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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Jyny )님의 서재입니다.

인간아 ! 어디로 ?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지니(Jyny)
작품등록일 :
2019.07.18 23:39
최근연재일 :
2019.09.10 06:00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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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3
추천수 :
294
글자수 :
254,313

작성
19.09.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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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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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48

DUMMY

항구 안에 컨테이너 운반 대형 화물선들이 부두를 따라 길게 정박되어 있다.


부두 위에는 세 겹 네 겹까지 컨테이너가 쌓여 있고, 항구 안은 거의 이 같은 컨테이너들이 빽빽하게 놓여 있다.


그 컨테이너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권총 소리도 나고, 연발로 나가는 기관총 소리도 요란하다.

최소한도 십여 명 정도가 패를 나눠, 총질을 하고 있다.


웃기는 것은 아직 아무도 총에 맞은 사람은 없다.

서로 적당히 상대방을 향해 총을 쏘는데, 머리는 땅으로 잔뜩 숙이고 엎드려 있다.


항구에 정박돼 있던 해안 경비정이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등과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 총소리가 나는 곳으로 질주해 온다.


마약전담반이 모두 출동했다.


피터 송 경사도 사이렌을 울리면서 부두로 들어왔다.


오늘은 마약을 인수하는 쪽에서 지난번 마약이 회색의 재로 변한 뒤, 마약을 공급하는 쪽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시치미를 떼고 지난번 그 무역 공급업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컨테이너 사이에서 거래가 시작됐는데, 가져온 마약 봉지를 확인하고, 바로 지난번에 인수한 마약이 가짜였다고 하면서, 이번 물건은 무상으로 받겠다고 하자, 판매상들이 총을 꺼내 들었다.


양측은 서로 총을 꺼내 들고 상대방 쪽으로 총을 쏘면서 컨테이너 뒤로 모두 몸을 숨겼다.


그리고 서로 상대방이 도망을 쳐서 총소리가 안 날 때까지 그냥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는 판이다.


송 경사는 차에서 내려서 컨테이너 맨 위로 올라갔다.


작은 목소리로 현재 위치와 진행 방향을 무전기로 보고했다.


마약전담반장이 지시를 내렸다.

별명 있을 때까지 사격 중지다.


송 경사는 컨테이너 지붕을 밟고 앞으로 가면서 이쪽저쪽 컨테이너 밑을 살피면서 진입했다.


컨테이너를 서너 개 지나서, 밑을 보니 다섯 명의 남자들이 한 군데에 엎드려 있다.

컨테이너 위에서 송 경사가 소리쳤다.


“ 무기를 놓고 모두 일어서서 컨테이너 벽에 붙어라!

이상한 짓 하면 총알받이가 될 줄 알아라!“


그중에 한 명이 주춤주춤 일어나면서 총구를 위로 쳐들었다.

송 경사가 한 발을 발사했다.

그 남자가 그 자리에 팍 쓰러졌다.

총을 들었던 그 남자 팔뚝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보고를 듣고 현장으로 진입한 경찰들이 그들을 체포했다.


송 경사는 다른 방향에서 총소리를 내던 곳으로 컨테이너 위에서 건너뛰면서 다가갔다.


컨테이너들이 끝나는 지점에서 SUV 차 한 대가 부두를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송 경사가 총을 겨누고 한 발을 발사했다.


SUV 차의 오른쪽 앞 타이어가 팡 터지면서 차체가 오른편으로 휙 돌더니 배수로에 처박혔다.


부두 주변에 몰려와 있던 경찰차들이 모두 그곳으로 진입했다.

넘어진 차 안에서 한 명씩 끌어내 모두 수갑을 채웠다.


oooooooo


김 동석은 지금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 동석아!

나, 작은 누난데, 오늘 너도 보고, 너희 학교 볼일도 좀 있어서 너한테 갈꺼 거든, 어디서 만나?“


작은 누나가 문자를 보냈다.


“ 현장 확인인가?

뭔 볼일?“


동석은 문자를 보냈다.


도서관 앞 벤치에 앉아 작은 누나를 기다렸다.

누나는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가방을 든 모습으로 나타났다.


“ 야! 왜 이렇게 멀어?

땀났네.“


누나는 아래위로 동석을 훑어보면서


“ 야!

김 동석 근사하네.

미팅 신청 좀 들어와? “했다.


“ 이 바쁜 골짜기에서 무슨 미팅?

자나 깨나 책이고, 또 책인데.“


동석의 대꾸에


“ 이 학교 무슨 수용소도 아니고 왜 그렇게 학생들을 휘어잡는데?”


둘은 수다스럽게 말을 나눴다.


옆에 있던 같은 과 애들이 눈을 크게 떴다.


“ 아니, 김 동석도 웃고 떠들 줄 아네.”


모두들 뜻밖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동석이 자기 작은 누나라고 모두에게 소개했다.


평소에 교수들 앞에서도 과묵한 표정을 놓지 않는 김 동석이 자기 누나에게는 얼굴을 풀고 있구나!


그냥 누나 동생인 게 다행이다.

여학생들은 또 생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나가 이미 약속이 됐다고 하는 인문대 교수를 찾아, 그 교수실로 누나와

같이 동행했다.


같이 들어간 교수실은 출입문과 창문을 빼고는 사방 벽에 책장이 들어차 있고, 책들이 그 안에 빼곡하게 들어 있다.

책상 위에도, 심지어 의자 위에도 책이 쌓여 있다.


그야말로 앉을 자리는 책을 옆으로 밀어야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 야! 오랜만이네!

김 동숙 씨, 반가워요.“

교수가 자리를 만들어 앉으라고 하면서


“ 동생이 우리 학교 학생이구나.

닮은 것 같기도 하구, 머리는 틀림없이 닮았구만.“


교수가 웃으면서 말했다.


“ 지난번에 허락해 주신 교수님 문구가 우리 광고에서 포인트 역할을 해줘서, 광고가 수준 높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교수님 저서 중에 생활 환경과 관련돼서 강조할만한 구절이 없을까요?

이번에도 꼭 교수님 말씀을 광고의 포인트로 올리고 싶습니다.“


누나의 말에 교수는 서슴지 않고 책 제목과 글귀를 몇 개 선택해서, 프린트한 뒤, 프린트한 종이 밑에 날짜와 서명을 해줬다.


광고는 머리를 참기름 짜는 맷돌에 넣고 쥐어짜야 나오는 물건이고, 광고에 필요한 것들은 TV 탤런트든 영화배우든, 스포츠 스타든, 유명 모델이든,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을 앞에 세우고, 고객이 감동 받을 수 있는 대사와 자막이 필요하다.


그래서 때로는 지금 이 교수의 베스트셀러에 나오는 문구도 필요하다.

사람들은 일단 이 말이 유명 교수의 저서에 실린 문구라고 해야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지난번에도 이 교수의 저서에 나오는 짤막한 문구를 광고에서 모델이 말하게 했는데, 아주 신뢰성이 있어 보여서 광고에 대한 평가가 아주 잘 나왔었다.


물론, 광고에 쓰이는 문구에도 채택 요금이 제법 지불되고 있고, 교수님은 고맙게도 그 돈을 자기 비자금으로 간직하고, 아내에게는 모른 척하고 있었다.

다음번 아내 생일에 이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래서 오늘 이 방문이 반가웠다.


교수는 커피를 내려서 동석과 누나에게 권하고, 동석이 다니는 학과에 대해서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 그 학과 학생들은 모두 머릿속에 컴퓨터를 이식했다고 하던데, 대관절 잘 보이지도 않는 컴퓨터 속, 무슨 칩, 무슨 메모리들을 어떻게 알고, 공부는 또 어떻게 하게 되는 거야?

더구나 그것들을 신기술로 개발해서, 지금 쓰고 있는, 아직 할부금도 끝나지 않은 물건을 구형으로 만들어 버리잖아?“


교수의 말에 웃으면서 누나가 말했다.


“ 얘는요.

영, 공부를 하기 싫어해서 어머니가 집에서 내보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시켰어요.

따루 혼자 나가 있으면서, 무슨 일인지, 공부를 제대로 파고들더라고요.


어머니 잔소리가 없으니, 너무 심심한데, 할 게 공부밖에 없었다나요.“


교수는 한참을 웃었다.


“ 스스로 나서는 사람의 가능성이 항상 큰 법입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 인사를 하고, 둘은 서둘러 교정으로 나왔다.

조금 지체했다가는 교수님이 벌리려고 하는 커피에 대한 강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고 했기 때문이다.


무슨 커피가 종류가 그렇게 많은지, 교수실 한쪽에 놓인 캐비넷에는 각국, 각종 라벨이 붙은 커피 병과 커피 봉지가 꽉 차 있었다.

커피마다 다 맛이 다르다는 말만 듣고, 바쁩니다 하고는 얼른 일어난 것이다.


다음 강의가 시작하는 시간이 돼서 동석은 누나와 작별을 하고 강의실로 들어갔다.


oooooooo


서울의 서쪽에 있는 “ 국제 어린이 구호운동 센터” 에 이 단체의 사무장이 이마를 집고 고민에 빠졌다.


한동안 재정이 취약해져서 어려웠었는데, 어느 자선가가 큰 금액을 기부해줘서, 재정난이 해소됐었다.


작년에 집행한 예산의 130%나 되는 돈이 단체의 통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짤막한 이메일이 들어왔다.


“ 잘 쓰시기 바랍니다.

내년에도 요만큼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그 이메일에는 언젠가 큰 박스에 돈을 택배로 보내주면서, 메모지에 없을 “無” 자만 사인했던 익명의 기부자인 그분의 “無” 자가 올려 있었다.


그래서, 올해에는 봉사자들을 더 선발해서 현지에 보낼 수 있었다.

맑은 물 공급을 위한 전동 펌프와 저수탱크, 어린이용 영양 식품, 간단한 응급치료 세트, 심지어 솥과 그릇 등을 현지로 보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현장까지 도착하지 않는 물건들이 있다.


분명히 구매할 때 확인을 했고, 심지어 항공편에 실리는 것까지 봤는데, 대관절 그 물건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머리가 아팠다.



oooooooo


동석은 설마 했다.


사무장의 표정으로 봐서 이쪽에서 누가 손을 댄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럼 물건들이 이동하는 중에 누군가 손을 댄 것이 분명하다.


동석은 물건이 운송되는 과정을 살피기 시작했다.


항공편으로 현지까지 다 갈 수는 없다.

화물 비행기가 착륙한 뒤에 화물차로 현지 근처까지 이동한다.


화물 운송 트럭은 현지인들이 운영하는데, 이 사람들이 수상하다.


흙먼지가 날리는 도로를 달리는 중간에, 서는 곳도 아닌데, 차를 주차를 시키고, 일부 화물을 하차시켜, 현지인이 몰고 온, 낡은 SUV 차에 옮겨 싣는다.


그리고는 화물 송장을 다시 만든 다음 출발한다.


이 현지는 악명 높은 해적과 산적들이 드글거리는 장소였다.


통행료인가?


그렇지만, 빼돌린 화물들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동석은 그 승합차와 운전사에게 브레이크를 걸기로 했다.


앞으로 그 승합차는 화물차에서 100m 안으로 들어오면 시동이 꺼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운전사는 100m 안으로 들어오면, 참을 수 없이 등이 가려워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부쳐온 박스나 장비들은 화물차 기사 눈에는 이 고장에서

흔하게 생산되는 과일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앞으로 한국에서 보내는 모든 화물, 항공기로 운송된 물품은, 겉에 KOREA라고 쓰여 있으면, 모두 이렇게 둔갑술을 부리도록 동석은 조정해 놨다.

화물 통관 체크 지점에 단단하게 설치해놨다.


oooooooo


바다 건너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한인 교회에서, 피터 송과 제니퍼 리가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워낙 유명한 피터 송의 결혼식이라서 아는 사람은 물론, 매스컴까지 몰려

와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피터가 마약전담 형사라서 항상 위험을 등에 지고 사는 사람이라고 제니퍼의 엄마는 처음부터 반대에 반대를 거듭했었다.

제니퍼의 아버지는 처음부터 피터를 반가워했었다.


미국에 건너와서 어렵고 고된 생활을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밝고 건전하게 자라주고,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서 큰 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한국인은 피부색이나, 체격으로 봐서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모두 덩치가 크고,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큰

사람들인데, 자기도 모르게 움츠러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피터는 이 백인들과 덩치 큰 아프리카계 인종들이 경외하는 사람이다.

한인 사회에서는 완전한 영웅이고, 백인은 물론 타 인종들도 피터의 얘기만 나오면 슈퍼맨이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 화면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우러러본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배달민족인데 딸을 줘도 상관없다.

처음 제니퍼를 뒤따라 들어온 남자가 자기 이름을 댔을 때, 이름과 얼굴을

확인하고는, 벌떡 일어나 두 손으로 피터의 손을 잡고 흔들었었다.


제니퍼의 동생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피터와 같이 셀프 샷을 찍고, 친구들에게 자랑했었다.


그러나 제니퍼의 엄마는 막무가내로 반대했었다.

사람도 좋고 딸을 무척 사랑하고 있지만, 너무 위험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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