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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言之房

금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자언
작품등록일 :
2021.05.12 23:46
최근연재일 :
2021.06.17 03:23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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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4
추천수 :
388
글자수 :
173,670

작성
21.06.09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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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DUMMY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과학경진대회가 있던 날 밤. 난 그날 받은 대통령상을 목에 걸었어. 번쩍번쩍. 진짜 금이 아니어도, 충분히 금빛을 내고 있었어. 일단 식탁에 앉았지.


그동안 나는 내가 꽃길을 걷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돌이켜보니, 알겠더라고. 이게 꽃길이란 것을. 그런데 사뿐사뿐 걸어야 할 길을, 텀벙텀벙 무거운 발걸음으로 꽃을 지르밟으며 걷고 있었던 거야.


곧 부모님이 방에서 나오시더라.


“어마마마, 아바마마. 좌정하시지요.”

“그래요, 아드님. 오늘은 조선시대 양반 놀이에 맛들리셨습니까?!”


사랑하는 아버지. 단 한 번도 실망감을 안겨주시지 않아. 나랑 쿵짝이 너무 잘 맞는 거지. 고스톱 패가 짝짝 달라붙듯 말이야.


“아드님, 매일매일 바뀌는 장단에, 이 아비는 어느 장단을 쳐야하는지 헛갈릴 지경이네요. 작작 할 생각은 없는가요. 자자, 일단 앉읍시다. 내자.”


딱-

“흠! 여보! 오늘도 당신의 손맛은 여전히 아프구려.”


“오늘 고생 많이 했는데, 안 쉬고 왜. 따듯한 코코아 한잔 타 줄까?”


엄마의 시선은 금빛에 꽂혔네!


“아니, 엄마. 그것까지 먹으면 진짜 꽃을 짓이겨버릴 거 같아.”

“?”


나의 말에 심각성을 느낀 부모님은 가만히 나를 바라보시더라.


“기 박사님이 주신 통장 말이야... 내가 노력해서 번 돈이 아니야. 그거 알지?”

“난 찬성.”

“이사는 하고, 찬성하면 안 될까?”


이 부모님들 진짜...


“내가 무슨 말을 할 줄 알고!”

“아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

“나는 침대도 좀 바꿨으면 하는데.... 그것도 빼야 찬성. 이왕 아들에게 기생하는 아빠로 낙인찍혔으니, 누릴 건 좀 누려야겠네!”

“아빠!”


우린 철호 아저씨와 상의를 했어. 기부라는 걸 처음 해 보는 사람들이었거든.


- 돈을 한곳에 몰아주면 사회에 부작용이 생겨. 그러니까 적당히 쪼개서 나눠주면 어떨까? 예를 들어, 장학재단 만들었잖아? 거기에도 일부 더 넣고, 초, 중, 고등학교 설비투자 조금 더 하고, 장애우 단체 등등 원하는 곳에 기부 조금 하고 이런 식으로 말이야.


아저씨가 귀찮을 정도로 전화를 많이, 여러번 했어.


“죄송해요. 제가 잘 몰라서.”

“괜찮아. 누구든 처음은 있는 거니깐. 이왕이면 대한민국이 잘 나갈 수 있는 곳에 기부하면 좋겠다!”


안되겠다. 아저씨한테 수업료로 10억 드려야지. 너무 적나?! 안면부지 사람들 한테도 기부하는 판에... 우리 철호 아저씨는 나도 구해줬잖아?! 물론 사기판에서 구한 거지만. 또 다시 몰래카메라에 당한 기억이 스멀스멀. 아... 부들부들. 10억이 아무래도 적당한 것 같아. 음...


결국 우리집 이사 비용 및 가구 교체비용, 철호 아저씨 수업료를 뺀 나머지 전액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다음날 우리는 많은 단체에 기부금을 보냈어. 물론 문제없이 보낸 건 아니었어.


“저기 기부를 좀 하려고 하는데요.”

“네, 기부자님. 얼마를 기부하실 예정이세요?”

“많지 않습니다만... 한 1억 정도....”

“...... 장난전화 하면 안 된다, 아가야.”


뚜-뚜-


전화를 끊어. 막 끊어. 사람 이야기 하는데, 나 혼자 이야기 하고 있어 막.


“저기 돈을 좀 보내고 싶은데....”

“인터넷에 보면 버튼 클릭하면, 월정액 1만원, 2만원, 3만원, 5만원, 10만원 중에 선택해서 기부 가능하세요.”

“저... 1억 버튼은 없던데요.”

“이 자식이 바쁜데 여기다 장난전화 할래!”


뚜-뚜-


또 내가 누구야. 금손이잖아? 그것도 중2병 아직 안 끝난.


현찰로 1억 종이가방을 몇 개 만들었어. 그리고 아버지랑 같이, 일수 찍는 사람 스타일로 NGO 몇 군데를 방문했지.


NGO라는 곳의 문을 딱 열고 들어갔는데... 말이 안 나오더라.


“저기 대표님 실은 어디에...”


사람이 찾아왔는데 보지도 않고, 일하기에, 전화 받기에 바쁜 거야.

사무실이, 와... 열악해. 장학재단 내 사무실의 반 만한 곳에서 일하고 계셔.


“기부금 1억 내러 왔어요. 대표님 어디계세요.”


내가 소리를 쳤어. 순식간에 조용해지더라. 그제야 사람 온 줄 알더라.


“아이고, 기부자님 어서 오세요. 직접 오신 거예요? 이런 건, 전화로도 가능한데요.”

“전화 걸면 장난전화라고 끊던데요.”


화난 목소리로 말했지. 사람 취급을 안 하니깐.


“보다시피 저희가 조금 바빠서. 일손이 딸려요.”


종이가방에 들은 1억을 그냥 내밀었어.


“여기요. 됐죠?”


그리고 돌아서려는 순간.


“어어. 잠시 만요. 1억 이상 기부하신 분들 모임을 저희가 따로 만들고 있습니다. 성함을 좀 알 수 있을까요? 그리고 기부금 영수증 받으셔서, 연말정산 처리하셔야죠.”


그래.... 우리 아빠가 기부하는 줄 알고 계셨던 거야. 나는 그냥 따라온 아버지 아들이었던 거고. 그래, 그 생각이 평범한 생각인거야.


“제가 아니라, 저희 아들이 기부하는 겁니다. 손아. 차분하게 말씀드려야지. 아직 중학교 3학년이라 세상물정 모릅니다.”

“...... 혹시 다이아몬드 수저신지... 아니면, 재벌 3세쯤 되시는 지...”

“기부하는데 출처도 물어봐요? 그냥 받으시면 안 돼요?”

“손아! 기분 나쁜 거 아빠는 다 이해 하는데....”


이러고 아버지가 또 대표한테 설명을 하는 거야. 아침부터 전화 돌렸는데, 다들 장난전화 취급하더라, 이러면서.


아무리 봐도 우리 아버지는 사이비 교주를 하던가, 그것도 아니면 영업사원을 했었어야해. 아버지, 어쩌다 백수라는 잘 못된 길로 발을 들이셨나이까.... 그러니 힘드셨지요.


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1억 기부』 푯말 들고 사진을 찍고 있더라고. 위 치아 8개를 환하게 드러내 놓고 말이야. 아... 내 팔자야.


***


환하게 웃는 얼굴로 우리는 서로 테이블에 앉았어.


솔직히 말하면, 이제 웃는 얼굴에 경련이 나려고해. 너무 많이 웃어서. 그런데 사진기자 아저씨가 계속 웃으래. 내가 인형도 아니고 말이야!


“야, 돌아이. 이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

“난들 아냐? 일단 우리가 회사 만드는 거, 홍보해야 한다잖아.”

“나는 사진 찍는거 진짜 싫은데.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내가 말했잖아. 금손이랑 같이 있으면, 뭔가 일이 커진다고.”

“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그래도 좋은 쪽으로 커지는 거잖아.”


분위기가 또다시 험해졌다.


“자자. 학생들. 웃으면서. 이제 진짜 법인을 만들어 볼까? 순서대로 진행하면 돼. 동영상 촬영시작 할 건데, 틀려도 괜찮아. 아나운서 누나 말대로 따라하면 되는 거야. 알았지?”


그 와중에 화사한 아나운서 누나가 방으로 들어왔어.


“편집이란 마법으로 잘라내면 되니까, 천천히 진행해보자.”


목소리도 좋고, 말투도 너무 예뻐. 이래서 다들 아나운서, 아나운서 하나봐.


“네. 누나.”


자세를 바로 했지. 웃음이 절로 나네? 나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소년이니까. 나는 갑자기 의자를 책상 아래로 당겨 앉았어. 다들 이유는 말 안 해도 알잖아? 그리고 화면에 잡히면 안 되잖아... 평생 놀림감이 될 텐데.


“자. 동영상 촬영, 레디- 큐!”


-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백지현입니다. 오늘은 중학생들이 창업하는 날이라고 해서, 제가 나왔습니다. 이 자리에 금손, 장경식, 박민영 학생이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모두 말없이 고개만 숙였어.


- 먼저 과학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 받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부상으로 국가에서 법인 설립자금을 지원 받는다고 들었어요. 얼마를 받았어요?

“5천 만 원을 받았습니다. 1년 뒤 기술료 3% 반납하는 조건입니다.”

- 그렇군요. 그럼 법인 설립 진행 해 볼까요? 법인 설립 전, 확인할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자본금통장, 인감도장. 준비가 됐나요?

“네. 여기요.”


통장과 인감도장을 탁자위에 올렸다.


- 자, 제가 천천히 설명을 해드릴 테니 잘 따라오세요. 여러분, 법인 상호를 정했나요?

“네. ‘견쓰’ 입니다.”

- 견쓰.... 무슨 뜻인가요?

“ ‘견운모 쓰세요’ 의 줄임말입니다.”


- 하하. 그렇군요. 먼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법인 상호검색을 먼저 실행합니다. 같은 직종의 사업에, 같은 이름을 쓰지 못하거든요. 물론, ‘견쓰’라는 회사 이름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한번 해 보죠.


이렇게 시작한 법인 설립.


- 자, 저희는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는, 법인 쉽게 만드는 싸이트 스타아트비즈를 이용해서 회사를 만들어 볼 겁니다. 인터넷 주소창에, www........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도 들고.


“법무사 아저씨한테 돈 주고 맡기면 금방 만드는데, 이거 뭐하는 건지 원.”

“금손, 조용히 해. 사운드 물린다고 하시잖아.”

“이거 홍보영상 만드는 거잖아. ‘중학생도 창업할 수 있다’ 슬로건으로. 협조하자 우리. 좋게 좋게.”


어라, 여기도 여전히 쿵짝이 잘 맞네?! 너희 설마!

나는 세상과 쿵짝 맞을 테닷!


***


회사가 만들어 지고, 사무실에 있는데, 누군가 노크를 해.


“들어오세요.”

“화분 배송 왔습니다.”

“거기 탁자에 올려주세요.”

“여기 싸인 좀...”


누가 보냈는지 궁금하잖아? 그래서 일 하다말고 자리에서 일어났어.

예쁜 난이더라고. 붉은 꽃이 예쁘게 핀. 분홍리본도 두 개가 달린 화분.


[아새끼래, 재주가 좀 있구나! 잘 한번 해보라. 지켜보고 있갔어. -돌식-]


“와, 이 새끼!”


전화를 걸었어.


“아저씨. 돌식이가 화분 보냈어요!”

“.......”

“아저씨?”

“지금 혼자 있니 손아?”

“네. 저 혼자죠.”

“혹시 다른 친구들은? 오늘 사무실 올 예정이야?”

“아니요. 그 친구들 과학고 준비 때문에 학원 가야해서 오늘은 안 올 거예요.”

“일단, 아저씨 말 잘 들어. 문을 잠가. 그리고 누가 문 열어 달라고 해도 절대 문 열지 말고. 아저씨 지금 바로 갈 테니깐. 알았지?”


아저씨의 목소리가 너무 심각한 거야.

바로 사무실의 문을 잠갔어. 보조키까지 모조리, 몽땅.


“잠갔어요.”

“그래. 잘했어. 곧 보자.”


쿵쿵- 쿵쿵-


“아 씨발, 깜짝이야!”


문을 잠그자마자 누군가 문을 두들겨. 인터폰이라도 있으면 화면으로 보기라도 할 텐데....


아저씨한테 바로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셔. 아버지도, 엄마도. 하필 이럴 때 아무도 전화를 안 받더라.


“안 무섭다. 안 무섭다.... 씨발, X나 무서워!”


쿵쿵-


문 밖에서 사람소리가 들렸어. 한두 명이 아닌 거 같더라고.


“아새끼래 여기 없나?”

“화분은 받디않았소. 여기 없으면 오데 갔나?”

“낸들 아나? 종간나새끼.”


쿵쿵-


RRR.


“아저씨!”

“아저씨 건물 앞이야. 이제 올라가니까 기다려. 전화 끊지 말고. 알았지?”


- 3층 건물 CCTV확보요청.

- 출입문 봉쇄.

- 민간인 놀라지 않게 거리 확보.


쿵쿵-


“손아. 아저씨야. 문 열어봐.”

“이거 또 몰래카메라인거죠! 진짜 이 사람들 실감나게 판 짜시네!”


나는 문을 얼른 열었어.


“손아. 다친데 없는 거지?”

“네.”

“누가 왔었어?”

“어떤 북한말투 쓰는 사람들이 왔었어요. 무슨 일 있어요?”

“음... 돌식이가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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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 금손아, 가자! (4) +4 21.06.15 55 5 13쪽
30 #29. 금손아, 가자! (3) +6 21.06.13 85 4 13쪽
29 #28. 금손아, 가자! (2) +6 21.06.12 83 4 13쪽
28 #27. 금손아, 가자! (1) +6 21.06.10 112 6 13쪽
»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4 21.06.09 102 5 12쪽
26 #25. 금손이가 금손하네 (3) +4 21.06.07 99 5 13쪽
25 #24. 금손이가 금손하네 (2) +4 21.06.07 96 6 14쪽
24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4 21.06.04 103 5 12쪽
23 #22. 금손을 알라 (7) +4 21.06.03 108 9 13쪽
22 #21. 금손을 알라 (6) 21.06.02 102 9 12쪽
21 #20. 금손을 알라 (5) +2 21.06.01 114 7 12쪽
20 #19. 금손을 알라 (4) +2 21.05.31 97 8 13쪽
19 #18. 금손을 알라 (3) +2 21.05.30 99 7 13쪽
18 #17. 금손을 알라 (2) +2 21.05.28 101 6 13쪽
17 #16. 금손을 알라 (1) +4 21.05.27 117 6 12쪽
16 #15. 그냥 금손이 아님 (7) +4 21.05.26 114 7 12쪽
15 #14. 그냥 금손이 아님 (6) +6 21.05.25 118 8 12쪽
14 #13. 그냥 금손이 아님 (5) +4 21.05.25 115 6 12쪽
13 #12. 그냥 금손이 아님 (4) +6 21.05.24 123 10 12쪽
12 #11. 그냥 금손이 아님 (3) +2 21.05.23 140 8 13쪽
11 #10. 그냥 금손이 아님 (2) +2 21.05.22 147 9 13쪽
10 #9. 그냥 금손이 아님 (1) +2 21.05.21 173 10 12쪽
9 #8. 금손다움 (3) +2 21.05.20 176 11 12쪽
8 #7. 금손다움 (2) +4 21.05.20 193 9 13쪽
7 #6. 금손다움 (1) +4 21.05.18 252 8 12쪽
6 #5. 관리대상 금손 (3) +2 21.05.18 300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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