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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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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7 18:20
최근연재일 :
2024.06.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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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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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8,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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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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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6쪽

33.

DUMMY

“···얼추 끝났군요.”


최길우는 김민서가 있는 자리로 돌아왔다. 총에 맞아서 신음하는 이들에게서 총기를 빼앗고, 한 데 모아두었다.


덜컥, 차르륵. 샷건의 탄환을 일일이 빼서 작은 가방 따위에 넣는다. 챙겨야 할 물건이 있을 때 쓰는 작은 가죽 가방이다. 보통 옷의 품 따위에 접어서 보관하다가 사용하고는 한다.


리시버는 그렇게 상대의 무기들을 해제시키며 말을 걸었다.


‘으으으···.’하고 낮은 신음 소리 따위가 열차 내부를 울렸다. 총에 팔다리를 여러 방 맞고 쓰러져 있으나 죽은 것은 아니었다. 죽은 이도 있었지만. 최길우가 쏘아서는 아니었다.


어쨌든 확실한 건, 이대로 많은 시간이 지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열차에는 한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인원들이 총에 맞아 널브러져 있다.


다행히도 승객들은 강도들의 진압에 순응했던지, 총에 맞은 사람은 없는 듯했다. 바닥을 나뒹구는 이들은 전부다 열차 강도단의 일원들이었다.


딸그랑, 하고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며 손에 듬직한 작은 가죽가방에 탄환이 쌓였다. 한 두개가 아니라 여러 정의 샷건에서 내용물을 빼자 어느 정도 가득찼다. 리시버는 그것은 민서에게 던졌다.


휙, 하고 던지자 민서의 근처에 퍽, 하고 떨어졌다. 나름대로 무게감이 있는 물건이어서 멀리 굴러가지 않았다.


민서는 아직도 침실 내부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민 채 앞을 바라보고 있는 자세다.


그가 정신을 차린 듯 자세를 고치며 슬쩍 일어섰다. 최길우가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 이제 열차 멈추고, 잠깐 얘기들을 할 겁니다. 강도단에 있는 점퍼를 끌어내야겠죠. 당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김민서는 어딘가 먼 곳을 처다보는 듯한 눈동자로 고개를 끄덕였다. 눈 앞에서 그런 짓을 하는 걸 보자 영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구석이 생겨버렸다. 저런 건 보통 훈련의 영역일까. 리시버는 김민서의 생각보다 더 특이한 삶을 살아온 듯했다.


영화에서도 보기 어려운 근접 액션을 실제 현장에서 해내다니. 의견 다툼이 생긴다면 뼈도 잘 못 추릴 것 같은 솜씨였다.


“···아, 열차를 멈춘다고요?”


사고가 잘 돌아가지 않다가 그의 말을 곱씹으며 이해를 했다. 민서가 되물었다. 최길우가 그를 슬쩍 처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예. 일단 기관실로 가죠. 잠깐 멈추고, 실내도 정리를 해야 할 테고··· 사람들도 좀 진정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우리는 여기서 내릴 겁니다. 저 놈들이랑 같이. 그리고 저쪽에 있는 점퍼를 불러내서 잡아다가, 같이 복귀할 거고요. 그러면 임무 종료입니다.”


최길우의 말이었다. 다소 고생을 하고 힘을 쓸 일이 눈에 보인다. 그들은 열차에 널브러져 있는 장정들을 모두 바깥으로 끌어내야 했다. 정신을 잃거나 그에 준하는 상태로 누워 있는 거한들을 옮기는 건 동량의 짐덩이를 옮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일이었다.


한 명 한 명이 쉬워 보이지 않는 몸뚱이였다.


*


리시버와 김민서는 일단 앞 쪽으로 계속 움직였다. 천천히 걸어 움직이는 그들을 막는 이들은 없었다. 다만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거나, 하기는 했다. 최길우는 근접 거리에서 총을 쏴댄 탓에 여기저기 강도들의 피가 묻어 있었다.


총을 들고 피가 묻은 복장의 남자가 앞 칸으로 걸어간다면 소란이 일어나게 마련이었다. 그럴 때마다 최길우는 경찰 수첩처럼 보이는 것을 품에서 꺼내들어 보여주었다.


수첩을 열어 그의 사진과 신분이 적힌 면을 보여주며 움직인다. 영어로는 차분하고 기계적으로, 열차 강도가 열차를 습격해 대응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일단 사람들은 진정했다.


그들이 마음 깊이 안정감을 얻었는가는 다른 문제였지만, 적어도 일단의 설명에 조용히 하기는 한다.


김민서는 그 수첩이 진짜인 지가 조금 궁금했다. 아마 어떤 경우든, 관련한 기관에서 발행해준 것이기는 할 테였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점퍼 조직의 도움을 받으려고 준 신분증일 테니 말이다.


김민서는 걸으면서 궁금한 걸 물었다.


“경찰 시험을 본 겁니까?”


최길우는 저벅저벅, 별다른 말도 없이 앞으로 걸어가다가 대답했다. 김민서를 잠깐 돌아보았다.


“특채라고 해두죠.”


민서는 대강 납득했다. 그야말로 영화같은 설정이었다. 특수한 작전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 공기관에서 내어주는 신분증이라니.


그들은 다소의 소란을 지나치며 기관실에 다다랐다. 기관장 역시 대강의 상황을 눈치채고 있던 모양이었다. 내부에 승무원들이 있었던 듯, 연락을 취하던 모양이다.


강도가 나타났다는 이야기와, 그것을 처리하는 동양인 사내가 있다는 이야기까지도.


강도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들은 러시아 치안 당국에 신고를 했다. 열차를 운영하는 본부에도 연락을 돌렸고. 그러나 그들이 신고를 받고 이 자리까지 오기에는 깨나 많은 시간이 걸릴 테다.


그 동안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그저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다행히 기관실을 밀고 들어온 건 강도가 아닌 그들을 물리쳤다는 동양인 사내였다.


최길우는 더듬거리며 러시아 말로 조금 이야기하다가, 그냥 관두자는 식으로 영어로 이야기했다.


“본 열차에 강도단이 습격을 해왔습니다. 저는 미리 정보를 입수하고 타고 있었던 특수 작전부에 소속된 해외 경찰이고요. 국제 경찰 기구의 요청을 받아 지원 나왔습니다.”


대강은, 맞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점퍼 조직이 하는 일도 그러한 종류였으니. 다만 그 과정에서 절차가 많이 생략되어 있기는 하다. 물론 다른 이들에게 ‘점퍼’의 존재에 대해서 알릴 수는 없으니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을 하기도 어렵다.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점퍼의 존재는 피해자나, 도움을 얻은 이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게 된다. 보통 그런 경우에는 조직, 혹은 연계된 단체에서 양해를 구하며 당부를 한다.


그리고 증거를 남기지도 않기에, 대부분 극심한 트라우마가 될 만한 상황 속에서 착각이나 환각이라고 생각하는 경구가 많았다.


일단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심 정도는 하는 편이었지만 말이다. 급박한 상황, 사람의 목숨이 걸린 판국에 사소한 것들을 신경쓰며 능력을 아낄 수도 없었다. 어지간하면 점퍼들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어쨌건 기관사와 그 열차 승무원들은 리시버의 말에 끄덕거리며 반응했다. 열차 외부로 강도단을 내려야 한다는 말에도 동의를 했고. 일반적인 경우라면 구속을 해서 신병을 제압해야겠지만 눈 앞에 경찰이라고 하는 자가 상황을 통제하겠다고 하니 안심을 하는 것이다.


일단 눈 앞에서 보기 어려운 것들을 치워버리고자 하는 심리도 있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가 멈추었다. 기관사의 작동에 따라 서서히 속도를 늦춘 열차는 이내 완전히 관성을 잃고 선로에 섰다.


주변은 얼어붙은 땅이었다. 얼음이나, 눈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냉랭한 대기에 흙바닥도 찬 기운이 강하다.


멀리까지 지평선이 보이는 평야 지대였다. 숲을 빠져나온지 얼마 안되는 지점이다.


멈춘 열차에서 승무원들과, 기관사와, 리시버와 김민서는 부지런히 강도들을 날랐다. 거의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승객들의 통제에도 애를 썼다. 이미 패닉에 빠진 이들이 추가적으로 발작을 일으키는 일은 많지 않았다. 1등칸에 있는 이들이 샷건으로 널브러져 있는 강도들의 시체를 봤을 때는 소란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치우기 위해 움직였던 승무원들도 그런 꼴에는 토악질을 해댔다.


지독하고 고되며 지루한 시간이 지났다. 핏자국이나, 여러모로 엉망이 된 객실 내부를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시체나 쓰러져 있는 강도들의 부상자들을 옮기면서 승무원들은 내부의 청소도 겸했다. 꼭 해야만 하는 작업이었다. 열차 내부를 피투성이가 된 채로 둘 수는 없으니.


다행히 추가적으로 발작적인 사고는 없었다. 강도들은 서서히 피를 흘려가며 깊은 기절 상태로 들어가고 있었다. 살아 있는게 용한 꼴들이다. 최대한 빨리 작전을 마무리하고, 귀환해야 할 이유이기도 했다.


적대적인 점퍼를 상대하기 전까지 귀환으로 점프를 소모하기는 부담이 있었다. 리시버는 상대편의 점퍼를 불러내기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강도들이 쓰던 샷건은 모두 한 데 모아 탄환을 빼서 버렸다.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최대한 변수는 줄이는 게 좋다. 김민서에게 어설프게 쥐어주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초심자가 샷건 따위를 들고 있다간 십중팔구 동료를 맞추게 된다.


최길우는 최대한, 상대의 공격에만 집중을 하고 싶었다.


어느정도 뒷정리가 끝나자, 최길우는 승무원들과 기관사, 그리고 열차를 배웅했다. 한적한 시베리아의 어느 평야에서 강도들을 데리고 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는 알 수 없었으나, 리시버의 자신만만한 태도에 기관사는 적당히 납득했다.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와 빨리 현재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심리였다.


최길우는 그런 그에게 간략한 상황 설명 정도는 해주었다. 나름대로 양심을 위한 최소한의 알리바이 같은 것이었다.


이미 지원 요청을 마쳤고, 본부에서 헬기 따위로 이곳에 오기로 했으니 안심하고 가시라고. 경찰 기구에 신병을 양도하고 당국에서 마무리를 짓겠다고.


기관사는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최길우와 김민서에게 인사를 했다. 중년의, 체구가 좋은 아저씨였다. 그가 모자를 벗으며 하는 인사에 둘 역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열차가 떠났다. 소란스러운 시간들이 지나간다. 열차 내부에서는 총격의 흔적이나 핏자국, 혹은 강도의 과정 중에 다쳤던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서서히 회복할 것이다. 김민서가 알기로 죽은 이는 없었다.


금품을 모았던 가죽 포대 따위는 승무원들이 들고 돌아가며 주인을 찾아 주었다. 전자기기 따위의 파손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손실이 없었다.


멈추었던 열차가 다시 선로를 달린다. 리시버, 최길우와 김민서는 평야에서 선로 위를 지나가는 횡단 열차의 옆 면을 바라보며 자기들의 일을 시작했다.


최길우가 쓰러진 채 신음을 흘리고 있는 인간들의 무더기 속에서, 최초에 자신들을 열차 밖으로 날게 만들었던 인간을 찾았다. 강도질을 시작하는 순간에 재수가 없게 바로 해당 칸에 그들이 타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포위를 당한 채 총격을 당하면 답도 없고,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최길우는 김민서를 데리고 창 밖으로 날았다.


그 시점이 김민서가 비명을 지르며 러시아 어느 곳의 허공을 날던 때다.


신체가 건장하고, 팔과 다리에 총알이 박힌 채 신음하는 리더를 찾는다. 금발의 벽안, 전형적인 백인의 모습이었다. 인상이 거칠고 오래도록 풍파에 시달린듯한 안면이었다. 그는 한기를 느끼는지 약간의 떨림이 있었다.


최길우가 미리 외워둔 러시아 말로 이야기를 했다.


“네 조직에 점퍼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공간이동자 말야. 여태까지 그 녀석의 능력으로 추적을 피해 왔겠지? 이번에도 그럴 거였고. 여기로 불러. 순순히 따르면 목숨을 잃는 일은 없을 거다.”


바들바들 떨면서, 나름대로 공들인 발음으로 지껄이는 걸 두목이 듣고 있었다. 그 눈동자도 흐릿한게,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것처럼 보였다. 최길우는 멱살을 잡은 채로, 이리저리 흔들며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웬만하면 따라주면 좋겠다. 너희들을 여기서 죽게 만들거나, 혹은 푸틴 정권의 병력들에 넘겨주면 대우가 곱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잘 따라준다면, 그래도 타국의 양호한 수감 시설에 처넣어줄 수도 있거든.”

“여기서 다 죽을 셈이냐? 그렇다면 마음대로 해라. 바라는대로 해주지.”


리시버는 두목의 눈동자를 살피면서 계속 이야기를 했다. 회유의 여지가 있는가. 어차피 이곳에서 통하지 않는다면 일단 데리고 복귀해야 했다. 그들은 일부러 목숨을 앗는 조직은 아니었으니까. 현장 상황에 따라 사상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가급적이면 생명 유지를 위해 애를 쓴다.


데려가서 응급실 따위에서 치료를 받게 해주고, 살려둔 다음에 구금해둔 채로 정보를 뱉어내게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 조직과 연계가 닿은 국가들 주변으로 가야 했다. 러시아 쪽과는 그리 깊은 관계가 없는 편이었다.


최길우는 얼마간 좀 더 강도단들의 동태를 살폈다. 더 시간을 끌면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당장은 두목도 별 말을 않는 것 같다.


자리를 털고, 그냥 도약으로 이들을 옮기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였다.


“What the Xuck···.”


두목이 입을 열었다. 튀어나온 건 영미권의 유명한 욕설이었다. 리시버가 다시 눈길을 주었다.


“오, 얘기할 마음이 드나? 혹시 영어를 잘 쓰나?”


두목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미친 자식들···. 대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국제적인 조직이야.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나?”


능숙한 영어 발음이었다. 리시버가 영어로 회화를 했다.


“그런 건 모르겠고. 점퍼 불러내라고. 순간이동자. 알고 있지? 그러면 당신 처지에서 최대한 인도적인 대우를 받게 해주지. 없다면 협상은 결렬이야.”

“아니어도··· 원래 오게 돼 있다. 내 몸에 있는 발신기가 5분 이상 한 자리에 머무르면 그 장소로 오는 걸로 되어 있···.”


후욱, 하고 익숙한 소음이 들렸다. 그건, 점퍼나 혹은 점프에 휘말린 적이 있는 인간이 아니라면 느끼기 어려운 작은 소리와 위화감이다.


그러나 JE에 익숙하게 접촉해 온 이들은 실제의 소리나 감각보다 뚜렷하게 느끼기도 한다. 그건 오감을 넘어선, JE라는 비가시적인 에너지의 작용일지도 몰랐다. 그것을 매질로 점퍼들이나, 혹은 점프에 익숙한 이들의 몸에 와닿게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최길우는 감각이 느껴지자마자 이미 몸을 날리고 있었다. 방향은 아마도 그의 뒤쪽이었다. 점프의 전조는 실제 대상이 오기까지와 아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상대가 미숙한 편이라면 그러고도 시야를 잃는 잠깐의 틈이 있고.


보통 미치광이가 아니라면 자신들의 동료가 있는 곳에 와서 총부터 갈기지는 않을 것이다.


리시버가 뛴 곳은 김민서가 멍청하게 서 있는 자리였다. 리시버는 엎어져서, 자신의 손에 멱살이 잡힌 채 힘겹게 이야기를 하던 두목을 놓고 그대로 왼 쪽으로 굴렀다.


김민서는 그의 왼 쪽 한 두 걸음 옆에서 멍청히 선 채 그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고. 김민서의 몸에 손이 닿자마자 그들은 후욱, 하는 전조와 함께 신형이 사라졌다.


탕! 그 직전에 총성이 들렸다. 리시버가 쏜 것은 물론 아니었고, 쓰러진 강도들은 샷건이 없었다. 새롭게 나타난 인간이 갈긴 것이다. 리시버는 상대가 생각보다 미치광이같은 녀석이라고 생각하면서, 그 자리로부터 이탈했다.


황량한 북부 평야에 약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장정들의 몸뚱아리와 새롭게 나타난 인물 하나만이 남았다. 리시버와 김민서가 사라진 뒤다.


김민서와 최길우는 다시 제자리에 돌아왔다. 제자리라고 하기에는 애매했지만, 김민서는 낯익은 자리라는 걸 느꼈다.


그들이 열차에서 최초에 떨어지고 난 뒤, 허공에서 도착한 어느 침엽수림이었다. 심지어 그들이 있던 똑같은 자리였다. 땅바닥을 구른 흔적이나 얕은 발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풍경도 똑같다.


똑같다기엔 숲속의 모습이라 조금 애매했지만. 적어도 자신이 땅에 누워 발버둥을 치다 만들어낸 흔적은 기억했다.


김민서가 뒤늦게 물었다.


“뭐,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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