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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言之房

금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자언
작품등록일 :
2021.05.12 23:46
최근연재일 :
2021.06.17 03:23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6,765
추천수 :
388
글자수 :
173,670

작성
21.05.27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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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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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16. 금손을 알라 (1)

DUMMY

#16. 금손을 알라 (1)




술에 절어 자고 있는 아버지를 부르고 싶었어. 엄마의 이 모습을 본 적 있냐고. 좀 보라고. 그럼 아버지가 그렇게 행동 못하실 거라고. 정말, 거짓말 안하고, 진짜 무림의 고수가 우리 집에 있었다니깐.


“뭐하긴 도둑놈 새끼 잡으려고 준비 중이지.”


이 말을 한 다음, 엄마는 몇 발자국 뒤로 움직였어. 물론 시선은 마미손에게 딱 고정. 엄마가 손을 뒤로 딱 뻗으니, 거기에 벚나무가 있네? 가지 하나를 딱- 꺾어 들었는데.... 우와.


나뭇가지를 공중에서 휙- 한 번 휘저어.

붕- 공기를 가르는 소리, 야밤에 들으면 장난 아니야.


그리고 엄마가 마지막 자세를 잡기 시작했어. 손을 쭈욱 뻗어서, 나뭇가지를 하늘로 치켜들어. 그러자 밤하늘의 달빛 정기가 그 나뭇가지로 모이는 것 같은데.... 우와... 최철호 아저씨의 기술, 예술 점수가 있었다면, 엄마에게는 표현력과 독창성 점수가 막 보이는 거야.


“아들, 고수는 하수를 대할 때 직접 대하는 거 아니야. 눈뜨고 잘 지켜봐.”


대단한 자신감이었어. 절대 질 리 없다는.


마미손은 엄마의 말에 움찔움찔 거리더라. 그냥 무릎 꿇고 빌지. 우리 엄마 나름 관대한데...


엄마가 한 걸음 앞으로 갔어. 흙을 지르밟는 소리가 났어.

두 걸음 앞섰어. 사삭- 가벼운 몸놀림.


마미손은 얼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어.


따악-


눈앞에서, 해리포터의 마법지팡이가 현실화 되고 있어! 오른쪽, 왼쪽, 번갈아 가면서 딱! 따닥! 엄마의 화투장 내리 꽂는 소리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었어. 따악- 찰진 소리. 딱-


마미손은 그냥 정신없이 맞기 시작해. 막.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맞아. 차라리 집 밖으로 도망가라고 알려 주고 싶었다니깐.


결국 싱겁게 엄마 손에 잡힌 마미손.


엄마는 도둑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어. 깡도 좋지. 어떻게 돌변할 줄 알고 말이야.


“밖에서 도둑 잡아 들어왔더니, 집 안에도 도둑이 둘이나 쳐 자빠져 자고 있네! 안 일어나!”


졸지에 아저씨 까지 도둑이 됐네? 아빠는 엄마를 훔쳤으니 도둑이라 해도 이해가 되는데.... 아저씨는 왜?


“최철호 요원! 일어난다 실시!”


엄마의 호령에, 아저씨만 놀란 게 아니라 마미손은 진짜 놀랐나봐, 요원이란 단어에. 바지에 응아를 지려. 막..


“과민성대장염이라.”


냄새도 나고, 보기에도 안 좋고. 엄마가 한심하단 눈으로 마미손을 보는데...


“이봐, 마미손. 나 따라와. 화장실 알려 줄게. 바지 줄 테니까 갈아입고.”

“아들. 아무리 도둑이라도, 너보다 나이 많은 것 같은데. 존칭 써. 알았어?! 마미손, 장갑을 화장실에서 벗고 나온다. 알겠어?!”


오늘 예절교육 받는 날인가 봐.


“도둑님. 이쪽으로 오시지요. 화장실을 대령하겠습니다.”


***


거실에 술 취한 남자 두 명, 도둑님 한명, 나, 엄마. 이렇게 5명이 둘러앉았어.


진짜 남자 둘... 하... 술깨는 약을 먹고 겨우 앉아 있다니깐.


“이름?”

“마미손....”

“본명?”

“마명수.”

“직업?”

“....”


보다 못한 내가 나섰어.


“엄마. 우리 집이 경찰서도 아니고.”


따악- 등짝 스매싱 각이었나봐. 어느 부분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직업?”

“학생...”

“어느 학교?”

“그게 왜 궁금...”

“쓰읍-”

“올라대 사학과요.”


사학과?


“마미손!”

“마명수요!”

“마미손, 어깨 펴고, 제대로 앉아.”


우리엄마 카리스마 장난 아니야.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진짜, 보고만 싶었어요. 제가 고려사 전공인데, 북한을 가볼 기회가 있어야죠. 온갖 고려 유물은 북한에만 있고!”

“.....”

“그리고 뭐 가지고 계신 거 다 짝퉁이던데요 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더니, 그 말이 딱이에요.”

“소문... 났어?”


마미손은 눈을 똥그랗게 떴어. 이 이일이 어떻게 안 알려질 거라 생각한 거지? 뭐 이정도 느낌을 담아서.


“좋아. 뭐 그렇다 쳐. 그런데 넌 왜 물건들이 짝퉁이라 생각하는데.”


엄마가 나를 흘깃 보더라.


아빠는 마미손의 말에 술이 다 깼는지, 정신 차리고 냉장고에서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켜.

철호 아저씨? 완전히 관전 잼이다, 이 표정이고.


“잘 들어 보세요. 고려청자라고 하는 건, 최고급 고령토인 회흑색 태토를 사용하거든요. 굽고 나면 자기 빛이 어둡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지금 가지고 계신 물건들 색이 어때요? 어둡던가요? 아뇨, 전혀. 너무 밝아요. 누가 봐도 나 짝퉁이에요 할 정도로. 그리고, 무늬 보셨어요? 저, 완전 깜짝 놀랐잖아요. 학이 날아가다가 모가지 뎅강. 이런 무늬도 있던데요?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너 고미술 감정 잘해?”

“그럼요. 제가 태생이 3대가 도굴꾼 집안에서... 태어....”


마미손은 입을 다물었다. 그래야지, 암. 1도 도움 될 말이 아니었지만... 문제는 여기 있는 사람 다 들었다. 어쩌냐?


“그랬구나. 뼈대있는 도굴꾼 집안 자손이었어.”


엄마? 도굴꾼에도 뼈대가 있겠어요?


“음... 알았어. 일단 밤이 늦었으니까, 마미손, 최 요원, 손이 아빠. 거실에서 같이 자요. 손이 얼른 방에 들어가서 자.”

“네? 제가 왜 여기서... 저 진짜, 잘못했어요. 집에 보내 주세요.”

“잘못했다고 하니까 여기서 재우는 거야. 안그랬음 경찰서 벌써 갔어. 일단 자. 그리고 내일 이야기해.”


그런데 문제가 뭔 줄 알아? 이 친화력 좋은 남자 어른 두 분께서... 마미손과 함께 2차, 3차를 진행하신 거야. 어휴.... 우리 엄마 보살되는 건 아니겠지?


“손아, 손님들 깨워서 아침먹자.”


아침이 되자, 엄마는 해장국을 끓였어. 물론 예상했다는 듯, 잔소리 하나 없이 말이야. 그리고 재빠르게 술판을 치우는데.... 와... 나중에 엄마 같은 여자랑 결혼해야지.


“엄마. 고려청자 훔쳐갈까 봐 밤새 안자고 지킨 건 아니지? 눈이 벌게.”

“얼른, 다들 씻고 오라고 해.”


아저씨랑, 마미손이 식탁에 앉았어. 둘 다 아빠 옷을 빌려 입었는데... 아저씨는 쫄티를 입은 것 같고, 마미손은 사이즈가 너무 큰 옷을 입은 것 같더라고.


“하하하. 둘 다 옷 입은 게.. 하하하.”


둘도 민망했는지 밥만 먹더라.


식탁에 엄마가 딱- 앉았어. 나 포함, 네 명의 남자가 움찔해. 어쩌겠어. 상황 봐 가면서 기어올라야지.


“최철호 요원님.”

“우우..후루루-룩. 예예.”

“콩나물 씹으면서 들으세요. 우리 상자 10개, 왜 안줘요? 그거 엄연히 개인 물건인데. 오늘 중으로 그 상자 다 가져다주세요.”

“우움....예. 알아볼게요.”


일단 자기는 끝났다는 표정, 그 안도감, 그리고 편안한 웃음. 이 모든 것이 김치콩나물 해장국을 뜨는 아저씨의 가벼운 손놀림에서 다 드러났어.


“그리고, 마미손!”

“마명..수...”

“마미손!”

“네.”


“넌, 오늘 우리집에 물건 10상자가 올 건데, 그거 다 보고가. 우리도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몰라. 그리고 고려시대 물건인지 뭐...조선시대 물건인지, 그런거 우리는 하나도 몰라. 그러니까, 니가 다 보고, 종이에 번호랑 이름, 내용, 다 적어서 제출해. 알았어?!”

“.....네.”


마미손도 해장국을 들이키는데, 너무 맛있게 먹는 거야. 어른들은 왜 다들 저렇게 사나 몰라.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엄마의 하명을 기다렸어. 그것도 강아지 눈처럼 해맑은 눈으로. 나는 헤치지 마세요, 막 그런 눈.


“하... 손이 아빠하고, 손이. 밥 다 먹고, 집안일 한다. 알았어? 술 냄새 빼고, 마당 치우고, 그리고! 마미손이 부신 문 제대로 달아 놓고.”

“엄마는 뭐 할 건데?”

“뭐하긴! 전화 할 거다!”


딱-콩- 아얏! 우리엄마, 벌써 잊으셨나봐요... 엄마 아들, 금손이 예비 중2병 인거요... 흐흐흐.


엄마는 거실로 가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어.


“여보세요, 보안업체죠? 집 보안장치를 좀 하려고 하는데요. 저희 일부 특수 보안도 필요합니다. 가격이 얼마인가요?”


한 10군데 이상 통화를 해보던 엄마는 우리에게 한마디 했어.


“오늘 오전에 보안업체에서 사람들 오니까, 다들 도와. 오늘 중으로 설비설치 끝내게. 알았지?!”

“네!”


엄마의 진두지휘는 정말... 빛을 발하더라.

말에 군더더기도 없어, 깔끔해.

중의적 표현? 그런게 있을 리가.

보안설비 설치나온 사람이 엄마 스카웃할 정도?


어른 7명이 설치를 하니, 정말 빨리 끝나더라고. 2틀 정도 걸릴 일을 단 6시간 안에 끝냈으니 말이야.


그리고, 오늘부터 우리집은 요새화가 됐어. 미션임파서블을 우리집에서 찍어도 될 판이라니깐.


“다들 비켜봐. 이제 마무리 해야지.”


그러면서 엄마가 삽질을 시작해. 흙과 시멘트를 섞어서 벽돌에 발라. 그리고 하나씩 차곡차곡 쌓는데... 와... 엄마 삽질 좀 많이 해 보셨나봐요?! 그렇게 지하 창고벽이 더 두꺼워졌어.


이 일이 다 끝나서야, 우리가 기다리던 상자를 실은 차가 도착했어.


“아저씨도 저 상자 안에 뭐가 있는지 몰라요?”

“응. 내 눈으로 본 게 아니라서, 안다고 말할 수가 없네.”

“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 줘요?”

“그게.... 어, 도착했다. 가지러 갈까?”


상자를 나르고 나자, 엄마는 시원한 냉면을 말아 나왔다. 그리고 또 다시 시작된 노역.


거실에 상자 10개를 쭈욱 늘어놨어. 일단 내가 결심한 게 있어서, 말을 해야 하는데...


“저기... 아버지. 엄마.”


두 분이 나의 부름에 놀라. 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셨길래 놀라실까....


“일단, 저 박스 중에 하나는 철호 아저씨 드리고 싶어요.”


나의 말에 놀란 건 마미손이었어.


“저걸 왜?! 안에 뭐가 들은 줄 알고?!”

“도둑님이 상관하실 일은 아니신데요?! 어차피 돌식이가 나 준거잖아. 그럼 내 맘 데로 해도 되는 거 아냐?”


부모님은 할 말이 없는 거지. 그렇다고 안 준다고 하기에 사람 속 좁아 보이고.


아저씨는 좋아 죽는 표정을 감추지를 않더라? 알어, 아는 거야. 이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아까 물어봤을 때 대답 해 줬으면 지금쯤 내가 마음을 바꿨을지도 모르는데....


당연한 부모님의 찬성으로 또 다시 쫄리는 시간이 다가왔어.


두구두구-


“아저씨. 자, 1번부터 10번 상자위에 써진 거 보이시죠? 딱 한 번호만 고르시는 거예요. 낙장불입. 두구두구-”

“으으으으........”

“선택하셨어요? 두구두구-”

“...........9번!”

“진짜, 9번이요?! 마지막 교환시간 드려요.”

“음...아... 어쩌지. 바꿀까? 마미손, 바꿀까?”

“뭐든 상관없잖아요. 가치도 모르면서.”

“이 새끼, 너 초칠래? 못 먹어도 고! 9번! 고!”


사람들이 점점 이상해져.


아버지가 9번 상자를 가져왔어. 제법 묵직한 게, 모두가 긴장해. 엄마랑 아빠 입장에선 별거 아닌 물건이 나오길 바랐고, 아저씨 입장에선 제일 비싼 물건이길 바라는 그 시간.. 두구두구-


아버지가 커터 칼을 들고, 상자의 봉합부분에 가져다 댔어. 부우욱- 소리가 났어. 아빠의 두 손이, 상자의 양 날개를 딱 잡았어. 그리고 우리를 둘러보며! 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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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 금손아, 가자! (2) +6 21.06.12 83 4 13쪽
28 #27. 금손아, 가자! (1) +6 21.06.10 112 6 13쪽
27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4 21.06.09 102 5 12쪽
26 #25. 금손이가 금손하네 (3) +4 21.06.07 100 5 13쪽
25 #24. 금손이가 금손하네 (2) +4 21.06.07 97 6 14쪽
24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4 21.06.04 10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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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금손을 알라 (5) +2 21.06.01 115 7 12쪽
20 #19. 금손을 알라 (4) +2 21.05.31 98 8 13쪽
19 #18. 금손을 알라 (3) +2 21.05.30 100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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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금손을 알라 (1) +4 21.05.27 11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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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그냥 금손이 아님 (6) +6 21.05.25 119 8 12쪽
14 #13. 그냥 금손이 아님 (5) +4 21.05.25 115 6 12쪽
13 #12. 그냥 금손이 아님 (4) +6 21.05.24 12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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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 그냥 금손이 아님 (2) +2 21.05.22 148 9 13쪽
10 #9. 그냥 금손이 아님 (1) +2 21.05.21 17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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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 금손다움 (2) +4 21.05.20 194 9 13쪽
7 #6. 금손다움 (1) +4 21.05.18 253 8 12쪽
6 #5. 관리대상 금손 (3) +2 21.05.18 301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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