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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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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7 18:20
최근연재일 :
2024.06.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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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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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DUMMY

멕시코의 마약왕.


정도는 사실 손쉬운 상대였다.


그를 노리는 자가 점퍼로서의 능력을 갖고 있고, 다양한 전투에 능숙한 베테랑이라면 말이다. 화력전이 가능한 풍성한 장비 세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일이 더 쉬워진다.


홍인수는 그것들을 모두 갖춘 편이었다.


어두운 실내. 나름의 아름다움으로 꾸며진 장식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공간이었다. 카톨릭과 여러가지 사상적 혼합물들의 결과물인 온갖 조각상들이 산만한 집단 예술처럼 넓은 공간을 가득 메운다.


나름의 정렬과 일관성은 있었다. 홀Hall이라고 할만한 저택의 거실이었다. 바닥부터 장식장과 여러 개의 단을 가득 메운 석재, 금속재 조각상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고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달려 있다.


중간중간에 촛불이 여러개 있어서 그것의 일렁거리는 빛으로 안을 비춘다. 금목걸이, 처럼 값비싼 악세사리가 여기저기 제사의 장식물처럼 늘어져 있었다. 실상은 그 주인이 대강 놓아둔 것에 불과했다.


바닥에는 고급 카펫이 깔려 있었다. 단순한 색은 아니었고, 멕시칸을 상징하는 듯 여러가지 색의 배합이 있는 물건이었다. 그런 눈 둘 곳이 마땅찮은 어지러운 저택의 거실. 커튼이 쳐져 있는 곳이 많아 한낮에도 빛이 적었다.


조직의 보스가 사용하는 거대한 저택이었다. 그곳에서 그는 심신의 안정을 찾는다. 검은 머리를 뒤로 길게 땋은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 집에서도 양복을 걸친 뒤 그 안에 있는 근육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남성이 어지러운 거실의 카펫 위에 앉아 있었다.


턱을 괴고 바닥에 앉은 채로 명상을 하듯 있는 그곳은, 보스인 조한 로드리게스의 예배실이나 마찬가지였다. 카톨릭을 비롯해 다양한 삼류 종교나 사상에 영향을 받은 그는 잡신이라 할만한 수많은 형상들에 둘러 싸여 고요를 찾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묵주가 있었고, 목에는 해골과 십자가가 섞인 금색 악세서리가 걸려 있었다. 양복의 바깥, 손등이나 목덜미에는 험상궃은 문신의 말단이 튀어나와 있다. 사내는 입을 굳게 다물고 어딘가를 처다보고 있었다. 실상은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이었다. 초점을 흐리게 하고 생각을 하는 듯 가만히 있을 뿐이다.


그는 거대한 조직을 다루고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이런 시간들이 필요했다. 막 나가는 인간이라도 심신의 안정 정도는 가끔 필요한 법이었다. 조직이 커지면서 겪어야 했던 항쟁 가운데 부인을 잃으면서 이런 시간들을 더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스스로 한계를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조직 내의 어떤 부하에게나 적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들이었다.


탕!


그리고 그런 그의 고민을 한 발의 총성이 잠시 멈추었다.


“뭣.”


로드리게스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며 정신을 차렸다. 이 저택에서 갑자기 총성이 날 리는 없었다. 일대에서 그의 조직에 반대할만한 카르텔은 없었다. 그는 멕시코 남부의 마약 상권을 완벽하게 쥐고 있는 대조직의 수장이었고, 대형 카르텔의 주인이었다. 멕시코의 군대나 치안 병력도 그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런 그의 집에서 그의 명령 없이 총성이 난다는 건 분명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한 발이 들렸던 총성은, 곧 연이어서 들리게 되었다. 투다다다다다다다다! 귀따가운 소리다. 누군가 기관총이라도 갈기는 듯했다. 그게 말이 되나? 로드리게스는 다시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그가 있는 저택 거실이나 근처에서 외부를 볼 수는 없었다. 쓸 데 없이 넓은 집이었고, 쓸 데 없이 번잡한 장식들이었다.


예배를 드리는 건 아니었지만, 저택에서 불을 끄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는 핸드폰이나 통신기기도 멀리 두고서 있다. 그로서는 허를 찔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


적대적 조직인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규모에 따라서 섣불리 나서는 것도 위험하다. 그는 일단 도주로를 머릿속에 그리며 움직이려 했다. 저택 내부에도 방공호가 있었지만 상황에 따라서 자리를 피하는게 나을 수 있다.


상대가 정문으로 들어온다면 후문 쪽으로 가야 한다. 저택의 뒷문 방향의 쪽문이 있었다. 차고 또한 실내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속도가 빠른 스포츠카 종류나, 그 외 아무거라도 타고 그대로 질주를 하는 것이 괜찮을 수 있었다.


로드리게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믿고 있는 부하들이 상대방을 막아서지 못했다면, 그 혼자 나서서 적을 이기려 드는 건 어리석은 일에 가까웠다. 수장은 살아남아서 사태를 파악하고 조직의 재정비를 해야 한다.


약간은 까무잡잡한 피부. 긴 흑발을 뒤로 묶은 사내가 움직이려 들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말해서, 그의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후욱,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어딘가 바람이 빠지거나 불어오는 것도 같은 기이한 소리이다. 로드리게스는 문득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그의 생명을 살려주었던 고마운 능력이다. 지금 그런 예감이 들었다.


"Hello, Mr.Rodrigues! I'm the one who end your peaceful days!(반갑습니다, 로드리게스 씨! 저는 당신의 평화로운 일상을 박살내러 온 사람입니다.)"


어둡고 일렁이는 촛불들로 밝혀진 실내에서 뒤를 돌아 도주하려던 로드리게스를 부르는 인삿말이 있었다.


그는 순간 움직임이 굳었다. 어떠한 전조도 없이 누군가 그의 곁에 다가와서 소리를 낸 것이다. 여태껏 기민한 감각으로 난전을 돌파하며 살아온 그였기에 지금 상황의 이상함을 더욱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신원 불명의 존재가 건넨 인삿말 역시 나름대로 충격적이었다. 맹세컨데, 그가 살아오면서 이 따위 인사를 들어본 적은 없었다. 그가 어릴 적부터를 쳐도 말이다.


그가 대형 카르텔의 보스가 된 이후로는, 더욱 조금의 가능성도 없는 말이었고.


로드리게스는 후문으로 나가려던 몸을 돌려 홀에서 정문 쪽으로 향하는 방향을 처다보았다. 저택의 정문은 어떠한 소음도 내지 않았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괴한이었다.


양복 차림에 투명한 풀페이스 헬멧을 끼고 있다. 양 손에는 질 좋은 가죽 장갑을 끼고, 오른 손에 기관단총 하나를 들고 있다. 이상한 복장이요 차림새였다. 감히 그의 예배당에 구두를 신은 채 그대로 걸어 들어온 괴인.


키가 크고 훤칠한, 늘씬한 사내였다. 모델이라도 해도 좋을 정도이다. 풀페이스의 투명한 유리 너머로 보이는 얼굴은 그가 동양인임을 알게 했다. 다만 능숙한 영어 발음은 그의 국적까지는 추리하지 못하게 한다.


사내는 어딘가 장난기라도 어린 듯한 미소를 보이면서 있었다.


홍인수를 마주하는 로드리게스는 현재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이해와는 상관없이 홍인수의 손이 먼저 움직였다.


그는 자주 즐겨 쓰는 MP5를 든 채다. 십 수 명이 넘어가는 무장 병력이 상대라면 보통 이 정도를 사용했다. 상대방의 방어구가 지나치게 두꺼워 더 큰 화력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홍인수가 손을 들어 올렸다. 방아쇠를 꾹 당기며 한 손으로 기관단총을 갈겼다. 반동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의 근력이나 솜씨는 일반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가볍게 칼을 휘두르는 것과도 비슷했다.


투다다다다다! 하고 총열을 지나 납탄이 쏟아진다. 대각선으로 로드리게스가 꾸며 놓은 홀을 긁어낸 총알들이 인상적이다. 쨍그랑, 따위의 소리가 나며 각종 유리나 금속, 보석 소재의 장식물들이 박살이 났다.


그 파편이나 여파가 조한을 맞추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대신 적어도, 그의 정신은 같이 박살이 났다. 예배당은 단순한 물건들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혹은, 값 이상의 값어치였다.


그가 누려온 여탸까지의 삶이 부숴지는 것과 같았다. 홍인수는 상황 파악이 어려울 조한에게 말했다. 그는 영어가, 농담을 하지 않는다면 제법 유창한 편이었다.


조한 역시 영어 정도는 능통한 인간이었고.


“남부의 마약왕 조한 로드리게스. 자네만 없다면 일시적으로 멕시코 치안에 큰 도움이 될 거 같네. 괜찮다면 나랑 같이 가주겠나? 싫어도 어쩔 수 없지만.”


마치 신이 찾아와 그에게 하는 말처럼도 들렸다. 여기까지 그의 인생이 끝이고 바뀌어야 할 시점임을 알려 주는.


홍인수는, 단순한 인간이었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의 해야 할 일을 다 하기로 했다.


눈 앞에 보이는 거리의 인간을 점퍼가 제압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거리를 좁힐 필요 없이 도약한다면 상대는 경계나 대비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잡히게 되어 있었다. 점퍼를 상대로 아주 노련하고 도가 튼 인간들이나, 눈 앞에서 그가 사라졌을 때 다이빙을 하듯 현재 위치에서 밧어나기 위해 몸을 날린다.


홍인수는 가벼운 조르기를 통해 로드리게스를 제압하고 데려가기로 했다.


리어 네이키드 초크, 라고 흔히 불리는 뒤에서 하는 목조르기는 실전에서도 쓸만한 제압기였다. 사실 제압기라고 하기엔 좀 흉악한 종류이기는 했지만.


홍인수가 즐겁게 얘기를 하다가 눈 앞에서 사라졌다. 눈을 뜨고 있었음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마술이나 속임수라고 보기에도 믿기 어려운 장면이다. 여태껏 로드리게스가 구경한 어떤 마술사도 이런 일을 할 수는 없을 태였다.


“큽.”


조한은 다음 순간 숨이 막히는 걸 느꼈다. 홍인수가 사라지고 나서, 그의 뒤로 돌아가 팔뚝으로 목을 조르기 시작한 것이다. 백 초크에 당하면 기절하기까지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는 일처리를 빠르게 내고 싶었다.


거구의 멕시칸이 홍인수의 팔에 붙들려 있었다. 다만 그의 퇴근을 도와주지 않는 불청객들이 때를 맞추어 들이닥쳤다.


쾅! 하고 저택의 현관이 거칠게 열렸다. 곧이어 두터운 신발 그대로 집에 달려 들어온 이들이 여럿이었다. 홍인수가 모든 이들을 해치운 건 아니었다. 어느 정도 교전과 제압을 하다가, 적당히 저택 내부로 이동을 해서 조한을 발견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조한을 한 번에 발견한 건 우연이었다. 그 뒤의 행동들은 마치 예상이라도 한듯 망설임없이 흘러 나왔지만.


마약왕의 세이프 하우스는 의외로 그 내부 정보를 얻기가 다소 힘들었다. 불가능한 건 아니었겠지만, 그러기엔 깨나 많은 인력이 들고 또 현존하는 다른 골칫덩이들에 치안력을 할애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홍인수가 보내졌다.


홍인수는 달려드는 인원들을 향해 손의 힘을 풀고 기관단총을 드르륵, 긁듯이 난사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을 겨눈 건 아니었다. 그 근처의 천장을 향한 사격이라도 보통 움찔은 한다.


그 정도면 점프를 하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


홍인수는 그대로 그를 뒤에서 안으며 단체 도약을 했다. 조한은 어질거리는 머리와 감겨가는 시야 속에서 자신이 어딘가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만을 했다.


그들이 어두운 저택 내부에서 사라졌다.


부하들은, 갑자기 사라진 보스의 행방에 일순 행동을 멈추었다. 사라지는 순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에 그들은 몇 날 며칠이고 저택의 내부와 지워진 도주의 흔적을 찾기 위해 낭비해야 했다.


*


한국은 안전한 나라다. 그런 생각이 있었다. 남미의 불안한 치안에 비한다면, 거의 천국에 가까운 삶의 환경이었다. 제3세계를 비롯해, 선진국의 반열에 끼지 못한 많은 나라들은 하루하루의 삶을 위협받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비단 그들만의 일은 아니었다. 본질적으로 이웃을 도외시한 채 자신들만의 길을 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은, 세계적 발전이란 지금 곁에 함께 살아가는 시대의 형제들에게 눈을 돌려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여러 명의 사람들과 구매력이 있기에 자본과 시장이 하나의 국가로 모이고, 그 나라의 국력이 만들어진다. 이끌 자가 없으면 리더도 없는 법이었고, 패권을 유지하고 세계의 정세를 안정화시킬 대상들이 없다면 세계의 패권국 또한 의미 없는 일이었다.


결국 모조리 부수고 조잡한 손재주로 세상을 망치려는게 아니라면 진솔한 공동체 의식이야말로 세계가 다음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올바른 길이었다.


그리고 이런 논리의 반대편으로, 어떤 한 나라에서의 일이 다른 먼 나라의 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각자가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연결이 되어 있어서 서로 붙들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모습이니만큼.


때로 강력한 충격들은 그렇게 다른 곳에서의 일로 인해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


홍인수는 조한을 데리고 여러 군데를 돌았다. 우선적으로는, 인터폴의 시설을 빌려서 구류한 뒤 정보들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지나치게 인도적이지 못한 방법들은 사용하지 않았다. 이미 상식도 여태까지의 삶도 무너진 조한을 꿰어내는 건 의외로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의지력을 지닌 보스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의 신변을 납치해 구속한다면 낙관적인 미래를 꿈꾸기가 다소 힘든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의 낙관이 누군가의 어려움이 된다면 더욱 그러하다.


조한이 일구어 낸 카르텔, ‘검은 달’은 갑자기 우두머리를 잃고 혼란을 겪었다. 홍인수는 그를 데리고 다양한 회유를 시도했다. 주요한 점은 그것이었다.


홍인수만 보호복을 입고서 조한과 함께 우주 공간에 점프를 했다가 돌아온 일이다.


저 멀리로 지구가 보이고, 자신에게 가까이 보이는 땅이 달이라는 걸 깨달을 때 정신이 멀쩡할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최근 일정 기간 마약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더할 테였다. 멀쩡한 정신으로 받아들이는 정보가 현실이라는 이야기였으니.


우주 공간에 노출된다고 바로 순식간에 사람이 터져 죽지는 않는다고 한다.


홍인수도 맨 몸으로 진공의 우주에 나가본 적은 없어서, 과학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이었으나 이번에 확인했다.


감압 상태로 인해서 몸에 변화가 일어나고, 그 때에 숨을 참으면서 압력 변화에 저항을 하면 폐기능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그런 사소한 법칙 외에 일반적으로는, 사람이 죽기까지 분 단위의 시간이 걸린다. 결정적인 사인은 질식사인 경우가 많았고.


어지간한 이상은 전문 의료진,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의료 장비와 응급 의료 경험이 풍부한 의사들로 복구할 수 있었다.


고작 수 초에 불과했고, 로드리게스가 우주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한 건 그야말로 1, 2초의 시간이었지만 그의 정신이 털릴 정도의 자극은 되었다.


맨 몸으로 우주에 있는다는 건 과학적 사실과는 상관 없는 지대한 공포였다. 홍인수도, 사실 점퍼로서의 능력이 아니라면 비슷한 패닉에 처할 테였다.


잠깐 대기권 바깥 우주 공간 적당한 지점을 골라 나들이를 다녀오고, 중력으로 인한 자유 낙하를 전 세계 곳곳의 상공에서 체험하며 세계 지도를 두 눈으로 보는 일을 하고 나서는, 로드리게스는 슬슬 정보를 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에게 있어 점퍼, 돌연히 나타난 홍인수는 그야말로 초자연적인 존재였다.


토네이도에 말려들어서 중력의 방향과는 상관 없이 위로 솟구치는 것도 인상 깊은 경험이다. 일반적으로는 그 경험이 인생의 마지막 기억이 될 테였으니까.


홍인수는 심장이 강철로 만들어지기라도 한 듯, 약간의 장비만 갖춘 채 그 모든 여정을 이끌었다.


수십 회 정도의 도약을 반복하며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주자 로드리게스는 기지에서 무릎을 꿇었다. 차라리 마약을 하는 것이, 마약을 했을 때에 보일 법한 경험들을 현실에서 겪는 것보다는 나은 듯이 느껴졌다.


뭐, 결과적으로 죽지도 않았고 신체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점에 있어서는 마약보다 건전하고 안전한 도약들이었다.


어쨌거나 그런 후유증이 없는 깔끔한 경험 후에, 로드리게스가 검은 달에 대한 내부 정보들을 토해냈고 그것을 기반으로 점퍼 조직과 연계한 다양한 단체들이 범죄 조직의 털이를 시작했다.


근거지에 대한 정보와 상세 병력도마저 풀어낸다면, 그리고 각국의 선진 병력 부대가 도입되고 소수의 점퍼들이 움직여서 내부의 혼란을 유도한다면 사상자 없이도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

marisol-benitez-nANd3Sgz0R4-unsplash.jpg


작가의말

예비군 다녀왔습니다. 정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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