은 상태가 된다.


이 두 사람 모두 그 상태가 됐다.


바닥에 고정된 쓰레기통에 수갑으로 묶여 누워 있는 강도는 아직도 얼떨떨했다.

느닷없이 총이 발사되더니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넘어지면서 팔꿈치를 딱딱한 바닥에 호되게 부딪쳤는데, 아마도 골절이 된

것 같았다.

순간 딱딱한 두 다리가 목을 졸랐다.

총을 들고 있던 손으로 목에 감긴 다리를 풀려고 하는데, 한쪽 팔이 뒤로

꺾이면서 손목에 수갑이 덜컥 채워졌다.

쓰레기통은 밑에 다리가 달려 있는데 그 다리는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

쓰레기통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도주용 차의 운전석에서 친구들이 은행을 털고 나오면 재빨리 출발한다고 미리 시동을 걸어 놓고 기다리고 있던 남자는 은행 안에서 총소리가 나자


“ 아이! 바보들, 뭣 때문에 총을 다 쐈냐?

얼른 튀어나와라! “하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도망갈, 앞쪽을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운전석 문이 열리더니 누가 뒷덜미를 잡고 밖으로 끌어냈다.


“ 내가 85kg 몸무게 사나이인데 어떻게 나를 이렇게 잡아끌 수 있지? 그것도 한 손으로 말이지. “하는 생각이 났다.


사람이 앉아 있을 때, 그 사람의 몸무게는 반쯤 된다.

의자 위에는 그 사람 몸무게 반만 걸려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앉아 있는 사람을 잡아당길 때, 두 손으로 잡아당기면 그 무게를 다 들어야 하지만, 한 손이라도 귀퉁이를 잡고 옆으로 잡아당기게 되면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저항 없이 잡아끌 수 있다.


바닥에 넘어지면서 왼손으로 포장된 바닥을 짚었는데, 손바닥이 쓸려서 껍질이 벗겨진 것 같았다.

손목에 수갑이 끼익하고 채워진 뒤 등 뒤로 팔이 꺾이고, 다른 손목에도 수갑이 채워졌다.


경찰차들과 구급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경광등, 구급차의 쌍라이트가 번쩍이면서 거리는 꽉 막혔다.


피터는 은행 안으로 들어가서 제니퍼에게 다가갔다.


수사관들이 들어와 현장을 파악하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밖으로 내보낸 뒤 과학 수사대가 들어와 작업을 시작했다.


피터는 아직도 덜덜 떨고 있는 나이 먹은 남자를 부축해서 밖에 있는 구급차로 데리고 갔다.


각종 매스컴 취재 차량들이 몰려들고, 방송국 헬기까지 상공에서 돌아다녔다.


피터의 진술을 강력반에서 확인했다.


“ 송 경사!

왜? 우리 강력반으로 안 와?

우리한테 넘어오면 다음에 경위로 승진시켜 줄게.“


강력반장이 웃으면서 말했다.


“ 뭘요.

마약반에서 승진할게요. “피터도 웃으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제니퍼에게 가서, 아까 데이트 신청을 하는 글을 쓴 은행 예금 인출 신청지를 제니퍼에게 주었다.


제니퍼는 눈이 커지면서, 그 신청서를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승용차로 걸어가는 피터에게 매스컴 기자들과 카메라들이 몰려들었다.

겨우 그곳을 빠져 나와서 마약 수사대로 돌아갔다.

수사반에 들어가자


“ 아니, 송 경사!

이제는 다른 부서에 알바도 하는 거야?

TV에서 난리도 아니구만!

완전히 중국 영화 보는 것 같았어! “하고 말들을 했다.


“ 저쪽에서 스카우트하겠다는데.” 피터의 말에


“ 에 에, 그쪽은 강 경사가 있잖아!

욕심도! “반장이 한마디 했다.


oooooooo


동석은 학교 강의가 끝나면 학교 앞에 있는 서점을 찾아가서 예정한 책들을 사고, 단골로 가는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이미 옛날에 출판된 책들은 도서관에서, 새로 출판된 책은 서점에서 산다.


어느 책부터 시작할까 하고 있는데 저쪽 뒤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 한 시간에 얼만데?”


“ 오만 원.”




무슨 일인데 한 시간에 오만 원이냐?

동석은 궁금했다.


두 사람은 보기에 아무래도 대학생 같이는 안 보였다.

이십 대 후반쯤으로 보이고 특히 복장이 정장 차림이었다.


동석이 새로 산 책을 보고 있는데, 차림새가 대학생처럼 보이는 여자가

들어오더니 그 두 남자에게 다가갔다.


“ 약속하신 분들인가요?”


“ 김 인숙 씨죠?”


말이 오가는 중에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파악했다.


남자들의 말에 의하면 자기들 회사 사장이 영어 개인 교사를 구하고 있는데, 24시간 같이 생활하면서 영어를 가르치면 한 시간에 시급으로 오만 원을 주겠다.

이 일은 대외비로 하고, 외부에는 개인 비서인 것으로 한다.


어느 벼락부자가 돈은 있는데, 영어 울렁증으로 제대로 행세를 못 하는 모양이다.


영어를 잘하는지 테스트를 하고 채용해야 하는데 이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면 최소한 영어 토익 점수가 높은 사람일 테니까 믿을 수 있다.


마침내 양쪽에서 말이 맞아서, 여름 방학 때 한 달 동안 영어 교습을 하기로 하고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를 나갔다.


동석은 다소 의심스러운 느낌을 받았지만, 지금은 아무런 증거가 없어서


여름 방학이 되면 확인하기로 하고, 그 세 사람의 전화기만 확인해놨다.


이 대학 재학생들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집안이 부유해서 학비는 물론이고, 용돈은 주머니에서 고액권이 삐져나올 정도로 넉넉 한 학생과 장학금을 차지하지 못하면 등록을 못 하고 용돈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봐도 동전밖에는 없는 처지의 학생이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대학에 재학한다고 하면 어디서나 과외 선생으로 대환영이고 알바처럼 과외 교습으로 나가면 용돈은 물로, 등록금도 확보할 수 있다.


그래도 시급이 오만 원은 좀 그렇고, 더구나 24시간이라니, 의심스럽다.


oooooooo


동석의 타게트, 조 배식은 요즈음 딜레마에 빠졌다.

과 안에서 아무도 조 배식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완전히 왕따가 된 처지인 것 같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모두가 공붓벌레인 외고에서 항상 톱을 하는 바람에, 반에서는 그가 무슨 방법으로 공부를 하는 건지 알고 싶어서, 친한 척하고

말을 걸어오고, 선생들도 인정을 해주고 했는데, 여기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심지어 여자애들도 그에게 다가와서 친한 척을 하고는 했었다.


그러나 이 대학에서는 알고 보니 같은 과에 다니는 애들은 모두 자기 학교에서 톱만 했던 애들이고, 여자애들은 한술 더 떠서, 남자 동창들에게

짝사랑으로 되어 있어서, 강의실 입구에는 여자애들에게 온 러브레터가 한 뭉치씩 쌓여 있었다.


조 배식은 다른 방법은 없다.

죽으라고 점수를 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점수를 올리면, 모두 나를 보는 눈들이 달라질 거다.

그렇게 결심하고 점수에 매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이 대학, 이 학과의 점수는 숫자로 되는 것이 아니라 무슨 A + 어쩌구 하는 것으로 성적이 나온다.

점수로 석차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시험 문제도 사지 선택, 이런 것은 아예 없고, 시시때때로 리포트를 제출하란다.


리포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 건가?

문장력이라고는 안부 편지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는데, 리포트 제목을 교수가 불러 주고 10페이지 이상으로 작성하라고 할 때, 막막하기만 했다.


아니 이공계에서 10페이지 이상, 글로 써서 리포트를 제출하라니 여기가 문과인 줄 아나?

조 배식은 끙끙댈 수밖에 없었다.


oooooooo


주말이 돼서 주 이랑은 동생을 데리러 대학 기숙사로 차를 몰아갔다, 동생 녀석은 아닌 말로 촌놈이라서, 얼떨떨한 도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숙사, 같은 방에 있는 세 학생들도 시골 출신이나 타 도시 출신들이라서, 이 도시 출신들처럼 촌놈 취급은 안 한다는 것이었다.


주말마다 누나가 데리러 오는 이랑의 동생을 오히려 부러워하고 있었다.

오늘도 이랑은 동생을 데리고 서점부터 갔다.


동생이 필요한 참고서를 찾는 동안 이랑도 요즘 나온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이 책 저 책을 뒤적이고 있었다.


책을 들고 옆에 서 있던 남자와 부딪쳤다.


“ 미안, 미안, 죄송, 죄송.”

그 남자가 그러면서 이랑을 내려다보았다.

이랑보다 키가 30cm쯤 커 보였다.


웃기게도 코밑에 숯검정처럼 수염을 달고 있는 이 사람은, 나이도 별로 안 많은 것 같은데 노숙하게 보이려고 애를 쓰는 모양이다.

키 큰 사람은 싱겁다고, 그 수염 때문에 더 싱거워 보였다.


그다음은 더욱 싱거운 짓을 했다.


느닷없이 이랑에게 자기 명함을 건네주었다.


“ 신천지 부동산 개발”


홍콩에 주소를 둔 회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 저는 왕 타이라고 합니다.

회사 부지, 공장 부지, 아파트, 주택, 상가, 모든 부동산, 매매, 월세를 취급하고요, 주식 투자도 안내하고, 미팅도 주선합니다.“


이랑은 어안이 벙벙해져서 이 남자를 다시 한번 올려다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책을 고르고 있는 이랑에게 이 남자는 숨도 안 쉬는지 기관총처럼 자기 말만 쏘고 있었다.


비교적 조용한 서점 안이 그래서 조금 소음이 생기고 있는데 마침내 동생이 고른 책을 들고 이랑에게 왔다.


이랑은 동생을 데리고 계산대로 가서 카드로 책값을 계산했다.

남자는 그래도 계속 따라와서 이랑이 카드로 계산하는 것을 보고 서 있었다.


이랑과 동생이 서점을 나와 차에 타고 출발할 때까지 따라오면서 연락처를

달라고 졸랐다.


그 사람 왕 타이는 절반은 사기꾼이었다.


인터넷에서 매매 물건이 나오면, 열심히 자기 휴대폰에 저장을 해서, 누군가 집이나 상가를 구한다고 하면, 잽싸게 소개를 하고 인터넷에서 찾은 매매 물건의 주인과 상담을 한다.


사실상 무허가 부동산 중개인인 셈이다.


오늘도 먹이를 찾아 벌판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이곳저곳을 들락거리다가, 이 대형 서점에 들어왔는데, 입고 있는 옷이 제법 고상하고 세련돼 보이는데 순진할 것 같은 여자를 발견했다.


그 여자가 이동하는 길목에 일부러 서서 기회를 엿보았다.

마침내 계획대로 부딪쳤다.


그리고 아직 학생처럼 보이는 여자를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한 마디라도 대꾸하면, 물고 늘어질 참이다.

대학 신입생처럼 보이는 남자애가 와서 누나 어쩌구 했다.

계산대로 가는 두 사람을 따라갔다.


계산하는데 서점 주인의 말에 이 반 사기꾼은 깜짝 놀랐다.


“ 주 이사님 매번 감사합니다.

저번에 회사로 보내드린 책들은 잘 배달이 됐지요?“


여자가 내민 카드는 결제 한도가 아주 많은, 일반 사람들은 보지도 못하는 카드였다.


여자에게 더욱 다가가 따라갔다.


여자는 주차장에 있는 고급 승용차에 타더니 차를 뒤로 빼서 출발했다.

승용차 옆에 “ 상하이 전자 개발 공사” 그리고 회사 로고가 붙어 있었다.


왕 타이는 드디어 대박을 터트릴 운수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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