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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言之房

금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자언
작품등록일 :
2021.05.12 23:46
최근연재일 :
2021.06.17 03:23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6,754
추천수 :
388
글자수 :
173,670

작성
21.05.20 03:11
조회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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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3쪽

#7. 금손다움 (2)

DUMMY

#7. 금손다움 (2)




“그런데 그 시골길이 내가 봐 왔던 시골길과는 좀 달랐어요. 흠... 뭐라고 해야 하나.”


***


내가 맞이한 북한에서 아침. 뭐라고 이야기 해 줘야 이 느낌이 잘 전달될까? 일단 코에 코딱지가 안 낄 정도로 맑은 공기가 방안 가득했어. 바닥은 뜨듯해서 찜질방 온 착각을 불러 일으켰고. 무엇보다 무거운 솜이불은 가슴팍을 살짝 눌러주는데... 이거, 이거 완전 꿀잠템이더라고.


내가 이불 속에서 몸을 살짝 돌렸어. 그런데 돌아이가 나를 보고 있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뭐야! 왜! 나 밤새 아무 짓도 안했다고. 혹시 내가 자다 일어나서 돌아이 뺨을 때렸나? 잠시 생각해 봤는데... 그런 일도 없는 것 같아.


“금손. 야, 금손.”


갑자기 돌아이가 속삭이는 거야.


“??”


돌아이가 손가락으로 밖을 가리켜. 그리고는 잽싸게 손가락으로 쉿- 하는 거야.


“동무들 일어났구나야.”


우리 숙소 밖에서 말소리가 들렸어. 익숙한 목소리. 설마... 김 씨 자손? 여기에? 지금? 왜? 수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에 떠다녀. 문이 열렸어.


김돌식이 검은 양장을 하고선 방으로 들어왔네? 그런데 우리가 아직 이불속에 있는 걸 보곤 씩 웃는 거야. 뭐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만족스러운 얼굴이야.


“남조선 아새끼들은 이리 게으르구나야. 우리 북조선 인민들은 벌써 오전 일을 시작했는데. 아침부터 일있갔어. 같이 좀 가야겠어. 날래 일어나라.”


그러고 김돌식이 시크하게 나가는 거야.


곧 군인들이 신발도 안 벗고 방으로 들어와. 이 등짝 스매싱 맞을 놈들 같으니라고.


내가 막 뒤척이며 일어나려는데, 들어온 군인 중 한 명이 내가 덮은 이불을 확 들어올리는 거야.


“이ㅆ!”


욕을 무섭게 해. 그리곤 이불을 다시 내려놔.


그러게, 누가 빤스만 입고 자는 사람 방에 막 들어오래? 우리 가족 빼고 나도 처음이라고. 내 알몸 남에게 보여준 거!


덕분에 돌아이와 난 이불에 둘둘 감겨서 차에 실렸어. 맞아. 조선시대 보쌈이라는 게 있었다며. 우린 보쌈 당했어. 말이 좋아 보쌈이지. 엄연히 납치였어.


다행이도 돌아이와 난 같은 차에 실렸어. 김돌식이 앞좌석에 앉네?


나쁜 새끼. 우리 엄마 아빠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우리 납치해서 뭐하려고! 그러다 너 남한한테 혼난다? 나는 전쟁을 바라진 않지만, 내가 누구야! 나 금손 이라고! 이렇게 막 함부로 대할 존재가 아니라고.


우리 교장선생님이 나 없어진 걸 알고 당장 남한에 SOS칠걸. 그리고 남한이 나 찾으려고 전쟁을 일으키고, 대통령이 막 나 찾으려고 방송해.


그리고 미군이 수송기 여기로 보내서 나 어깨에 딱 들쳐 매. 우리 뒤로 북한의 절반이 불바다에 휩싸여, 그리고 내가 수송기에서 북한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내려다봐. 그러면서 내가 한국으로 귀환하는 모습을 보는 수가 있어!


이런 말들이 수도 없이 머릿속에서 맴 돌았어. 진짜 입 밖으로 나오려고 했는데.... 차 안이 너무 추운거야. 입이 얼어 말이 안 나올 것 같아.


생각해봐. 우리가 제법 컸지만, 아직 13살이라고. 아직 추위에 연약한 나이란 말이지. 나중엔 이빨이 다닥다닥 소리를 낼 지경이 된 거야.


“야, 김돌식. 히터 좀 틀어. 히터. 추워 죽겠어.”


김돌식이라 부르니 주변의 군인이 죽일 듯이 나를 노려봐. 뭐, 어쩌라고. 내가 얼어 죽을 것 같은데.


“됐다. 신경쓰지말라.”


그제야 군인들이 고개를 돌려. 완전 왕 같은데? 말 한마디면 다돼.


“금손, 그게 무슨 소리가? 히터가 머시가?”


히터라는 단어를 못 알아 들어.


“춥다고!”


냅다 소리 지르고 이불을 열어 알몸을 보여줬어.


“우리 북조선은 자원절략을 실행중에 있다. 조금 참으라.”


그리고 주변 군인들에게 고갯짓을 해. 그제야 군인들이 우리 옷을 건네주는 거야. 이불 열고, 옷 입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갑자기 돌아이가 이상한 말을 시작해.


“야. 우리 아오지탄광 가는 거 아냐? 어제 괜히 옷 교환하자고 했나봐.”

“무슨 말이야?”

“생각해봐. 왜 이 새벽에 우리만 데려가는 건데. 나 핸드폰도 없단 말이야.”

“정신 차려. 핸드폰은 어제 제출했잖아.”


우리 대화를 들은 김돌식, 여전히 무표정이었어.


바깥을 봤는데. 그 시골길.... 나는 무슨 시멘트공장 가는 줄 알았어. 우리나라 집을 생각하면 안 돼. 그냥 시멘트로 사각형 만들어 놓고, 손바닥만 한 창문내고, 쇠문 달아놓고 집이라 부르더라. 그리고 연기가 조그만 창문으로 나오고 있어.


한 아주머니가 씻지도 않은 꾀죄죄한 모습으로 문 앞에 앉아있어. 머리는 며칠 안 씻은 거 같아. 그리고 안고 있는 아이에게 축 늘어진 젖가슴을 가져다 대더라.


빨리 달리는 차 안에서 이게 다 보이냐고? 같은 모양의 집, 같은 모습을 한 아줌마. 차 안에서 수십 채, 수십 명 봤거든. 나는 복붙한 줄 알았어.


“고조 지금 너희들이 본 북조선의 모습, 어디 가서 이야기 하면 언제 모가지 따일지 모르니 혓바닥 죠심히 놀리라.”


김돌식이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해. 근데 해가 뜨려는지 하늘이 총천연색으로 너무 예뻐.


“금손. 근데 진짜 이쁘다. 그지?”


돌아이가 창밖을 주시하더라고.


“예쁘면 뭐해. 우리가 어디 가는 줄도 모르는데.”


저렇게 말하고 나니, 더 긴장되는 거야.


커다란 호수가 보여. 그 뒤로 건물이 하나 있는데, 덕수궁 안에 미술관 있지? 그것처럼 생긴 거야. 아까와 너무 다른 모습이야. 갑자기 차가 속력을 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그 건물로 가더라. 카레이싱 하는 줄 알았네.


차가 도착하자 주변의 군인들이 차 문을 열어줘.


“야. 아오지는 아닌가보다.”

“금손, 넌 걱정도 안 되냐? 아오지나, 여기나.”

“뭐. 될대로 되라지.”


말은 그래도 손이 떨렸어. 나는 갈색 떡볶이 코트에 손만 꼈어. 사이즈가 안 맞다니 까. 그래도 추우니까 어쩔 수 없지 않겠어?


“이 종간나 새끼들 지하로 데려가라.”


그 말에 돌아이가 울기직전이야. 나? 진짜 심장 튀어나왔어. 엄마아빠가 갑자기 막 보고 싶어지더라.


나의 무용담을 늘어놔 환심을 산 뒤, 생명 연장의 꿈을 이뤄볼까?


앞서 군인 한 명이 걸어가. 우리보고 그 사람을 따라가래. 도망칠까 생각했거든? 총을 든 군인이 뒤에서 또 따라오고 있는 거야.


대체 내가 잘못한 일이 뭔가. 내가 돌식이한테 뭘 실례 했던가. 막 이런 생각 밖에 안 들어.


앞서가던 군인 한 명이 회색철문의 자물쇠를 열어. 체인도 감겨있어. 그래서인지 문 여는데 걸리는 시간이 꽤 걸려. 갑자기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져.


촤르르-


쇠 체인이 한 겹씩 풀리고, 군인 손에 감겨. 설마 저걸로 우리를 때리진 않겠지? 다행히 그 군인은 열린 문으로 우리 등만 떠밀더라고. 방으로 들어가니, 밖에서 또 문을 잠가. 이거 감금 아니야?


아... 이제 정말... 끝인 건가.... 생각이 들 때쯤, 주변이 눈에 들어왔어. 아무것도 없이 시멘트로만 둘러싸인 공간. 벽 중간 중간 무슨 핏자국 같은 것도 보여.


돌아이의 눈물보가 터졌어.


“으어어어. 난 잘못 한 거 없는데 왜에에에.”


끼익-


갑자기 바닥이 반으로 갈라져. 틈이 점점 벌어지더니 우리가 빠지고도 남을 구멍이 생겼어. 무슨 건물이 반 쪼개지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우리는 당황했지. 오죽하면 돌아이의 울음이 멈췄겠어.


쿠루루-


틈 사이로 아래에서 계단이 하나 올라와. 그 계단 하나하나에 빨간 카펫이 깔려있어. 여기 뭐지? 나는 그 계단으로 다가갔어. 다들 알잖아. 초등학생의 왕성한 호기심.


갑자기 돌식이가 계단에서 올라오네? 무슨 국회 돔에서 태권브이 출두하듯이, 그렇게. 그리고 나를 향해 손을 뻗어.


“뭐.”


말도 안하고 손바닥을 보여주며 계속 흔들어.


“뭐? 그게 뭔데? 수화야? 나 수화 몰라.”


갑자기 돌식이가 나를 잡아 끌어 계단 밑으로 떨어뜨릴 건가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 당연히 뒷걸음질 쳤지. 코트가 걸리적거렸는데, 상관없어.


“그거 내노라.”

“아 답답하네 증말. 뭘 말하는 거야.”

“까만 기계 내노라.”


그제야 생각났어. 떡볶이 코트 안에 빨간 버튼 기계. 당연히 나는 주머니에서 그걸 꺼냈지. 그게 뭔지 진짜 궁금했는데, 어젯밤엔 그냥 딱 거기까지였어. 그냥 잠 들었거든.


“이게 뭔데?”


갑자기 내가 갑이 된 느낌. 아니, 갑이 됐다는 걸 알아차리는 건 본능이었어. 나는 그것을 공중에 들어 올렸어. 당연히 씩- 웃어주면서 말이야. 만화영화에서 악당이 자주하던 행동이거든.


“그... 그거 그렇게 들 물건이 아니야!”


돌식이가 다급해 지는 거 보니.... 더 신이나는 걸? 아... 그래서 악당은 계속 악당 짓을 끊지 못하는 구나...를 알았다 고나 할까? 내 엄지손가락이 빨간 버튼으로 막 다가가.


이번에는 돌식이가 울 것 같은 표정이야. 그래. 북조선의 김 씨 자손아. 이번엔 네 차례닷!


그런데... 나를 막아 세운 건 돌아이였어.


“금... 금손! 그거 조심해. 혹시 그거... 핵폭탄 날리는 그... 버튼 아니야?”


맞아. 들어본 적 있다. 북핵. 그러고 보니... 조작이 너무 간단한 버튼인걸!!


“돌아이... 아주 합리적인 의심이었어. 좋아.”


내가 잠깐 멈칫했어. 진짜면 어쩔 거야. 나 대한민국 날려버린 천하의 몹쓸 놈 되는 거 아니야?


그런데 거기에 돌식이가 가세하는 거야.


“너 이 새끼. 남조선 날려버리고 싶으면 그 버튼 누르라. 니가 선택하는 기야. 알간?!”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그 중요한 버튼을, 이 꼬맹이가 가지고 있다고?


에라 모르겠다. 엄지손가락으로 그 버튼을 틱 눌렀어!


갑자기 기계가 손 위에서 활짝 펴지더라. 종잇장처럼 막 넓어져. 그러더니 끼익 소리를 내며 얇은 철봉이 하나 쭈욱- 나와.


이러고 핵이 날아가고, 대한민국이 지도상에서 없어지는 건가? 심장이 쫄려 죽겠는 거야. 아... 30초 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치이이이-


이상한 소리가 끊이질 않아. 갑자기 모든 소음이 탁, 멈추는 거야.


그러더니-


“No No No No No, 너무 깜짝 깜짝 놀란 나는 Oh Oh Oh Oh Oh, 너무 짜릿 짜릿 몸이 떨려 Gee Gee Gee Gee Gee, Oh! 젖은 눈빛 Oh Yeah~ Oh! 좋은 향기 Oh Yeah Yeah Yeah~?”


뭐야? 갑자기 내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해.


“너무 너무 예뻐 맘이 너무 예뻐 첫 눈에 반했어 꼭 짚은 Girl?Gee Gee Gee Gee Baby Baby Baby Baby? Gee Gee Gee Gee Baby Baby Baby Baby 너무나 뜨거워 만질 수가 없어 사랑에 타버려 후끈한 Girl? Gee Gee Gee Gee Baby Baby Baby Baby.”


손이 허리로 올라가. 그리고 어깨를 좌측에서 우측으로 움직이며 흔들어. 손을 공중에 들어 반짝반짝을 하고.... 손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며 손가락을 하늘로 틱- 뿌려줘.


그런데... 돌식이가 나를 따라해. 익숙한 몸짓으로.


엉덩이를 둥칫둥칫 두둥칫.


돌식이랑 나랑 무슨 춤 배틀을 시작한 것 같아.


이거 우리나라 노래잖아. 절대 질 수 없다!


“Gee Gee Gee Gee Baby Baby Baby Baby Baby Baby,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요, 수줍은 나는, 수줍은 나는요, 몰라몰라 하며 매일 그대만 그리죠?”


내가 먼저 선창을 했어.


“친한 친구들은 말하죠 정말 너는 정말 못 말려 바보 하지만 그댈 보는 난, 너무 반짝 반짝 눈이 부셔 No No No No No 너무 깜짝 깜짝 놀란 나는 Oh Oh Oh Oh Oh 너무 짜릿 짜릿 몸이 떨려 Gee Gee Gee Gee Gee? 젖은 눈빛 Oh Yeah~ 좋은 향기 Oh Yeah Yeah Yeah~”


돌식이가 질세라 노래를 해.


돌아이. 너 참여 안 해? 우리나라 국보급 노래를 지켜야 할 것 아니야!


"절대 질 수 없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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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금손아, 가자! (3) +6 21.06.13 86 4 13쪽
29 #28. 금손아, 가자! (2) +6 21.06.12 83 4 13쪽
28 #27. 금손아, 가자! (1) +6 21.06.10 112 6 13쪽
27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4 21.06.09 102 5 12쪽
26 #25. 금손이가 금손하네 (3) +4 21.06.07 99 5 13쪽
25 #24. 금손이가 금손하네 (2) +4 21.06.07 96 6 14쪽
24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4 21.06.04 104 5 12쪽
23 #22. 금손을 알라 (7) +4 21.06.03 108 9 13쪽
22 #21. 금손을 알라 (6) 21.06.02 103 9 12쪽
21 #20. 금손을 알라 (5) +2 21.06.01 115 7 12쪽
20 #19. 금손을 알라 (4) +2 21.05.31 97 8 13쪽
19 #18. 금손을 알라 (3) +2 21.05.30 100 7 13쪽
18 #17. 금손을 알라 (2) +2 21.05.28 102 6 13쪽
17 #16. 금손을 알라 (1) +4 21.05.27 117 6 12쪽
16 #15. 그냥 금손이 아님 (7) +4 21.05.26 115 7 12쪽
15 #14. 그냥 금손이 아님 (6) +6 21.05.25 118 8 12쪽
14 #13. 그냥 금손이 아님 (5) +4 21.05.25 115 6 12쪽
13 #12. 그냥 금손이 아님 (4) +6 21.05.24 124 10 12쪽
12 #11. 그냥 금손이 아님 (3) +2 21.05.23 140 8 13쪽
11 #10. 그냥 금손이 아님 (2) +2 21.05.22 148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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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금손다움 (3) +2 21.05.20 176 11 12쪽
» #7. 금손다움 (2) +4 21.05.20 194 9 13쪽
7 #6. 금손다움 (1) +4 21.05.18 25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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