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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言之房

금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자언
작품등록일 :
2021.05.12 23:46
최근연재일 :
2021.06.17 03:23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6,753
추천수 :
388
글자수 :
173,670

작성
21.06.04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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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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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DUMMY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기억 안 나요. 제가 바빠서 연락한지 좀 됐어요.”


아저씨는 마음이 급했나봐. 다짜고짜 벽돌 전화기를 건네더라고. 통화 버튼만 누르면 돌식이와 연결되는 전화기였기에 거침없이 버튼을 눌렀어. 신호만 갈뿐, 응답이 없어.


“혹시 살해되거나, 남한 노래 듣다가 반역죄로 총살당하거나 그런 거 아니겠죠?”


여느 때 같았으면 이미 대답이 있고도 남을 시각. 아저씨는 초조한지 애먼 식탁만 손가락으로 두들기시는 거야.


“아니면, 왕좌의 게임 중이던가.”


예상했던 일이었어. 김 씨 자손의 장남이었잖아. 다만 잊고 있었을 뿐이었지.


텔레비전을 켰는데 ‘남조선 괴뢰군들을 까부수자.’ 이런 말을 돌식이가 한다고 생각해봐. 나랑같이 우리나라 가요 떼창하던 그 꼬마가 그런 말을 한다고? 지지지지 베베베베~ 했던 해가 저런 무시무시한 말을 한다고? 에이... 연결이 안 되잖아.


“왕좌의 게임, 그 끝이 뭔가요?”


아저씨가 나를 봐. 나는 짐작만 할 뿐이었어. 확답이 필요했거든. 그래도 내 친군데. 우리집 지하실을 문화재로 가득 채워준 장본인인데.


“왕좌의 주인이 되거나.... 그것도 아니면...”


말을 못 이으시네.


“죽는 건가요?”

“그럴 가능성도 있어. 미안하다. 이런 말을 해서.”


나는 복이 참 많은 것 같아. 어린 나에게 미안하다 고개숙여주는 어른도 있고.


“아저씨, 예전에 돌식이가 한 말이 있어요. 자신들은 스위스에서 후계자교육 받는다고 했었어요. 어차피 북한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없다했어요. 보는 눈도 너무 많고. 어쩔 수 없이 해외로 간다고.”

“스위스? 어느 지방? 베른? 제네바? 그것도 아니면, 루체른?”

“그것 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곰곰이 생각해봐봐. 스위스가 아니라, 그 주변 국가일 가능성도 있지 않아?”

“가능성이야 있죠. 비행기 타는 사람 마음이니까. 그런데, 그건 후계자 교육이었구요... 아저씨. 만약 돌식이가 죽었다면, 사라진 것 보다 더 빨리 소식 들을 수 있으신 거죠?”

“비공개라인으로 소식이 들어왔을 거다.”

“그렇다면 아직은 살아 있는 거잖아요.”


아저씨는 나를 보지도 않고, 엄마가 내온 차만 들이키셨어.


“돌식이를 그냥 두자는 말이구나. 찾지 말고.”

“네.”

“내가 월급을 받으려면, 맡은 일은 해야 하지 않겠니?”


아저씨가 힘들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뭔가 굉장히 답답해보였어.


자리를 피했던 부모님도 어느새 식탁 주변에 둘러앉아 이야기에 참여했고.


“아들. 엄마 생각엔... 그래도 아저씨한테 이야기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혹시 돌식이가 위험에 처해있다면, 우리나라가 도움이 될 수도 있거든.”

“아빠 생각도 그래. 너희는 독단적으로 움직이기엔 너무 어려. 다시 말하면, 그만큼 위험에 더 많이 노출 되어 있다는 뜻이니까. 어쩌면 이야기 하는 게 돌식이를 위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잠시 망설였어.


“모두 제가 뭔가 안다고 생각하시는 군요.”


어른들을 돌아봤어. 아저씨의 간절한 눈빛. 나를 믿는다는 부모님의 눈빛. 미안하다 돌식아. 오늘의 내 결정이 네 게임의 치트키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하는 거야. 믿어주라.


“자신과 연락이 안 되면.... ”

“....”

“하... 진짜 말해도 되나 모르겠어요. 중국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요.”

“베이징?”

“네.”


***


학교 개교기념일엔 모든 일을 내려놓고 집에서 쉬었어. 나도 인간이니까.


집으로 등기우편이 하나 도착했어. 내가 기 박사님께 소포를 보낸 지 바로 다음날 말이야. 뭔가 싶어 열어보니... A4용지와 통장 하나가 들어있네?


당연히 통장부터 열어봤지. 나도 사람인데 말이야. 통장이 내 이름으로 되어 있어?! 금융실명제가 시행되는 마당에 이게 가능해?


A4에는 부모님 동의서와 함께 수익정산서가 들어 있어. 그리고 악필로 적힌 장문의 편지도.


---


금손 학생 보아라.

첫날 우리가 했던 실험은 정말 자네의 운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해보고 싶었네.

종이 다발 속에는 주식종목, 채권종목 등 투자와 관련된 모든 정보들이 적혀 있었던 것이고, 자네가 선택한 종목은 “(주)마이크로테크놀로지 보통주”였네. 그 종목은 거래당일 50원 이었고, 상장폐지를 앞둔 종목이었지.


우리가 국가로부터 받은 연구비중 자네가 선택한 투자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허락을 미리 받아 놓았었네. 그 투자한도 금액은 1억 원. 우린 ㈜마이크로테크놀로지의 보통주 2백만 주를 구매했네. 비록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고 할지라도.

.....


결과적으로 법원이 ㈜마이크로테크놀로지에 대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정리매매가 중단 됐네. 회사는 그 당월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고. 어제일자로 ㈜마이크로테크놀로지 종가가 812,000원이네. 축하하네. 원금을 제외한 이 모든 금액은 연구에 참여해준 자네 것이네. 원금은 꼭 반환해야 하네. 국고로 들어가야 하는 거야.


떼먹으면 감옥 간다.


기계형 박사


---


누가 기계형 박사님 아니랄까봐, 글도 참 기계적이야.


“가만. 2백만 주에 8십만 원만 계산해도... 헉...”


정말, 이 통장을 나를 준다고? 아무 이유 없이? 1조라는 돈을?


급하게 방안으로 뛰어 들어가 컴퓨터를 켰어. 시가 확인의 필요성을 느낀 거지.


“오늘자...(주)마이크로테크놀로지... 얼마냐... 얼마.... 헉.”


주식 가격을 확인한 후 부모님과 한 식탁에 앉았어.


“부모님. 우리 이사 가요.”

“로또 되기 전엔 어림없다.”

“로또 여기 있습니다.”


통장을 부모님 앞으로 내밀었어.


“아들아. 이 회사 오늘 종가가 얼마든?”

“오늘 호재가 2건이나 있었습니다. 하나는 미 국방부와 MOU를 맺었고, 다른 하나는 신물질 자체 개발로 인한 특허보유 건입니다. 개발한 신물질이 빛을 받으면 투명해 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떡상했습니다.”

“그럼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따악-


“아얏! 여보!”

“아니 아들이 지금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데, 자꾸 농담 따먹기 할 거에요? 그래서, 종가가 얼만데?”

“놀라지 마세요. 1백만 2천원입니다.”

"......"

“전체 가격 말고, 한 주당 가격 물어본 거다.”

“1백만 2천원입니다.”

“그래... 총 200만 주.”


갑자기 아무도 말을 안 해. 눈만 끔뻑거려.


“아들. 우리 어디로 이사 갈까?”

“아니, 그래도 밑에 있는 문화재 다 들고 가려면, 아파트는 안 되고, 그냥 양옥으로 갑시다. 2층이나, 3층. 다 괜찮아. 어때 아들?”

“1채가지고 되겠습니까? 2채도 됩니다. 어마마마.”


다들 축제 분위기였어.


“그런데 아버지. 40억은 제가 알아서 쓰겠습니다.”

“그래. 나누면서 살아야지. 돈은 잘 써야 하는 거다.”


***


“기 박사님.”

“손이 학생. 웬일이야 이 먼데까지?”

내 얼굴 안 보고, 몸은 반쯤 틀어져 앉아 계시고. 기 박사님 삐지셨네.


“보내주신 거 잘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거.”


통장을 슬쩍 박사님 쪽으로 밀었지. 물론 통장도 5개, 연구원님들 숫자대로. 박사님이 슬쩍 통장을 열어봐.


“8억? 이거 뭐?”


주변 연구원님들이 다 쳐다보기 시작하더라. 작은 돈이 아니니까.


“저한테 주신 거, 그거 중 일부 나눈 거예요.”

“왜. 장학재단에, 초등학교 이사장까지 하다 보니 40억은 돈으로 안 보여? 그래서 우리들 주는 거고?”


대박 삐지셨네. 내가 애교를 피울 수도 없고. 참 난감한데...


“그럴 리가요. 다만, 박사님이 주신 선물이 너무 고마워서 드리고 싶었어요.”


기 박사님의 입술이 씰룩거렸다.


“박사님, 저기... 하시던 연구... 계속 할까요?”


박사님의 틀어진 몸이 슬쩍 움직였다. 곁눈질로 나를 보시며 반문하시네?


“진짜?”

“그러니까 제가 여기 왔죠.”

“나야 좋지. 정말 좋지.”


풀렸다. 이 연구에 미친 기 박사님아!


“근데, 통장은 괜찮아. 넣어둬.”

“무슨 반응이 그래요? 남은 정성껏 준비해 왔는데?”

“하하하하.”


그러더니 책상에서 뭔가를 꺼내. 통장이야. 나한테 보여주는 거야. 통장을 딱 열었어.


“일, 십, 백, 천, 만, 십만.... 이 사기꾼들.”


내 이름으로 들어간 투자원금의 절반, 5천만 원을 이미 같은 종목에 투자하셨더라고.


“아니, 돈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필 그때 적금만기 직전이라 5천 밖에 여유자금이 없더라고. 그리고 금손 군이 진짜 행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서 말이야....”


다른 연구원들을 봤다? 다들 피식 웃고만 있어. 오호라... 다들 한몫 챙기셨구먼.


“준 돈은 우리가 잘 쓸게!”


이러면서 다들 8억씩 나눠 갖는다.


하긴, 돈 싫어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어.


***


통장이 두둑해진 중학생. 억 단위도 아닌, 조 단위. 우리 부모님께 ‘금손’이란 이름값을 드려야 하는 거 아닌 가 고민되더라. 내가 상상조차 안 해봤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야. 갑자기 세상이 총 천연색이더라고.


“이사장님, 어쩐 일로 오셨어요?”

“아니 뭐.. 커피 한 잔 사드리려고 왔죠. 여기 총 인원이 몇 명이죠? 일 하시는 분까지 모두 계산에 넣으세요.”


괜히 내가 만든 장학재단에도 가보고,


“아이고, 여기 돌멩이가 이렇게 있으면 몸이 불편한 어린 학생들이 다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인력채용을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교장 선생님, 콜?”


초등학교도 가 봤어.


“대표님, 직원 분들이 모두 몇 명이에요?”

“금 대표님. 저희 직원이요? 한 1백 명 되려나? 왜요?”

“점심 피자 괜찮으시죠?”


딱 1백판 피자만 주문하면, 사람이 정 없어 보이잖아. 그래서 넉넉하게 주문해서 보내드렸어.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딱 이더라고. 그 동안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지.


그리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같이 설립하게 됐어. 그렇게 나는 대한민국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리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옆 반하고 합동 수업을 한다는 공지가 붙었어.


“자, 오늘 과학실습 합동수업에서 과학경진대회에 진출 할 학생을 뽑을 거야. 선발인원은 총 3명. 다들 행운을 빈다. 참. 이번 대회에서 수상하면 과학 고등학교 가는데 추가 점수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잘들 해봐.”


시간이 지날수록 고등학교 입시가 목을 조이는 거야. 물론 나처럼 아무 생각 없는 애는 상관없는데, 특수목적 고등학교에 목을 거는 애들은 초긴장 상태가 되는 거지.


“야. 돌아이. 너 왜 이렇게 긴장해. 너도 과고 가려고?”

“당연한 거 아니냐. 돌멩이가 굴러도 자갈밭에서 굴러야 하지 않겠냐.”


“박민영, 너는 꼴찌가 왜 긴장해. 너도 과고 시험 봐?”

“우리 반에서는 꼴찌인데, 전교 30등은 뭘까? 입조심 좀 할래? 내가 반 배정 운이 없어도 한 참 없었던 거지. 아휴.”


그러고 보니... 우리 이제 중학교 3학년. 공부만 하는 친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내가 딴 짓을 너무 오래 했나봐.


나는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친구들에게 뛰어갔어.


“야, 너희들 작작 좀 해라. 돈도 있을 만큼 있는 자식들이 공부에 목숨 거냐?”

“세상에 돈이 다야? 그리고 돈도 너처럼 많은 것도 아닌 나는 공부해야해.”

“난 아버지 사업 물려받으려면 공부해야해. 회사 사장님도 똑똑해야지, 멍청하면 직원들한테 발려.”


어쩔 수 없지 뭐. 유유상종이라고, 다들 공부하는데 나도 좀 다시 해 봐야하지 않겠어? 예전에 만들어 둔 족보를 바탕으로, 열심히,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 그 시간이 꽤 길더라고. 사람의 흥미를 한 순간에 바꿀 만큼 말이야.


‘딸깍’


어벤져스 유물 샤프에 심을 빼기 위해 노브를 눌렀어.


“금손이 과학 공부를 시작합니다.”


연구실의 연구원님들이 비웃고 계실지도 모르겠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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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금손아, 가자! (3) +6 21.06.13 86 4 13쪽
29 #28. 금손아, 가자! (2) +6 21.06.12 83 4 13쪽
28 #27. 금손아, 가자! (1) +6 21.06.10 112 6 13쪽
27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4 21.06.09 102 5 12쪽
26 #25. 금손이가 금손하네 (3) +4 21.06.07 99 5 13쪽
25 #24. 금손이가 금손하네 (2) +4 21.06.07 96 6 14쪽
»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4 21.06.04 104 5 12쪽
23 #22. 금손을 알라 (7) +4 21.06.03 108 9 13쪽
22 #21. 금손을 알라 (6) 21.06.02 103 9 12쪽
21 #20. 금손을 알라 (5) +2 21.06.01 115 7 12쪽
20 #19. 금손을 알라 (4) +2 21.05.31 97 8 13쪽
19 #18. 금손을 알라 (3) +2 21.05.30 100 7 13쪽
18 #17. 금손을 알라 (2) +2 21.05.28 102 6 13쪽
17 #16. 금손을 알라 (1) +4 21.05.27 117 6 12쪽
16 #15. 그냥 금손이 아님 (7) +4 21.05.26 115 7 12쪽
15 #14. 그냥 금손이 아님 (6) +6 21.05.25 118 8 12쪽
14 #13. 그냥 금손이 아님 (5) +4 21.05.25 115 6 12쪽
13 #12. 그냥 금손이 아님 (4) +6 21.05.24 124 10 12쪽
12 #11. 그냥 금손이 아님 (3) +2 21.05.23 140 8 13쪽
11 #10. 그냥 금손이 아님 (2) +2 21.05.22 148 9 13쪽
10 #9. 그냥 금손이 아님 (1) +2 21.05.21 173 10 12쪽
9 #8. 금손다움 (3) +2 21.05.20 176 11 12쪽
8 #7. 금손다움 (2) +4 21.05.20 193 9 13쪽
7 #6. 금손다움 (1) +4 21.05.18 252 8 12쪽
6 #5. 관리대상 금손 (3) +2 21.05.18 300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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