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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言之房

금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자언
작품등록일 :
2021.05.12 23:46
최근연재일 :
2021.06.17 03:23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6,761
추천수 :
388
글자수 :
173,670

작성
21.05.21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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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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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 그냥 금손이 아님 (1)

DUMMY

#9. 그냥 금손이 아님 (1)




“와...”


음악방송이 있는 날, 방송국 가 봤어? 진짜, 정말, 거짓말 안하고 장난 아니야. 남자고, 여자고, 나이 많고, 적고 할 거 없이 다들 난리가 났어. 풍선 들고, 선물 들고, 핸드폰 들고 언제든 촬영 각도 유지 상태고. 와....


그때, 검은 벤 한 대가 진짜 비단 흐르듯 스르르 들어오더라. 소리도 없어. 소녀전성시대 누나들이 그 차에서 내려. 기럭지가... 화면에서 보던 거랑은 달라. 진짜 바람불면 가서 잡아줘야 할 것 같아. 물론 내 팔은 두 개 밖에 없어 모두를 잡아주는 건... 생각좀 해 볼게.


그런데 그 얇은 다리로 누나들이 막 달려. 냅다 달려. 내가 쫓아가는 것도 아닌데. 내 손을 못 잡게 하는 것도 아닌데. 전속력이야. 넘어질까 봐 안쓰럽더라고.


“누나아아아!.............. 응?”


나도 모르게 고함이 나오더라. 어랏, 근데 목소리가....


드디어 나도 찐남자가 되어가는 건가. 주변의 누나들, 미간에 주름잡고서 징그럽다는 듯이 나를 봐. 어쩌겠어. 자연 현상인데. 변성기는 찐남자가 되어 간다는 증거라고.


하하하. 괜히 허리에 힘 딱- 주면서 골반 한 번 튕겨줬어. 그랬더니 누나들이 내 주변에서 멀리 떨어지더라. 괜찮아. 괜찮고말고.


근데, 이 금손이는, 소녀전성시대 누나들 뒤따라가지 않아. 다들 알지? 내가 여기 온 목적. 기대해 돌식아. 조만간 이 형아가 ‘노올자-’ 한 번 해줄게.


그런데,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안 와.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배도 고프고, 조금 춥기도 하고. 이럴 땐, 영원한 내편이 또 한 명 있지.


“아버지! 어디세요?”

“누구세요?”

“아버지! 저 금...손....”

“목 놓아 울었냐? 목소리가 왜 그따구야?”


진짜 우리 아버지는 거리낌이 없어.


“너, 변성기 왔냐? 우와, 어제 먹은 투뿔 한우에 성장호르몬 완전 많았나보네?”


진짜 거리낌 없다니깐?


“그런데 왜?”

“지금 어디세요?”

“저 여의도인데 좀 와주실래요?”


수화기로 망설이는 아버지 모습이 보여. 그래서.


“여기 오늘 뮤직탱크 공개방송 있어서 왔는데....”

“거기 소녀전성시대도 왔냐?”


우리 아버지도 팬이었어?


“네. 막 들어갔...”


뚜-뚜-


전화기가 끊겼어. 막 차로 카레이싱하며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눈에 훤해. 아버지를 보면, ‘백수의 삶이란 참 피곤하구나.’를 알 수 있어. 여기저기서 막 부르거든. 시도 때도 없이.


막 사람들이 방송국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해. FD 형아가 여기저기 날아다니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 안전하게 들어가라고. 사고 나도 자신들은 책임 없다고.


귀에 이어폰을 찬 누나가 방송국에서 뛰어나와. 가수인 줄 알고 사람들이 집중해서 봐. 다들 초 사이언이 되어가는 거 같아. 가수가 아니니까, 에이- 하면서, 다들 자기 할 일만 하더라.


나는 갑자기 느낌이 딱 왔어. 아, 저 누나가 찐이다. 따라가면 내가 기다리는 사람 있겠다, 싶은 거야. 천천히 따라갔어. 누나는 내가 뒤따르는 줄도 몰라. 왼쪽으로 꺾어서 막 달려. 손에는 둘둘 말린 종이가 있고, 그걸 아래위로 흔들어대.


저 앞, 차창 밖으로 손이 삐져나와. 그러더니 따라서 손을 위아래로 막 흔들어.


“아! 왔다!”


역시 나란 사람, ‘금손’ 답지 뭐야.


“누나아아아아”


차에서 발끝이 나오자마자 알 수 있었어.


“소리 누나아!”


무조건 뛰었어. 냅다 뛰었어. 핸드폰도 꺼내들면서.


소리 누나의 잇몸이 활개치는 순간 진짜... 세상에서 본 그 어떤 사람보다 예쁜 거야. 더 이상 목소리가 안 나와. 몸도 안 움직여.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돌식이와 춤을 출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았는데.... 나 금사빠 인가봐.


“야. 너 변성기냐?”


소리 누나가 나한테 말을 걸어.


“하하하. 그렇게 소리 질러댈 때는 언제고, 왜 말을 안 해? 싸인해 줘?”


성격도 시원시원해.


주변에서 소리 누나를 재촉해. 빨리 들어가야 한다고 난리야.


난, 그냥 종이를 내밀었어. 그랬더니 누나가 싸인을 하고 웃으면서 주더라.


아버지 조금만 더 빨리 오셨으면, 며느리를 실물로 보실 수 있으셨는데요.... 그런데 조금 많이 연상이에요. 전 괜찮아요. 손을 내미는 소리누나의 손을 난 뭐에 홀린 듯 덥석 잡았어.


그런데 이 호랑말코같은 매니저가 소리누나의 등을 밀면서 나와 생이별을 시키는 거야.


“누나아... 사진, 사진.”


같이 냅다 뛰었어. 나도 내가 그렇게 달리기 잘하는 줄 몰랐다니깐. 그 와중에 나와 소리누나는 어깨동무하고 사진도 찍었어.


“으흐흐흐흐. 으하하하하”


입에서 웃음이 멈추지 않아. 뒤늦게 도착한 아버지는 나를 태워 집으로 갔어.


“아버지. 내일 아침 목동 콜?”

“소녀전성시대?”

“이소리”

“오케이, 무조건 콜.”


이렇게 아버지와 나의 딜은 가볍게 성공했어. 어제 다 못한 미션이 하나 남았거든.


다음날 새벽 5시. 아버지와 나는 옷을 입고 집에서 출발했어. 아무것도 모르고 잠자고 있는 엄마. 엄마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하지만 제일 예쁘지는 않아. 미안.


이 새벽에도 목동 방송국 주변은 아주 난리 부르스였어. 사람들이 김밥이랑 라면을 길거리에서 먹으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거야. 지나가던 사람이 우리를 보며, 특히 아빠를 보며...쯧쯧 혀를 차는 거야. 사람들은 몰라. 이 무한정 주는 사랑이 얼마나 큰 행복감을 주는지.


오늘은 소리누나가 나를 먼저 발견하고 아는 척 해주더라.


“야, 어제도 와놓고 이 새벽에 또 왜왔어? 안 졸려?”

“안녕하세요, 이소리 씨. 금손이 아버... 삼촌입니다.”


갑자기 가족관계를 바꿔주시는 아버지의 센스.


“너 이름이 금손이야?”


고개를 끄덕이며 무조건 종이를 내밀었어.


“누나, 싸인 두 장 해 주세요. 하나는 금손, 하나는 김돌식. 대신 돌식이 싸인에는....”


간단하게 설명했어. 누나도 얼마 못자 엄청 피곤한 얼굴이었거든.


집에 돌아와 미친놈처럼 웃었어. 그리고 전화를 기다렸어.


RRR.


“여보세요?”

“혹시 금손이 있어요?”

“돌아이?”


기다리는 사람 전화는 안 오고.


“내가 기다리는 전화가 있어서. 나중에 통화하자.”

“너 혹시 성공했어? 소리누나 싸인.”

“하하하.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너ㅡ 그러면 안 돼.”


돌아이가 갑자기 그러면 안 된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줄 것 주고 다시 통화하자. 내가 또 빚지고는 못 살거든. 하하.”


돌아이 전화가 끊어지자마자 바로 다른 전화가 와.


“혹시 금손이 있어요?”

“제가.... 혹시 돌식이 부탁으로 전화 하신 거예요?”

“초등학교 정문에서 만나죠.”


돌식이 골려줄 마음에 싸인과 소리누나와 어깨동무 한 사진을 들고 뛰어나갔어.


“으흐흐흐”


골려줄 생각하니까 너무 신나는 거야. 그냥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막 새어나와.


학교 정문에 딱 도착했더니, 중국 아줌마 한 명이 서 있어. 나에게 은근슬쩍 다가와.


"혹시 금손이가?"

"네."

"물건 줄거 주라."


뭐야, 물건 맡겨놨어?


“이거 꼭 좀 잘 전달해 주세요. 으흐흐흐.”


그래도 웃음이나. 계속 나.


아줌마는 싸인과 사진을 가지고 잽싸게 어딘가로 달려가. 우체국 문 닫기 전에 가야한다나 뭐라나.


갑자기 학교 근처에 불 났는지, 시끄러운 싸이렌소리가 들려.


에에엥-


근데, 차가 학교로 달려와. 미친 듯이.


소방차도 아니고, 경찰차도 아니고... 검은색 차가 내 앞에서. 그러더니 어제 본 검은양복 입은 공무원 아저씨들이 나더러 같이 가재. 그렇게 내 인생 두 번째 납치가 일어난 거야.


내가 간 곳은 북한의 돌식이 집보다 후진 곳이었어. 그냥 책상과 의자만 있는 방이었어.


“금손 군. 아저씨가 잘 설명할 게. 잘 들어봐.”

“네.”


나름 또 내가 똑똑 하거든. 한번 설명하면 이해를 잘해.


“지금 금손 군이 이 아주머니한테 뭐 준거야?”


그러면서 사진을 한 장 건네. 사진 속엔 내가 물건을 건넨 아줌마 얼굴이 있더라고.


“이 아주머니가 왜요?”


사나이 약속. 또 아무한테나 말 할 순 없잖아.


“이 아주머니가 굉장히 위험한 인물이거든. 그런데 금손이가 이 아줌마를 만나더라고. 그래서 물어보는 거야.”

“이소리 누나 싸인이랑, 저랑 소리누나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이요.”


가끔은 사나이 약속 보다 중요한 것도 생기더라고. 미안, 돌식.


“솔직해야해. 알지? 아저씨들 무서운 사람이야.”

“그럼요. 초등학생도 협박하는 무서운 사람이죠.”


아저씨들이 뭐라 말을 하려다 말아.


“진짜, 제대로 말해야 해. 안 그러면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금손이 콩밥만 먹어야 할지도 몰라.”

“저 콩밥 싫어해요, 엄마 닮아서. 그래서 울 엄마도 콩밥 안 하는데.”


엄마가 없길 다행이지 뭐야. 등짝 스매싱 각이었는데.


그리고.... 가만.... 이 나쁜 돌아이 자식. 혹시 나를 밀고한 자가 너였냐?!


“진짜에요. 이소리 누나랑 찍은 사진이랑 싸인. 그 두 개가 다에요.”


갑자기 그 아저씨가 열 받은 얼굴로 방을 나가더라.


그러더니 벽돌같은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와. 삐삐- 버튼을 누르는데 진짜 속터지게 느리게 눌러. 막 대신 눌러주고 싶게 말이야.


“여보시라. 무슨일이간.”

“혹시 김돌식군 하고 통화 되나?”

“갑자기 왜?”

“여기 금손군 있다고, 통화 하고 싶어 한다고, 전달하면 알아 들을 거야.”


이 아저씨들 지금 북한에 있는 돌식이랑 통화한다고?


조금있다가 우리쪽 전화가 울려. 아저씨는 나에게 눈을 떼지 않고 전화를 천천히 들어 나한테 건네더라.


이 전화 완전 무거워. 통화 버튼이 뭔지 알 수도 없어. 그냥 막 버튼 눌렀지 뭐.


“여보시라. 금손군이가?”


어!


“어! 돌식아. 나야!”


괜히 반갑더라. 하루 같이 놀았는데, 무슨 절친 같아.


“너 지금 누구랑 있는 것이가? 왜 갑자기 핫라인으로 연락을 하네?”

“몰라. 검은 양복입은 아저씨들이랑 같이 있어. 야! 근데, 너 때문에 내가 밀수꾼으로 몰렸잖아!”

“하하하. 걸렸네? 그거 국보급 진퉁이다. 아무도 손 못 대게 하라. 알간?”

“그건 이미 내꺼야, 그러니 니 알 바가 아니고. 그리고 오늘 부탁한 거 보냈다.”

“오늘 보냈나? 빨리도 보냈구나 야.”


통화하고 있는데 아저씨 한 명이 전화기를 낚아채.


“지금 둘이 뭘 보냈다는 거지? 김돌식군.”


한동안 말이 없어. 전화 끊어진 줄 알았어.


“지금 그것 때문에 금손이 잡고 있는 것이가? 내가 말하면 믿기는 하간?”

“야. 돌식아 이 사람들 입이 좀 무겁더라. 근데 어쩌냐. 내가 이미 이야기 했어. 창피해 하지 않아도 돼.”


“사내새끼가 그리 입이 가벼워서야 대업을 하갔서?”

“웃기시네. 너나 잘해. 그리고 나 소리누나랑 어깨동무하고 사진찍었다. 그것도 보냈으니 보고 배 많이 아파해라. 하하하하.”

“뭐라? 이 종간나, 감히 소리누님이랑 어깨동무를 해써? 다음에 만나기만 해보라. 어깨쭉지를 뽑아버리가서.”


그제야 아저씨들이 어이없어 하는 거야.


아버지가 헐레벌떡 방으로 뛰어 들어와.


이미 아저씨 한 명이 내 손가락에 인주를 묻히고 있어. 종이를 엄지에 가져다 대고 쓰윽 돌려. 이야, 아주 동글동글한 지문이 멋지게 나오지 뭐야.


아버지는 그 옆에서 신원보증 서류를 작성해.


그러고 나서야 우린 집에 돌아갈 수가 있었어.


그리고 그때 알았어. 내 손은 보통 금손이 아니란 것을.


그리고 부모님과 정부기관도 그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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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29. 금손아, 가자! (3) +6 21.06.13 86 4 13쪽
29 #28. 금손아, 가자! (2) +6 21.06.12 83 4 13쪽
28 #27. 금손아, 가자! (1) +6 21.06.10 112 6 13쪽
27 #26. 금손이가 금손하네 (4) - 수정본 +4 21.06.09 102 5 12쪽
26 #25. 금손이가 금손하네 (3) +4 21.06.07 100 5 13쪽
25 #24. 금손이가 금손하네 (2) +4 21.06.07 96 6 14쪽
24 #23. 금손이가 금손하네 (1) +4 21.06.04 104 5 12쪽
23 #22. 금손을 알라 (7) +4 21.06.03 108 9 13쪽
22 #21. 금손을 알라 (6) 21.06.02 103 9 12쪽
21 #20. 금손을 알라 (5) +2 21.06.01 115 7 12쪽
20 #19. 금손을 알라 (4) +2 21.05.31 98 8 13쪽
19 #18. 금손을 알라 (3) +2 21.05.30 100 7 13쪽
18 #17. 금손을 알라 (2) +2 21.05.28 102 6 13쪽
17 #16. 금손을 알라 (1) +4 21.05.27 117 6 12쪽
16 #15. 그냥 금손이 아님 (7) +4 21.05.26 115 7 12쪽
15 #14. 그냥 금손이 아님 (6) +6 21.05.25 119 8 12쪽
14 #13. 그냥 금손이 아님 (5) +4 21.05.25 115 6 12쪽
13 #12. 그냥 금손이 아님 (4) +6 21.05.24 124 10 12쪽
12 #11. 그냥 금손이 아님 (3) +2 21.05.23 140 8 13쪽
11 #10. 그냥 금손이 아님 (2) +2 21.05.22 148 9 13쪽
» #9. 그냥 금손이 아님 (1) +2 21.05.21 174 10 12쪽
9 #8. 금손다움 (3) +2 21.05.20 177 11 12쪽
8 #7. 금손다움 (2) +4 21.05.20 194 9 13쪽
7 #6. 금손다움 (1) +4 21.05.18 253 8 12쪽
6 #5. 관리대상 금손 (3) +2 21.05.18 300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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