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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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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7 18:20
최근연재일 :
2024.06.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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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8,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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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9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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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28.

DUMMY

*



철로 위를 달리는 기차에서 떨어져 본 일이 있는가?


적어도, 최길우는 다신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리시버라 불리는 최길우는, 오늘도 상당히 빡센 경험을 하고 있었다. 소드 마스터에게 가는 임무들 중에서 난이도가 높은 것들이, 최근 자신한테 조금 전가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의 코드 네임인 리시버라는 이름 자체도 다양한 실책을 막아내는 수비자라는 의미였지만··· 조직에게 주어지는 난관들 중 최근에는 다소 지나친 난이도가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 같았다.


조직의 방침의 전환일지도 모른다. 근접 전투원이 평생 근접 전투원의 일을 할 수는 없었다.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다면 어떤 이들은 후방 직으로 빠지고 어떤 이들은 수뇌부로 올라가서 조직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리시버가 느끼기에도, 그의 선배인 홍인수는 수뇌부로 올라 갈 사람이었다. 지금은 현장직에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달리고 있었지만 ‘커맨더’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그런 방침의 일환으로, 소드 마스터가 조금 더 조직 내외의 다양한 분야에 얽힌 임무들에 지원을 가게 되고 자신에게 단순하고 빡센 현장직 임무가 주어지게 되는지 몰랐다.


그와 소드 마스터는 가는 길이 조금 다른지도 모른다.


보통 조직의 수뇌부는 커맨더, 코치, 스미스, 그 외 유동적인 인사 한 명이 더해져서 이루어진다. 스미스는 예로부터 조직의 점퍼들과 외부의 연구소, 기술 단체와의 협력을 조율하는 연구부장 같은 자리였고 코치는 내부 조직원들의 훈련과 제어, 인력 관리에 힘쓰는 자리였다.


커맨더는 조직의 전체 방향을 결정하고 어떤 의뢰를 맡을지, 어떤 의뢰를 먼저 해결할 지, 어떤 외부 정책을 펼칠지 따위를 정하고 나아가게 한다.


만일 소드 마스터와 그, 리시버가 같은 연배로 위로 올라가게 된다면 소드 마스터가 커맨더를 맡을 테였다. 그리고 그러면 아마 그가 코치를 맡게 되겠지. 단독 임무가 가능한 전투력 서열 1, 2순위가 커맨더와 코치를 맡는 건 조직의 전통과도 비슷한 것이었다.


조직에서 이어지는 코드 네임은 몇 가지가 있었다. 대를 이어가며 전통을 잇는 코드 네임도 있었고, 아닌 종류도 있었다.


커맨더, 코치, 스미스, 소드 마스터는 전통적인 코드 네임이었다. 정확히 소드 마스터는 근래에 와서 정해진 것이었지만. 이전에는 단순히 ‘마스터’정도로 불렸다.


조직이 가장 집중해야 하고 주력으로 삼는 외부의 무력 진압 임무에서 절대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1순위 멤버에게 붙는 칭호.


그것이 몇 대 전에 와서 소드 마스터가 되었고, 이것이 후대의 세대들에게 가끔 놀림감이 되고는 한다. 존경의 의미 반, 친애의 의미 반을 담아서.


이외에 전통적인 코드 네임은 ‘쉴더’, ‘트래커’, ‘무버’가 있었다.


차례대로 ‘쉴더’는 수비적인 점프 기술의 달인을 의미했다. 도약 재밍에 천부적인 센스를 갖고 있는 인물. ‘쉴더’의 자질은 한 가지였다. 손에 닿는 근거리에 상대가 도약을 해올 때, 점프의 전후로 발생하는 JE를 감지하고 상대의 도약을 막아내는 것.


일반적인 재밍과는 정반대의 방향이었다. 도약의 출발지에서 상대의 몸에 손을 얹고 재밍을 거는 것이 아니라, 도착지에서 미리 손을 대고 재밍을 거는 것이니. 상대는 일반적으로 도약을 시도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자신이 재밍을 당한 것으로 느끼게 된다.


‘쉴더’가 있다면 적대적인 점퍼가 킬러로 위협을 해올 때 요인의 경호에 절대적인 이점을 지니게 된다. 언제 어디에서, 다가올 지 모르는 킬러라는 건 그야말로 농담같은 존재였으니 말이다.


보통 ‘쉴더’는 조직의 비상시에 커맨더의 곁에서 그를 보좌한다.


그 외에 점퍼에 대항해 요인을 경호하기 위해서는, 요인 스스로가 철갑으로 무장을 하거나 사람이 들어올 틈이 없도록 인의 장벽을 쳐놓는 것, 혹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 장소에 몸을 숨기는 것이었다.


혹은 계속해서 지극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초고속 비행기 따위에 몸을 싣고 있거나 말이다. 혹은, 우주 궤도를 떠도는 우주선 따위에 있거나.


고정된 위치 좌표로 이동을 하는 점프의 원리 상, 고속으로 움직이는 비행체 내부에 있다면 그곳에 침입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다. 그것이 일반적인 점퍼들의 경우였다. 해당하는 묘기에 성공하기 위해선, ‘최길우’같은 특이한 경우에나 시도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외에 ‘트래커’는 추적전의 달인이 갖는 칭호였다. 현재 조직에는 트래커가 없었으나, 소드 마스터인 홍인우나 리시버 최길우가 겸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아마 최길우가 개인 전투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지 않았다면 받았을 칭호였다.


트래커는 순식간에 JE의 분석을 마치고, 상대의 점프를 따라가는 능력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점퍼들이 추적을 위해 익히는 기술이었지만 트래커의 트래킹은 거의 텀이 없는 수준을 말했다.


상대나 남긴 잔여 JE에 접촉하자마자, 정확한 위치를 알아서 한 발자국 내로 동일하게 점프를 할 수 있는가. 추적 도약에 오차가 없는가. 혹은, 상대가 눈 앞에서 점프를 시도하려 할 때 그 과정을 읽고 상대를 좇아갈 수 있는가, 정도가 있었다.


홍인수는 모두 가능했고, 최길우는 상대가 점프하는 과정일 때 곧바로 추적 도약을 시작하는 건 연습이 필요했다.


그 외의 능력은 대개 동일했고, 오히려 최길우가 나은 편인 것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트래커의 경우에는, JE의 보유량이 넉넉해야 상대를 끝까지 추적할 수 있으므로 한계 도약 횟수가 높은 최길우가 트래커에 조금 더 가까웠다.


이어서 ‘무버’는 운송업자같은 종류였다. 점퍼들은 자신이 두 팔로 들 수 있는 만큼의 무게를 같이 들고 도약할 수 있었다. 입는다고 한다면, 자신의 몸에 밀착해야 하며 일체화된 부위가 피부를 기준으로 3cm이상 떨어져서는 안되었다.


JE의 기준이 되는 것은 ‘손’이었다. 두 손으로 들 수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손에 쥐고 중력을 거슬러 움직이고 있는 것들은 점프와 함께 이동이 된다.


그 말은 곧, 무버들은 타고난 힘이 좋은 자들이었다. 거구에 완력이 강한 자. 그들은 착용하는 것으로 무언가를 바꾸어도 훨씬 많은 양을 운송할 수 있었고, 두 손에 드는 것도 남들보다 월등한 무게를 견딜 수 있었으니.


두 손으로 드는 건 번쩍 들지 않아도 좋았다. 데드 리프트를 할 때처럼, 땅에서 떨어뜨려 놓기만 해도 충분하다. 이런 무버들을 잘 이용한다면, 톤 단위의 물자도 순식간에 옮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특색이 없이 보통 점퍼들이 물자를 운송한다면, 여러 명이 함께 물건을 드는 수 밖에 없었다. 각자가 한 손을 다른 이의 손에 얹고, 한 손으로 한꺼번에 물건을 든다. 그러면 도약은 ‘단체 도약’이 되고 그들이 감당하는 무게 역시 축적이 가능했다. 한 사람의 무버가 수백 키로그램의 물자를 옮기는데 반해, 단체 도약으로 운송을 한다면 수 명의 점퍼들이 도약 횟수를 소비해야 했다.


모든 전통적 코드 네임의 자리가 늘 조직에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비어 있을 때도 있다. 늘 채워져 있는 건 굳이 따지자면 ‘커맨더’와 ‘스미스’ 정도. 둘은 조직의 핵심적 기술과 지휘를 담당하고 있는 중추라고 할 수 있었다.


최길우는 그런 이들 중에서 전통이 있는 이름은 아니었지만 ‘리시버’를 맡고 있다. 오늘도, 이름에 걸맞게 지휘관이 날려 보낸 거친 스파이크를 수비하기 위해 난리를 치고 있었다.


그는, 시베리아의 횡단 열차의 한 량에서 떨어져 나와 날고 있었다. 어느 계곡을 지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푸르른 강물과 초목이 인상진 어느 숲 속의 계곡이었다.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이 있고 물이 흐른다. 그런 곳의 철로 길이 기차를 달리고 있었고, 리시버는 자유 낙하 중이다.


자유 낙하를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고 최길우는 느꼈다.


“우아아아아아아!”


최길우는 소리를 잘 지르지 않는다. 원래부터 그랬는지 리시버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담이 큰 편이었다. 아니, 도리어 한 바퀴 돌아서 심장이나 간담이 맛이 간 것 같기도 하다.


소리를 지르는 건 최길우와 함께 길을 나선 한 명의 예비 조직원이었다. 그 역시 그를 잘 알고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정이 가는 인간이었다. 김민서는, 말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입 안으로 거친 바람이 들어오고 있을 텐데도, 잘도 소리를 내지른다. 의외로 호흡이나 발성이 좋은 편인지도 모른다. 계곡에 울려 퍼지는 비명이 최길우의 귓가에도 선명하게 들린다.


리시버는 일단, 수십 미터 아래로 곤두박질 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재빠르게 주위의 광경이 사라진다. 아래로 떨어지는 와중에 절벽의 모습이나, 아래로 비치는 강물의 흐름 따위를 구경할 새는 없었다.


자유 낙하는 제법 속도가 빠르다. 아차하는 사이에 강물에 몸을 담그거나, 잘못 떨어지면 그대로 생각할 머리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후욱, 하고 리시버는 허공에서 사라졌다. 재빠른 위치 데이터의 변환과 계산은 그의 특기였다. 그가 컴퓨터처럼 빠른 머리를 갖고 있는 건 아니었다. 감각적인 것에 가까웠다. 눈으로 보는 것, 인식하는 거리감이 점퍼들의 머리속에서 자동적으로 변환이 되고 계산이 된다.


말하자면, 점퍼들이 사용하는 ‘점프’에 속한 기본적인 내장 계산기가 있는 셈이었다. 그 프로그램, 기계를 더 잘 다루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거기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리시버는 계산 프로그램의 전문가였다. 누구보다 능숙하게 다루고, 다른 이들이 계산하지 못하는 수치까지도 응용력을 발휘해서 답을 내놓는다.


리시버는 허공에서 사라졌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민서의 바로 옆에서 나타난다.


“우아아아아아악!”


김민서는 고약한 비명을 계속해서 지르고 있었다. 어쨌거나 죽음이라는 건 두려운 일이었다. 고통 또한 피하고 싶은 일이었고. 그는 패닉에 빠지고 정신을 잃지 않은 것만으로 칭찬을 들어야 할 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첫 임무, 첫 실전이라 할 만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여름에도 시베리아 지방의 추위는 살을 에는 것이었다. 그들은 나름대로 두툼한 내복을 껴입고 경량 패딩을 걸친 상태이다. 이런저런 방한 도구들로 대책을 세웠지만 이런 계곡 속 자유낙하의 칼바람은 다 막지 못했다.


보통 이런 상황의 칼바람을 막기 위해서 옷을 입는 인간 따위는 없기도 했다.


콱, 하고 리시버가 민서의 팔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동시에 이미 발동 중이던 점프가 실현 된다.

후욱, 하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그들의 모습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저 새끼들 사라졌어!(Эти ублюдки ушли!)”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열차는 계곡을 지나간다. 러시아의 어느 숲속, 계곡 위를 지나는 열차는 제법 먼 거리를 아슬아슬한 철로를 의지해서 달렸다.


그런 기차의 내부에 있는 인원들이었다. 사나운 표정으로 외치는 백인들. 주로 러시아인들이었다. 터프하게 생긴 남정네들이 지저분한 몰골에, 각자 총 따위를 꼬나 쥐고 있었다. 열차의 차창 너머로 작아지며 사라지던 리시버와 김민서를 관찰하고 있던 것이었다.


총을 몇 번 갈길까도 했었지만, 그들의 사격 실력이 썩 좋지는 않았다. 아마 정조준을 하고 겨눈다고 해도 맞추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꽤나 거리가 멀리 있어 표적이 작았고, 더군다나 빠르게 움직이기까지 한다. 쓸 데 없이 총알만 낭비할 확률이 높았다.


러시아인들은 장정으로 무리를 이루고 있다. 한 칸을 전부 점령한 듯이 보이는 인물들이다. 덥수룩한 수염, 거구의 체격. 각자 통일성이 없는 옷가지 따위를 걸쳐 입은 차림새. 하나같이 청결하고는 거리가 다소 먼 인물들이었다. 마치 보기에 산적처럼 보이는 생김새였고, 실제로 그러했다.


그들의 정체 역시 결국 산적과 비슷한 것이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활동하며 횡단 열차를 타는 이들을 털어먹는 조직범죄 집단이었다. 드넓은 러시아 땅의 한적한 곳에 숨어서 기거하다가 국가적 무력의 손을 피해 범죄를 저지르고 다시 숨어버리는 작당들. 해외까지 이어진 거대한 범죄 조직의 말단이라고 한다.


어쨌건 해외는 해외였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은 결국 실행조로서 열차를 털어먹는 이 집단들 때문이었다. ‘조직’은 이들의 처리를 위해서 전투가 가능한 점퍼 요원을 파견했다. 거기에 김민서가 따라온 것은 덤이다.


러시아인 강도들은 열차의 한 량을 점령하고 있다. 개중에서 리더로 보이는 이가 입을 열었다. 우락부락하고, 붉게 충혈된 눈을 하고 있다. 옆으로도 위로도 큰 체구에 도끼라도 다루면 잘 어울릴 법한 생김새였다. 그가 낮고 굵은 목소리로 지껄였다.


“괴상한 미친놈들은 신경 끄자.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만 하고 사라지면 그만이야. 다들 준비는 됐나?”

“예, 대장!”


그들은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편이다. 상세하지는 않지만 조직도가 있었고, 리더가 있었다. 정해진 타이밍을 노려서, 치안 병력의 빈틈을 타서 범행을 한다.


현재 이 지방은 근처에는 도시랄만한 것도 없었고, 자연림 뿐이었다. 그런 산적 조직을 찾기 위해서 러시아의 군대나 치안 병력이 찾아 들어오기에는 좀 시간이 걸리는 지방이었다. 더군다나 그들은 평범한 범죄 조직도 아니다. 일반적인 무력으로는 제어가 불가능한 수준의, 특별한 능력 또한 보유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범죄 조직의 한 구성원의 능력이다.


그들은 그 한명의 능력에 의지해서 수많은 추적과 지명 수배 따위를 피하고, 다양한 위치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기동성을 보이며 러시아 국내에서 수많은 약탈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몇 차례 반복되지만 아주 대놓고 자주 벌이는 짓거리는 아니었고, 그저 평범한 열차 사고를 가장해서 벌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텀을 두고 일을 저지르기도 했고. 그들로서도 본격적인 군대의 견제를 받으면 살아날 가능성이 한없이 줄어들기에 말이다.


어쨌거나 이번 시간대의 그들의 목표는, 열차가 다음 정거장에 서기 전까지 모든 량을 점거하고 열차를 멈춰세운뒤, 열차 내에 존재하는 모든 금품을 갈취하는 것이었다. 지금 작전에 돌입한 이들은 장정들로 20명 남짓. 모두가 총화기로 무장했고 힘이 센 거한들이었다.


여기에 일정한 톤으로 명령을 내리고 통제력을 발휘하는 리더십이 있다면 그들의 계획 범죄는 아주 쉬운 난이도가 된다.


그러고 나서 도망치는 것이 이제 아주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을 처리하고 돈을 빼앗고, 미련없이 달아나면 그들을 잡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곧바로 무선 연락으로 누군가 구조를 요청한다고 해도, 먼 곳에서 이곳까지 오는 최소한의 이동 시간이 있었다.


그들을 잡기 위해 러시아 본대의 공군이 동원 되어서 최고속으로 오고, 그 사이에 그들이 탈취를 마무리짓지 못한다면 잡힐 수야 있겠지만... 그 점 정도가 그들이 범죄의 빈도를 조절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것을 제외하면, 외딴 대륙의 한 구석에 바퀴 달린 것으로 오기까지의 시간으로는 그들을 결코 잡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비장의 수가 있었기에.


"칼슨이 왼쪽, 라미노프가 오른쪽으로 움직인다. 둘이 위협, 넷이 인원 통제, 넷이 금품 보자기에 담고. 알지? 어서 움직여."

"예 보스."


리더의 오른쪽에 있던 라미노프가 답했다. 키가 190cm정도 되는 거한이었다. 목이 두껍고 전체적으로 굵은 체격이다. 적당히 입혀놓고 시합장에 내놓으면 레슬러라고 해도 믿을 법한 인간이었다.


칼슨은 붉은 기가 도는 갈색 머리에, 체구가 조금 작은 남자였다. 그는 눈매가 날카롭고 잘 손질 된 샷건을 들고 있다. 총병기를 다루는 재주가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인간이었다.


무리들은 열 명 정도로 모여 양 방향으로 흩어졌다. 리더의 말대로 칼슨과 라미노프를 중심으로 해서 빠르게 움직인다. 이 숲이 끝나기 전까지 순식간에 그들은 사람들을 제압하고, 기관사를 인질로 삼아 멈추게 할 것이었다. 열 명의 장정이 모두 총을 들고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데 망설임이 없다면 길다란 열차 내의 인원들을 통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다소의 폭력이 들어갈 수는 있었다.


리더는 라미노프를 따라갔다. 칼슨은 여차하는 순간에도 알아서 잘 할만큼, 머리가 잘 돌아가는 자였다. 반면 라미노프는 임기응변에 모자란 구석이 있었다. 열차의 기관실이 진행 방향의 앞 쪽, 왼 쪽 끝에 있다는 것도 이유였다. 서둘러 움직이고 일을 마쳐야 했다.


열차를 멈추고, 정확한 위치 좌표를 찍어서 범죄 조직의 대장에게 보내주어야 한다.


"가자!"


라미노프가 외치며 나아갔다. 칼슨은 별 말 없이 샷건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 열차의 객실을 구분하는 문을 벌컥 열었다.


쾅! 샷건이 머리 위로 쏘아지며 칼슨이 외치는 소리가 멀리 들린다.


"전부 손 들어!"

hans-jurgen-mager-TSPQ1xi1yuQ-unsplash.jpg


작가의말

폼이 엉망입니다만


뭐...


즐겁지 않습니까. 글쓰는 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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