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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0,024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9.02 06:00
조회
102
추천
2
글자
12쪽

047

DUMMY

이 대학은 소위 명문대 중에 들어가 있는 대학이라서, 대학 로고가 붙어 있는 점퍼나 조끼를 입고 다니면, 한번 보고는 다시 본다.

조 배식은 이 옷들을 사랑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학교 로고가 있는 옷을 입고 다니고, 출입증도 목에 항상 걸려 있다.


그런데 조 배식은 그 녀석이 그런 로고 달린 옷을 입고 있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 녀석은 평범한 계절에 따른 옷을 걸치고, 무표정한 얼굴로 살고 있다.

오늘은 금요일이다.


강의는 모두 오전으로 끝이다.

오늘, 저 녀석이 제법 산뜻한 옷으로 입고 강의실에 들어왔다.


막둥이가 그에게 물었다.


‘ 형, 오늘 어디 가?“


“ 응, 집에 내려갈 거야.”


“ 차 몰고?”


‘ 응.“


“ 얼마나 걸려?”


“ 한 시간이면 들어가.”


둘이서 말하는 소리를 듣고 조 배식은 또 배가 불편해졌다.

저 녀석이 차를 몬다고?

자가용인가?

나는 아직 운전도 못 하는데.


강의가 모두 끝나고 건물을 나오는데 여자애들이랑 막둥이가 현관에 서 있다.


“ 금방, 형, 올 거야.

전철역까지 태워달라고 했어.“


막둥이가 말했다.


여자애들이 모두 웃고 떠들면서 그 자리에 서서 그 녀석을 기다렸다.


염치도 없지, 전철역까지 제법 걸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콧대 높은 이 학과

여학생들이 기다리고 서 있냐?


차를 얻어 타겠다고 서 있는 꼴들이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조 배식은 너무 배가 아파지기 시작해서 뒤돌아 화장실로 갔다.


그리고 이런 일이 금요일마다 매번 되풀이됐다.



oooooooo


화창한 날씨다.


전산 센터 전 직원과 가족들이 회사 미니 버스를 타고 리 메잉의 고향인 어촌으로 야유회를 가고 있다.


도시에서 한 시간 거리인 이 어촌은 수 백 년 전부터 어촌이었고, 어촌의 특성상 나이 먹은 할머니들이 많은 곳이었다.


전통적으로 과부가 많은 곳이었다.

배를 타고, 그것도 거의 쪽배인 목선을 타고 바다에 나간 어부들은 느닷없이 닥치는 태풍을 만나면,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날에 제사를 올리는 집들이 많다.


최근 들어 그나마 동력선이 늘고, 일기 예보도 있어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저 위쪽에 신도시와 공단이 들어서면서, 이 어촌도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어선들이 모여들기 시작해서, 항구의 방파제가 더 늘어나고, 내항이 커져서 수산물 공판장이 정식으로 들어섰다.


신도시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도매상들이 자리를 잡았고, 그냥 빈 백사장이였던 바닷가에 모래사장을 앞에 두고 횟집과 작은 모텔들이 들어섰다.


휴일이 되면 도시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성시를 이룬다.


리 메잉의 부모는 이곳 토백이라서 몇 대를 걸쳐 이곳에서 살아왔다.

주변에 모두 친척들이 있고, 내륙으로 조금 들어가면 리 씨 집성촌도 있다.


물려받은 전답이 조금 있었는데, 메잉이 태어나자, 메잉의 부모는 크게 결심을 했다.

자식이라고 하나뿐인 메잉을 제대로 교육시키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농사로는 너무 어렵다.

결국, 물려받은 전답을 팔아 이 어촌으로 나와서 선박에 들어가는 소모품을 파는 어구 상을 시작했다.


메잉이 다행스럽게 학교를 졸업하고, 도시에 있는 로펌에 취직을 했다.

아는 친척이 알음알음으로 추천을 해준 덕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TV에 광고도 나오는 큰 회사로 옮기더니 로펌과는 비교도 안 되는 월급과 숙소를 줬다.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메잉을 보면, 아이고, 참 딸 하나 잘 키웠다고 칭찬을 하고 있다.

메잉의 부모는 그냥 기쁘기만 했다.


처음에 메잉과 같이 숙소를 가 본 메잉의 엄마는 그 고급스러운 시설에 입이

딱 벌어졌고, 아버지 갖다 드리라고 지하에 있는 상가에 내려가서 그 비싼 물건들을 사 줬을 때는 너무 얼떨떨했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메잉의 아버지에게 설명을 했다.


이제는 우리 메잉이 완전히 성공했는데, 앞으로 메잉의 짝을 어디서 구해 줄 건지, 우리 힘으로는, 이 주변에서는 메잉의 짝이 될만한 총각이 없지 않은가.


결국, 메잉의 짝은 메잉이 있는 곳에서 메잉이 찾는 수밖에는 없다.


“ 우리 메잉은 여기서는 결혼시킬 남자가 없어요.

잘생기고 부자인 남자가 어디 있나요?“


메잉의 엄마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랑 겸 걱정을 늘어놓았다.


oooooooo


미니 버스가 어촌의 입구에 도착했다.

회사 로고가 붙은 이 버스를 주차장 관리인이 주차장 맨 앞에, 출입하기 좋은 장소로 안내했다.


버스가 서고, 모두 내렸다.


주 이사를 비롯해 팽 지룬, 리 메잉, 부속 여직원, 팽 지룬의 아내와 딸, 그리고 이랑의 동생, 버스 기사, 이렇게 해서 여덟 명이 예약해서 안내원이 주차장까지 마중 나온 그 뒤를 따라서 해변가로 걸어갔다.


백사장이 내려다보이는 식당의 큰 방에 모두 들어가 원형 식탁에 둘러앉았다.


메잉의 부모가 들어왔다.

주 이사까지 모두 일어나 인사를 했다.


메잉의 부모는 말로만 듣던 주 이사를 보고, 구십 도로 인사를 했다.


“ 세상에! 나는 말로만 들었을 때는, 측천무후 같은 여걸로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보니 TV에 나오는 여배우같이 날씬하고 예쁜 여자네!

어떻게 저리 앳된 아가씨가 이렇게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지?

메잉이 얘기한 것처럼 정말 선녀인가 봐!“


메잉의 부모는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주 이사는 서슴지 않고 메잉의 부모를 합석시켰다.

메잉의 부모는 사양도 못 하고 주 이사가 자리에 앉으라는 대로 자리에 앉았다.


화기애애한 말들이 계속됐다.


예약했던 코스 요리가 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했다.

메잉의 부모는 이곳에서 살면서도 이런 비싼 음식들은 말로만 들었고, 보고 먹는 것은 처음이다.


모두 얼굴이 하얗고, 세련된 이 사람들과 격의 없이 웃고 말을 나누는 자기들 딸인 메잉도 너무 예뻐 보인다.


“ 여기도 지금 많이 바뀌고 있지요?”


주 이사가 메잉의 아버지에게 물었다.


“ 아이고, 그럼요.

사람들이 많아지고, 가계들도 많아지고, 장사는 그런대로 잘 되는 편인데, 유원지 입구 쪽은 관에서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라서, 일반 사람들은 그쪽에서는 장사할 수 없어요.

관에서 인정하는 사람들만 그곳에서 기한을 정해 가게를 열 수 있으니까요.“


주 이사는 그 말을 듣고


“ 그럼 메잉의 아버님도 관에서 허가를 받으면 그곳으로 가계를 옮길 수 있나요?”


주 이사의 말에 모두 메잉의 아버지에게 시선이 몰렸다.


“ 그럼요, 그곳으로 가기만 하면, 해수욕장 입구가 되고, 부두로 들어가는 초입이 돼서 손님도 많아지지요.”


“ 그럼 제가 관에 한 번 말을 해볼게요.”


주 이사가 말을 하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 축하, 축하합니다.

가게를 열면, 꽃다발을 보내겠습니다.“


모두 메잉의 아버지에게 축하를 했다.

얼떨떨한 메잉의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 주 이사와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수 박에는 없었다.


메잉이 일어나 조금 울먹이는 소리로


“ 사랑해요!

주 이사님! “했다.


“ 어?

메잉의 자기 스타일이 주 이사님이었어?“


팽 지룬의 말에 모두 웃었다.


메잉의 부모는 믿기 힘든 일이지만 이, 주 이사라는 천사는 틀림없이 그동안 부러운 눈으로 보기만 했던, 관이 운영하는 그 가계를 얻게 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oooooooo


다음 주, 메잉은 고향의 관청에 아버지와 같이 가서 그 관이 관리하는 가게를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0년이고, 20년 후 분양 신청을 하면 분양을 받는 조건이었다.

지금까지 여기에 있는 가계들은 3년이 계약 기간이었다.

더구나 가게 자리도 아주 좋은 위치에 있었다.


메잉과 아버지가 그 가계를 보러 갔다.

이미 전화를 받고 너무 좋아 흥분한 메잉의 엄마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세 식구가 가게 앞에 섰다.

넓고, 앞에는 기념품 가계, 그 옆으로는 편의점, 슈퍼, 이 층으로는 식당, 이미 다 들어차서 상권이 형성되고 있었다.

진짜 좋은 목을 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제 메잉에는 이곳을 차지하고 장사를 할 수 있고, 이 층을 올리면 세도 받을 수 있다,

대지 면적이 커서, 삼 층으로 올려도 될 것 같다.


메잉이 출입구 문을 열고 가계 안으로 모두 들어갔다.


메잉의 부모는 그 자리에 선체, 두 손을 모으고 주 이사와 부처님에게 감사를 했다.


oooooooo


김 동석은 하루하루가, 매주가 똑같은 생활을 한다.

일어나 걸어서 등교를 하고, 강의에 빠지지 않고 출석하고, 강의 시간이 떠서 다음 강의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으면, 다음 강의실 근처에 가서 풀밭이든 벤치든 앉아 있다.


같은 과 동급생들도 그런 동석을 따라 같이 모여 있다.


조 배식만 어디서 데려온 놈처럼 먼 데서 겉돈다.

무슨 리포트 제출이 이렇게 많은지, 리포트 짜깁기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모범 답안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이미 선배들이 제출했던 리포트를 찾느라고 너무 바쁘다.


그런데 이 녀석을 따라다니는 애들은, 그러니까 여자애들과 막둥이, 거기에다가 눈치 빠른 남자애들이 합류를 해서 아주 한 동아리로 뭉쳐 다닌다.


여지없이 조 배식은 왕따가 됐다.

아직 첫 학기 중간인데 말이다.


목요일이 되면, 이 동아리들이 같이 어디로 놀러 간다.

오후 강의가 일찍 끝나는 이유다.


강의실에서 서로 말을 나눈다.


어느 영화가 괜찮다.

어디서 무슨 행사가 있다.

무슨 전시회가 어디서 열리는데, 우리 모두 꼭 봐야 한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튀어나오면, 결국, 그 녀석이 가자고 하는 곳으로 결정이 되고, 모두 그 녀석 말에 따른다.


조 배식은 구제 가능성 없는 처지가 된다.

같이 가자는 말도 조 배식에게는 하지도 않는다.

같이 가자는 말도 없는 데 따라갈 수도 없다.


목요일 오후에 아무도 옆에는 없고, 혼자서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모든 저주와 대한민국의 모든 욕을 마음속으로 그 녀석에게 퍼 붙는다.


지금 나는 다음 주에 제출해야 하는 리포트만 세 개나 된다.

두 개는 그럭저럭 초안을 잡았는데, 하나는 아직 초안도 못 잡고 있다.


그런데 이 녀석과 그 동아리들은 어찌 된 셈인지 모두 다 끝낸 것 같다.

도서관에서 이 녀석이 모두에게 코치를 한다.


참고 자료는 무엇 무엇이고, 중심은 무엇으로 잡으면 된다.

코치를 받은 대로 모두 리포트 작성을 한다.

네비게이션이 달린 차를 모는 것과, 낡아빠진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차를

모는 것은 아예 시작부터 다른 것이다.


조 배식은 이 세상이 지금 나를 우롱하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그 녀석을 따라잡을 방법도 생각이 안 난다.

그리고 미워도 한참 밉다.


조 배식은 속으로 크게 결심을 했다.

이 녀석을 물리적으로 공격을 하기로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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