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自言之房

금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자언
작품등록일 :
2021.05.12 23:46
최근연재일 :
2021.06.17 03:23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6,790
추천수 :
388
글자수 :
173,670

작성
21.05.16 05:17
조회
444
추천
20
글자
11쪽

#3. 관리대상 금손(1)

DUMMY

#3. 관리대상 금손(1)




심장은 터질 것 같고, 조금 더 있으니 오줌보도 터질 것 같고, 옆에 앉은 아이의 눈물도 터질 것 같고. 다들 긴장한 상태였나 봐.


다행히 버스 운전기사님은 적당한 시간에 맞춰 몇 번이고 휴게소에 들렸어. 아 그런데... 화장실 갈 때 마다 짝을 지어가래. 무슨 우리가 애야? 우린 벌써 징그러운 13살이나 됐다고. 언제까지 애기 취급당해야 하는 건데?


불만 가득한 눈으로 인솔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을 딱 보잖아? 그럼 어느새 내 앞에 떡볶이, 오뎅, 감자튀김, 소시지 등등이 놓여 있는 거야. 교장 선생님의 배려라나 뭐라나. 옆에 앉은 친구는 내 덕분에 잘 먹고 왔지 뭐. 불만을 이야기할 시간을 안주시더라고. 입은 하나잖아. 먹는데 사용하니까 말할 입이 없더라고.


갑자기 옆에 앉은 아이가 슬금슬금 내 눈치를 봐.


“난 먹을 만큼 먹었어.”


하고 떡볶이를 그애 앞으로 쑥 밀었어.


“아니 그게 아니고. 우욱-”


갑자기 버스 안에서 토를 하는 거야. 어쩌겠어. 내가 등도 두들겨주고, 휴지도 건네고, 물도 먹여주고 했지. 버스 안에는 이상한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어. 화장실 다녀온 애들도 인상을 찌푸리며 뭐라고 하기 시작해.


“야. 너희들은 몸뚱이가 마음대로 되냐? 이것도 그런 경우니까 토달지 말고 조용히 가자. 피차 피곤하고 예민한데.”


내 리더십을 보던 교장선생님 눈에서 하트가 튀어나오는 것 같더라. 애들도 그냥 조용히 앉았어.


‘치-’


차량용 방향제가 뿜어져 나와서 더 이상한 냄새를 만들었어. 욕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데, 자동분사래. 어쩌겠어. 고통을 다른 학우들과 똑같이 나누는 수 밖에.


내가 등 두들겨줬던 친구? 궁금해 할 줄 알았어. 이것도 이야기가 길어. 조금만 기다려봐.


아, 떡볶이 등등 음식업체들은 어떻게 됐냐고? 관련 회사이야기가 국내에 특별히 없는 것 보니.... 전부 중국에서 가져왔나봐. 왜냐고? 나중에 이런 기사를 본 기억은 있어. [일회용품 국내 제작의 1/10 단가. 국내기업 줄도산 위기.]


다시 버스가 달리기 시작했어. 시간이 지날수록 시골 같은 공간이 나와. 봄이라 그런지 나무가, 풀이 연두색을 뿜어내. 우리 동네에는 벌써 개나리가 피었는데, 여기는 아직 안 피었나봐. 신기했어. 좁은 대한민국 안에서도 이렇게 다른 자연환경이라니.


이러다 자연관찰일기 다큐 한 편 찍겠네, 할 때쯤, 교장선생님이 마이크를 잡더라.


“우리는 지금 파주라는 동네를 지나 판문점으로 갑니다. 다들 여권 챙겨왔죠? 강 선생님. 확인 좀 부탁드려요.”


아직 주민등록증이 없는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여권으로 신분확인을 할 거라고 미리 공지를 받았어.


강 선생님이 달리는 버스 안에서 걸어 다니며 여권을 걷어갔어. 그리고 버스는 판문점이라는 곳으로 다가갔다. 사람도 안보여. 그렇다고 건물이 많은 것도 아니야.


버스가 천천히 속도를 줄여. 그리고 덩그러니 놓은 건물 앞으로 다가가.


“와. 장난 아니다. 금손. 너도 떨려?”


옆 좌석에 앉은 친구가 입을 열 때 마다 이상한 냄새가 풍겨.


“심장 쫄린다. 혹시라도 문제생기면 우리 엄마에게 사랑했노라고 전해줄 수 있겠냐?”


내 눈빛이 너무 진지했나봐. 옆 좌석의 친구가 울먹이기 시작해.


“야야. 그냥 하는 말이잖아.”


버스가 멈추고 다들 내리기 시작해. 옆 좌석의 친구는 무슨 생각인지 내 옆을 떠날 생각을 안 하네. 우리 친하지도 않는데....


우리가 내리자, 기자들이 사진을 찍기 시작해. 우리나라 최초 북한 방문 초등학생이라나. 그리고 신원확인이라는 것을 하고나서 판문각으로 가. 계단 많은 판문각이 북한의 관리를 받는 곳이라는 것도 그때 알았지 뭐.


강 선생님은 우리를 높은 계단 앞에서 단체사진대열로 세우더라. 아니나 달라.


“고조 한 민족 동포의 새싹들을 만나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우리 기념사진 찍고 계속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두 손전화를 싹다 내주십시오.”


북한군인 한 명이 말을 하는 데... 어쩌면 우리나라 어른과 하나도 안 다른지... 어른들은 어느 나라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닌가봐. 그냥 다 똑같은 거 같아. 핸드폰 게임이라도 할까봐 그런가? 모두 제출하래. 어이없지?


“우리 엄마가 핸드폰 손에서 놓지 말라고 했어요. 싫어요.”


한 명이 반항했어. 강 선생님이 입술을 깨물면서 조용히 말하더라.


“이거 제출 안 하면, 북한 못가. 혼자 여기서부터 집까지 걸어가 볼래?”


와, 강 선생님이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데.... 옆의 교장선생님은 듣고도 웃고만 있네? 반항하던 친구는 조용히 입 다물고 핸드폰을 제출하더라.


사진을 찍고 우리는 다시 버스를 갈아탔어. 같이 탄 북한군인은 말이 참 많더라고.


“북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 길을 따라 북한의 개성으로 갑니다. 일관람을 한 후, 다음날 평양으로 가게 되며.............. 2명이 방 하나를 사용하게 됩니다.”


장장 2시간을 쉬지 않고 말하더라. 창밖 풍경사진이라도 찍고 싶은데... 핸드폰은 뺏겼으니 뭐 어쩔 수 없지.


막 도착한 개성은..... 내가 생각하던 것과 다르더라고.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 조용하고 뭔가 기품이 느껴졌어. 우리나라 경복궁과는 또 다른 느낌이야.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볼 것을 추천해.


말 많던 군인이 우리에게 뭔가를 나눠줘. 명찰이더라. 나는 수도 없이 표정으로 말했어. ‘나는 이미 13살이니 이딴 것은 필요 없다. 제발 우리를 명찰이라는 것에 가두지 마라.’ 그런데 못 알아 듣더라고. 남과 북의 표정언어가 다른 건지 원.


내 옆에 앉았던 친구도 포기하라는 듯, 고개를 흔들며 명찰을 목에 걸더라고. 나라고 어쩌겠어. 여기서부터 집에까지 걸어서 가기는 또 싫었거든.


교장선생님이 내 옆으로 와. 그러면서 자신이 아는 지식을 뽐내. 전각이 어쩌고저쩌고. 그러면서 바닥에서 주운 돌을 건넨다.


난 직감했어. 교장선생님이 나를 시험하고 싶은 거구나. 그래서 슬쩍 웃으면서 돌을 받았어.


“이건 색깔은 비슷한데, 금은 아니네요.”


내가 활짝 웃었어. 그런데, 교장선생님과 내가 대화 하는 것을 유심히 보던 북한군인이 막 당황하기 시작해.


하필 내 옆에서 안 떨어지던 친구가 손 위의 돌을 뺏어가. 안경을 한 번 쓱 올린다. 뭔가 분위기 이상해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우리에게 하나 둘 집중하기 시작해.


“교장 선생님.”


토했던 애가 입을 열었어. 다행히 냄새는 이제 안나.


“이거, 전융마그네시아 인 것 같은데요.”


알고 보니 얘가 좀 돌아이였어. 하나에만 미쳐있는 애 있잖아? 얘가 그런 애였던 거지.


“교장선생님. 저희 아버지 아시죠? 브라질에 철광석, 중국에 희토류광석 채굴하신다는 거. 지금 예전 학교부지 금광도 저희 아버지 회사에서 채굴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좀 이쪽으로 잘 알아요.”


덜떨어진 아이인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애가 좀 달라 보이기 시작해. 교장선생님이 이 친구를 버스에 태운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거구나, 계획이 있었구나, 하며 짧은 순간 감탄했지 뭐야.


북한군인이 막 달려오기 시작해. 얼굴은 이미 뻘게져있고, 이마에 땀이 송글해. 아직 초봄인데 말이야.


“제가 좀 더 친절히 설명 드리면.... 전융마그네시아는 마그네사이트를 2,750도씨 이상의 온도에서 전기로 녹였다가 얼려서 만든 광물이에요. 마그네시아 광물은 남한에서는 없는 광물이라는 것 정도는 아실 거예요.”


아니. 몰랐는데? 그걸 아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인 네가 더 이상한거야.


“그런데... 이 광물이... 여기 개성민속촌에서 발견된 점이 이상하긴 하네요.... 원자로나 로켓분사구 같은데 사용하는 거거든요.”


그제야 북한 군인의 얼굴이 뻘게진 이유가 조금 드러났어.

교장선생님도 당황하기 시작해. 자신은 그냥 길바닥에 있는 돌덩이 하나를 주웠을 뿐인데 말이야.


“음... 이 말씀까지 드려야 할지...”


갑자기 이 친구가 근엄한 표정을 지어.


“함경남도 단천, 양강도 백암, 함경북도 김책 등에서 발견되면 이해를 하겠는데.... 개성에서 발견됐다? 뭔가 냄새가 나는데요?”


코난을 너무 많이 본거야. 교장선생님이 잽싸게 친구 손에 들린 돌덩이를 주변 어딘가로 던졌어.


북한군인은 교장선생님의 행동에 마음이 안정된 듯 보였어.


“꼬마가 똑지구나야. 그런데, 우짜니.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이번엔 니가 잘못 본 것 같구나.”


이러더라고. 순간 한 10초 정도의 적막감이 흘렀어. 무슨 말인지 알지? 갑분싸.


보다 못한 강 선생님이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어.


“이러다가 우리 저녁 제때 못 먹어요. 자 빨리빨리 이동!”


이때부터 무언가 조심해야 했었어. 그냥 눈 감고, 귀 닫고, 입 닫고 있었어야 했는데...


우리는 개성민속여관이라는 곳에 머물렀어. 그냥 한옥스테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거야. 우리가 머무는 방은 침대가 없었어. 바닥에 담요를 깔고 자는 건데 이불도 엄청 무거운 솜이불인거야.


괜찮아 뭐. 우리는 대인배 초등학교 6학년인걸. 나는 아까 그 돌아이와 함께 방을 쓰게 됐어. 그냥 이번 여행은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고 마음먹었어. 주변의 모든 것이 그런 상황인데 어쩌겠어.


식사하는 곳도 식탁이 아니라, 바닥에 철퍼덕 앉아 먹는 곳이더라고. 괜찮아. 우린 곧 새로운 북한 음식을 먹을 기대감에 차 있었거든.


자리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데 북한군인들이 갑자기 무슨 연락을 받았는지 우리 방을 감싸기 시작해. 이중 삼중으로 군인이 서있어. 안보이면 모르겠는데, 밖이 다 보이더라고.


애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어. 왜냐고? 그 사람들 총을 들고 있었거든.


웅성거리는 소리가 밖에서도 들려.


“선생님 저 사람들 왜 총을 들고 있어요?”


한 아이가 강 선생님께 물어보더라고. 다들 대답을 기다렸어. 그런데 강 선생님도 대답을 못하는 거야. 강 선생님이 교장선생님 허락을 받고 식당에서 잠시 나갔어.


돌아오던 강 선생님의 얼굴은 이상했어. 말하고 싶은데 할 수도 없고, 안 하자니 갑갑하고. 막 그런 표정 있지? 교장선생님께 귓속말을 해.


“교장 선생님. 최고지도자동지의 아들이 여기 온답니다.”


마치 다 들으라는 듯 일부러 크게 막 이야기 하시는 거 같아. 다 들려. 내가 있는 자리까지.


근데.... 누구? 우리가 다 아는 그 김 씨 집안의 아들? 걔가 여길 왜와?


“여기에? 왜요.”

“그 아이도 올해 13살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음... 교류차원에서 평양에서 개경까지 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어이없다는 듯 막 웅성거리기 시작했어. 선생님들도 굳이 말리지 않아. 당신들도 놀랐을 테니깐.


식당의 문이 열렸어. 그리고 북한군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났어. 다들 상위 15도 허공을 보고 있더라. 그러자 한 남자가 들어왔어.


그 남자아이는 버버리 갈색 떡볶이 코트를 입은 남자아이였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금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계약완료] 21.12.17 20 0 -
공지 <오타수정歌> 오늘부터 공모전 끝까지 수정불가 21.06.10 41 0 -
공지 <감평 반영> 21.06.05 75 0 -
32 #31. 금손아, 가자! (5) +1 21.06.17 66 3 14쪽
31 #30. 금손아, 가자! (4) +4 21.06.15 57 5 13쪽
30 #29. 금손아, 가자! (3) +6 21.06.13 87 4 13쪽
29 #28. 금손아, 가자! (2) +6 21.06.12 84 4 13쪽
28 #27. 금손아, 가자! (1) +6 21.06.10 112 6 13쪽
27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4 21.06.09 102 5 12쪽
26 #25. 금손이가 금손하네 (3) +4 21.06.07 101 5 13쪽
25 #24. 금손이가 금손하네 (2) +4 21.06.07 97 6 14쪽
24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4 21.06.04 104 5 12쪽
23 #22. 금손을 알라 (7) +4 21.06.03 110 9 13쪽
22 #21. 금손을 알라 (6) 21.06.02 105 9 12쪽
21 #20. 금손을 알라 (5) +2 21.06.01 116 7 12쪽
20 #19. 금손을 알라 (4) +2 21.05.31 98 8 13쪽
19 #18. 금손을 알라 (3) +2 21.05.30 100 7 13쪽
18 #17. 금손을 알라 (2) +2 21.05.28 103 6 13쪽
17 #16. 금손을 알라 (1) +4 21.05.27 118 6 12쪽
16 #15. 그냥 금손이 아님 (7) +4 21.05.26 116 7 12쪽
15 #14. 그냥 금손이 아님 (6) +6 21.05.25 119 8 12쪽
14 #13. 그냥 금손이 아님 (5) +4 21.05.25 115 6 12쪽
13 #12. 그냥 금손이 아님 (4) +6 21.05.24 125 10 12쪽
12 #11. 그냥 금손이 아님 (3) +2 21.05.23 141 8 13쪽
11 #10. 그냥 금손이 아님 (2) +2 21.05.22 149 9 13쪽
10 #9. 그냥 금손이 아님 (1) +2 21.05.21 175 10 12쪽
9 #8. 금손다움 (3) +2 21.05.20 178 11 12쪽
8 #7. 금손다움 (2) +4 21.05.20 195 9 13쪽
7 #6. 금손다움 (1) +4 21.05.18 254 8 12쪽
6 #5. 관리대상 금손 (3) +2 21.05.18 301 1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